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enius midfielder is back RAW novel - Chapter (74)
천재 미드필더가 돌아왔다-75화(73/201)
75화 경기를 지배하는 자
프리미어 리그 25라운드 토트넘와 아스날의 경기.
리그 1위를 달리는 아스날과 리그 4위와 5위를 오가며 챔피언스 리그 진출권을 따내려는 토트넘.
아스날은 7년 만에 찾아온 리그 우승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토트넘을 이긴다면 2위인 맨체스터 시티와 격차를 10점 차로 벌릴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4일 후에 열릴 칼링컵 결승전도 중요했지만, 아스날은 오늘 경기가 가장 중요했다.
베스트 일레븐을 출전시킨 벵거는 승리의 의지를 내비쳤다.
하지만 라이벌리답게 전반전 초반부터 심상치 않았다.
토트넘은 약을 잘못 먹었는지 굉장히 거칠게 나왔다.
주심 성향이 몸싸움에 관대하다는 걸 노리고 아스날에게 거친 몸싸움을 걸어왔다.
“아악!”
공중 볼 경합을 펼치던 반 페르시가 몸부림치며 쓰러졌다.
반 페르시가 먼저 자리를 잡고 점프하자 뒤늦게 레들리 킹이 달려와 팔꿈치로 등을 찍었다.
심각한 반칙 행위였음에도 주심은 휘슬을 불어 경기를 중단할 뿐.
카드는 물론 경고조차 나오지 않았다.
옆에서 그 장면을 본 서하는 주심에게 달려가 거칠게 항의했다.
“이건 경고라도 줘야죠! 뒤에서 이렇게 팔꿈치로 찍었다니까요!”
“흥분하지 말고 물러서.”
“아니! 제 말은!”
“윤! 그만! 이러다가 카드 나와.”
“하지만!”
“카드 나오면 우리만 손해야! 이럴 때일수록 침착해야 해!”
아르테타는 서하의 가슴을 밀치며 주심과 멀찍이 떨어뜨렸다.
뒤늦게 화를 가라앉힌 서하는 숨을 길게 내쉬며 아르테타의 말을 듣는 둥 마는 둥 했다.
“쟤들이 계속 거칠게 나오고 있거든? 흥분해서 달려들면 우리만 손해야. 그러니까 침착하게. 빠르게 공을 돌리면서 득점부터 가져가자. 알겠지?”
“알겠어.”
서하는 고개를 끄덕이며 의료진의 부축을 받으며 자리에서 일어나는 반 페르시를 바라봤다.
의료진은 벤치를 향해 괜찮다는 사인을 보냈다.
정말 다행이었다.
반 페르시가 빠지면 득점을 책임져 줄 선수가 마땅치 않았다.
티에리 앙리는 원 톱보다는 투 톱에서 활약하는 선수고 마루앙 샤막은 네이션스컵에서도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 주지 못했다.
셰인 롱은 훈련 중에 발목을 다쳐 당분간 경기를 뛸 수 없었다.
서하는 걱정스러운 얼굴로 반 페르시에게 다가가 물었다.
“등은 좀 괜찮아?”
“아프긴 한데 뛰는데 문제없어. 윤, 너도 조심해라. 얘들 작정하고 담그려는 것 같아.”
서하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벤치에서 견제 지시가 떨어졌는지 평소보다 타이트하게 압박하고 공이 빠져나간 다음에도 거칠게 다뤘다.
문제는 서하뿐만 아니라 지난 경기에서 활약한 로이스와 벨라도 거칠게 다룬다는 점이었다.
로이스는 드리블을 치기도 전에 몸싸움에 밀려 플레이에 제한을 받았고 벨라는 아예 움직임을 거의 봉쇄당했다.
중앙으로 침투하려는 움직임을 가져가는 순간 바짝 달라붙어 몸으로 밀쳐 냈다.
벨라는 밸런스가 나쁘지 않았음에도 토트넘 선수들의 타이트한 압박에 고전을 면치 못했다.
