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enius midfielder is back RAW novel - Chapter (191)
천재 미드필더가 돌아왔다-191화(190/201)
191화 세계인의 축제
서하는 살짝 떨리는 마음으로 TV를 바라봤다.
시작 전부터 스마트폰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신경을 거슬리게 했지만, 넓은 마음으로 이해해 줬다.
올해 남은 이벤트 중 가장 중요한 이벤트가 있는 날이었으니까.
물론 박싱 데이라는 중요한 경기들을 앞두고 있었지만, 오늘 이벤트는 축제의 전야제였다.
2014 브라질 월드컵 조 추첨식.
추첨에 따라 전 세계 사람들이 결과에 따라 울고 웃을 테니까.
“이번에도 결과는 같을까.”
섣불리 예상하기 어려웠다.
과거로 돌아왔을 때부터 수백, 수천 가지의 미래를 바꿨다.
바뀐 미래도 있었고 서하가 직접적인 영향력을 끼치지 않는다면 똑같이 흘러갈 때가 더 많았다.
서하는 후자를 바랐다.
“그대로였으면 좋겠는데.”
조 편성은 나쁘지 않았으니까.
추첨할 사람들이 하나둘씩 나와 소개되었다.
잉글랜드의 첫 월드컵 우승을 안겨 준 일원 제프 허스트.
아르헨티나의 첫 월드컵 우승을 안겨 준 축구 영웅 마리오 켐페스.
2006년 월드컵 우승, 수비수라는 포지션으로 발롱도르와 FIFA 올해의 선수까진 거머쥔 전설적인 수비수 파비오 칸나바로.
이외에도 로타어 마테우스, 페르난도 이에로, 카푸, 알시데스 기지아, 지네딘 지단까지.
축구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선수들이 총출동해 자리를 빛냈다.
조 추첨식은 빠르게 진행됐다.
가장 먼저 포트가 떠올랐다.
톱 시드는 개최국인 브라질을 시작으로 스페인, 아르헨티나, 독일, 콜롬비아, 벨기에, 우루과이, 프랑스가 차지했다.
“스위스가 떨어졌네.”
그 자리를 프랑스가 날름 차지하며 미래가 변했다.
큰 변화는 아니지만, 아직 지켜볼 여지는 남아 있었다.
2번 시드는 칠레, 에콰도르, 나이지리아, 코트디부아르, 카메룬, 가나, 알제리, 특별 시드로 이뤄져 있었다.
주목해야 할 점은 특별 시드였다.
특별 시드는 4번 시드에서 한 팀을 추첨해 선정하는데 4번 시드에 있는 팀들은 유럽 국가였다.
네덜란드, 이탈리아, 잉글랜드, 러시아, 웨일스, 포르투갈, 크로아티아, 그리스, 프랑스였다.
잘못하면 죽음의 조가 탄생할 수도 있었다.
“저번에는 이탈리아였는데 이번에도 이탈리아려나.”
더 이상의 변수는 원하지 않았다.
지난번처럼 이탈리아가 죽음의 조에 들어가 희생해 주길 바랐다.
이외에 재미있는 점은 웨일스가 50년 만에 처음으로 국제 대회 출전에 성공했다는 소식이었다.
가망성이 전혀 없었다가 후반기에 전승을 거두고 간신히 막차에 탑승해 월드컵 진출의 꿈을 이뤘다.
팀 동료인 램지는 월드컵 무대를 밟게 되자 그 자리에서 펑펑 우는 장면이 중계되며 Crybaby(울보)라는 별명이 붙었다.
아무튼 웨일스의 월드컵 본선 진출은 변수였다.
각성한 아론 램지, 가레스 베일, 라이언 긱스 등 꽤 괜찮은 전력을 갖추고 있던 터라 돌풍을 일으킬 수 있는 팀으로 주목받았으니까.
“아시아와 북중미는 그대로네.”
3번 시드에는 한국, 일본, 이란, 호주, 미국, 코스타리카, 온두라스, 멕시코로 이뤄졌다.
대륙별로 포트를 나눈 마지막 대회였기에 꽤 높은 피파 랭킹을 확보했음에도 한국은 3번 포트에 배정되었다.
포트가 전부 배정되자 특별 시드를 추첨하기 위해 로타어 마테우스가 나왔다.
무표정한 얼굴로 추첨 볼을 뽑은 후 내용물을 확인하자 환한 미소를 지으며 펼쳤다.
“이건 전혀 예상하지 못했는데.”
잉글랜드가 2번 시드로 가자 스마트폰은 불이 났는지 난리를 쳐 댔다.
서하는 피식 웃으며 문자 메시지를 천천히 확인했다.
