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enius midfielder is back RAW novel - Chapter (194)
천재 미드필더가 돌아왔다-194화(193/201)
194화 책임 져야지
이변이 발생했던 조별 예선과 달리 16강 경기들은 이변이 없었다.
올라갈 팀들이 8강에 진출했다.
16강에서 가장 관심이 높았던 매치들이 있었는데 바로 브라질과 스페인, 독일과 벨기에 경기였다.
먼저 16강 첫 경기 브라질과 스페인 경기는 개최국 브라질이 지난 대회 우승국인 스페인을 꺾고 8강에 진출할 수 있을지 아니면 조별 예선에서 구겼던 자존심을 되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졌다.
여론은 브라질로 약간 쏠렸다.
아무래도 개최국이기도 했고 조별 예선에서 보여 준 스페인의 퍼포먼스가 생각보다 별로였으니까.
여기에 브라질 월드컵에서 최고의 점쟁이로 불린 티에리 앙리는 브라질을 선택했으니 스페인의 탈락은 거의 기정사실화될 정도였다.
하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승부차기 끝에 스페인이 브라질을 꺾고 8강에 진출에 성공했고 브라질은 16강 탈락이라는 수모를 겪으며 자국에서 벌어지는 축제를 구경할 수밖에 없었다.
영원한 우승 후보였던 브라질의 탈락, 상대가 스페인이었기에 이변이라고 부르기는 어려웠다.
빅 매치 중 하나였던 독일과 벨기에는 의외로 싱겁게 끝났다.
독일이 패기 넘치는 벨기에를 무참히 짓밟고 8강에 진출했기 때문이다.
한국에게 졌던 여파인지 자신감을 잃은 장면들이 많이 나왔다.
패스 미스, 터치 실수, 집중력 저하 등 여러 문제를 드러냈고 독일은 이를 놓치지 않았다.
미네이랑의 비극이 일어났던 그 경기장에서 독일은 브라질이 아닌 벨기에를 7대1로 꺾으며 우승 후보 발돋움했다.
이 경기에서 미로슬라프 클로제는 해트 트릭을 성공하면서 월드컵 역대 최다 득점자로 역사에 이름을 남기게 되었다.
두 경기 외에는 축구 팬들과 전문가들의 예상대로 흘러갔다.
우루과이가 콜롬비아를 2대1로 꺾었고 프랑스가 코스타리카를 2대0, 네덜란드가 멕시코를 1대0.
웨일스와 코트디부아르는 연장전 끝에 라이언 긱스가 월드컵 첫 득점을 넣고 조국의 월드컵 첫 8강 진출을 견인했다.
아르헨티나는 의외로 스위스에게 고전하다가 메시의 골로 간신히 승리를 거뒀다.
전 세계 축구 팬들의 가장 관심도가 적었던 경기는 16강 마지막 경기인 한국과 미국이었다.
축구 변방의 나라에 누가 올라오든 아르헨티나를 꺾을 거란 기대감이 없었기 때문이다.
주연을 밝게 빛내 주는 스포트라이트 역할에 불과했으니까.
한국이 미국을 2대1로 이기고 8강 진출에 성공했음에도 사람들의 관심은 매우 적었다.
월드컵 첫 원정 8강을 이뤄 낸 한국 선수들과 국민들 그리고 한국의 선전을 부러워하는 아시아인들을 제외하면 많지 않았다.
다만 한국 대표 팀의 핵심 선수인 서하는 달랐다.
미국전까지 총 5골을 넣으며 브라질 월드컵 득점 1위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득점 2위가 3골인 걸 감안하면 서하의 득점 페이스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수준이었다.