초반 주도권을 잡고 밀어붙이는 아스날의 플레이가 나오지 않자 경기 양상은 이상하게 흘러갔다.
토트넘은 타이트한 압박과 블록 수비로 아스날이 잘하는 플레이를 완벽하게 막아 냈다.
수비가 되자 자연스레 공격 전개에 탄력을 받았다.
“나초! 측면 막아!”
모드리치의 패스를 받은 아론 레넌이 속도를 살려 사이드로 파고들었다.
몬레알은 레넌의 속도를 의식하면서도 중앙에서 움직이는 반 더 바르트를 신경 썼다.
하지만 너무 신경 쓴 나머지 레넌의 도박수를 생각하지 못했다.
“……!”
레넌은 반 더 바르트에게 패스하고 몬레알의 뒤로 뛰었다.
몬레알이 의식했을 때는 이미 레넌의 발밑으로 공이 굴러가고 있었다.
황급히 코시엘니가 레넌에게 따라붙었으나 속도가 붙은 레넌을 완벽하게 마크하기 어려웠다.
“크로스!”
누군가의 외침에 레넌은 지체하지 않고 크로스를 올렸다.
궤적은 좋은 편이 아니었다.
발목에 힘을 많이 줬는지 공이 박스 밖으로 날아갔다.
메르테자커가 가볍게 헤딩으로 걷어 내려는 찰나.
뒤에서 베일이 달려와 메르테자커의 등을 치고 어깨에 손을 잡으며 올라타 헤딩을 가져갔다.
“악!”
강한 충격에 메르테자커는 완전히 균형을 잃어버렸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도 슈체스니는 자신의 역할을 망각하지 않았다.
즉각적으로 반응해 몸을 날렸다.
탕!
공은 슈체스니의 장갑을 스치며 골대를 맞고 밖으로 나갔다.
베일은 두 손을 머리 위로 감싸 쥐고 굉장히 아쉬워했다.
반면 메르테자커는 잔디에 쓰러져 일어서지 못했다.
땅에 잘못 디뎠는지 고통스러운 얼굴로 발목을 부여잡았다.
주심은 메르테자커의 부상이 심상치 않다고 생각했는지 의료진을 호출했다.
하지만 주심의 역할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메르테자커의 부상을 보고 눈이 돌아간 아스날 선수들이 베일에게 달려들었다.
토트넘도 이에 질세라 베일을 보호하기 위해 막아섰다.
주심은 휘슬을 불며 뒤엉킨 선수들을 말리느라 애를 먹었다.
뒤늦게 달려온 서하는 토로시디스와 디아비를 무리에서 떼어 냈다.
주심은 소동을 일으킨 선수들에게 전부 옐로카드를 꺼냈다.
양측이 골고루 3장씩 나눠가졌음에도 불만은 사라지지 않았다.
감정싸움으로 번지려 하자 주심은 양 팀의 주장들을 불렀다.
“지금 경기가 너무 열이 올라 있어. 이러다가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으니 동료들을 다독이게.”
반 페르시와 레들리 킹은 알겠다며 고개를 주억거렸다.
두 사람은 눈도 마주치지 않았다.
이미 한 차례 충돌했던 터라 감정이 격해져 있었다.
“쟤들이 자꾸 거칠게 나오는데 우리도 반쯤 죽이자.”
“로빈, 진심이야?”
서하가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묻자 반 페르시는 자신의 등을 가리켰다.
“아직도 저 자식한테 팔꿈치로 찍힌 등이 아직도 쑤셔. 그리고 나뿐만 아니라 멀대도 당했는데 우리도 갚아 줘야지! 안 그래?”
반 페르시의 말에 다들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전반전 중반까지 토트넘의 거친 플레이에 여기저기 상처를 입었던 터라 갚아 줄 타이밍만 재고 있었다.
서하는 슬쩍 벤치를 바라봤다.
아직까지 지시는 없었다.
전력에 큰 공백이 생기자 혼란스러운 모습이었다.
