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enius midfielder is back RAW novel - Chapter (86)
천재 미드필더가 돌아왔다-87화(85/201)
87화 노코멘트
바르셀로나의 마지막 세트 피스.
골문과의 거리는 조금 있었다.
“다 들어와!”
아스날의 페널티 박스에는 키커를 제외한 모든 선수들이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몸싸움을 벌였다.
서하도 골키퍼인 발데스의 가슴을 강하게 밀치며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막았다.
여기저기서 소란이 일어나자 주심은 양 팀 주장들을 불러 구두 경고를 줬다.
주심의 경고에도 선수들은 여전히 치열하게 몸싸움을 벌였다.
밀치고 당기고 꼬집고 잡고.
양 팀 모두 승리가 절박했다.
들어가느냐 마느냐에 따라 오늘 경기의 결과가 2차전까지 영향을 미치게 될 테니까.
아스날 선수들은 바르셀로나 선수들을 거머리처럼 착 달라붙어 강하게 마크했다.
그 모습을 심란한 표정으로 바라보는 9만 명의 홈 팬.
마지막 키커는 리오넬 메시였다.
주심이 휘슬을 불자 메시가 손을 번쩍 들며 동료들에게 사인을 보냈다.
“사람 잡아! 옆에 비었잖아!”
“돌아가는 녀석들 잡아!”
메시는 크게 심호흡하며 천천히 걸어 나와 박스 안으로 배달했다.
모든 시선이 공에 집중할 때.
슈체스니가 뛰쳐나와 소리쳤다.
“비켜!”
서하는 발데스를 상대로 등을 진 채 슈체스니를 위해 길을 열었다.
뒤에서 강한 압박이 느껴졌으나 마지막까지 버텨 냈다.
퍽!
슈체스니는 양손으로 공을 멀리 걷어 내며 잔디 위에 쓰러졌다.
부스케츠가 재빨리 흘러나온 공을 잡고 재차 올리려 했으나 프림퐁의 대처가 빨랐다.
슬라이딩 태클로 공을 내보냈다.
망연자실한 바르셀로나 선수들.
그리고 절망감에 휩싸인 홈 팬들.
주심은 그들의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휘슬을 입에 가져갔다.
삐익! 삐익! 삐이익!
“우와아아아아아!”
아스날 선수들은 포효하며 동료들과 기쁨을 누렸고 바르셀로나 선수들은 고개를 숙였다.
스코어는 2대2, 처절한 경기 끝에 챔피언스 리그 8강 1차전의 승자는 가려지지 않았다.
“하아.”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마자 서하는 살짝 창백해진 얼굴로 잔디에 주저앉았다.
이제는 정말 움직일 힘도 없었다.
매 순간 최선을 다했고 결국 유의미한 결과를 만들어 냈다.
아쉬움은 조금 남았다.
하지만 지난 시즌 챔피언스 리그 우승 팀을 물고 늘어져 무승부를 만들었는데 그 이상을 넘 본다면 도둑놈 심보나 마찬가지였다.
“나쁘지 않아.”
송의 퇴장은 오히려 아스날 선수들에게 좋은 기회가 되었다.
끈끈함과 인내심을 배웠고 동료들을 향한 신뢰가 두터워졌다.
정말 값진 성과였다.
“…….”
방송국 카메라가 서하를 비췄다.
얼굴과 너무 가까워서 뭐라고 하려다가 뒤에서 반 페르시의 목소리가 들렸다.
“윤! 여기서 뭐 해! 일어나!”
반 페르시는 아직 힘이 넘치는지 서하의 팔을 강하게 잡아당겨 일으켜 세웠다.
그는 땀범벅인 팔을 반대편 어깨에 올리며 히죽 웃었다.
장난기가 가득한 얼굴을 본 서하는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팔 하나 움직일 힘조차 없어 행동보다 말이 먼저 나왔다.
“팔 치워. 무거우니까.”
“뭐가 무거워! 어쨌든 이리와!”
퉁명스럽게 말하면서도 팔을 치우며 서하를 동료들에게 데려갔다.
동료들은 서하가 다가오자 씩 웃고는 격하게 환영했다.
“윤! 어서와! 기다리고 있었어!”