[잭 윌셔]윤! 이건 아니야! 이건 미친 짓이라고! 젠장! 어떻게 하지? 살아남을 수 있을까?
[시오 월콧]망할! 이러면 곤란한데. 윤, 잘못하면 너희랑 만날 수 있는 거 아니야?
[아론 램지]흐흐흐! 죽어라! 우승할 거라고 호언장담하더니 꼴좋네!
서하는 적절한 답변으로 동료들과 마찰을 피하고 조 추첨식을 시청했다.
이제 톱시드의 순서를 정할 차례였다. A조는 무조건 브라질이 들어갔던 터라 가장 먼저 뽑고 나머지 자리를 정했다.
[브라질][스페인][콜롬비아][우루과이][프랑스][아르헨티나][독일][벨기에]여기는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지금부터가 진짜 시작이었다.
톱시드에 남미 국가가 4팀, 2번 시드에 남미 국가가 단 두 팀이었기에 유럽 국가를 강제로 배정받게 되었으니까.
원칙적으로 조별에서는 유럽 국가는 최대 두 팀, 나머지는 한 팀이기에 이번 추첨은 매우 중요했다.
“톱시드 남미 팀 포트만 모아 둔 추첨 볼에서 누가 나오려나.”
[Uruguay]우루과이와 잉글랜드가 한 조로 편성되자 현장 분위기를 비롯해 스마트 폰도 뜨겁게 달아올랐다.
[루이스 수아레스]잉글랜드야 적당히 밟아 주면 될 것 같은데 너무 크게 이기면 팬들이 싫어하겠지? 윤, 어떻게 할까? 나 정말 고민 돼! 조국이냐! 팬들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서하는 쓸데없는 걱정이라면서도 은근히 축하한다는 말을 건넸다.
잉글랜드는 저번에도 그렇듯이 이번 월드컵에서도 맛있게 죽을 쑬 예정이었으니까.
“잉글랜드도 참 안됐어.”
이탈리아 대신 잉글랜드를 손에 넣은 우루과이, 우루과이의 전력은 꽤 강했다.
12/13시즌 34골로 득점왕을 거머쥔 루이스 수아레스, 에딘손 카바니, 남아공의 주역 디에고 포를란, 페르난도 무슬레라, 디에고 고딘 등 유럽 무대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이 많았다.
“개인적으로도 우루과이가 잉글랜드보다는 전력상 좋지. 남미에서 개최되는 월드컵이기도 하고.”
잉글랜드에게 심심한 애도를 보내며 서하는 2번 시드의 추첨을 차례대로 확인했다.
[브라질]-[카메론] [스페인]-[칠레] [콜롬비아]-[코트디부아르] [우루과이]-[잉글랜드] [프랑스]-[에콰도르] [아르헨티나]-[나이지리아] [독일]-[가나] [벨기에]-[알제리]“거의 똑같이 흘러갔어.”
다행이었다. 이러면 변수 자체는 꽤 많이 줄어들었으니까.
2번 시드 배정이 끝나자 동료들의 메시지가 쏟아졌다.
[산티 카솔라]칠레 정도면 나쁘지 않아! 이제 윤의 나라만 들어오지 않으면 다 괜찮을 것 같은데. 아, 괜히 말을 꺼냈나?
[나초 몬레알]후우, 추첨이고 뭐고 이번에는 스페인 대표 팀에 뽑혀야 할 텐데. 가능하겠지? 나 진짜 월드컵 나가고 싶어!
[바카리 사냐]수월해. 수월해. 무난한 편성이야.
[로랑 코시엘니]이걸 좋아해야 하나. 윤, 에콰도르 축구 잘해?
[페어 메르테자커]하하하! 드디어 개구쟁이(엠마누엘 프림퐁) 녀석을 혼내 줄 기회가 왔다고! 5대0으로 이겨 주지!
[마르코 로이스]무조건 프림퐁만 뚫는다. 윤, 난 녀석이 우는 모습을 보고 싶어 미칠 것 같아!
[엠마누엘 프림퐁]왜 하필 전차밖에 모르는 놈들이냐고! 이건 아니야! 아니라고!
[토마스 베르마엘렌]오우! 이거 재미있겠네. 알제리도 꽤 하는 놈들인데. 윤, 우리 조만 들어오지 마. 너 오면 우리 조 죽음의 조 돼. 제발 들어오지 마.
서하는 베르마엘렌의 메시지를 읽은 후 피식 웃었다.
“내가 뭘 할 수 있는 것도 아닌데 들어오지 말라고 난리네.”
서하는 천천히 조 편성을 살피며 꿀조들을 골라 냈다.
“역시 얘네들이지.”
