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enius midfielder is back RAW novel - Chapter (59)
천재 미드필더가 돌아왔다-59화(58/201)
59화 합류
[거너스들은 요리를 잘할까? with RVP, 윤, 로랑 코시엘니, 몬레알, 료, ?]영상이 올라가자마자 폭발적인 조회수를 기록했다.
24시간 조회 수 30만을 찍으며 단숨에 인기 동영상에 등극했다.
팬들은 기다리고 기다리던 서하의 첫 번째 콘텐츠에 환호했다.
반 페르시의 엉성한 진행.
코시엘니의 예능 칼질.
얼굴에 먹물이 튄 몬레알.
튀김 장인으로 등극한 료.
생각지도 못한 서하의 요리 솜씨.
마지막으로 특별 심사 위원으로 모습을 드러낸 아스날의 레전드, 티에리 앙리까지.
15분이라는 긴 러닝 타임이 무색하게 재미있는 영상으로 입소문이 퍼지자 일주일 만에 백만을 넘기는 기염을 토해 냈다.
댓글들도 전부 호의적이었다.
– 제발 시즌 2 내줘!
– 진짜 지루할 틈이 없는 영상! 윤이 닭을 빠르고 정교하게 손질하는 장면이 가장 인상적이었어!
– 나도 동의. 윤의 부모님이 식당을 연 지 얼마 안 됐다고 들었는데 어떻게 저런 실력을 갖춘 거지?
– 윤은 쉐프해도 대성했을 듯.
– 찜닭이라는 요리를 한번 먹고 싶어. 어디에 가면 먹을 수 있어?
– 영국에는 없어.
– 한국에 가야 해.
– 솔직히 킹 앙리가 등장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어.
– 특별 심사 위원으로 고든 램지를 예상했거든? 그런데 런던의 왕께서 행차하실 줄이야. 확실히 더 쇼킹했어.
– 티티 엄청 잘 먹더라.
– 음식을 잘 먹는 방법을 알던데?
– RVP가 남겨 달라고 해도 난 아직 배고프다면서 다 먹어 치우는 장면이 정말 웃겼어.
– 요리도 잘해. 축구도 잘해. 공부도 잘해. 윤은 정말 못하는 게 없네.
– 여자 친구는 없대?
– 그거 진짜 웃김. 파파라치들이 일주일 내내 쫓아다녔는데 여자를 만나는 장면을 못 찍었대.
– 나도 그거 기사로 봤어. 집, 학교, 훈련장, 집. 너무 재미없어서 포기했다더라.
“윤, 반응들이 좋네요.”
은디아예는 씩 웃으며 영상을 스킵하며 확인했다.
편집도 좋았고 출연한 선수들이 캐릭터들도 확실해서 저마다 매력이 넘쳤다.
물론 댓글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는 선수는 서하와 앙리였다.
은디아예는 재미있는 댓글들을 하나하나 읽어 주며 서하를 놀려 먹었다.
툭툭. 툭툭툭. 툭.
서하는 반응하지 않았다.
반응하면 신이 나서 입을 나불나불 열어 댈 테니까.
그저 묵묵히 양발과 몸 전체를 사용해 공을 컨트롤할 뿐이었다.
몸 풀기가 끝나자 은디아예는 어깨를 으쓱하며 서하에게 바나나를 건넸다.
“요리는 언제부터 한 거예요?”
서하는 바나나를 한 입 베어 물며 공을 위태롭게 발 위에 올렸다.
“혼자 있을 때 조금씩 익혔죠.”
“칼 솜씨가 예사롭지 않던데.”
“재능이 있더라고요.”
자취 생활만 20년.
축구 선수 시절보다 긴 시간 동안 직접 요리했던 터라 어떤 음식이든 문제없었다.
경연 대회에서 만든 찜닭은 기본이고 웬만한 음식은 눈대중으로 보고 만들 줄 알았다.
