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enius midfielder is back RAW novel - Chapter (77)
천재 미드필더가 돌아왔다-78화(76/201)
78화 결승전 (1)
[11/12 칼링컵 결승전! 축구의 성지!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펼쳐지는 아스날과 리버풀의 경기의 중계를 맡은 HBS 스포츠의 캐스터 김윤하입니다.] [해설 심훈기입니다.] [경기 시작 전부터 양 팀의 열기가 굉장히 뜨거운데요! 경기에 들어가기에 앞서 이번 시즌 윤서하 선수의 칼링컵 성적이 나오고 있네요! 3경기 3골 3도움! 나올 때마다 골을 넣고 있네요!] [어느 팀을 상대하든 윤서하 선수는 자신의 퍼포먼스를 보여 주거든요. 칼링컵에서 만난 팀들도 예외는 아니죠.] [역시! 윤서하 선수입니다! 오! 현지 매체에서도 윤서하 선수가 오늘 경기의 핵심 선수로 뽑혔네요. 윤서하의 발끝에 아스날의 우승이 걸려 있다! 크으! 정말 멋집니다!] [사실 EFL컵이 팬들의 기대와는 다르게 구단들은 별로 달갑게 생각하지 않을 때가 많지만, 오늘처럼 빅 클럽들 간의 결승전이면 자존심 싸움으로 번지거든요. 이번 시즌 트로피를 들어 올릴 좋은 기회이기도 하고 말이죠.] [그렇습니다! 특히나 아스날은 트레블도 가능하거든요. 나폴리 원정에서 3점 차 이상으로 지지 않는다면 챔피언스 리그 8강 진출이고 FA컵은 이미 8강에 올랐죠. 리그는 1위고 말이죠.] [아스날 팬들 사이에서는 트레블보다는 리그 우승을 좀 더 열망하지만, 기회가 온다면 잡아야죠. 물론 아스날의 상황이 녹록하지 않아서 리그 우승에 집중해야 할 때긴 합니다. 자칫 세 마리 토끼를 노리려다가 전부 실패하면 치명타거든요.] [그래서 오늘 경기가 더더욱 중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칼링컵을 우승한다면 좋지 않은 흐름에서 벗어나 다시 기세를 이어 나갈 수 있지 않겠습니까?] [다음 달 초에 바로 리벤지 매치가 있는데 여기에도 영향을 줄 테고 말이죠.] [맞습니다! 자! 드디어! 양 팀 선수들이 경기장으로 들어오고 있습니다!] [선수들의 표정이 재미있네요. 아스날 선수들은 긴장했다기보다는 웃고 있고 리버풀 선수들은 잔뜩 굳어 있어요.] [확실히 그렇게 보이네요. 자! 먼저 아스날의 선발 라인업부터 보시겠습니다. 보이치에르 슈체스니, 키어런 깁스, 로랑 코시엘니, 요한 주루, 미야이치 료, 엠마누엘 프림퐁, 토마시 로시츠키, 카를로스 벨라, 윤서하, 제르비뉴 그리고 로빈 반 페르시가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나왔습니다.] [아스날에 부상자들이 많아 수비 라인에 변화를 줄 수밖에 없죠. 오늘 관건은 아스날이 실점을 얼마나 덜 하느냐와 윤서하 선수가 얼마나 빨리 리버풀의 단단한 방패를 뚫을 수 있으냐에 달려 있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이번 시즌 리버풀이 득점은 저조해도 실점은 굉장히 적죠?] [맞습니다. 스크르텔과 캐러거 조합이 안정적인 수비로 팀을 간신히 지옥에서 끌어 올리고 있거든요. 전반기에는 아스날이 리버풀을 생각보다 쉽게 이겼지만, 후반기 리버풀은 그때와는 조금 다릅니다. 좀 더 신중하게 공격을 전개해야 해요.] [그렇군요! 이어서 리버풀의 선발 라인업을 보시죠!]주장 완장을 찬 반 페르시가 선수들을 불러 모았다.
선수들이 둥글게 원을 그리며 옹기종기 모였다.
반 페르시는 진중한 표정을 지으며 동료들을 바라봤다.
“다들 결승전 무대는 오랜만이고 처음이라 긴장되고 떨릴 거야. 하지만 별거 없어. 우리는 늘 하던 대로 플레이하면 돼. 단지 우리의 멋진 경기를 보러 와 준 팬들이 평소보다 많아졌을 뿐이고 원정 팬들도 좀 늘어났을 뿐이거든.”
반 페르시가 홈과 원정 팬으로 나누어 취급하자 다들 피식 웃었다.
“그러니 더 잘하려고 하지 마. 정말로 딱 1인 분만 해도 돼. 꿀릴 것 없어! 리버풀 놈들? 쟤들 이번 시즌에 병신인 거 다 알잖아? 심지어 우리는 전반기에 쟤들 그냥 털어 버렸잖아. 정말 힘들면 그때를 생각해. 내가 어떻게 플레이했는지 기억하면 한결 수월해질 거야.”