[콜롬비아]-[코트디부아르], [벨기에]-[알제리]가 눈에 들어왔다.원래라면 일본과 한국이 들어갈 자리였다.
특히 콜롬비아 조가 눈에 밟혔다.
아르헨티나에 이어 지역 예선 2위로 올라온 콜롬비아를 무시하는 발언일 수 있겠지만, 최근 한국은 저 콜롬비아를 4대1로 박살 냈던 터라 별로 두렵지 않았다.
물론 홈에서 치른 경기라 약간의 어드밴티지가 있었으나 그걸 감안해도 충격적인 경기 결과였다.
이 경기 이후 콜롬비아 선수들은 자국 팬들에게 엄청난 비난에 시달려야 했다.
며칠 후 한국이 같은 남미 국가인 칠레를 5대0으로 찍어 누르자 바로 여론이 반전되었지만 말이다.
“그렇다고 저 조로 들어가는 건 좋지 않지.”
자칫 조 1위로 16강에 진출했다가는 16강에서 우루과이-잉글랜드조 2등, 8강에서 브라질을 만날 테니까.
상상만 해도 끔찍했다.
살짝 진저리를 친 서하는 3번 시드 조 추첨식을 바라봤다.
추첨자는 지네딘 지단.
그가 화면에 나오자 아나운서는 바로 서하를 언급하며 요즘 활약상을 사람들에게 알렸다.
[13/14시즌에도 아스날이 리그에서 순항하는 이유는 역시 코리안 지단, 윤 덕분이죠! 공교롭게도 윤의 조국이 들어가 있는 포트를 ‘지주’가 뽑게 되었는데요! 과연 자신의 후계자를 어느 조에 넣을지! 지켜보도록 하죠!]지네딘 지단은 사회자의 말에 따라 차분하게 3번 시드 추첨 볼을 집어 내용물을 꺼냈다.
“제발.”
서하의 간절한 기도.
브라질과 카메론이 있는 A조로 들어갈 국가가 나왔다.
[Mexico]이변은 없었다.
월드컵 16강 단골손님 멕시코가 A조로 들어갔다.
브라질과 한 조가 된 한 남자의 구슬픈 메시지가 날아왔다.
[카를로스 벨라]윤, 이건 아니야! 제발 꿈이라고 해 줘! 왜 브라질이냐고! 왜! 왜 하필… 개회국하고 붙냐고.
서하는 또다시 심심한 위로의 말을 전하며 계속해서 추첨식을 시청했다.
예상과 다르게 굉장히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브라질][카메론][멕시코] [스페인][칠레][이란] [콜롬비아][코트디부아르][호주] [우루과이][잉글랜드][일본] [프랑스][에콰도르][온두라스] [아르헨티나][나이지리아][코스타리카] [독일][가나][미국] [벨기에][알제리][한국]“우리가 H조에 들어가는 건 변하지 않았지만, 다른 조가 너무 많이 변했네. 와! 여긴 뭐야?”
바로 일본에게 시선이 쏠렸다.
죽음의 조가 확정적인 우루과이, 잉글랜드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 일본, 그들과 맞설 선수에게서 메시지가 날아왔다.
[미야이치 료]우울하다. 꼴찌만은 면해야겠네… 윤이 너무 부러워. 부러워서 미칠 것 같아. 일본 대표 팀 방 진짜 난리 났어. 이거 어떻게 해?
서하는 일본의 전력을 떠올렸다.
당장 생각나는 선수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이적하지 않고 의리를 지킨 카가와 신지, 혼다 케이스케, 분데스리가에서 상당한 기량을 쌓아 인정받은 하세베 마코토, 풀백으로 전향하고 아스날에서 쏠쏠히 활약하는 미야이치 료 정도였다.
전력이 약하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2014 브라질 월드컵은 아시아 국가들에게 최악의 대회였다.
한국을 제외하고 단 1승을 거두지도 못하고 조 4위로 마감한 대회였으니까.
그래도 변수를 믿어 봐야 했다.
조가 완전히 달라졌고 저 두 팀이 피지컬 축구를 구사하는 팀은 아니었으니까.
남은 조에 따라서 할복할지, 아니면 목숨만은 면할지 운명에 맡길 수밖에 없었다.
“얘는 또 왜 이래?”
벨기에 캡틴인 베르마엘렌의 절규 섞인 메시지가 날아왔지만, 대충 답장해서 보냈다.
이제 남은 4포트만 남은 상황.
4포트에는 유럽 팀들이 포진되어 있었기에 이들이 어디로 배정받느냐에 따라 죽음의 조가 탄생할 수 있었다.
서하는 그대로 들어오길 바라며 마지막 추첨을 시청했다.
