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enius midfielder is back RAW novel - Chapter (38)
천재 미드필더가 돌아왔다-38화(37/201)
38화 지그날 이두나 파크(1)
전반전 5분 만에 터진 선제 득점.
2000여명의 원정 팬들은 눈치를 보지 않고 환호성을 질렀다.
반 페르시는 원정 팬들에게 박수를 보내며 고마움을 전했다.
불씨를 지핀 반 페르시가 자리로 돌아갈 때까지 원정 팬들은 반 페르시의 이름을 외쳤다.
“로빈! 로빈! 로빈! 로빈!”
맹렬하게 노려보는 홈 팬들에 굴복하지 않고 꿋꿋하게 목소리를 내자 안전 요원들이 식은땀을 흘리며 자제해달라고 요청했다.
서하도 내심 불안했다.
도르트문트 서포터즈들은 강성한 훌리건들이 많았다.
충성심도 대단해서 경기장은 항상 만석이었다.
다행히 우려했던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관중석이 잠잠해지자 주심은 다시 경기 재개를 선언했다.
경기 흐름은 어느 쪽에 있다고 말하기 어려웠다.
아스날의 선제 득점은 온전히 서하의 개인 기량과 반 페르시의 골잡이 본능으로 이뤄낸 결과였다.
홈에서 한 대 얻어맞았음에도 도르트문트는 급하지 않았다.
후멜스를 중심으로 빌드업하며 아스날의 약점을 노렸다.
아스날은 이를 강하게 압박했다.
“공간 주지 마! 측면으로 몰아!”
제르비뉴, 반 페르시, 벨라 삼각 편대가 왼쪽으로 이동하며 도르트문트 선수들을 압박했다.
서하를 비롯해 풀백인 몬레알도 높이 올라와 플레이하자 순식간에 공간이 좁아졌다.
왼쪽 사이드에 10명이 모였다.
풀백 우카시 피슈체크는 제르비뉴의 압박에 고전을 면치 못했다.
서하까지 달려들자 후방에 있던 수보티치가 소리쳤다.
“뒤로 돌려!”
피슈체크의 공을 받자마자 반 페르시의 강한 압박이 이어졌다.
물고 늘어지기 전에 수보티치는 빠르게 판단을 내렸다.
반대편으로 길게 찼다.
밀집되어 있던 왼쪽에 비해 오른쪽은 뻥 뚫려 있었다.
풀백인 마르셀 슈멜처가 자유롭게 공을 받고 빠르게 올라갔다.
도르트문트가 자랑하는 속공.
이를 가만히 두고 볼 아스날이 아니었다.
“송! 지연시켜!”
아르테타의 외침에 송은 슈멜처의 전진을 막기 위해 측면으로 이동했다.
송의 지연 플레이로 동료들의 복귀를 벌어줘야 했지만, 슈멜처는 영리했다.
옆으로 슬쩍 내줬다.
제바스티안 켈이 공을 받고 원 터치 패스로 카가와에게 전달했다.
아르테타가 따라 나오자 카가와는 빈 공간으로 침투하는 괴체에게 스루 패스를 넣었다.
아직 복귀하지 못한 몬레알의 사이드를 파고들었다.
주루가 다급히 각도를 좁히고 측면으로 몰아내려 했다.
괴체는 그의 의도를 비웃기라도 하듯 현란한 바디 페인팅으로 눈을 속인 후 가벼운 발재간으로 주루를 돌파했다.
“슛! 슛! 슛!”
홈 팬들의 외침은 괴체에게 전달되지 못했다.
괴체는 무리하게 슈팅을 가져가지 않았다.
파 포스트 쪽으로 침투하는 레반도프스키를 보고 툭 찍어 올렸다.
“젠장!”
뒤늦게 메르테자커가 레반도프스키의 유니폼을 잡아당기며 방해했지만, 헤딩슛을 막지 못했다.
도르트문트의 완벽한 득점 찬스.
하지만 아스날에는 수호신 슈체스니가 있었다.
슈체스니는 힘껏 몸을 날려 가까스로 공을 밖으로 걷어냈다.
정말 놀라운 선방이었다.
“오우우우우!”
좌절하는 홈 팬들과 얼굴을 감싸 쥐는 레반도프스키.
슈팅 기회가 찾아왔음에도 확실하게 득점하고자 패스를 선택한 괴체도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서하는 안도의 한 숨을 내쉬면서도 도르트문트의 속공에 혀를 내둘렀다.
분데스리가를 평정하고 유럽 대회에서도 증명하는 팀답게 강했다.
“많이 준비했어.”
아스날이 게겐 프레싱으로 리그에서 재미를 보는 걸 알고 빠른 속공으로 응징에 나섰다.
반대편 전환을 막아도 그들은 의도적으로 공중볼 경합을 붙였다.
과감하게 중앙을 거치는 플레이를 생략했다.
