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enius midfielder is back RAW novel - Chapter (39)
천재 미드필더가 돌아왔다-39화(38/201)
39화 지그날 이두나 파크(2)
라커룸으로 들어오는 선수들의 표정은 무척 밝았다.
지난 시즌 리그 우승 팀을 상대로, 원정 경기에서 2대0으로 앞서나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서하는 지친 얼굴로 자리에 앉아 얼굴에 흐르는 땀을 닦았다.
마른 수건이 금세 젖었다.
프림퐁이 옆 자리에 앉으며 시원한 물병을 건넸다.
“몸은 괜찮냐?”
“고마워. 조금 지친 것 빼고는.”
“쯧쯧쯧. 전반전부터 무리하더니 체력이 남아나질 않지.”
“어쩔 수 없었어. 도르트문트의 압박이 타이트해서 빠르게 움직이지 않으면 금세 포위당해. 엠마누엘, 후반전에 교체로 들어오면 바로 바로 공을 돌려. 그래야 압박을 덜 받을 거야.”
“알겠어. 그런데 내 차례까지 올까? 너도 그렇고 미켈하고 알렉스도 컨디션이 좋아서 출전은 어려울 것 같은데.”
프림퐁은 비관적인 말을 내뱉으면서도 내심 기대가 잔뜩 섞인 목소리로 서하의 반응을 살폈다.
서하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목을 축였다.
머릿속에 입력해두라는 말을 건네고는 라커룸 분위기를 살폈다.
어려운 경기였음에도 두 골 앞서나가자 분위기에 취해 있었다.
승리가 코앞에 있는 듯 축제 분위기를 물씬 풍겼다.
분위기를 잡아줘야 할 베테랑 선수들이 경기를 낙관하자 어린 선수들이 빠르게 물들었다.
서하의 표정이 굳어졌다.
‘좋지 않아.’
도르트문트는 지고 있다고 해서 순순히 포기할 팀이 아니었다.
더 강하게, 더 거칠게 저항하며 맞서 싸울 테니까.
분데스리가를 평정한 도르트문트가 가진 힘이었다.
아스날은 격렬한 저항에 맞서 버틸 수 있을까?
서하는 고개를 저었다.
이 라커룸 분위기라면 언제든 점수가 뒤집혀도 이상하지 않았다.
지금이라도 정신을 차려야 했다.
들어가서 차리면 이미 늦었다.
‘나는 직접적으로 나설 수 없어.’
가장 어린 유망주가 해이해진 라커룸을 비판한다?
주장단의 권위를 박살내고 더 나아가 팀 분위기를 망치는 악동으로 낙인찍히게 될 거다.
벵거는 부드러운 리더십으로 선수들의 허물을 감싸주는 감독이지만, 팀 분위기를 해치는 선수는 가차 없이 잘라낸다.
명단에서 제외시키거나 2군으로 내려 보내거나.
서하는 헤일 엔드 아카데미에서 불화를 일으킨 전적이 있는 요주의 선수였다.
길들이기를 당할지도 모른다.
서하는 서서히 라커룸을 장악해나가는 아르테타를 슬쩍 바라봤다.
아르테타는 몬레알과 스페인어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후반전에는 측면보다는 중앙을 좀 더 노려보면 어때?”
“중앙은 단단해서 쉽지 않아. 그 놈들이 얼마나 빨빨거리면서 뛰는지 공을 잡자마자 압박하더라.”
“그래도 계속 측면을 공략하면 패턴을 읽기 쉬워져서 적절히 섞어줘야 해.”
몬레알의 의견에 아르테타는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하면서도 약간 난색을 표했다.
“전반전에는 윤이 중앙으로 많이 침투하면서 득점까지 연결시켰지만, 후반전에도 그랬다가는 몸이 망가질지 몰라.”
“하긴 견제가 상당하더라.”
“그래서 내가 올라가고 윤이 내려와서 플레이한 거지. 그런데 난 윤처럼은 못하겠더라.”
