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enius midfielder is back RAW novel - Chapter (50)
천재 미드필더가 돌아왔다-50화(49/201)
50화 북런던 더비(2)
다사다난했던 전반전이 끝나고 후반전이 시작됐다.
서하는 시작하자마자 깔끔한 슬라이딩 태클로 반 더 바르트의 드리블 돌파를 차단했다.
공을 잡고 즉시 일어난 서하는 오른쪽 측면으로 벌려줬다.
벨라는 깔끔한 퍼스트 터치로 공의 스피드를 죽이지 않았다.
그대로 측면으로 몰고 가 현란한 발재간으로 아수에코토를 가볍게 속였다.
순식간에 박스 안으로 넘어온 벨라는 카불을 앞에 두고 툭툭 가볍게 공을 몰았다.
서하는 중앙으로 파고 들다가 소리쳤다.
“뒤! 뒤 조심해!”
벨라는 뒤에서 달려오는 베일의 기척을 느끼고 박스 밖에 있던 로시츠키에게 패스했다.
로시츠키가 공을 잡자마자 모드리치가 유니폼을 잡아당기며 발을 들이댔다.
“로사!”
로시츠키는 잔디에 넘어지기 전에 간신히 공을 굴려 서하에게 전달했다.
박스 밖으로 나온 서하는 파커를 앞에 두고 전방과 사이드를 재빨리 훑었다.
파고들 공간은 협소했고 마크맨들이 붙어 있었다.
반 페르시에게 주고 싶어도 레들리 킹의 위치가 훌륭했다.
미리 패스 길목을 선점해 반 페르시가 받을 수 없게 만들었다.
물론 패스는 가능했다.
단지 확률이 낮고 반 페르시가 반드시 받는다는 보장이 없어서 선택하지 않은 것뿐이었다.
서하는 다시 파커를 바라봤다.
“…”
파커는 윤을 앞에 두고 신중했다.
이미 몇 차례 환상적인 드리블로 토트넘의 중원을 망가뜨렸기 때문에 섣불리 발이 나오지 않았다.
중거리 슈팅만 내주지 않는 선에서 공간을 틀어막았다.
영리한 수비였다.
툭. 툭툭툭.
서하의 발이 시계 초침처럼 움직이며 공을 굴렸다.
파커가 움찔거리며 따라왔다.
작은 움직임에도 성질을 참지 못하고 따라 나오려하자 서하는 과감하게 발을 앞으로 움직였다.
그제야 파커의 몸이 앞으로 나오며 거칠게 발을 들이댔다.
서하는 기다렸다는 듯 파커의 발 반대쪽으로 공을 툭 찼다.
순간적으로 드리블 방향이 바뀐 순간 파커의 하체가 무너지고 공간이 활짝 열렸다.
“!”
서하는 순식간에 파커를 따돌리고 박스 안으로 침투했다.
풀백인 워커와 센터백인 레들리 킹이 황급히 달려와 서하를 막으려고 달려왔다.
단단했던 벽에 균열이 일자 여기저기서 구멍이 생겨났다.
서하는 성급하게 굴지 않았다.
중앙에는 반 페르시가 있었고 뒤에는 로시츠키와 몬레알, 양 측면에는 제르비뉴와 벨라가 있었다.
좋은 위치로 움직인 덕분에 선택지가 굉장히 많아졌다.
‘슛도 괜찮지.’
하지만 서하의 선택은 패스였다.
서하는 오른발로 툭 찍어 측면에서 중앙으로 쇄도하는 벨라에게 로빙 스루 패스를 툭 내줬다.
레들리 킹의 머리 위로 공이 지나갔다.
“안 돼!”
벨라는 오른발로 부드럽게 퍼스트 터치를 가져갔다.
왼발 앞에 공이 예쁘게 놓였다.
프리델이 빠르게 달려 나와 슈팅 각도를 좁혔지만, 벨라는 발등으로 공을 툭 찍어 차올렸다.