선수들의 얼굴에 열기가 가득 차오르자 반 페르시는 유니폼 왼쪽에 있는 구단 엠블럼을 거칠게 두드렸다.
탁! 탁!
“우리가 왜 최고인지 보여 주자.”
서하는 조금 놀랐다.
정말이지 놀라운 연설이었다.
전반기에 주장으로서 인정받지 못할 때를 생각하면 격세지감이 느껴질 정도였다.
파이팅 넘치는 목소리로 기합을 넣고 각자 자리로 향했다.
반 페르시와 서하는 센터 서클 안으로 들어갔다.
서하가 슬쩍 바라보자 반 페르시가 볼을 만지며 물었다.
“윤, 왜 그렇게 봐? 내 얼굴에 뭐 묻었어?”
“아무것도 아니야.”
“시시하긴. 어쨌든 오늘도 잘 부탁한다.”
서하는 고개를 끄덕이며 리버풀 선수들의 얼굴을 살폈다.
살이 통통 올라온 걸 보니 마치 제철 생선처럼 보였다.
갑자기 입맛이 싹 돌았다.
삐익!
주심이 휘슬을 불자 공을 받은 서하는 무리하지 않고 뒤로 돌렸다.
* * *
경기 흐름은 나쁘지 않았다.
예상했던 대로 아스날은 높은 볼 점유율을 바탕으로 주도권을 쥐었고 리버풀은 선 수비 후 역습 전술을 들고 나왔다.
아스날은 라인을 높이 올렸다.
코시엘니와 주루가 실시간으로 위치를 알려 주며 동료들이 편하게 플레이할 수 있게 도왔다.
“나이스 플레이!”
프림퐁은 수아레즈가 압박하자 질질 끌지 않고 백 패스로 안전하게 처리했다.
공을 받은 코시엘니는 왼쪽 측면으로 전개했다.
깁스가 어정쩡하게 공을 받자 스튜어트 다우닝이 달려들었다.
“뒤로 돌려!”
깁스는 재빨리 백 패스로 위기에서 벗어났다.
공을 받은 프림퐁은 바로 로시츠키에게 전진 패스를 넣어 줬다.
로시츠키는 공을 툭툭 치며 온갖 어그로를 끌어댔다.
그러자 프림퐁은 압박에서 벗어나 공을 원활하게 배급하며 괜찮은 전진 패스를 넣어 주기 시작했다.
두 사람이 역할을 분담하는 사이 서하는 중앙과 측면을 활발히 오가며 공간을 만들었다.
측면으로 이동해 공을 잡으면 제르비뉴와 벨라가 중앙으로 침투하는 그림이 만들어지자 리버풀은 좀 더 타이트하게 간격을 좁혔다.
“오우우우!”
역시나 리버풀의 센터백은 만만치 않았다.
서하가 드래그 백과 백 힐로 감각적인 패스를 넣어 주고 제르비뉴가 공을 잡고 드리블을 가져갔다.
하지만 드리블 방향을 읽은 캐러거가 깔끔한 태클로 걷어 냈다.
반대편도 비슷했다.
로시츠키와 2대1 패스를 주고받은 벨라는 곧바로 슈팅을 가져갔으나 스크르텔이 빠르게 나와 저지했다.
공을 잡은 리버풀은 무서웠다.
중원을 거치지 않고 측면으로 길게 롱 패스를 뿌렸다.
정확도는 떨어졌지만, 수아레즈와 앤디 캐롤이 빠른 발을 이용해 경합을 벌이자 포백 라인이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했다.
팻 라이스가 패스 미스를 저지를 뻔한 료에게 소리쳤다.
“료! 침착하게! 옆에 사람 있으니까 급하게 패스하지 마!”
“우와아아아아!”
하지만 웸블리 스타디움이 팬들의 환호성으로 뒤덮이자 팻 라이스의 말은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다.
“윤! 윤!”
“뒤에! 조심!”
서하는 감각적으로 위험을 느끼고 180도 돌며 태클을 피했다.
곧바로 반대편으로 공을 뿌려 공격 전개를 이어 나갔다.
서하는 계속해서 부지런히 움직이며 리버풀의 빈틈을 노렸다.
다시 로시츠키의 공을 받은 서하는 제라드의 강한 압박에 무리하지 않고 다시 측면으로 벌렸다.
“후우. 쉽지 않네.”
“우와아아아아!”
“!@%&U@%!”
어느 정도 예상했지만, 관중 소리가 커 선수들 간에 의사소통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았다.
가까이 가서 말해야 간신히 알아들을 정도였다.
아스날만 겪는 문제가 아니라 리버풀도 마찬가지였다.
점점 뜨거워지는 열기 속에.
양 팀의 이렇다 할 득점 없이 시간은 빠르게 흘러갔다.
아스날은 서하를 중심으로 계속해서 잽을 날렸지만, 리버풀의 헌신적인 수비에 막히고 말았다.
리버풀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생각보다 무지성한 롱 볼 축구가 꽤 잘 먹혀 들어갔다.
“오우우우!”