아르테타는 혀를 내두르다가 서하를 대화를 듣고 있었다는 걸 눈치 챘다.
그는 밝은 얼굴로 손을 흔들었다.
“윤! 너도 낄래? 스페인어 가능하지?”
“어느 정도는.”
서하는 무거운 엉덩이를 움직이며 아르테타의 옆에 앉았다.
“굳이 스페인어로 대화해야 해?”
“그건 아닌데 나초가 아직은 영어에 익숙하지 않아서 말이야.”
“영어로 대화해도 괜찮아.”
몬레알이 씩 웃으며 말하자 서하는 두 사람의 대화에 끼어들었다.
서하의 입에서 제법 유창한 스페인어가 흘러나왔다.
“내 생각에는 압박을 풀 때…”
지난 인터뷰에서 서하의 스페인어 실력을 들었던 터라 두 사람은 놀라지않았다.
하지만 서하가 본격적으로 경기를 복기하기 시작하자 경악을 금치 못했다.
상대의 전술을 완벽하게 이해했을 뿐만 아니라 어떻게 하면 풀어나갈 수 있는지 해답을 내놓았다.
정확하게 말이다.
“포지션에 갇혀 있지 말고 중원에서부터 숫자 우위를 가져가야 해. 특히 몬레알과 사냐가 중앙으로 많이 들어오면 좋겠어.”
볼을 긁적이던 몬레알이 감탄사를 내뱉으며 말했다.
“아! 전반전처럼 말이지? 네가 측면으로 공을 몰고 가면 나는 중앙으로 움직여서 빈자리를 메꾸고. 일본인 애가 엄청 당황하더라.”
“그 순간 내가 중앙으로 올라가면 중앙에 우리가 숫자가 더 많아지거든. 그러면 자연스레 패스 길도 많아지고 압박도 덜 받게 돼.”
“다 좋은데 네가 마리오 괴체의 압박을 뚫어야 한다는 조건이 붙지 않아?”
“뚫는 건 쉬워. 주루를 활용해도 되고 직접 뚫어도 되고. 반대편으로 전환하는 방법도 있지.”
아르테타는 고개를 주억거렸다.
이미 전반전에 서하는 괴체를 상대로 많은 걸 보여주었다.
어설픈 압박은 통하지 않았다.
“공략은 어렵지 않아. 도르트문트의 전방 압박이 경기 내내 이뤄지는 것도 아니고 체력적인 한계가 분명 있거든.”
“그렇지.”
서하는 두 사람의 얼굴에 신뢰가 만들어지자 본론으로 들어갔다.
“문제는 우리야.”
“우리?”
아르테타의 반문에 서하는 고개를 끄덕이며 슬쩍 밑밥을 던졌다.
“응, 우리. 이제 막 전반전이 끝났는데 다 이긴 것처럼 굴고 있잖아. 홈도 아니고 원정인데 너무 성급하다고 생각하지 않아? 나만 그렇게 생각해?”
아르테타는 서하의 의견에 동의했지만, 이내 고개를 저었다.
“확실히 그런 분위기긴 한데 약간 지나친 생각 같아.”
“윤, 어두운 분위기보다는 밝은 분위기가 좋지 않을까? 긴장을 푸는데 도움을 주잖아.”
두 사람이 반대의 의사를 내비치자 서하도 몰아붙이지 않았다.
경기장에서는 영향력이 높을지 몰라도 라커룸에서는 가장 낮았다.
지금은 물러나야 할 때였다.
“미안. 내가 너무 예민했나 봐.”
“아니야. 그럴 수 있지. 너무 풀어지는 것 같으면 바로 잡을게. 너무 걱정하지 마.”
서하는 고개를 끄덕였다.
최근에 동료들로부터 리더십을 인정받고 있는 아르테타였다.
주장단 무리에 들어가려면 아직 시간이 필요했다.
서하는 라커룸 분위기를 살피지도 않고 한가롭게 아르샤빈과 농담 따먹기 하는 반 페르시의 모습에 혀를 내둘렀다.