벨라의 전매특허인 칩슛이었다.
프리델이 다급히 손을 뻗었지만, 공을 살짝 스치며 실점을 막지 못했다.
오늘 경기 두 번째 골이었다.
“우아아아아아아!”
원정 팬의 환호성이 울려 퍼졌다.
벨라는 코너 에어리어로 달려가 높이 점프하며 오른손을 높이 치켜세웠다.
아스날 선수들은 벨라의 골을 축하해줬고 환상적인 패스로 골을 도움 서하에게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윤! 방금 그 패스 뭐야?”
“보고 깜짝 놀랐잖아.”
서하는 은근슬쩍 뒤통수를 때리려는 반 페르시의 손을 막으며 덤덤하게 말했다.
“그냥 카를로스가 보였어.”
그것뿐이었다.
완벽한 타이밍에 사이드에서 중앙으로 침투하는 움직임이 너무나도 훌륭했다.
카불과 아수에코토는 서하에게 집중한 나머지 벨라의 움직임을 완전히 놓치고 말았다.
그래서 프리하게 칩슛을 성공시킬 수 있었다.
서하는 토트넘 벤치를 슬쩍 바라봤다.
레드냅 감독의 얼굴이 붉다 못해 검게 타들어가고 있었다.
카메라가 비추는 듯하자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선수들을 향해 강하게 다그쳤다.
“아직 시간은 많이 남아 있어! 다들 집중해! 집중!”
감독의 말 한마디로 팀이 살아난다면 명장이겠지만, 레드냅은 명장이 아니었다.
토트넘 선수들은 기가 죽은 듯 힘든 내색을 감추지 못했다.
아르테타는 들뜬 동료들에게 진정하라고 외쳤다.
“아직 기뻐하긴 일러. 이럴 때일수록 더 집중해야 해! 우리가 늘 하던 대로! 급하게 할 필요 없으니까 천천히 하자. 알겠지?”
선수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아스날 선수들이 자리를 잡자 다시 경기가 시작되었다.
끌려가는 상황임에도 토트넘 선수들은 조심스레 공을 돌렸다.
아스날은 서하를 위로 올려 플랫 4-4-2 포메이션을 만들고 중앙으로 침투하지 못하도록 막아섰다.
측면을 내주더라도 상관없었다.
모드리치-파커 라인을 활용하지 못하도록 막는다면 토트넘이 할 수 있는 건 롱볼 축구뿐이었다.
서하와 반 페르시는 강하게 전방을 압박했다.
“더 강하게 밀어붙여!”
토트넘의 측면도 마찬가지.
제르비뉴와 벨라가 워커와 아수에코토를 압박하자 킹-카불 듀오는 백패스하는데 급급했고 프리델은 길게 걷어낼 수밖에 없었다.
무의미한 롱볼은 아스날에게도 나쁘지 않았다.
메르테자커는 아데바요르와의 공중볼 경합을 계속해서 이겨냈다.
흘러나온 공을 차지한 아르테타는 동료들을 독려하며 소리쳤다.
“좋아! 다시 천천히 만들어가자!”
아스날은 짧은 패스로 볼 점유율을 높이며 안정적인 경기 운영으로 토트넘을 괴롭혔다.
아르테타는 원 볼란치에서 수준급 조율을 보여주었고 로시츠키는 공을 전방으로 운반하는 역할을 맡았다.
서하는 전반전처럼 정적으로 움직이지 않고 자유롭게 움직였다.
멘탈이 나간 모드리치를 더는 마크하지 않아도 됐기 때문이다.
서하는 본격적으로 위아래, 측면과 중앙을 오가며 볼 터치 횟수를 높였다.
“오우우우우!”
서하의 팬텀 드리블에 이은 기습적인 중거리 슈팅이 골대를 살짝 벗어났다.