[윤서하 아시아인 최초로 월드컵 골든 부츠 수상하나?] [티에리 앙리, ‘윤은 이번 브라질 월드컵에서 최고의 퍼포먼스를 보여 주는 선수!’] [축구 황제 펠레, ‘윤의 활약은 별로 놀랍지 않다. 이미 세계 최고의 선수라는 걸 증명했으니까.’] [리오넬 메시, ‘한국은 매우 껄끄러운 팀. 윤을 중심으로 한 정교한 공격 전개가 매우 인상적이다.’] [윤서하, ‘부담 없이 경기를 즐긴다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한국뿐만 아니라 유명인들이 서하의 퍼포먼스를 칭찬하자 한국 커뮤니티는 축제 분위기였다.
내심 이번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낼 거라는 기대는 있었지만, 원정 8강이라는 성적을 거둘 거라고는 기대하지 않았다.
조별부터 지옥인 데다 조 2위는 우승 후보인 독일을 만났으니까.
물론 친선 경기에서 내로라하는 강팀들을 연달아 잡으며 자신감을 채웠으나 월드컵은 달랐다.
친선 경기는 월별 모의고사고 월드컵은 수능이었다.
모의고사에서 좋은 성적을 받았다 한들 수능에서 망치면 실패한 것과 다름없었다.
그래서 선수들에게 부담감을 팍팍 주는 한국 언론들과 달리 커뮤니티 분위기는 매우 차분했다.
서하가 월드컵 우승이라는 발언으로 온갖 커뮤니티를 흔들었을 때를 제외하면 조용하게 지냈다.
하지만 첫 경기에서 이탈리아를 박살 내자 평정심은 깨졌고 알제리, 벨기에를 잡고 전승으로 16강에 진출하자 축제로 뒤바뀌었다.
미국을 잡고 8강에 진출한 지금 이 순간.
세상이 뒤집어졌다.
한국월드컵우승
[BEST] 다들 솔직해지자. 브라질 월드컵 전에 우리가 8강에 진출할 거라고 예상했던 사람 빨리 추천 눌러 봐. 확인 좀 하게. [추천] 98,201오직윤서하만
아스날쿼드러플
[BEST] 아! ㅅㅂ ㅋㅋㅋㅋ 펠레가 윤서하 언급했네 좆됐다 ㅋㅋㅋㅋㅋㅋ 자기네 나라 우승한다고 멘트 날리더니 16강에서 탈락한 거 보면 저주가 진짜 무섭긴 해. [추천] 72,638구너16년차임
[BEST] 솔직히 아르헨티나 좆밥임. 내가 조별 경기들 봤는데 메시만 막으면 아무것도 못 하더라. 특히! 저번 시즌에 아스날에서 이과인 영입하라고 한 인간들. 반성해라. 이 새끼 존나 못하니까. [추천] 63,914윤서하아스날종신기원
[BEST] 홍인수 감독이 전술 준비는 자기가 안 하고 윤서하가 한다는데 이거 진짜냐? ㅋㅋㅋㅋㅋㅋㅋ 아니면 드립이냐? [추천] 44,950– 그거 드립 아닐걸?ㅋㅋㅋㅋ 작년 인터뷰 보니까 윤서하가 전술에 직접 관여한다고 인터뷰함.
└ ㄹㅇ? 진짜 전술 없어?
└ ㅇㅇ 자기는 선수들 관리하고 조율하는 데 집중한다고 밝힘 ㅋㅋㅋㅋㅋ 윤서하가 자기보다 더 전술 잘 만든다고 맡겨 버림
└ 소문으로만 들리던 윤서하가 진짜 국대 감독이었음? 개웃기네 ㅋㅋㅋㅋㅋㅋㅋ
└ 아마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알걸? 윤서하가 아스날 전술을 대표 팀에 맞게 바꿨다는 걸.
└ 아스날은 세부적인 공격 전술 없는 걸로 아는데? 아닌가?
└ 맞음 ㅋㅋㅋ 선수들끼리 알아서 하는 거임. 큰 틀 아래서 약속된 플레이 몇 개 정해 두고 한대.
└ 그걸 대표 팀에서 하고 있었다는 건 놀랍네 ㄷㄷ 그럼 세트 피스도 윤서하가 준비하는 거임?