아스날이 피지컬이 약하다는 걸 노린 수였다.
“집중해! 사람 잡아!”
세컨드 볼 싸움이 치열해지자 경기 양상은 거칠게 변해갔다.
도르트문트가 의도한 결과였다.
아스날은 주도권을 쥐고 흔드는 걸 선호하는 팀이라 이런 진흙탕 싸움에는 면역이 약했다.
도르트문트의 미드필더인 스벤 벤더와 제바스티안 켈은 왕성한 활동력과 피지컬로 아스날의 중원을 무력화시켰다.
특히 서하를 집중적으로 노렸다.
“언제까지 쫒아 다닐 거야?”
“네가 쓰러질 때까지?”
“쉽지 않을걸.”
“그건 해봐야 알지.”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온 스벤 벤더는 아예 서하를 따라다녔다.
공을 잡는 순간 온몸으로 저지하자 균형을 잡기 어려웠다.
“어딜 가려고!”
팔을 잡고 늘어지고 악착같이 달라붙어 전진 패스를 막았으며 아예 넘어뜨려 끊어내기도 했다.
빠져나가려고 해도 쉽지 않았다.
거리를 유지하지 않고 매미처럼 달라붙었기 때문이다.
“하아. 진짜 더럽게 나오네.”
서하는 거칠게 숨을 내쉬며 더러워진 유니폼을 털고 일어났다.
아르테타가 걱정 어린 눈빛으로 다가와 물었다.
“윤, 괜찮아?”
“응, 괜찮아.”
“쟤들 작정하고 널 담그려는 것 같은데 스위칭으로 압박을 풀어 볼래?”
“벤치에서 사인은?”
“알잖아. 감독님 성격. 선수들에게 자율적으로 맡기는 거.”
전체적인 큰 틀만 잡아주고 자유롭게 플레이하는 방식은 창의적인 플레이의 원동력이 되었다.
하지만 이런 진흙탕 싸움에서는 큰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다.
그래서 아스날이 풀리지 않는 날에는 종종 대패가 나오기도 했다.
서하는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 내가 내려갈게.”
“그래도 저 녀석이 따라오면 나나 알렉스가 파고 들면 되니까. 거기로 넣어줘. 나도 골맛 좀 보자.”
아르테타는 서하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며 앞으로 올라갔다.
서하가 3선으로 내려오자 카가와와 레반도프스키가 압박했다.
서하는 무리하지 않았다.
메르테자커와 주루에게 공을 돌리며 안전하게 플레이했다.
빈 공간으로 찾아 들어가서 동료들이 받는 압박을 줄여주는데 주력했고 결과도 나쁘지 않았다.
“윤!”
서하는 몬레알의 공을 받으며 사이드로 내려왔다.
동시에 몬레알은 중앙으로 올라갔고 툭 찍어 괴체의 압박에서 벗어났다.
자유를 찾은 몬레알은 아르테타와 2대1 패스를 주고받았다.
자잘한 숏패스로 도르트문트의 강력한 조직력을 무너뜨려 했다.
하지만 지난 시즌 리그 우승팀답게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철의 포백을 바탕으로 강력한 더블 볼란치가 막아서자 반 페르시가 꽁꽁 묶였기 때문이다.
측면 공략도 쉽지 않았다.
활발하게 움직이는 벨라와 제르비뉴도 압박을 견디지 못했다.
전체적으로 답답해진 분위기.
시간은 계속해서 흘러만 갔다.
“오우우우!”
서하는 카가와의 롱 패스를 읽고 발을 쭉 뻗어 차단했다.
무너진 균형을 빠르게 되찾고 바닥을 짚고 일어나 공을 몰았다.
앞으로 쭉쭉 치고 달렸다.
후방에서 조율하던 서하가 드리블을 치고 나오자 도르트문트 선수들이 기다렸다는 듯 달려들었다.
툭. 툭툭.
왼쪽 전방에는 아르테타.
오른쪽에는 송.
양 사이드에는 몬레알과 사냐.
줄 곳은 많았다.
하지만 서하는 욕심을 부렸다.
드리블이 잘 긁혔고 잘 먹혔다.
첫 골이 나올 수 있던 이유도 드리블 덕분이었다.
조금 더 파고 들어 동료에게 전달한다면 도르트문트의 성벽을 무너뜨릴 수 있었다.
스벤 벤더가 다시 가로 막았다.
서하는 발 바깥으로 공을 몰고 페인트를 줬다.
스벤 벤더의 몸이 끌려 나왔다.
그 순간 다시 공을 발 안쪽으로 치고 달렸다.
완벽하게 속아 넘어갔다.
“미친!”
스벤 벤더가 황급히 몸을 돌려 서하의 유니폼을 붙잡았다.
부욱!
갑자기 유니폼이 찢어졌다.
강하게 잡다가 놓자 서하는 스텝이 꼬이며 공을 잃어버렸다.
삐익!