메르테자커의 갑작스러운 부상에 요한 주루를 준비시키고 있었다.
서하는 토트넘의 전략에 말려 들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지만, 속은 굉장히 답답했다.
부숴 버리고 싶었다.
이성을 잃지 않은 아르테타가 동료들을 진정시키려고 했지만, 스위치가 켜진 이상 불가능했다.
이건 자존심 싸움이었다.
보통 아스날은 거칠게 나오는 팀들을 상대를 만나면 몸을 사렸다.
부상도 부상이지만, 아름다운 축구를 추구하는 벵거볼이 그들의 발목을 붙잡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스날만 만나면 유독 거칠게 플레이하는 팀들이 많았다.
거친 플레이에 부상자들이 속출했고 오늘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오늘은 달랐다.
라이벌리에서는 아름다운 축구고 뭐고 없었다.
싸움을 걸어오면 끝을 봐야 했다.
반 페르시를 필두로 아스날 선수들은 플레이를 바꿨다.
아부 디아비는 드리블로 돌파하려는 베일을 어깨로 들이밀어 강하게 사이드 밖으로 밀어 버렸다.
“아악!”
베일이 외마디 비명과 함께 전광판까지 데굴데굴 굴러갔다.
디아비는 어깨를 만지며 고통스러워하는 베일에게 힘껏 소리쳤다.
“엄살 피우지 말고 일어나! 삼류 배우 새끼야!”
디아비의 돌발 행동에 홈 팬들은 환호성을 보냈다.
“우와아아아!”
파워풀한 플레이에 놀라기도 했지만, 아스날 선수들이 피하지 않고 맞선다고 생각하자 아예 힘을 실어 주었다.
홈 팬들은 베일에게 조롱을 날리며 디아비의 말을 순식간에 찬트로 바꿔 불렀다.
“베일! 엄살 피우지 마! 너의 연기는 삼류 배우보다 못하거든!”
“오오오오! 베일은 삼류 배우보다 못하다네! 오오오오!”
뭔가 어눌하고 멜로디에 맞지 않았지만, 홈 팬들은 좋아했다.
토트넘에서 슈퍼스타로 발돋움한 베일이 아직도 일어나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결국 메르테자커에 이어 베일도 부상으로 뛰지 못하자 분위기는 굉장히 험악해졌다.
양 팀 선수들은 상대가 공을 잡으면 거칠게 발부터 나갔다.
생각 이상으로 거칠어지자 서하는 잘못됐다고 느꼈지만, 광기에 사로잡힌 선수들을 말리지 못했다.
그저 최선을 다해 토트넘 선수들의 태클을 피하고 몸싸움을 이겨 내고 볼을 전개했다.
“로이스!”
서하는 허벅지에 가해지는 충격을 참고 측면으로 벌려 줬다.
디딤발이 흔들렸음에도 공은 정확하게 로이스의 발 앞에 떨어졌다.
로이스는 카일 워커를 앞에 두고 공을 툭툭 특유의 리듬으로 차며 천천히 전진했다.
워커는 자세를 살짝 낮추고 거리를 재며 측면으로 몰아내려 했다.
하지만 로이스는 워커의 수를 읽고 양발로 툭툭 공을 차며 바디 페인팅을 섞어 순간적으로 돌파를 시도했다.
타이밍을 뺏긴 워커는 팔로 로이스를 잡아 당겨 넘어뜨렸다.
“아악!”
경고가 나와도 이상하지 않을 반칙이었다.
페널티 박스 바로 앞에서 넘어진 로이스는 주심을 바라봤다.
하지만 주심은 고개를 저었다.
반칙이 아니라며 일어서라는 제스처를 보였다.
로이스는 억울함을 넘어서 황당한 표정을 지으며 소리쳤다.
“아니! 이게 왜 반칙이 아니야!”
반칙을 한 워커도 당황했지만, 재빨리 뒷공간으로 침투하는 레넌을 보고 길게 넣어 줬다.
