The genius midfielder is back RAW novel - Chapter (185)
천재 미드필더가 돌아왔다-185화(184/201)
185화 이블 지니어스 (1)
4월이 지나고 이번 시즌 마지막 달이 찾아왔다.
한 시즌을 마무리하고 새로운 시즌을 준비하는 달.
치열한 순위 싸움을 펼치는 구단들과 트로피를 차지하려는 구단들 그리고 복수의 칼날을 가는 구단도 있었다.
바이에른 뮌헨은 후자였다.
챔피언스 리그 준결승 1차전 홈에서 1대0으로 패배한 바이에른 뮌헨은 엄청난 비난에 시달렸다.
아스날이 오랜 숙적인 레알 마드리드를 완벽하게 파괴했다곤 하나 자부심으로 똘똘 뭉친 바이에른 뮌헨으로선 이번 패배에 큰 충격을 받았다.
단 한 번도 패배하지 않았던 아스날에게 승리를 허락했으니까.
다행히 패배의 원인은 찾는 데 오래 걸리지 않았다.
아스날의 중심인 서하를 틀어막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전반전까지만 해도 서하의 활약상은 많지 않았다.
준비해 온 강한 전방 압박이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으니까.
문제는 서하의 기량이었다.
리오넬 메시처럼 피지컬로 찍어 누르면 어느 정도는 억누를 수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서하는 메시가 아니었다.
오히려 단단한 피지컬로 견제를 이겨 내고 단독으로 돌파해 득점으로 연결했다.
바이에른 뮌헨은 서하를 단순히 피지컬로는 견제하기 어렵다는 걸 이때 깨달았다.
그리고 왜 프리미어 리그 팀들이 아스날을 상대할 때 내려앉는지 뼈저리게 느꼈다.
내려앉지 않으면 뚫렸으니까.
바이에른 뮌헨은 전술을 완전히 수정했다.
유프 하인케스 감독은 서하를 존중하고 인정하기로 했다.
“윤은 제가 본 선수들 중 최고의 선수입니다. 리오넬 메시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보다 말이죠. 물론 제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 분들도 많겠지만, 윤은 두 사람과 전혀 다른 타입의 선수입니다. 저는 윤이 요한 크루이프의 플레이 스타일과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볼 컨트롤, 패스, 넓은 시야, 슈팅 기술, 창조성, 수비 가담, 득점력 등 여러모로 닮아 있죠. 인정하지 않으셔도 괜찮습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이니까요. 하지만 바이에른 뮌헨이 2차전에 임하는 마음은 변하지 않습니다. 영원한 카이저, 프란츠 베켄바워가 되어 윤을 지워 버리겠습니다. 바이에른 뮌헨은 오늘 경기에서 1974 월드컵 결승전을 재현할 것입니다. 두 번의 패배는 없습니다. 이것은 저의 진심입니다.”
유프 하인케스 감독의 인터뷰는 곧바로 전 세계 축구 팬들에게 알려졌다.
당연히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 윤이 훌륭한 선수라는 사실은 인정하겠지만, 메시와 호날두보다 뛰어나다? 이건 동의하기 어려워.
└ 나도 동의해. 윤은 라이징 스타야. 나이도 훨씬 어리지. 비교하는 것 자체가 실례라고.
└ 지금은 두 사람이 더 뛰어나다고 생각해. 하지만 몇 년 후면 윤이 충분히 따라잡을 거야.
└ 나도 이 말에는 어느 정도 동의. 윤이 이번 시즌에 보여 준 퍼포먼스는 호날두보다 위였어. 메시보다는 조금 아래고.
└ 호날두는 골밖에 넣을 줄 모르지만, 윤은 축구를 할 줄 알아.
– 호날두 50경기 48골 10도움. 윤 44경기 36골 37도움. 득점 차이 별로 안 나는데 어시스트에서 엄청난 차이를 보였어.
└ 호날두는 챔피언스 리그에서 윤에게 탈탈 털렸잖아. 그의 기록은 가져오지 않아도 돼.
└ 맞아. 아무것도 하지 못했지.
└ 그 경기는 선수 차이가 아니라 전술 차이로 진 거야.
– 메시 48경기 58골 15도움. 오히려 윤은 메시와 비교해야 해. 이번 결승전에서 만날 수 있거든.
└ 두 사람하고 비교하니 새삼 윤이 얼마나 미친 선수인지 알겠네.
└ 괜히 지난 시즌에 발롱도르 3위를 받은 게 아니지.
└ 챔피언스 리그에서 우승하면 올해 발롱도르 수상도 가능할걸?