“다들 칭찬해 주자고!”
“우와아아! 역시 네가 최고야!”
“믿고 있었다고!”
머리를 망가뜨리고 몸 이곳저곳을 가볍게 때리며 기쁨을 만끽했다.
이럴 때가 아니면 서하를 건드릴 일은 거의 없었으니까.
프림퐁도 신이 난 얼굴로 여기저기 꼬집어 댔다.
힘이 완전히 빠진 서하는 아무 말도 못하고 당할 수밖에 없었다.
엉망진창이 된 서하를 본 반 페르시는 흠칫한 표정을 짓다가 재빨리 손뼉을 치며 소리쳤다.
“자자! 너무 건드리면 윤이 폭발할 테니 여기까지만 하자고!”
반 페르시는 가장 먼저 자리를 벗어났고 동료들도 서하의 눈치를 보다가 슬쩍 빠져나갔다.
이제 쉬나 했건만.
서하는 머리를 다듬을 사이도 없이 새로운 손님을 맞이했다.
바로 리오넬 메시였다.
메시는 서하에게 다가왔다.
두 사람은 가볍게 포옹을 나눴다.
“윤, 오늘 정말 잘하더라.”
자신이 스페인어로 말을 걸었다는 걸 뒤늦게 깨달은 메시는 어눌한 영어로 다시 말하려고 했지만, 서하의 입이 조금 더 빨랐다.
서하는 유창한 스페인어로 메시를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솔직히 무승부까지 생각하지 못했어. 유효 슈팅이 두 개가 전부 골로 연결될 줄은 정말 몰랐거든. 정말 운이 좋았지.”
“와! 스페인어 정말 잘 하는데?”
“뭐, 조금 할 줄 알아.”
“스페인어는 어디에서 배웠어?”
“학교에서?”
서하의 대답을 들은 메시는 멍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학교? 학교에서 배웠는데 이렇게 잘한다고? 말이 안 되는데?”
“당연히 음악도 듣고 드라마도 보면서 일상 대화도 익혔지. 아! 혹시 실례가 안 된다면 유니폼 교환할 수 있을까?”
메시는 피식 웃으며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이지!”
두 사람은 상의 유니폼을 벗어 서로에게 건넸다.
서하는 10번이 적힌 바르셀로나 홈 유니폼을 보며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메시는 서하의 유니폼을 곱게 접어 왼팔에 걸며 말했다.
“윤, 런던에서 보자.”
“그래.”
서하는 메시를 떠나보내며 많은 생각이 들었다.
우상으로 여기며 신이라 생각했던 메시도 결국엔 인간이고 언제든지 따라잡을 수 있는 선수라는 걸.
오늘 경기에서 깨달았다.
서하는 말없이 메시의 유니폼을 바라보다가 피식 웃었다.
“할 만하네.”
신의 벽은 생각보다 높지 않았다.
* * *
“윤! MOM 선정 축하해! 소감을 들어볼 수 있을까?”
인터뷰어가 스페인어로 묻자 서하는 고개를 끄덕이며 통역사 없이 유창한 스페인어를 선보였다.
“솔직히 내가 받을지 몰랐는데 받게 돼서 기분이 좋네. 개인적으로는 퐁퐁 그러니까 엠마누엘 프림퐁이 받을 거라고 생각했거든.”
“와우! 윤! 스페인어 발음이 꽤 좋은데? 연습한 거야?”
“그 질문 오늘 두 번째네.”
“누가 또 질문했어?”
서하는 피식 웃으며 대답했다.
“리오넬 메시.”
“아! 레오와 유니폼을 교환했지! 나 그거 봤어! 무슨 이야기를 나눴는지 들어볼 수 있을까?”
“으음, 칭찬받았고 또 스페인어 잘한다는 말도 들었고 런던에서 보자는 말도 했어. 그게 다야.”
인터뷰어는 먹잇감을 찾았다는 듯 눈을 반짝거렸다.
“레오의 말에 어떻게 생각해?”
“어떻게 생각하긴. 기분이 좋지. 구너들은 알고 있을 텐데. 내 우상이 리오넬 메시야. 우상에게 칭찬을 받았는데 기분이 안 좋을 리가 없잖아.”