골키퍼가 제 자리에서 움직이지 못했을 정도로 빠르고 강력한 중거리 슈팅이었다.
서하는 아쉬워하지 않고 재빨리 압박에 나섰다.
아스날 선수들이 전방의적으로 토트넘 선수들을 압박하자 프리델은 이번에도 길게 찰 수밖에 없었다.
이번에는 아스날의 왼쪽 측면으로 보냈다.
레넌과 몬레알이 공중볼 경합을 펼쳤지만, 키가 작았던 터라 몬레알이 손쉽게 공을 따냈다.
레드냅은 형편없는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선수들에게 소리쳤다.
“뭐하는 거냐고! 정신 안 차려?”
마지막 남은 수단도 잃어버리자 토트넘은 무기력하게 맞았다.
세컨드볼 싸움을 가져가려고 해도 아스날이 한 발 더 빨랐다.
코시엘니가 따낸 공이 왼쪽으로 흐르자 몬레알은 레넌보다 한 발 앞서 오른발로 공을 잡았다.
레넌을 상대로 등을 진 후 아르테타에게 내주고 다시 돌려받으며 압박에서 벗어났다.
“나초!”
단숨에 수비 라인을 무너뜨린 몬레알은 사이드에 있던 서하에게 공을 주고 중앙으로 올라갔다.
서하는 뒤늦게 달려오는 반 더 바르트를 무시하며 제르비뉴, 몬레알과 함께 삼각형을 그리며 패스 워크로 사이드를 무너뜨렸다.
패스 앤 무브.
동료들과 끊임없이 움직이고 공을 주고받은 서하는 균열이 일어난 사이드로 스루 패스를 넣었다.
워커와 파커의 벌어진 사이로 제르비뉴가 뛰어 들어갔다.
“!”
레들리 킹이 황급히 막아섰다.
박스 밖 바로 앞에서 가로 막자 제르비뉴는 기본적인 스텝 오버를 보여주며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특유의 독특한 타이밍에 돌파를 시도하려 했지만, 속지 않았다.
슈팅을 가는 페인팅 모션을 취했음에도 레들리 킹은 발을 뻗지 않았다.
이미 서하에게 많이 당했던 터라 더는 속지 않았다.
“뒤!”
서하의 외침에 제르비뉴는 망설이지 않고 뒤로 내줬다.
서하는 파커의 거친 압박을 팔로 간신히 막아내며 미끄러지듯 왼발로 반 페르시의 앞으로 패스했다.
서하가 파커의 몸싸움에 밀려 잔디에 넘어졌지만, 반 페르시는 기다렸다는 듯 공을 받고 반대발로 가볍게 툭 차 놓고 몸을 돌렸다.
순간적으로 카불을 따돌리자 반 페르시의 앞이 환하게 열렸다.
오른발로 차기 좋은 위치지만, 반 페르시의 오른발은 형편없었다.
카불도 그의 왼발을 의식했던 터라 오른쪽을 그대로 내준 것이다.
하지만 반 페르시는 카불을 비웃듯 왼발 발등 바깥쪽으로 공의 측면을 때렸다.
강하게 회전이 걸린 공은 기이한 궤적을 그리며 골문을 향해 날아갔다.
“안 돼!”
프리델이 몸을 날렸지만, 공은 골키퍼가 손을 쓸 수 없는 상단 구석으로 빨려 들어갔다.
출렁!
“우와아아아아!”
15분 만에 추가골이 지자 홈 팬들은 망연자실한 얼굴로 세 번째 골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반 페르시는 세레머니를 펼치기도 전에 동료들에게 둘러싸였다.
서하도 빠질 수 없었다.
서하는 동료들이 반 페르시의 몸을 이리저리 두들기자 이에 편승해 뒤통수를 가볍게 찜질해줬다.
“아파! 그만해! 이 자식들아!”
하지만 동료들은 멈추지 않았다.