은디아예는 바나나 껍질을 받으며 서하에게 서류를 건넸다.
“광고 일정이에요.”
“2월에 잡혔네요?”
“프리미어 리그는 12월하고 1월은 바쁘잖아요. 여기에 맞춰야죠.”
“칼링컵 결승 다음 날이면 나쁘지 않네요. 혹시 어떤 선수가 오는지 알아요?”
은디아예는 어깨를 으쓱거렸다.
“각 리그를 대표하는 넥스트 제너레이션들만 모인다는데 누가 선정됐는지 알려 주지 않더라고요.”
“비밀이라면서요?”
“그렇죠. 하지만 예상되는 선수들이 몇몇 있죠. 말라가의 이스코, AC밀란의 스테판 엘 샤라위, 도르트문트의 마리오 괴체.”
“마리오 괴체는 저번에 만나 봤는데 공을 잘 찼어요.”
“확실히 도르트문트의 공격 전개를 도맡았죠. 좋은 선수임은 틀림없어요. 저는 개인적으로 이스코에 눈이 가네요.”
서하는 짐짓 모른 척 은디아예를 바라보며 물었다.
“이스코요?”
“스페인에서 떠오르는 스타죠. 윤하고 굉장히 비슷한 스타일인데 드리블을 많이 하는 선수예요. 정확히는 윤보다는 발이 느리고 피지컬이 약하지만, 테크닉에서는 밀리지 않는다고 해야 할까요? 지금처럼 꾸준히 출전하면서 좋은 모습을 보여 준다면 빅 클럽 이적은 시간문제겠죠.”
서하는 은디아예의 후한 평가에 고개를 끄덕였다.
말라가 시절은 이스코라는 이름을 널리 알린 시절이었다.
어린 나이임에도 소속 팀에서 준수한 활약을 펼치는 이스코를 원하지 않을 빅 클럽은 없었다.
말라가 때 활약으로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해 명성에 걸맞은 활약을 펼쳤다.
은디아예는 슬쩍 손목시계를 보더니 바나나 껍질을 쓰레기통에 넣으며 입을 열었다.
“슬슬 출발해야죠.”
서하는 간단히 짐을 챙겨 나온 후 조수석에 앉았다.
그동안 훈련장 출근은 파커가 맡아 왔지만, 오늘은 급한 일이 생겨 은디아예가 대신 나왔다.
은디아예는 운전석에 앉자마자 클래식 음악을 틀었다.
안토닌 드보르작의 교향곡 제9번 신세계로부터였다.
“괜찮네요.”
1악장이 끝나고 2악장으로 들어갈 때쯤 런던 콜니 훈련장에 도착했다.
입구부터 많은 팬이 선수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창문 내릴까요?”
예정보다 조금 일찍 도착했던 터라 시간은 많았다.
서하는 고개를 끄덕였다.
팬 서비스도 프로 선수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이었으니까.
창문이 내려가고 서하의 앳된 얼굴이 드러나자 팬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달려왔다.
보이는 숫자만 오십이 넘어갔다.
서하가 나타났다는 소식을 들은 팬들이 계속해서 모이자 안전 요원들이 황급히 달려와 통제에 나섰다.
“밀지 마시고 천천히!”
“한 줄로 서요! 한 줄!”
다행히 팬들이 안전 요원의 통제를 따라 주며 사고가 일어나는 걸 막을 수 있었다.
서하는 자신의 이름과 등 번호를 마킹한 유니폼에 정성스레 사인해 줬다.
사인은 기본이었고 사진도 흔쾌히 허락했다.
“윤! 같이 사진 찍어요!”
“물론이죠.”
포즈는 항상 똑같았다.
최대한 웃으면서 한 손은 브이 자를 만들고 입과 턱을 살짝 가린 자세였다.
팬들 사이에서는 윤’s pose로 굉장히 유명했다.
