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enius midfielder is back RAW novel - Chapter (80)
천재 미드필더가 돌아왔다-81화(79/201)
81화 앞만 보고 달린다
[윤서하 선수가 반대편으로 길게 전달합니다. 정말 놀라울 정도로 정확한 롱 패스입니다! 월콧, 공을 툭툭 치며 사이드로 달립니다! 한 번 접고! 뒤로 내줍니다! 토로시디스! 그대로 크로스! 하지만 조금 깁니다! 앙리! 헤딩! 골! 골입니다! 아스날의 레전드! 티에리 앙리가 챔피언스 리그 복귀 골을 터트립니다!] [정확한 타이밍과 타점이 어우러진, 정말 멋진 헤딩 골이었어요! 토로시디스의 크로스가 조금 길었지만, 궤적이 좋아 수비수들이 걷어 내기 어려웠죠. 덕분에 뒤에서 달려오던 앙리에게 기회가 올 수 있던 것이죠!] [그렇습니다! 이제 스코어는 1대0! 아스날이 나폴리 원정에서 선제 득점을 가져갑니다! 나폴리의 챔피언스 리그 8강 진출에 적색 불이 들어왔습니다! 4골을 넣지 못하면 오늘 경기가 챔피언스 리그 마지막 경기가 될 겁니다!] [나폴리가 정말 잘 버텼지만, 아스날의 한 방을 막지 못했어요. 윤서하 선수와 반 페르시 선수에 신경 쓴 나머지 교체로 들어온 앙리가 중앙으로 움직이는 걸 놓치고 말았어요.] [득점 상황에서 앙리의 움직임이 정말 좋았죠! 마치 전성기 때 모습을 보는 듯했습니다!] [나폴리 선수들이 앙리가 선호하는 플레이를 숙지하지 못했던 것 같아요. 물론 반 페르시가 앞으로 잘라 들어오며 시선을 끌어 준 덕분에 나폴리 선수들이 앙리를 신경 쓰지 못했다고도 볼 수 있죠.] [그렇습니다. 자, 이제 남은 시간은 20분! 이대로 경기를 마친다면 아스날은 나폴리를 꺾고 챔피언스 리그 8강에 진출하게 됩니다! 윤서하 선수가 정말 많이 뛰어 주네요! 압박하는 힘이 상당합니다!]드리블로 돌파하려던 함식을 몸으로 밀어붙여 공만 쏙 빼낸 서하는 전방으로 길게 때렸다.
반 페르시는 완벽한 타이밍에 라인 브레이킹에 성공하며 공을 잡지 않고 그대로 왼발 논스톱 슛을 가져갔다.
탕!
공은 골포스트를 맞고 라인 밖으로 나가고 말았다.
타점과 궤적은 좋았지만, 발목에 힘이 많이 들어갔다.
“이게 왜 안 들어가!”
반 페르시는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해야 할 일을 수행했다.
강한 전방 압박과 측면 몰이.
지칠 법도 했지만, 반 페르시는 끝까지 최선을 다했다.
“로빈! 측면으로 몰아!”
“티티! 더 강하게 압박해 줘!”
수비 가담이 부족한 앙리도 전술에 따라 움직였다.
교체로 들어왔던 터라 다른 선수들보다 더 많이 뛰었다.
압박 스킬이 좋은 편은 아니나 나폴리 선수들을 귀찮게 만들었다.
길게 걷어 내는 나폴리 수비수.
슈체스니는 가볍게 달려와 오른쪽 측면으로 바로 패스했다.
토로시디스는 코시엘니에게 전달하고 쭉 올라갔다.
“천천히 하자!”
아스날 선수들은 천천히 후방에서 볼을 돌리며 나폴리 선수들을 끌어내려 했다.
아르테타를 대신해 원 볼란치 역할을 맡은 알렉스 송은 눈에 띄지 않지만, 공백을 잘 메꿨다.
부상에서 돌아온 베르마엘렌도 기복 없는 플레이로 무실점 경기에 힘을 보탰다.
나폴리는 분위기를 바꿔 보고자 교체 카드를 두 장 꺼내 들었지만, 반전은 없었다.
스타디오 디에고 아르만도 마라도나는 침묵으로 변한 지 오래였다.
열광적인 응원으로 원정 팀의 무덤이라 불렸으나 오늘만큼은 아니었다.
나폴리 팬들은 슬픈 얼굴로 패배에 가까워지는 팀을 바라봤다.
하나 자리를 지켰다.
선수들이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최선을 다해 뛰었기 때문이다.
서하는 저항과 희망을 놓지 않는 나폴리 선수들을 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는 끝을 봐야 했다.
“윤!”
서하는 오른발로 공을 잡고 뒤로 한 번 뺐다가 왼발 뒤로 공을 돌리며 상대 압박을 무력화했다.