몬레알과 코시엘니가 뒤늦게 레넌의 움직임을 인지하고 방향을 바꿔 달렸다.
레넌은 굉장히 빨랐다.
나갈 것처럼 보였던 공을 슬라이딩 태클로 간신히 살려 내 페널티 박스 안으로 공을 몰았다.
“막아!”
슈체스니의 외침에 코시엘니가 숨을 헐떡거리며 몸을 욱여넣다시피 집어넣었다.
레넌은 성급하게 움직인 코시엘니의 빈틈을 찾았다.
가랑이 사이로 공을 굴리고 뒤로 뛰어들어갔다.
“……!”
깜짝 놀란 코시엘니는 레넌의 팔을 강하게 잡아당겼다.
레넌은 팔을 뿌리치며 달려가려 했으나 코시엘니의 팔 힘이 더 강했다.
하얀색 유니폼이 쭉 늘어나다가 레넌이 뒤로 넘어졌다.
코시엘니는 레넌을 보지도 않고 공을 길게 걷어 냈다.
삐익!
주심의 휘슬이 울렸다.
바로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코시엘니는 황당한 표정을 지으며 양 팔을 벌렸다.
“이게 왜 반칙이에요!”
“팔 잡아당겼잖아.”
주심은 코시엘니에게 옐로카드를 안겨 주었다.
이해할 수 없는 판정에 아스날 선수들은 주심에게 달려들었다.
토로시디스와 디아비는 멱살을 잡을 기세로 달려들었고 아르테타와 반 페르시가 간신히 막아 냈다.
주심에게 항의하는 것과 손을 대는 것은 엄연히 차이가 있었다.
손을 대는 순간 즉시 퇴장이 나와도 이상하지 않았으니까.
하지만 주심은 여기서 아스날에게 가혹한 판정을 내렸다.
자신의 몸과 접촉한 토로시디스에게 퇴장을 명령했다.
항의하던 토로시디스는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
“왜 퇴장이야?”
“이건 너무하잖아요!”
만류하던 아스날 선수들도 주심의 판정을 이해할 수 없다며 격하게 항의했지만,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돌아가.”
이에 벵거가 주심의 판정에 격하게 항의하며 물병을 걷어찼다.
걷어찬 물병이 경기장 안으로 들어간 걸 본 주심은 벵거에게 다가와 즉각 퇴장 명령을 내렸다.
벵거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순식간에 선수와 감독이 퇴장당하자 홈 팬들은 주심을 향해 독설을 날리기 시작했다.
“주심 개새끼야! 뇌물 처먹었냐?”
“눈 제대로 뜨고 다녀!”
“밤길 조심해! 씹새야!”
이물질을 경기장으로 던지기 시작하자 경기가 잠시 중단됐다.
홈 팬들이 엄청 성난 얼굴로 소리치자 호기롭게 응원하던 원정 팬들은 가만히 있었다.
기세 좋은 아스날을 꺾을 절호의 기회인데 굳이 승리를 걷어찰 필요가 없었다.
마침 주심의 판정도 유리하게 작용했던 터라 눈치만 살폈다.
홈 팬들의 소동은 안전 요원들이 투입된 지 한참이 지나서야 잠잠해졌다.
잠시 숨어 있던 주심은 선수들과 함께 당당하게 걸어 나왔다.
홈 팬들은 야유를 퍼부었지만, 주심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바로 페널티킥을 진행했다.
키커는 라파엘 반 더 바르트.
“우우우우우우!”
홈 팬들의 야유가 쏟아졌다.
슈체스니는 살짝 긴장한 얼굴로 가볍게 몸을 풀며 반 더 바르트의 발을 예의 주시 했다.
삐익!
주심이 휘슬을 불자 반 더 바르트는 천천히 걷다가 갑자기 왼발로 강하게 때렸다.
방향을 잡은 슈체스니는 몸을 날렸지만, 구석으로 강하게 빨려 들어가는 슛을 막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