“오! 맞아! 그렇지! 나도 들은 적 있어! 그럼, 언제부터 리오넬 메시가 우상이 된 거야?”
“꽤 오래전부터였지. 우리 집에 가면 아르헨티나 유니폼도 있어.”
“국가 대표 팀 유니폼까지! 레오가 알면 정말 좋아하겠는데? 아참! 내가 너무 신이 나서 경기 이야기를 못했네. 오늘 아스날의 초반 전술이 꽤 인상적이었는데 간단하게 설명해 줄 수 있어? 아! 비밀이라면 말하지 않아도 돼.”
“괜찮아. 어차피 우리를 상대하는 팀들은 다 알고 있거든.”
서하는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아 내며 입을 움직였다.
“우리가 항상 하던 거라서 크게 말할 부분은 없는데 굳이 말하자면 초반부터 강한 전방 압박으로 공을 뺏어 내 빠른 템포로 역습을 전개하는 거였어. 이게 통하면 도르트문트처럼 게겐 프레싱으로 가려고 했고 통하지 않는다면 수비 운영을 가져가기로 약속했지.”
인터뷰어는 고개를 끄덕였다.
“초반에 정말 무서웠어. 아스날의 전방 압박이 정말 빠르고 조직적으로 이뤄져서 바르셀로나 선수들이 힘들어하는 모습이 보였거든.”
“맞아. 그래서 우리도 자신감을 가지고 계속 밀어붙였는데 역시 바르셀로나는 달랐어. 결국에는 적응하더라. 우리도 힘이 떨어졌고 말이야. 그래서 수비적으로 운영했지.”
서하가 스페인어로 능숙하게 전술을 설명하자 주변에 있던 기자들은 감탄을 금치 못했다.
전술 분석과 이해력이 정말 탁월하다는 걸 직접 듣고 있었으니까.
올해 16살이라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았다.
“와우! 윤은 사람들을 놀라게 하는 재주가 있는 게 분명해! 어떻게 이런 걸 다 아는 거야?”
“틈틈이 공부하면 돼.”
“그게 더 놀랍네. 윤, 이제 마지막 질문인데 껄끄러우면 말하지 않아도 돼.”
“알겠어.”
“윤은 레오가 우상이라고 했잖아. 그렇지?”
“맞아.”
“이블 지니어스도 별명으로 유명하지만, 코리안 지단도…….”
인터뷰어의 질문을 캐치한 서하는 난처한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설마 내가 생각하는 그거야?”
“오! 역시 윤은 똑똑하다니까? 레오 대 지주! 누가 더 윤의 마음에 드는지 말해 줄 수 있을까?”
기자들이 재촉하는 시선을 보내자 서하는 피식 웃으며 대답했다.
“노코멘트.”
* * *
챔피언스 리그 1차전 결과는 전문가들의 예상대로 흘러갔다.
레알 마드리드는 아포엘을 3대0으로 대파했고 바이에른 뮌헨이 마르세유를 2대0, 첼시가 벤피카를 1대0으로 누르며 프리미어 리그의 자존심을 지켰다.
이변은 역시 아스날과 바르셀로나 경기였다.
아스날이 한 명이 적었음에도 원정 경기에서 바르셀로나와 2대2로 비기는 저력을 보여 주었다.
바르셀로나는 압도적인 점유율과 경기력으로 경기 내내 몰아붙였음에도 승부를 내지 못하며 체면을 구기고 말았다.
전 세계 축구 팬들은 이 경기의 결과를 두고 감탄을 금치 못했다.
특히 서하의 어시스트 장면은 최다 재생을 기록하며 스포츠면 1페이지를 장식했다.