주심이 휘슬을 강하게 불었다.
유니폼을 찢은 스벤 벤더에게 옐로카드를 주며 서하에게 말했다.
“어서 갈아입고 오게.”
“감사합니다.”
벤치로 달려가자 펫 라이스가 여분의 유니폼을 건넸다.
서하가 유니폼을 입는 동안 벵거는 걱정 섞인 얼굴로 물었다.
“윤, 몸은 괜찮나?”
“괜찮습니다.”
“무리하지 말고. 몸조심하게.”
“알겠습니다.”
벵거는 서하의 등을 가볍게 두드리며 필드로 보냈다.
“후우.”
남은 시간은 이제 5분.
골이 많이 터지는 시간대였다.
분데스리가에서 도르트문트를 많이 상대해봤던 터라 어떤 성향을 지니고 있는지 잘 알았다.
도르트문트는 빈틈이 보이면 집요하게 물고 늘어질 팀이었다.
아르테타가 슬쩍 물었다.
“윤, 네가 찰 거야?”
“먼 거리는 내가 키커잖아.”
“알겠어.”
두 사람은 박스 안으로 합류했다.
서하는 전방을 주시했다.
박스 안은 노란색과 검은색 줄무늬 유니폼을 입은 선수들과 빨간색과 흰색 유니폼을 입은 선수들이 서로 뒤엉켜 있었다.
치열한 자리싸움 속에.
골대와의 거리를 측정했다.
“꽤 머네.”
한 번 거치고 가야 했다.
서하는 손을 높이 들어올렸다.
약속된 플레이 신호.
박스 안이 굉장히 소란스럽다.
밀치고 쓰러지고 난리도 아니다.
“우우우우우!”
관중들의 야유도 마찬가지.
서하는 경기장 안팎에서 심한 견제를 받고 있었다.
부담보다는 피로가 극심했다.
공을 잡으면 야유를 퍼붓고 오래 가지고 있으면 반칙으로 끊어냈던 터라 유니폼이 남아나질 않았다.
하지만 서하는 굴복하지 않았다.
경험이 없었다면 모를까.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이보다 더 힘든 경기도 많았다.
서하는 마지막으로 오른쪽 측면을 확인했다.
벨라가 무리 속에서 살짝 벗어나 있었다.
주심이 휘슬을 불었다.
서하는 뒤에서 달려와 강하게 차려다가 낮고 빠르게 오른쪽 사이드로 보냈다.
“오른쪽 막아!”
완벽하게 속은 도르트문트 선수들이 당황하면서도 빠르게 사이드로 달려 나왔다.
서하의 패스는 벨라의 침투와 정확하게 맞아 떨어졌다.
벨라는 뒤늦게 달려온 케빈 그로스크로이츠를 무시하고 니어 포스트로 빠르게 붙였다.
혼란 속에서 모습을 드러낸 선수는 아르테타였다.
아르테타는 슈멜처의 차징에 넘어지면서 오른발로 방향만 살짝 틀었다.
좌우가 아닌 위로 튀어 오른 공.
바이덴펠러는 황급히 손을 올려 공을 쳐내며 넘어졌다.
하지만 안정적인 자세에서 멀리 걷어내지 못했다.
박스 안이 다시 소란스러워졌고 장신 센터백인 메르테자커와 후멜스가 동시에 뛰었다.
후멜스가 조금 더 빨랐다.
후멜스는 간신히 공중 볼 경합을 이겨내며 공을 박스 밖으로 내보냈다.
위기가 끝났다고 한 순간.
이 순간이 가장 위험했다.
박스 밖으로 흘러나온 공을 잡은 사람이 서하라면 더더욱.
“막아!”
도르트문트 선수들이 몸을 날려 슈팅 각도를 좁혀 왔다.
서하는 페이크 슈팅 모션으로 두 선수를 속아 넘겼다.
“!”
공간이 활짝 열렸다.
서하는 다시 일어서서 어떻게든 슈팅을 막아보려는 상대 선수에게 존경의 눈빛을 보내며 슈팅을 가져갔다.
정확하게 왼쪽 상단으로 빨려 들어가던 공이 카가와의 머리를 스치며 오른쪽으로 굴절되었다.
왼쪽으로 몸을 날리려던 바이덴펠러는 반대편으로 날아가는 공을 가만히 두고 볼 수밖에 없었다.
출렁!
야속한 골망이 거칠게 흔들렸다.
경기장은 다시 한 번 정적이 내려앉았다.
서하는 망연자실한 얼굴로 공을 바라보는 카가와를 슬쩍 바라보다가 원정 팬들이 몰려 있는 관중석으로 달려갔다.
세리머니는 빠질 수 없었다.
촤르르르륵!
잘 관리한 잔디 위로 무릎 슬라이딩 세리머니를 펼치며 고개를 두 번 끄덕였다.
단단하던 도르트문트의 성벽이 무너지는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