‘역시 반 페르시는 주장으로 어울리지 않아.’
이럴 때 반 페르시가 나서서 선수들을 다그쳐야 했다.
하지만 모난 말을 못하는 성격이다 보니 어물쩍 넘어가곤 했다.
아르테타는 이걸 못마땅하게 생각했지만, 강하게 나서지 못했다.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빼낸다?
팀 분열이 일어날지 모른다.
아르테타가 반 페르시의 허락을 받은 다음 움직이는 이유였다.
서하는 자만하는 선수들을 바라보다가 고개를 저었다.
지금으로서는 이게 최선이었다.
서하는 축구화를 고쳐 신었다.
‘아무 일도 없길 바라는 수밖에.’
하지만 불안한 예감은 빗나가지 않았다.
아스날은 후반전 시작한 지 5분 만에 실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우와아아아아!”
드디어 긴 침묵을 깨고 지그날 이두나 파크가 일어섰다.
노란색과 검정색 줄무늬를 입은 팬들은 폴란드의 스트라이커, 레반도프스키의 추격골을 기뻐하면서도 더욱 격하게 요구했다.
동점골을 넘어 더 많은 골을.
홈 팬들의 거친 목소리는 도르트문트 선수들을 크게 자극했다.
앞으로, 더 앞으로 나아갔다.
상대보다 한 발 더 뛰고.
더 빨리 역습을 전개했으며 더 거칠게 플레이해 아스날 선수들을 소극적으로 만들었다.
삐익!
주심은 쉴 새 없이 휘슬을 불면서도 카드 한 장 주지 않았다.
프랑스 주심이라 그런지 몸싸움에 상당히 관대했다.
정말 거친 태클만 아니면 경기를 멈추지 않고 진행시켰다.
이를 인지한 도르트문트 선수들은 적극적으로 몸싸움을 걸어왔다.
“쟤들 뭐 잘못 먹었냐?”
“완전 미친놈들이네.”
전반전과 확연히 달라진 도르트문트 선수들의 움직임에 아스날 선수들은 잔뜩 위축됐다.
잔디와 친해질 시간이 길어지자 도르트문트의 저돌적인 태클을 피하기 시작했다.
“오오오오오오! 오오오오오!”
공포에 가까운 홈팬들의 일방적인 응원과 미친 듯이 압박하는 도르트문트 선수들.
보는 사람들은 재미있을지 몰라도 뛰는 선수들은 죽을 맛이었다.
“헉헉!”
공수 전환이 계속 변했다.
동네 축구처럼 공을 따라 선수들이 빠르게 움직였다.
도르트문트 선수들은 오늘만 뛸 것처럼 필드를 누볐다.
아스날도 최대한 따라가려고 했지만, 정말 미친 속도였다.
미친 경기 템포에 아스날 선수들은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보다 못한 아르테타가 강하게 선수들을 질책했다.
“다들 정신 차려! 공을 따라가지 말고 선수들을 봐!”
하지만 아스날 선수들은 높은 점유율을 바탕으로 느린 템포 경기를 운영하는데 익숙했다.
적응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후반전은 35분이나 남은 상황.
아스날 선수들은 이 거친 압박을 끝까지 버틸 수 있을까?
서하는 고개를 저었다.
‘지키는 싸움은 이미 늦었어.’
아스날도 고삐를 풀고 강 대 강으로 맞서야 했다.
“윤!”
몬레알의 백패스를 받은 서하는 사이드로 뚫으려고 했다.
하지만 괴체는 악독하게 나왔다.
두 손으로 서하의 등을 밀어 드리블을 저지했다.
다리가 엉키며 잔디에 넘어졌다.
“크윽.”
삐익!
주심은 바로 휘슬을 불었다.
서하는 거친 숨을 내쉬며 괴체의 손을 잡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괴체는 씩 웃었다.
“윤, 오늘 유니폼이 많이 더러워질 거야. 기대해.”