“윤! 며칠 전에 영상 봤어요! 요리 실력이 엄청나던데요?”
“고마워요.”
현지인 이외에도 한국에서 온 팬들도 꽤 많았다.
서하는 멀리서 온 팬들에게도 최선을 다해 팬 서비스 해 줬다.
가끔 선을 넘는 질문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응원하는 말이었다.
“윤 선수, 인터뷰 좀.”
“인터뷰는 구단이나 제 에이전트를 통해 말씀해 주세요.”
기자들이 독점 인터뷰를 따기 위해 팬 행세 하는 일은 이제 놀랍지 않았다.
이틀이나 삼 일에 한 번 꼴로 나타나곤 했으니까.
은디아예가 손목시계를 툭툭 치자 서하는 팬들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남기며 팬 서비스를 종료했다.
“윤, 살짝 아슬아슬했어요.”
서하는 고개를 끄덕였다.
더 지체했으면 지각이었다.
팻 라이스는 규율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지도자였기에 한 번이라도 지각하면 벌금을 강하게 물었다.
예외는 없었다.
주차장에서 내린 후 짐을 챙겨 로커 룸으로 향했다.
로커 룸에는 이제 막 도착한 선수들이 붐볐다.
서하를 본 벨라가 구릿빛 피부를 자랑하며 손을 흔들었다.
“윤! 어서 와.”
“언제 왔어?”
“이제 막. 아까 살짝 봤는데 입구에서부터 인기가 엄청나던걸?”
벨라가 부러운 눈빛으로 말하자 옆에서 옷을 갈아입던 프림퐁이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열었다.
“맞아. 특히 여자들이 많더라.”
“윤이 엄청 잘생긴 편은 아닌데 키도 크고 얼굴도 작은 편이라 여자들한테 인기가 많은 상이지.”
“혹시 마음에 드는 여자 없었어?”
프림퐁이 슬쩍 떠보자 로커 룸에 있던 선수들이 서하를 바라봤다.
서하는 이런 일로 주목받기 싫었던 터라 고개를 저으며 트레이닝복으로 갈아입었다.
“전화번호 달라고 할 텐데.”
“퐁퐁, 요즘에는 다 인터넷으로 번호를 따. 비밀리에 만난다고.”
“산쵸, 혹시 경험자야?”
벨라는 황급히 고개를 저었다.
“아, 아니. 나도 들은 이야기야.”
“에이! 해 본 것 같은데?”
두 사람이 투덕거리는 사이 아르샤빈이 다가와 조언을 건넸다.
“윤, 여자들을 조심해. 잘못 만나면 한 번에 훅 갈 수 있어. 지금은 축구에만 전념할 때야. 네가 잘하면 너 좋다고 하는 애들 많이 나타날 테니까 너무 조급해하지 말고. 알겠지?”
서하는 아르샤빈의 조언에 멍하니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여자 문제를 조언하는 아르샤빈이라니 전혀 어울리지 않았다.
하프 타임 때 몰래 포르노를 보다가 걸리거나 연예인 외모 품평하는 사람이 그였다.
기가 차서 말이 나오지 않았지만, 괜히 얼굴을 붉히고 싶지 않았던 터라 반응하지 않았다.
로커 룸에 있는 선수들 모두 서하와 같은 생각이었다.
“이러다가 늦겠다. 다들 빨리 갈아입고 나와!”
베르마엘렌이 서둘러 정리하자 선수들이 하나둘씩 짝을 지어 로커 룸을 나섰다.
아르샤빈이 나가자 베르마엘렌은 서하를 바라보며 말했다.
“틀린 말은 아니라는 거 알지?”
“난 여자 만날 생각 없어.”
“그러면 다행이고. 먼저 간다.”
베르마엘렌은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며 로커 룸을 빠져나갔다.
* * *
쌀쌀한 날씨임에도 선수들은 부지런히 뛰어다니며 훈련에 적극적으로 임했다.