└ 아스날이 챔피언스 리그 우승? 말도 안 되는 소리야.
– 바이에른 뮌헨에게 털릴 텐데.
└ 홈에서 털린 팀이 누구더라?
└ 아무튼 윤은 대단한 선수가 맞아. 이건 아무도 부정할 수 없어.
└ 며칠 전에 알렉스 퍼거슨 경도 윤을 영입하지 못한 걸 진심으로 아쉬워하셨잖아.
└ 반드시 영입했어야 했다고 말씀하셨지. 나도 동의해.
– 아스날이 홈에서 패배한 적이 없는데 바이에른 뮌헨이 이길 수 있을까?
└ 바이에른 뮌헨은 다른 팀들과 달라. 쉽지 않은 경기가 될 거야.
└ 윤의 체력이 조금 걱정되는데 괜찮을까?
└ 봐야 알겠지? 1차전보다 바이에른 뮌헨의 견제가 심할 거라 어떻게 견뎌 내는지 잘 봐야 해.
└ 바르셀로나가 도르트문트 이기고 결승전에 올라갔어!
└ 당연한 결과지.
– 오늘 경기 정말 기대가 되네. 윤을 정말 잘 봉쇄할 수 있을까?
└ 난 가능할 거라고 봐. 윤도 사람이잖아. 사람이면 한 번은 넘어져 봐야지!
뜨겁게 불타오르는 커뮤니티와 달리 아스날의 로커 룸은 조용했다.
불과 며칠 전에 리그 우승을 기념하는 세리머니를 펼쳤으나 좋았던 감정은 오래가지 않았다.
오늘 경기 결과에 따라 한 해 농사를 평가받게 될 테니까.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 티켓이 걸린 경기, 선수들은 감정을 다스리는 데 집중했다.
바이에른 뮌헨은 명실상부 유럽 최고의 팀 중 하나였다.
28경기 만에 리그 우승컵을 들어 올리고 컵 대회 우승에다 챔피언스 리그 우승을 노리는 팀.
1차전 경기는 쉽지 않았다.
치열한 주도권 싸움과 난타전 끝에 서하의 개인 퍼포먼스로 득점에 성공하면서 간신히 승리를 가져올 수 있었다.
그야말로 운이 따라 준 경기였다.
아스날이 2차전 경기를 잘 준비했다지만, 바이에른 뮌헨이 칼을 갈고 온 이상 빈틈이라도 보였다가는 치명상을 입을 수 있었다.
실수는 최소한으로, 집중력을 잃지 않는 팀이 오늘 경기의 승자가 될 것이다.
서하는 차분하게 숨을 골랐다.
“후우.”
벼랑 끝 싸움이라 그런지 평소보다 비장한 분위기가 흘렀다.
바이에른 뮌헨이라는 큰 산을 넘는다면 꿈에 그리던 무대에 설 수 있을 테니까.
침묵이 맴도는 로커 룸에 아르센 벵거 감독이 모습을 드러냈다.
비장한 각오를 한 선수들의 얼굴을 본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여기까지 온 이상 할 말은 없네. 어떤 마음으로 경기에 임하고 어떻게 플레이해야 하는지는 자네들이 더 잘 알고 있을 테니까. 그러니 감정을 앞세우지 말고 주어진 역할에 따라 움직인다면 오늘 경기도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걸세. 그럼, 행운을 비네.”
* * *
2차전 선발 라인업은 1차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아스날은 램지 대신 프림퐁을 내세워 수비를 강화했고 바이에른 뮌헨은 하비 만주키치 대신 뮐러를 톱으로 두고 토니 크로스를 공격형 미드필더로 배치했다.
바이에른 뮌헨의 라인업 변화는 크게 와 닿지 않았다.
1차전에서 만주키치의 활약은 크지 않았으나 적극적인 압박과 수비 가담으로 아스날이 빌드 업을 어렵게 만든 일등 공신이었다.
그런데 일등 공신을 벤치에 두고 뮐러를 제로톱으로 기용한다?
무엇을 노리는지 명백했다.
중원을 장악하겠다는 의도였다.
더 나아가 서하가 내려와서 압박을 풀어 주는 움직임을 제한하려는 의도도 담겨 있었다.
“머리를 잘 굴렸네.”
유프 하인케스 감독.
핵심 선수들을 봉쇄하는 데 탁월한 지도력을 가진 감독이었다.
서하는 바이에른 선수들의 위치를 확인하며 조용히 움직였다.
“윤, 잘해 보자.”