캐롤이 헤딩으로 떨궈 주고 수아레즈가 과감하게 슈팅을 가져갔지만, 슈체스니의 정면으로 향했다.
전반전 40분에 나온 결정적인 기회가 날아가자 수아레즈는 아쉬움에 머리를 감싸 쥐었다.
벌써 전반전 45분.
정규 시간이 끝나고 아스날에게 마지막 공격이 주어졌다.
“후우.”
서하는 득점 없이 전반전을 마치고 싶은 마음이 없었다.
한 번만, 딱 한 번만 리버풀의 수비 집중력이 흐트러진다면 충분히 득점으로 연결할 수 있었다.
“로사!”
서하의 외침에 로시츠키가 빠르게 공을 몰며 중앙선을 넘어왔다.
리버풀 선수들은 달려들지 않고 간격을 유지한 채 자리를 지켰다.
서하와 로시츠키의 창의적인 플레이를 막느라 진이 빠졌던 터라 들어오면 공간에 묶어 두고 움직임을 제한하려고 했다.
이 전략은 어느 정도 먹혀들었다.
하지만 한 가지 잊고 있었다.
서하의 움직임을 순간적으로 놓쳤다는 걸.
서하와 눈이 마주친 로시츠키는 루카스 레이바와 제라드의 간격이 살짝 벌어졌다는 걸 눈치 채고 그 사이로 공을 밀어 넣었다.
“윤!”
공은 대지를 가르며 리버풀 선수들을 하나둘씩 지나쳤다.
엄청난 속도로 질주하던 공은 서하와 가까워지자 속도가 확 줄어들었다.
서하는 이를 놓치지 않았다.
제라드는 황급히 몸을 돌려 서하의 유니폼을 잡으려 했지만, 서하의 발이 먼저 움직였다.
공을 가볍게 툭 건드렸다.
발바닥으로 공을 굴리며 몸을 비튼 후 제라드의 팔을 뿌리쳤다.
빠른 턴 동적으로 완벽하게 벗겨 낸 서하는 리버풀의 포백 라인이 흐트러졌다는 걸 놓치지 않았다.
왼발로 한 번, 오른발로 한 번 툭 차며 스크르텔과 풀백인 엔리케 사이를 단숨에 돌파했다.
“안 돼!”
“우와아아아!”
팬들의 환호를 뒤로 하고 박스에 들어온 서하는 오른발로 공을 살짝 대며 속도를 죽였다.
속도가 죽자 오른쪽으로 방향을 꺾었다.
완벽한 오픈 찬스.
하지만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남아 있었다.
리버풀의 골키퍼, 레이나였다.
노련한 골키퍼는 슈팅 각도를 좁히며 달려오고 있었다.
슈팅 각도가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아주 작은 공간이 보였다.
서하는 파 포스트에 시선을 둔 채 레이나가 가까이 다가오자 발등으로 찍어 올렸다.
“어?”
당황한 그가 손을 뻗었지만, 이미 공은 골문으로 향하고 있었다.
레이나의 키를 훌쩍 넘겨 한 번 바운드되며 골문으로 굴러갔다.
캐러거가 달려와 발을 쭉 뻗으며 공을 밖으로 내보내려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공은 선을 넘어 버렸으니까.
정말 아슬아슬했다.
전반전 막바지에 나온 서하의 득점에 웸블리 스타디움은 아스날 팬들의 환호성으로 뒤덮였다.
“우와아아아아아!”
“윤! 윤! 윤!”
서하는 코너 에어리어로 달려가 무릎 슬라이딩 세리머니를 펼치며 고개를 두 번 끄덕였다.
뒤늦게 동료들이 달려와 서하의 골을 축하해 주었다.
“역시 윤이야! 마무리를 지을 줄 알았다니까!”
“거기서 칩 슛을 생각하다니. 미친 자식!”
“정말 미친 거 아니냐고!”
동료들의 칭찬 릴레이에 서하는 피식 웃으면서 대답했다.
“어쨌든 들어갔잖아. 그러면 된 거지.”
“자식! 폼 잡기는!”
반 페르시는 서하의 머리를 헝클어뜨리며 불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서하가 얼굴을 찌푸리자 동료들은 더 크게 웃으며 좋아했다.
반 페르시는 서하에게 옆구리를 한 대 맞고는 고통을 이겨 내려 더 큰 목소리로 소리쳤다.
“자자! 이제 후반전을 준비하자! 아오! 윤! 그만 차! 아프다고!”
“머리 좀 그만 만져!”
“엄청 까칠하게 구네.”
아스날 선수들은 두 사람의 콩트에 한 번 더 웃고는 진영으로 돌아왔다.
삐익! 삐익! 삐이익!
리버풀 선수들이 공을 차자마자 주심은 경기 종료 휘슬을 불며 전반전 종료를 선언했다.
아스날 팬들의 우렁찬 함성이 다시 한번 웸블리 스타디움을 뒤흔들었다.
스코어는 1대0.
서하의 감각적인 침투에 이은 센스 넘치는 슛으로 아스날이 리드를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