오히려 기뻐하며 반 페르시의 몸을 칭찬해줬다.
반 페르시는 끙끙거리다 일어나며 동료들에게 소리쳤다.
“내 뒤통수 주먹으로 갈긴 놈 누구냐? 윤! 너지? 솔직하게 말해!”
범인으로 지목당한 서하는 약간 억울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난 아니야. 손바닥으로 쳤어.”
“주먹이나! 손바닥이나! 너 이 자식 이리와! 내가 잘해주니까 이런 식으로 나와?”
거칠게 말하면서도 반 페르시의 입은 웃고 있었다.
오늘 골로 득점왕 선두를 굳건히 지킬 수 있었기 때문이다.
“자자! 다들 웃으면서 즐기자고. 오늘 축제잖아. 안 그래? 로빈?”
아르테타가 적절한 타이밍에 나서자 반 페르시는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한바탕 소동이 지나가고 경기는 재개됐다.
후반전 정규 시간도 이제 20분밖에 남지 않은 상황.
세 번째 득점 후 토트넘의 맥없는 공격이 계속해서 나왔다.
홈 팬들은 심각한 얼굴로 지켜보다가 도저히 안 되겠다 싶었는지 자리에서 일어나기도 했다.
점점 그 숫자가 늘어나자 원정 팬들은 눈치 보지 않고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했다.
“오오오오! 오오오오!”
토트넘은 레넌과 아수에코토, 반 더 바르트를 빼고 로만 파블류첸코, 지오반니 도스 산토스, 베드란 촐루카를 투입해 분위기를 전환하려 했다.
이에 맞춰 아스날도 교체 카드를 가져갔다.
반 페르시, 료를 빼고 셰인 롱과 젠킨슨을 투입했다.
서하는 상당히 지친 얼굴로 벤치로 뛰어가는 료를 불렀다.
“료!”
두 사람은 가볍게 포옹했다.
“고생했어.”
“고마워.”
서하는 1군에서 형편없는 모습을 보여주는 젠킨슨이 들어오자 살짝 걱정했지만, 어쩔 수 없었다.
사냐의 부상으로 오른쪽 풀백 자원이 료와 젠킨슨뿐이라 잇몸으로라도 버텨야 하는 상황이었다.
다행히 료가 준수한 활약을 펼치며 사냐의 공백을 메워줬고 아스날이 무난하게 순항할 수 있었다.
방금 교체도 체력 안배였다.
발 빠른 윙어인 베일을 따라다니느라 많이 지쳐 있었고 다음 경기도 생각해야 했으니까.
‘적절한 교체지.’
서하는 칼 젠킨슨이 잘 버텨주길 바라며 다시 경기에 집중했다.
아스날은 지독하리만큼 경기 운영에 진심이었다.
토트넘이 활기를 되찾기도 전에 공을 계속 돌리며 압박을 무용지물로 만들었다.
중원 3중주의 활발한 움직임에 토트넘은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걱정이 많았던 칼 젠킨슨은 안전하게 뒤로 공을 돌렸다.
백패스 머신도 괜찮았다.
“호러쇼만 안 보여주면 되지.”
시간은 속절없이 흘러가고.
추가 시간은 3분이 주어졌다.
서하는 아예 3선으로 내려왔다.
아르테타와 짝을 이뤄 후방에서 공을 돌리며 체력을 회복했다.
워낙 화려하게 움직였던 터라 힘이 많이 빠진 상태였으니까.
교체해 들어온 파블류첸코가 마지막까지 있는 힘을 다해 압박했지만, 서하는 V자 드리블로 탈압박을 성공하며 측면으로 벌려줬다.
“하아.”
허탈한 얼굴로 서하를 바라보는 러시아 남자, 서하는 담담하게 토트넘의 골문을 바라봤다.
몬레알의 얼리 크로스를 받은 셰인 롱이 헤딩으로 연결시켰다.
백색의 심장이 붉게 물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