수아레스가 윙크하며 말을 건네자 서하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삐익!
주심이 경기 시작 휘슬을 불었다.
바이에른 뮌헨은 공을 뒤로 보내고 센터백을 제외한 모든 선수들이 아스날 진형으로 돌격했다.
갑작스러운 돌격에도 아스날 선수들은 당황하지 않았다.
똑같이 앞으로 진격했다.
빠르고 강한 압박에 자신이 있었으니까.
“빠르게 처리해!”
노이어의 외침에 보아텡은 수아레스가 달려오는 장면을 머릿속에서 지우고 전방으로 길게 찼다.
“사이드로 간다!”
보아텡의 롱 킥은 정확하게 리베리 앞에 떨어졌다.
툭.
리베리는 완벽한 퍼스트 터치로 공을 컨트롤한 후 뮐러에게 내주고 터치라인을 따라 달렸다.
토로시디스가 따라가고 프림퐁이 뮐러에게 달라붙자 뮐러는 크로스와 2대1 패스로 압박을 풀어냈다.
“뒤에! 막아!”
슈체스니의 외침은 조금 늦었다.
뮐러는 중앙으로 파고드는 리베리를 보고 가볍게 흘려 줬다.
“젠장!”
프림퐁이 재빨리 발을 뻗었다.
공은 프림퐁의 발에 맞고 살짝 굴절되었으나 결론적으로는 리베리의 발 앞에 도달했다.
받기 좋게 속도까지 조절해 주자 리베리는 단숨에 페널티 박스 안까지 치고 나갔다.
황급히 메르테자커가 막아섰으나 속도가 붙은 리베리를 맨몸으로 맞서기에는 부족했다.
“아!”
상체 페인팅을 주고 양발로 공을 오가며 반대편으로 빠져나가자 메르테자커는 리베리의 뒷모습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
리베리는 침착하게 공을 몰며 슈체스니의 위치를 확인했다.
슈체스니가 니어 포스트로 조금씩 발을 움직이자 순간적으로 타이밍을 빼앗아 파 포스트 구석으로 강하게 밀어 넣었다.
“……!”
슈체스니가 황급히 손을 뻗었으나 공에 닿지 않았다.
공은 아스날의 골망을 흔들었다.
경기 시작한 지 1분도 채 되지 않아 바이에른 뮌헨이 선제 득점을 가져가자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 어색한 침묵이 감돌았다.
소수의 원정 팬들만이 목소리를 높여 리베리의 골에 기뻐했다.
바이에른 뮌헨 선수들은 세리머니를 펼치지 않고 공을 센터 서클로 가져왔다.
아스날 선수들은 살짝 멍 때리는 얼굴로 바이에른 뮌헨 선수들의 모습을 바라봤다.
확실히 1차전과 달랐다.
1차전에서는 아스날이 도전자였다면 2차전은 바이에른 뮌헨이 도전자였다.
입장이 바뀐 것이다.
거세게 출렁이는 경기 흐름, 아스날에게는 좋지 않은 소식이었다.
‘흐름을 되찾아야 해.’
자리를 잡기도 전에 실점했던 터라 운이 좋지 않았다고 말할 수 있었다.
토로시디스가 리베리의 움직임을 놓친 점은 치명적인 실수였으나 아직 시간은 충분히 많았다.
1차전에서 워낙 잘해 줬기 때문에 흔들리지 않고 자신감 있게 플레이한다면 그때와 같은 퍼포먼스를 보여 줄 수 있었다.
“괜찮아! 이제 동점이야!”
“천천히 가자! 골 넣을 수 있어!”
“이번에는 우리가 보여 주자고!”
아르테타를 중심으로 아스날 선수들은 서로를 격려하며 실점한 장면을 생각하지 않으려 했다.
홈 팬들도 빠르게 정신을 차리고 응원의 목소리를 높였다.
다시 경기는 원점.
선제 실점 이후 아스날은 차분하게 경기를 풀어 나가려 했다.
공을 돌리며 바이에른 뮌헨 선수들을 끌어들이고 서하를 통한 탈압박으로 단숨에 공격으로 전환하는 아스날의 제1 루트는 무수히 증명한 공격 루트였다.
하지만 오늘 아스날이 자랑하는 제1루트는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다.
서하가 내려와서 공을 받으려고 할 때마다 크로스와 뮐러가 위 아래로 움직이며 패스 루트를 차단했기 때문이다.
서하에게 공을 줄 길이 보이지 않자 아르테타는 사이드로 돌렸다.