└ 그건 감독하고 코치가 한다던데? 작년 인터뷰 링크 걸어둠.
└ 오 땡큐! 정독해야지.
– 우리 골 넣은 사람 누구지?
└ 윤서하 4경기 5골 3도움
진우원 3경기 2골
박재영 3경기 1골 2도움
손호민 4경기 1골 1도움
└ 윤서하 도대체 뭐냐? ㅋㅋㅋㅋㅋㅋ 대표 팀에서 8번 롤 아니었음? 왜 공격 포인트가 제일 많은 건데? 개웃기네 ㅋㅋㅋ
└그게 바로 윤서하니까.
└ 바로 납득이 되네.
– 아르헨티나전 어떻게 생각함?
└ 메시가 윤서하한테 두 번이나 닦였는데 또 닦이겠지.
└ ㅇㅇ 이제는 넘을 수 없는 벽임
└ 닦이긴 뭘 또 닦여. 아스날하고 바르셀로나에서 뛰는 거하고 아르헨티나하고 한국에서 뛰는 게 다른데 정신 나간 소리하네
└ 메시만 막으면 이김ㅋㅋㅋㅋ
└ ㅈㄹ ㄴㄴ 메시 제외하고도 아르헨티나 개 잘함.
└ 응 아닌데? 우리는 죽음의 조에서 골 많이 넣고 이겼는데? 아르헨티나는 간신히 이겼잖아.
└ 그런데 우리도 윤서하가 막히면 끝 아님? 둘이 막힌다고 생각했을 때 전력 차이는 아르헨티나가 우위에 있어서 우리가 힘든 경기가 될 거 같은데. 아닌가?
– 도대체 윤서하 봉쇄론은 언제 사라지냐? 매번 나오는데도 못 막는 게 윤서하인데 ㅋㅋㅋㅋㅋ
└ 정리하면 메시는 막힘. 하지만 윤서하는 안 막힘. 그러므로 한국 승리. 탕탕!
└ 우리가 4강 진출? ㅋㅋㅋㅋ 이야! 아르헨티나 좆밥인가 보다.
└ 반대편에 있는 팀들보다는 약하지 ㅋㅋㅋㅋㅋ 스페인, 우루과이, 프랑스, 독일이 말이 되냐?
└ 아무튼 생각보다 우리가 4강에 올라갈 확률이 좀 높은 편임. 아르헨티나의 공격력이 빈약해서 선제골 넣으면 빠르게 무너뜨릴 수 있을듯!
└ 난 윤서하 믿음. 8강까지 끌고 왔으면 끝까지 데리고 가줘야지!
└ 맞지 ㅋㅋㅋㅋㅋ 아 데리고 왔으면 결승까지 책임지라고 ㅋㅋㅋㅋㅋㅋㅋ
* * *
경기 시작 전.
로커 룸 분위기는 활기가 넘쳤다.
무더위 속에 펼쳐지는 경기라 지칠 법도 했지만, 선수들은 지치지 않았다.
조별 예선을 3전 3승으로 뚫고 16강을 넘어 8강 진출에 성공했기 때문에 다들 얼굴이 밝았다.
물론 4강으로 가는 길목에서 아르헨티나라는 강적을 만났지만, 전혀 두려워하지 않았다.
서하가 있었으니까.
매 경기마다 보여 주는 놀라운 퍼포먼스와 밥 먹듯이 찔러 주는 킬 패스 그리고 든든한 커버까지.
서하가 팀에 끼치는 영향력은 동료들의 기량을 최대치로 끌어내는 것도 모자라 그 이상의 결과물을 만들어 냈다.
어떤 상황에서도 믿고 맡길 수 있는 동료가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선수들의 마음은 한결 편안했다.
진우원이 마른 입 안을 물로 헹구고는 서하 옆에 앉았다.
“서하야, 몸은 좀 어때?”
“늘 같지. 나쁘지 않아.”