“…”
“너무 그런 눈으로 보지 마. 너 때문에 라커룸에서 아버지가 엄청 화를 냈다고. 나하고 카가와가 얼마나 혼이 났는지 알아?”
서하는 유니폼을 털며 헝클어진 머리를 정돈했다.
도르트문트의 라커룸 이야기는 별로 듣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괴체는 서하를 졸졸 따라다니며 말을 걸었다.
그러다가 공이 오면 귀신 같이 움직였다.
“윤, 영국 음식 진짜 맛없지?”
“…”
“나중에 독일에 한 번 와. 내가 밥 사줄게. 독일인이 사주는 밥, 영국인보다 훨씬 맛있을 거라고. 야! 어디가!”
쓸데없는 이야기를 늘어놓으며 귀찮게 굴었다.
서하는 괴체가 이렇게 말이 많은 선수였는지 처음 알았다.
귀에서 피가 나올 것 같았다.
결국 서하의 입이 열렸다.
“네 자리로 안 가?”
“응? 내 자리는 네 옆인데?”
“네 자리 비었잖아.”
“아, 저기? 카가와가 알아서 메꾸겠지. 윤, 독일 음식 뭐 좋아…”
괴체는 공을 오자마자 서하에게 압박받기 전에 레반도프스키를 향해 길게 때렸다.
“아까워라.”
메르테자커는 간신히 발을 쭉 뻗어 공을 차단했다.
굉장히 위협적인 스루패스였다.
대화를 나누는 순간에도 레반도프스키의 위치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빠르게 판단을 내리는 모습이 정말 놀라웠다.
‘한 때 유럽 최고의 재능이라 불린 이유가 있었네.’
서하는 괴체를 슬쩍 쳐다봤다.
팀이 지고 있었음에도 굉장히 여유로운 미소를 짓고 있었다.
지지 않을 거란 자신감이 얼굴에 드러나 있었다.
정말 마음에 들지 않았다.
“아, 벤치에서 지시가 왔다. 윤! 다음에 보자!”
서하의 말을 듣지도 않고 은근슬쩍 중앙으로 자리를 옮겼다.
괴체 대신 카가와가 다가왔다.
돌아가면서 마크해 체력을 소모시키겠다는 전략이었다.
서하는 도르트문트의 선택을 달가워하지 않았다.
카가와의 압박은 문제없었다.
괴체와 마찬가지로 수비하는 능력은 떨어졌으니까.
문제는 서하의 볼 터치 횟수가 크게 줄어들었다는 점이다.
볼 배급을 담당하던 서하가 묶이자 아스날의 패스가 원활하게 돌아가지 않았다.
‘전진 배치된 아르테타와 송이 도르트문트 미드필더들에게 묶였고 사이드에서 활로를 찾으려고 해도 쉽지 않아.’
주루는 볼 배급을 할 줄 모르고.
후방 빌드업을 해줄 메르테자커는 레반도프스키에게 단단히 묶였다.
카가와와 괴체가 돌아가면서 서하를 마크하자 볼을 받을 기회가 크게 줄어들었다.
빈 공간으로 움직여 봐도 악착같이 따라와 방해했다.
“후우.”
계속해서 움직이자 서하의 체력은 점점 바닥으로 향하고 있었다.
기초 체력은 약한 편이 아니었다.
팀 내에서 중상위권이었다.
하지만 빠른 템포와 집중 마크에 조금씩 몸이 무뎌져갔다.
감각이 둔해졌다.
이대로라면 20분 이내에 체력이 방전될지도 몰랐다.
‘어떻게든 활로를 뚫어야 해.’
카가와는 서하의 유니폼을 잡고 돌아서지 못하게 막아섰다.
이런 거친 몸싸움에 익숙하지 않은 지 악력이 많이 약했다.
서하는 카가와를 뿌리치고 발로 공을 구르며 몸을 회전시켰다.