뮐러와 크로스가 서하를 의식하는 움직임을 가져가자 아르테타에게 가해지는 압박이 많이 사라졌으나 좋은 신호는 아니었다.
서하가 막혔다는 건 아스날의 공격 전개에 문제가 생긴다는 의미였으니까.
몬레알이 로이스에게 패스하고 로이스가 서하에게 공을 주고 침투하려 했으나 이번에는 로번과 하비 마르티네즈가 막아섰다.
특히 마르티네즈는 서하를 온몸으로 거칠게 다뤘다.
“으윽.”
서하는 공을 받고 버티려 했으나 숫자 앞에 장사 없다는 걸 깨닫고 다시 뒤로 돌릴 수밖에 없었다.
“윤! 뒤로!”
몬레알이 공을 받아 다시 센터백에게 돌려주고 사이드로 벌렸다.
서하는 인상을 찡그리며 유니폼을 들어 올려 옆구리를 확인했다.
누군가 꼬집은 상처로 가득했다.
범인은 한 명이었다.
하비 마르티네즈.
서하는 그를 슬쩍 바라봤다.
올림픽에서 탈탈 털린 기억을 지우고 싶었는지 작정하고 나온 듯했다.
“어려운 경기가 되겠어.”
애초에 쉽게 올라갈 거란 생각은 하지 않았다.
원점으로 돌아왔으니 이에 걸맞은 경기 운영으로 돌아가야 했다.
아스날은 침착하게 볼을 돌렸다.
센터백과 아르테타를 중심으로 볼을 빼앗기지 않고 점유율을 높여 갔다.
바이에른 뮌헨은 생각보다 강한 전방 압박으로 맞서지 않았다.
센터백에게 가해지는 압박은 없었다. 오로지 서하와 양 윙어들에게만 강하게 압박이 들어갔다.
수비 라인도 높지 않았다.
적당하게 유지한 채 수아레스의 뒷공간 침투를 의식했다.
서하는 답답한 흐름을 벗어나려 사이드와 중앙을 오갔으나 성과는 크지 않았다.
사이드에서 공을 잡으면 서하를 향한 압박과 양 윙어들에게 가하는 압박을 동시에 가져갔다.
돌파를 시도하면 유니폼을 잡아당기거나 몸을 붙잡아 끊어 냈다.
경고는 당연히 나오지 않았다.
위험 지역이 아니었으니까.
넘어지고 또 넘어지고.
잔디를 구르고 온몸이 피멍으로 물들어 갔음에도 꾹 참았다.
아직, 아직은 괜찮았다.
조금 더 참을 수 있었다.
하지만 리베리의 거친 태클이 발목을 향해 들어온 순간 이성을 잠시 잃었다.
조금만 늦게 점프했으면 그대로 발목이 나갔을 테니까.
리베리는 곧바로 서하에게 다가와 미안하다는 신호를 보냈으나 전혀 미안하지 않은 표정이었다.
주심은 위험한 태클을 가한 리베리에게 옐로카드를 꺼냈다.
리베리는 항의하지 않고 자기 자리로 돌아갔다.
드디어 카드가 나오자 서하는 숨을 크게 내쉬며 애써 감정을 추슬렀다.
“후우.”
하지만 이 이후에도 크고 작은 견제가 계속 이어지자 점점 화가 치밀어 오르기 시작했다.
이건 정도가 지나쳤다.
계속해서 신경을 긁어 댔다.
서하가 공을 잡고 뒤로 돌려는 순간 크로스가 팔로 옆구리를 가격하며 넘어뜨렸다.
“윽!”
카드는 나오지 않았다.
구두 경고만 있었을 뿐이었다.
서하는 크로스가 내민 손을 잡지 않았다.
거칠게 때리며 일어섰다.
약간 무안한 표정을 지으며 머리를 긁적이는 크로스.
크로스가 자리를 떠나자마자 서하의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다.
서하의 변화를 눈치챈 프림퐁이 재빨리 다가와 진정시켰다.
“윤! 진정해! 제발!”
“걱정하지 마! 나 진정했어!”
신경질적인 목소리를 들은 프림퐁은 망했다는 얼굴로 어떻게든 말려 보려 했으나 이미 늦었다.
오랫동안 동면에 들었던 악마가 깨어났다.
희생양을 찾던 서하는 기어코 탐스러운 먹잇감을 발견했다.
공중 볼을 받으려던 리베리의 등을 플라잉 니킥으로 찍어 버렸다.
리베리는 비명조차 내지 못하고 쓰러져서 신음을 내뱉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