A조에 들어갈 팀, 그 팀이 공개되는 순간 브라질 감독의 입가에 미소가 맺혔다.
[Greece]“여기서 그리스가 나오네. 크로아티아만 노났네.”
4포트에 남은 국가 중 약체로 분류되는 그리스가 나오자 현장이 술렁이기 시작했다.
추첨은 계속 이어졌다.
네덜란드, 러시아가 B조와 C조로 들어갔다.
러시아의 이탈 소식에 서하는 잠시 혼란을 겪었지만, 빠르게 이성을 되찾고 D조에 들어갈 국가를 확인했다.
[Wales]“섬 국가만 세 나라가 모였네.”
좋아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우선 D조로 편성된 동료들은 다들 기쁘게 받아들였다.
[미야이치 료]윤, 조금은 해볼 만한데? 갑자기 희망이 생겼어!
[루이스 수아레스]웨일스는 그냥 이기지! 깔끔하게 3승으로 올라갈게!
[잭 윌셔]다행이야. 최소 조 2위는 확보했어! 이번에는 16강 진출할 수 있을 거야!
그건 모르는 일이다.
현재 일본, 웨일스에는 각성한 미야이치 료와 아론 램지가 있었으니까.
그들이 얼마나 힘을 내주냐에 따라 성적이 달라질 거다.
서하는 웨일스에게 한 표 던졌다.
조 추첨은 계속 이어졌다.
E조에 스위스, F조에 크로아티아, G조에 포르투갈 그리고 H조에 이탈리아가 들어가게 되었다.
“러시아 대신 이탈리아라고? 이건 좀 너무한 거 아니야?”
서하는 관자놀이를 지그시 누르며 조 편성을 확인했다.
[브라질][그리스][멕시코][카메론] [스페인][네덜란드][칠레][이란] [콜롬비아][코트디부아르][러시아][호주] [우루과이][잉글랜드][웨일스][일본] [프랑스][스위스][에콰도르][온두라스] [아르헨티나][크로아티아][코스타리카][나이지리아] [독일][포르투갈][가나][미국] [벨기에][이탈리아][한국][알제리]서하는 스마트폰으로 쏟아지는 메시들을 무시하고 빠르게 비교 분석했다.
A조는 브라질이 무난하게 1위로 통과하고 2위 싸움이 치열할 것 같았다.
“멕시코가 좀 더 우위에 있겠네.”
그리스와 멕시코 모두 조 2위로 통과했던 나라였지만, 그리스는 내리막길을 걷는 나라였고 멕시코는 월드컵 16강 단골 손님이었다.
서하는 단골손님을 조금 더 높게 평가했다.
B조는 스페인, 네덜란드 확정.
C조는 강력한 포스를 지닌 콜롬비아가 1위로 통과하고 나머지가 나눠 먹는 구조였다.
“호주도 생각보다 해볼 만해.”
B조에 있을 때도 저력을 보여 줬던 나라였기에 C조라면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 것 같았다.
D조는 골치가 아파서 넘어갔다.
2014 월드컵 최대 복병인 코스타리카가 없었으니까.
어떻게 될지 감이 오지 않았다.
E조는 프랑스와 스위스 확정.
F조는 아르헨티나와 크로아티아가 정배였지만, 앞서 말했던 코스타리카가 있었다.
한국과 함께 돌풍을 일으켰던 나라였기에 서하는 섣불리 판단을 내리기 어려웠다.
그래도 코스타리카를 믿어 봤다.
그들이 보여 준 끈끈한 조직력과 수비력은 그 누구도 뚫지 못했으니까.
“아르헨티나 1위, 코스타리카가 2위.”
G조는 독일과 미국 확정.
여기는 저번과 달라지지 않았던 터라 16강 진출에 성공했던 나라가 정배였다.
마지막으로 H조.
여기가 가장 문제였다.
서하가 보기에는 이 조가 가장 죽음의 조로 보였다.
황금세대의 시작을 알린 벨기에.
2006 월드컵 우승, 유로 2012 준우승을 차지한 이탈리아.
그나마 알제리가 약체였다.
“벨기에하고는 2대2 무승부였고 알제리를 3대2로 이겼으니 알제리는 버리고 이탈리아라. 그런데 생각해 보니 코스타리카의 제물이 된 팀이잖아?”
이탈리아가 무시당할 팀은 아니지만, 그들의 약점은 분명했다.
느린 템포와 무딘 공격력.
지금의 한국 수비진이라면 충분히 막아 낼 수 있는 수준이었다.
서하는 H조 1위를 한국으로 두고 그 아래에 벨기에를 뒀다.
“내년이 기대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