힘없이 굴러가는 공을 몬레알이 낚아채며 사이드로 몰고 갔다.
“나이스 패스!”
동시에 앙리는 중앙으로 침투했고 서하는 뒤로 슬쩍 빠져 살짝 찌그러진 삼각형을 만들었다.
언제든지 공을 받을 위치로 움직이며 동료들을 편안하게 해 줬다.
이런 움직임이 아스날 선수들에게 정말 큰 도움이 됐다.
몬레알은 무리하지 않았다.
프리하게 서 있는 서하를 보고 다시 공을 돌려줬다.
“빨리 압박해!”
“들어오지 못하도록 막아!”
8강에서 멀어졌음에도 나폴리 선수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공을 잡은 서하에게 달려들었다.
하지만 서하는 상체를 살짝 낮추고 상대 선수의 발이 드리블 공간 안으로 들어오자마자 양발로 번갈아 가며 공을 툭툭 건드렸다.
순식간에 압박을 벗겨 내며 페널티 박스 안으로 침투했다.
“젠장!”
서하의 드리블은 화려하지 않았다. 효율적이면서 치명적이었다.
하지만 여기서 멈추면 안 된다.
숨통을 끊으려면 끝을 봐야 했다.
서하는 빠르게 주변을 살폈다.
공간이 비자 나폴리 센터백이 즉각 반응하며 달려왔고 반 페르시가 얼굴로 공을 달라며 외쳤다.
양 사이드에 있던 앙리와 월콧은 골문과 거리가 멀었다.
로시츠키는 자유로웠지만, 서하보다 뒤에 위치해 있었다.
“!%!&$@&!”
사방에서 온갖 말들이 들려왔다.
하지만 깔끔하게 무시했다.
서하의 신경은 오로지 공과 나폴리 센터백에게 있었다.
하늘색 유니폼을 입은 나폴리 선수가 막아서자 머릿속으로 정보들이 빠르게 나타났다가 사라졌다.
피지컬은 좋지만, 느린 센터백.
육체와의 대화를 피하고 순간 속도와 약간의 페이크를 줘 빠르게 슈팅 공간을 만들어 낸다.
정석적인 공략 방법이었다.
‘상대도 그걸 인식하고 있겠지.’
막아서는 위치부터 달랐다.
골문과 거리가 먼 왼쪽은 돌파를 허용하되 골문과 가까운 오른쪽으로는 절대 허용하지 않겠다는 듯.
상체가 오른쪽으로 열려 있었다.
이걸 역으로 이용해 주면 된다.
왼쪽이든 오른쪽이든 슈팅할 공간이 조금이라도 나온다면 방향은 상관없었다.
심리적으로 위축된 사람은 나폴리 선수들이었으니까.
‘좋아.’
서하의 입꼬리가 미세하게 위로 움직였다가 사라졌다.
그 순간 서하의 오른발에 붙어 있던 공이 왼발로 이동했다.
꿈틀!
서하는 상대 선수의 왼발이 미세하게 앞으로 움직이자 기다렸다는 듯 놓치지 않았다.
왼발로 툭 찍어 살짝 벌어진 가랑이 사이로 공을 집어넣었다.
“……!”
이번 시즌에 서하가 가장 즐겨 쓴 넛맥, 일명 알까기.
많은 선수가 당했고 대처하기 굉장히 힘든 개인기 중 하나였다.
서하는 상대 선수를 밀치고 등을 완벽하게 차지하며 골키퍼와 1대1 상황을 만들었다.
골문 앞에서는 망설이지 않았다.
몸을 바로 비틀어 오른발로 낮고 정확하게 감아 차며 파포스트 구석으로 굴려 보냈다.
니어 포스트를 막고 있던 골키퍼는 역동작에 걸려 실점하는 장면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우와아아아아!”
나폴리의 숨통을 끊는 추가 골에 원정 팬들의 함성이 쏟아졌다.
서하는 코너 에어리어로 달려가 원정 팬들 앞에서 무릎 슬라이딩 세리머니를 펼쳤다.
진지하고 근엄한 얼굴로 두 번 고개를 끄덕이며 자신의 세리머니를 완성했다.
* * *
챔피언스 리그 8강 진출 팀들이 전부 가려졌다.
가장 이변은 역시 올림피크 리옹을 누르고 올라온 아포엘이었다.
아포엘 골키퍼, 디오니시스 키오티스의 엄청난 선방 쇼로 승부차기까지 끌고 가 승리를 거머쥐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8강에서 만나는 상대는 레알 마드리드였다.
8강 상대가 초호화 군단을 거느린 레알 마드리드로 정해지자 해외 축구 팬들은 여기까지 올라온 것만으로도 대단하다며 칭찬했다.
아포엘이 박수를 받으며 명예로운 패배를 받아들이고 있을 때.
아스날은 마냥 웃지 못했다.