“패스해! 더 빨리! 좋아!”
툭툭. 툭.
오랜만에 모습을 비춘 아부 디아비가 날렵한 몸놀림을 보여 주며 정교한 패스 실력을 뽐냈다.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했는지 본인도 신이 난 얼굴이었다.
“좋아!”
서하는 디아비의 롱 패스를 발바닥으로 받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오랫동안 경기에 뛰지 못했음에도 감각은 여전히 살아 있었다.
패스며 드리블이며 넓은 시야까지 디아비의 합류는 지친 미드필더진에 한 줄기 빛과 같았다.
벵거 감독은 일주일 정도 더 두고 본 후 문제가 없으면 경기에 출전시키겠다고 공언했다.
유리 몸의 대명사로 유명했던 터라 코치들은 디아비의 몸 상태를 수시로 체크했다.
“발목은 어때?”
“괜찮아요. 아프지 않아요.”
“좋아. 무리하지 말고 천천히. 조금이라도 아프면 말해. 알겠지?”
“물론이죠.”
가벼운 몸 풀기 훈련이 끝났다.
팻 라이스는 꿀맛 같은 휴식을 취하던 선수들을 불러 모았다.
“세트 피스 훈련에 들어가기에 앞서 새로운 선수를 소개하고자 한다. 다들 환영해 주도록 해.”
팻 라이스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훈련장 밖에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선수들의 시선이 일제히 입구로 쏠렸다.
새로운 선수가 모습을 드러낸 순간 선수들의 입에서 환호성이 쏟아졌다.
“우와아아아!”
“진짜야?”
서하는 익숙한 얼굴로 보며 피식 웃고는 힘찬 박수를 보냈다.
오늘의 주인공은 벵거 감독을 비롯해 코치진과 가벼운 포옹을 나눴다.
“티티, 얼굴이 많이 좋아졌네. 미국 물이 좋은가 봐?”
“하하하! 나쁘지 않죠.”
그는 얼마 전에 프로그램에 출연해 화제를 불러일으킨 아스날의 레전드, 티에리 앙리였다.
앙리는 중앙으로 자리로 옮겨 선수들의 시선을 끌며 씩 웃었다.
“오랜만에 훈련장에 오니 기분이 새롭네. 다들 만나서 반가워. 혹시 나 모르는 사람 있나?”
“그럴 리가 있겠어요.”
반 페르시가 대신 대답하자 앙리는 장난스러운 얼굴로 안도했다.
“휴, 다행이다. 어린 선수들이 워낙 많아서 날 잊은 줄 알았잖아.”
“아무리 그래도 티티는 못 잊죠! 맞지, 윤?”
서하는 고개를 슬쩍 끄덕였다.
런던의 왕, 티에리 앙리를 모르는 축구 팬은 존재하지 않았다.
앙리는 서하를 바라보며 웃었다.
“저번에는 일정이 너무 바빠서 제대로 대화를 나누지 못했는데 오늘 같이 훈련받을 생각하니까 기대가 되는걸?”
“저도 정말 기대가 되네요.”
좋은 분위기가 만들어지던 찰나 반 페르시가 치고 나왔다.
“아! 티티, 윤의 별명 알아요?”
“이블 지니어스 아니었나?”
“에이! 그거 말고요. 다른 거 있잖아요. 다른 거.”
앙리는 그제야 생각났다는 듯 손뼉을 치며 환하게 웃었다.
“아! 코리안 지단! 윤! 네가 정말 코리안 지주(지단 애칭)가 맞는지 한번 볼까?”
부담스러운 눈빛에도 서하는 피하지 않고 자연스레 흘려 보냈다.
마침 바라던 바였다.
프랑스 대표 팀에서 수도 없이 호흡을 맞춰 온 두 사람의 퍼포먼스를 오늘 이 자리에서 구현하는 그림도 나쁘지 않았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