[아시아의 소년, 챔피언스 리그에서 자신의 진가를 증명하다!] [전성기 카카를 떠올리게 하는 드리블! 모두가 윤을 주목한다!] [펩 과르디올라, ‘윤은 어려운 경기도 뒤집을 수 있는 플레이메이커다. 굉장히 까다로운 선수.’] [아르센 벵거, ‘오늘 경기 결과에 만족한다. 선수들 모두 잘해 줬지만, 특히 윤이 보여 준 플레이는 절대 잊지 못할 것 같다.’] [윤, ‘운이 좋았다. 멋진 경기장에서 뛴 것만으로도 만족한다.]풀페르시
[BEST] 어제 경기 안 본 놈들 어디 가서 축구 팬이라고 말하지 마라. 진짜 명경기였다. 윤서하의 미친 질주에 알까기하고 페인팅 모션으로 골키퍼를 완벽하게 속인 후 반 페르시에게 찔러 주는 패스! 캬! 진짜 이번 시즌 최고였다. [추천] 51,924벵버지어찌그리사셨나요
[BEST] 송이 병신 짓 해서 퇴장당해서 아스날이 개 털릴 줄 알았는데 존나 잘 버티더라 ㄷㄷ. 좀 감동이었음 [추천] 23,15910년차꾸레
[BEST] 10년 차 꾸레인데 개집 리스펙트한다. 어제 개집 수비 존나 잘했음. 그런데 한 가지 웃긴 점은 송이 있었으면 왠지 우리가 이겼을 것 같다는 거야 ㅋㅋㅋ 송이 나가니까 아스날 더 잘하는 거 실화냐? [추천] 41,517아스날 FC
[BEST] 어제 아스날 선수들 다 잘했는데 경기 본 놈들은 알겠지만, 프림퐁이 진짜 미친놈이었음. 그냥 불독이었음. 메시를 끝까지 물더라 ㄷㄷㄷ 리그에서 이 정도까지 아니었는데 윤서하 다음으로 잘함. [추천] 37,435– 윤서하는 전설이고 신이다.
└ 윤갓…….
└ 윤멘…….
└ ㅈㄹ들 하네 ㅋㅋ 이제 데뷔했는데 너무 띄워 주는 거 아니냐?
└ 윗댓 ㅂㅅ인가? 윤서하 기록이면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외국에서도 존나 난리 나는 기록임 ㅋㅋㅋㅋ 이미 영국 현지에서는 레전드라는 호칭을 붙여 줬는데 우리는 왜 안 됨?ㅋㅋㅋㅋㅋ
└ 나도 네 말에 동의하는데 한 가지 반박하자면 윤서하는 국대에서 증명해야 함 ㅋㅋㅋㅋㅋ
└ 아 ㅋㅋㅋ 당연하지! 클럽에서 잘하면 뭐해? 국대에서 증명 못 하면 꽝이지 ㅋㅋ
└ 이번에 부르지?
└ ㄴㄴ 안 부를 듯. 리그 끝나고 합류하기로 약속했다고 함.
└ ㅇㅇ 지금 윤서하도 그렇고 아스날 존나 중요한 시기임.
– 리그는 거의 우승 확정이고 리그 컵 우승, FA컵 4강, 챔스 8강
└ ㅅㅂ ㅋㅋㅋㅋㅋ 아스날 쿼드러플 가능하네?
└ 쿼드러플은 오바고 더블은 확정 ㅋㅋㅋㅋㅋㅋ 잘하면 트리플은 가능하겠다.
– 아스날 스쿼드 너무 얇음… 로테를 못 돌려 ㅋㅋㅋㅋ
└ 그렇긴 해 ㅋㅋㅋㅋㅋㅋ 뛸 놈들이 없음
└ FA컵 포기해야지.
└ 상대가 맨체스터 시티였나?
└ ㅇㅇ 걍 깔끔하게 내주고 리그하고 챔스에 집중하는 게 좋음.
– 윤서하는 신이다… 우리는 윤서하의 시대에 살고 있다.
커뮤니티는 하루 종일 불타올랐지만, 아스날 내부 분위기는 매우 심각했다.
바르셀로나전에서 무리해서 뛴 선수들이 많았던 터라 부상자들이 속출했기 때문이다.
엠마누엘 프림퐁은 피로 골절로 시즌 아웃 판정을 받았고 카를로스 벨라 인대 손상이 의심되어 최소 한 달간 결장해야 했다.
이밖에도 자잘한 부상을 입은 선수들도 많았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의료진의 소견을 받은 벵거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윤이 햄스트링으로 의심된다니.”
우승 행보에 적색 불이 들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