완벽하게 압박에서 빠져나온 서하는 중앙으로 빠르게 달렸다.
“막아!”
도르트문트 선수들이 중앙으로 조금씩 밀집해왔다.
공간을 최대한 주지 않겠다는 의도였다.
서하는 주변을 빠르게 살폈다.
아르테타와 송을 여전히 묶였고 반 페르시와 양 날개도 여의치 않았다.
도르트문트의 빠른 속공에 정신이 반쯤 나갔는지 다들 위치가 엉망이었다.
받으러 나오는 선수도 없었다.
뒤늦게 아르테타가 빈 공간으로 뛰어가는 움직임을 보여줬지만, 거긴 사지였다.
줬다가는 바로 뺏길 위치였다.
‘분위기를 반전시켜야 해.’
다시 흐름을 가져와야 했다.
도르트문트의 저항을 진압하려면 역시 드리블뿐이었다.
툭툭. 툭툭툭.
서하의 과격한 움직임에 스벤 벤더가 황급히 나왔다.
측면으로 길을 열어두고 중앙을 가로 막았다.
서하는 페인팅 모션을 주며 오른쪽으로 공을 가볍게 쳤다.
스벤 벤더는 속지 않았다.
몸만 살짝 움직였다.
다시 왼쪽으로 공을 툭 찼지만, 딸려 나오지 않았다.
‘학습이 되어 있어.’
공간이 점점 줄어든다.
갇히게 되는 순간 또다시 바닥을 뒹굴 것이다.
침착해야 했다. 먼저 급하게 움직이면 수를 읽히게 된다.
그렇다면
‘역으로 이용한다.’
서하는 일부러 스벤 벤더의 접근을 허용했다.
그러자 위험 요인을 제거하겠다는 듯 주심이 보이지 않은 곳에서 스벤 벤더의 손이 움직였다.
서하는 기다렸다는 듯이 발바닥으로 공을 뒤로 빼고 살짝 물러선 후 스벤 벤더의 가랑이 사이로 툭 찼다.
“!”
서하의 공을 받은 선수는 몬레알이었다.
측면에서 중앙으로 움직이는 걸 보고 패스를 넣어준 것이다.
몬레알은 스벤 벤더의 왼쪽으로 나온 서하에게 힐 패스로 바로 주고 하프 스페이스로 뛰었다.
몬레알이 서 있던 자리에 공간이 생겼다.
서하는 스벤 벤더가 손으로 잡기 전에 공을 몰고 움직였다.
골대와 거리는 상당히 멀었다.
지금 발목 힘으로는 이 거리에서 중거리 슈팅을 가져가봤자 골키퍼가 쉽게 막아낼 터.
서하는 욕심을 부리지 않았다.
지금은 동료들의 얼빠진 정신을 깨워줘야 했다.
공을 몰고 전방을 주시했다.
여기저기서 고성이 오가고 다양한 표정들이 눈에 들어왔다.
선수들의 움직임 하나하나가 세세하게 들어오고 위치가 시시각각으로 변했다.
한꺼번에 많은 정보가 쏟아지자 눈이 따끔거렸다.
서하는 눈을 빠르게 감았다가 떼며 필요한 정보만 눈에 넣었다.
송, 알렉스 송이 제바스티안 켈에게서 순간적으로 프리해졌다.
전반전에는 존재감이 매우 부족한 선수였지만, 지금은 가장 거대한 존재감을 뿜어내고 있었다.
서하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왼발로 가볍게 툭 찍었다.
부메랑처럼 박스 안으로 휘어 들어가는 공.
송이 순간적으로 후멜스 뒤로 파고 들었다.
“안 돼!”
송은 공이 지면에 닿기도 전에 오른발로 강하게 때렸다.
완벽한 타이밍에 이은 완벽한 침투 그리고 멋진 논스톱 슛.
누가 봐도 원더골에 가까웠다.
“어?”
하지만 야속하게도 공은 관중석 2층으로 멀리 날아갔다.
초대형 홈런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