[FC 바르셀로나]8강 상대가 바르셀로나로 정해지자 조 추첨식을 보던 선수들의 입에서 탄식이 흘러나왔다.
“왜 하필 바르셀로나야…….”
“벤피카도 있고 마르세유도 있는데 왜 우리가…….”
“리오넬 메시라니! 미치겠네.”
“와! 세스크가 바로 문자 보내네. 잘 부탁한다고? 누굴 놀리나!”
심각한 표정으로 추첨 결과를 부정하는 동료들과 달리 서하는 오히려 괜찮다고 생각했다.
우상인 메시를 만날 생각에 가슴이 두근거리기도 했지만, 마냥 장밋빛 미래만 그리지 않았다.
현재 아스날은 저번 생보다 모든 면에서 훨씬 강해져 있었다.
반 페르시는 유럽 리그 최고의 골잡이로 등극했고 마르코 로이스는 놀라운 적응력을 보여 주며 돌격대장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다른 선수들도 서하와 함께 뛰며 엄청난 성장을 이뤘다.
특히 벨라의 성장세는 놀라웠다.
‘레알 소시에다드의 퍼포먼스를 아스날에서 보여 주고 있지.’
공격 포인트 생산도 꾸준했다.
35경기 17득점 10도움.
커리어 하이를 찍었다.
아스날이 네임 밸류는 밀릴지라도 공격 포인트에서는 전혀 밀리지 않았다.
충분히 할 만했다.
프림퐁이 서하의 옆구리를 툭툭 건드리며 입을 움직였다.
“윤, 리오넬 메시가 우상이라고 했지?”
“맞아.”
“메시하고 유니폼 교환 할 거야? 보니까 노리려는 사람들 많은데.”
서하는 대답하길 거부했다.
이길 생각보다 유니폼 교환을 먼저 생각하는 마음가짐이 별로 탐탁지 않았다.
하지만 머릿속으로만 생각할 뿐 밖으로 내뱉지 않았다.
저번 생에서 동료들과 사소한 언행과 행동으로 갈등을 겪었기 때문에 항상 조심했다.
서하는 한 번 더 생각하는 자세를 상기시켜 준 프림퐁에게 고마워하며 다시 생각에 잠겼다.
‘바르셀로나가 강하다지만, 약점이 아예 없진 않아.’
메시라는 강력한 창을 가졌음에도 생각보다 밀집 수비에 약했다.
선 수비 후 역습.
그냥 수비로는 안 된다.
탄탄한 수비 조직력.
최종 수비 라인과 미드필더진의 간격을 좁히고 압박 지점을 내려 후방에서 질식시켜야 했다.
어떻게 보면 카테나치오 전술과 유사하다 볼 수 있었다.
서하는 어떻게 적용해야 하나 고민하다가 저번 생에서 바르셀로나를 이긴 첼시를 떠올렸다.
서하는 머릿속에서 오래된 기억들을 끄집어냈다.
1차전에서는 텐 백 수비로 바르셀로나의 파상공세를 막아 내다가 드록바의 첫 번째 슈팅이 골로 이어지며 무실점 승리.
2차전은 운의 집합체였다.
선제 실점으로 리드를 잃고 주장인 존 테리가 퇴장당했으며 추가 실점까지 하며 탈락 위기에 놓였다.
하지만 극적인 득점에 성공, 육탄 방어로 버티다가 토레스의 동점 골로 4강에 진출했다.
서하는 쓴웃음을 지었다.
아스날은 이번 시즌에서는 수비 전술을 사용하지 않았다.
주도권을 쥐고 압도적인 득점력으로 상대를 찍어 눌렀다.
강한 압박, 높은 볼 점유율, 높은 수비 라인과 양 풀백들의 활발한 공격 가담.
뒷공간이 자연스레 헐거워질 수밖에 없었다.
역습에 매우 취약해서 리그 1위 팀치고는 실점이 많은 편이었다.
‘공격적인 팀이 단기간에 수비 전술로 바꾸기는 어려워.’
지금도 포백 라인을 제대로 가동하지 못했던 터라 어설픈 수비 전술은 바르셀로나의 먹잇감으로 전락되기 쉬웠다.
‘그렇다면 역시 창 대 창인가.’
나쁘지 않았다. 바르셀로나도 수비가 강한 팀은 아니었다.
압도적인 공격력과 볼 점유율로 상대에게 기회를 주지 않고 가둬 두고 팼으니까.
이런저런 생각을 하는 사이.
챔피언스 리그 8강 조 추첨식이 모두 끝이 났다.
아포엘 FC VS R. 마드리드 CF
마르세유 VS FC 바이에른 뮌헨
SL 벤피카 VS 첼시 FC
아스날 FC VS FC 바르셀로나
주사위는 던져졌다.
이제는 앞만 보고 달려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