“다행이네. 오늘은 지난번처럼 혼자 해먹지 말고 잘 좀 찔러 줘.”
서하는 진우원의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피식 웃었다.
“형은 선발도 아니면서 뭘 잘 찔러 달라고 해. 벤치에서 응원이나 열심히 해.”
서하의 독설에 진우원은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멍때렸다.
탈탈 털린 진우원을 위로해주는 동료는 아무도 없었다.
하이에나로 돌변해 진우원의 몸을 이리저리 물어뜯었다.
“어이! 벤치 아저씨! 귀찮게 하지 말고 구석에 찌그러져 있어!”
“벤치는 뜨겁게 달궈 줘야지!”
“진벤딱! 진벤딱!”
“얘들아, 너무하는 거 아니냐? 적당히 놀려야지. 저러다가 삐지면 어떻게 해.”
“재영이 형, 알제리전에서 우원이 형이 형 골 뺏은 거 기억 안 나?”
박재영은 바로 태도를 바꿨다.
“어이! 진 벤치! 구석으로 꺼져!”
“형! 그건 어쩔 수 없었다고!”
“야, 애초에 네가 달려들지 않았으면 됐잖아. 라인 넘으려는 걸 왜 건드린 거야?”
“그거야… 하아. 내 잘못이지. 알았어. 꺼지면 되잖아.”
“푸하하하하!”
상처를 입은 진우원은 어깨를 축 늘어뜨리며 자기 자리에 앉았다.
하지만 그의 입가에 진한 미소가 걸려 있었다.
동료들의 마음 한구석에 남아 있던 불안과 긴장감을 꽁트로 한 번에 날렸으니까.
홍인수 감독은 진우원의 등을 가볍게 두드려 주며 중후한 목소리로 선수들의 시선을 잡았다.
“우리가 여기까지 온 이유는 여러 가지 있지만, 지금 와서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해. 집중력을 잃지 않고 뛴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내 말은 여기까지. 하고 싶은 말 있는 사람?”
모두가 서하를 바라봤다.
서하는 시선을 피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구석에 찌그러져 있던 진우원도 이 순간만큼은 서하의 눈길을 피하지 않았다.
“경기장에 들어가면 아르헨티나 사람들로 꽉 차 있을 거야. 아마 원정 경기에 온 느낌을 받을 건데 신경 쓰지 마. 그냥 신경 쓰지 말고 우리 플레이에 집중해. 실패에 두려워하지 말고 자신 있게 움직여. 그거면 돼. 정 못 하겠으면 그냥 나한테 공 줘. 어떻게든 해 줄 테니까.”
“이열! 윤서하! 멋있는데?”
“형은 벤치에서 잘 쉬고 있어.”
“야, 아픈 데 또 때리냐?”
진우원이 아픈 척하자 서하는 피식 웃으며 자리에 앉았다.
동료들이 살짝 풀어진 분위기 속에 웃고 떠드는 사이.
서하는 조용히 생각에 잠겼다.
아르헨티나전.
지난 경기에서는 연장전 끝에 아쉽게 패배하며 8강에서 멈췄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미래를 바꿀 수 있어.’
선수들은 한층 더 성장했고 자신도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크게 성장하며 여기까지 달려왔다.
충분히 할 수 있었다.
동료들에게 해 줬던 말.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라.
자신에게도 해당되는 말이었다.
‘좋아. 한번 해 보자.’
서하가 크게 숨을 내쉬며 눈을 뜨자 박재영이 박수를 치며 동료들에게 소리쳤다.
“얘들아! 이제 나가자.”
“파이팅!”
“좋아! 가 보자고!”
“4강에서 웨일스가 기다리는데 반드시 가야지!”
“와, 난 진짜 웨일스가 네덜란드를 꺾고 올라갈 줄 몰랐는데.”
“걔들도 진심이잖아. 월드컵이 50년 만인가? 그러니 성과를 내고 싶겠지.”
서하는 동료들의 수다를 들으며 마지막으로 로커 룸을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