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enius midfielder is back RAW novel - Chapter (9)
천재 미드필더가 돌아왔다-9화(8/201)
9화 생태계 교란종
삐익!
스미스가 호루라기를 불자 프림퐁은 망설이지 않고 사이드에 있던 그나브리에게 공을 넘겼다.
그나브리가 공을 잡자 레드 조끼를 입은 선수들이 달라붙었다.
“압박해!”
전진 패스는 완벽하게 차단됐다.
빠르게 조여오자 그나브리는 발재간을 부리며 빠져나오려 했지만, 몸싸움에 밀려 공을 빼앗겼다.
로버트는 무리하지 않고 서하에게 공을 돌렸다.
“천천히 가자!”
서하는 공을 잡고 뒤로 돌리며 블루 팀을 안으로 끌어들였다.
공을 돌린 즉시 넓게 벌려주고 받을 수 있는 공간으로 움직였다.
센터백은 서하의 움직임을 보고 강하게 압박 받기 전에 패스했다.
“굿 패스!”
서하는 토랄의 압박을 라 펠로피냐로 가볍게 따돌리며 방향을 전환한 후 베예린에게 패스했다.
“저지해!”
베예린은 장기인 속도를 살려 툭툭 치고 나갔다.
순식간에 중앙선을 돌파했다.
그냥 두고 볼 프림퐁이 아니었다.
“사이드를 막아!”
프림퐁의 목소리를 들은 선수들이 베예린에게 달라붙었다.
사이드가 차단되자 무리하지 않고 서하에게 공을 내준 후 뛰었다.
다시 엄청난 속도로 사이드를 침투하자 블루 팀 선수들이 황급히 따라붙었다.
공간이 생기자 서하는 여유롭게 공을 몰고 올라갔다.
“천천히 하자. 천천히.”
서하는 파트너와 공을 주고받으며 블루 팀의 약점을 탐색했다.
수비는 제법 잘 갖춰져 있었다.
서하는 다시 베예린에게 주고 사이드와 중앙을 슬쩍 찔러봤다.
마치 미식가처럼.
중앙에서 수비수를 데리고 다니던 로버트는 받는 즉시 다시 서하에게 주고 등을 돌렸다.
서하는 툭툭 치고 올라갔다.
프림퐁이 강하게 달라붙었다.
“윤!”
“여기가 열렸네?”
프림퐁이 매미처럼 달라붙자 뒷공간으로 빈틈이 보였다.
서하는 프림퐁을 앞에 두고 바디 페인팅으로 슬쩍 줬다.
프림퐁이 균형을 잃어버리자 트레이드마크로 자리 잡은 팬텀 드리블로 쉽게 벗겨냈다.
“젠장!”
발이 느린 센터백도 똑같은 수법으로 벗겨내고 빠르게 슈팅을 가져갔다.
구석을 노린 반 박자 빠른 슈팅!
밸런스가 살짝 무너진 탓인지 공은 골포스트를 맞고 나갔다.
서하는 아쉬운 미소를 지으며 재빨리 자기 자리로 돌아갔다.
블루 팀 선수들은 멍 때렸다.
두 번의 팬텀 드리블에 이은 슈팅에 완벽하게 농락당했으니까.
“내가 방금 뭘 본 거지?”
“너무 부드럽게 뚫려서 반응도 못했어.”
프림퐁은 강하게 외쳤다.
“다들 집중해! 윤이 저렇게 나오면 밀어서 끊어내!”
프림퐁은 꽤 분했는지 서하를 보며 씩씩거렸다.
서하는 볼을 긁적이면서도 프림퐁의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
프림퐁의 얼굴에는 승부욕이 점점 가득 드리워지고 있었다.
좋은 현상이었다.
이후 서하를 중심으로 패스를 주고받으며 주도권을 가져왔다.
“길목만 막아!”
블루 팀 선수들은 서하에게 함부로 달려들지 못했다.
바나나 껍질 벗겨내듯 쉽게 압박에서 벗어났던 터라 공간을 내준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서하를 막으려면 패스 길을 최대한 차단하고 안방으로 끌어들여 숫자 우위를 가져가는 방법밖에 없었다.
“무리해서 달려들 필요 없어!”
“다들 자리 지켜!”
한 대 얻어맞은 프림퐁은 생각보다 괜찮은 전략을 들고 나왔다.
4-4-2로 두 줄 수비를 세우고 공을 탈취하는 즉시 역습을 나가는 전술이었다.
서하의 눈에는 꽤 그럴 듯한 그물망이 펼쳐져 있었다.
하지만 서하는 피식 웃었다.
“한 번도 해보지 않은 걸 꺼내들면 어떻게 해.”
공략할 공간이 너무나도 많았다.
어디부터 공략하면 좋을지 난감할 정도였다.
중앙도 좋고 사이드도 좋고.
어디로 보내든 맛있어 보였다.
아니면 뒷공간으로 한 번에 찔러주는 패스도 나쁘지 않았다.
4-4-2를 사용하는데 골키퍼와 센터백 간의 간격이 애매했다.
로버트가 침투보다는 포스트 플레이에 강점이 있는 스트라이커라 아쉬울 뿐이지.
다른 선수였다면 뚫렸을 거다.
하지만 서하는 급하지 않았다.
센터백과 공을 주고받으며 경기를 조율했고 압박이 들어오면 가볍게 드리블로 빠져나오며 전진패스로 툭 찔러봤다.
“강하게 압박해!”
자기 구역으로 들어오자 블루 팀 선수들이 득달처럼 달려들었다.
레드 팀은 무리하지 않고 안전하게 서하에게 백패스 했다.
길은 중앙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서하의 눈에 슬그머니 사이드를 치고 올라가는 샘이 보였다.
“움직임이 좋네.”
뻥 뚫린 공간으로 침투하는 샘.
샘은 침투 능력 하나는 좋은데 기본기가 살짝 아쉬운 선수였다.
알을 깬다면 정말 좋은 선수가 될 수 있을 텐데.
서하는 속으로 샘의 움직임을 칭찬하며 자로 잰 듯한 롱 패스로 공을 전달했다.
“굿 패스!”
샘은 투박하게 공을 받아내며 왼쪽 사이드을 따라 달렸다.
샘 앞에는 수비를 지원하러 온 프림퐁이 기다리고 있었다.
툭! 툭! 툭툭!
샘은 계속해서 공을 몰았다.
속도는 줄어들지 않았다.
자신감 있게 드리블을 치던 샘은 프림퐁의 강한 슬라이딩 태클에 바닥을 나뒹굴었다.
공만 쏙 빼내는 환상적인 태클.
코치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프림퐁의 수비를 칭찬했다.
샘은 아쉬운 표정을 지으며 옷을 툭툭 털며 일어났다.
서하는 엄지를 치켜세웠다.
“잘했어. 다들 선수 잡아!”
공이 샘의 발에 맞고 나갔는지 스로인은 블루 팀에게 주어졌다.
블루 팀은 공을 뒤로 돌리며 안정적으로 빌드업하려고 했다.
가만히 두고 볼 서하가 아니었다.
“압박 안 해?”
서하의 목소리에 공격진은 블루 팀의 빌드업을 최대한 괴롭혔다.
거세게 압박하자 블루 팀은 공을 돌리다가 걷어내는데 급급했다.
프림퐁이 최대한 공을 받아주려는 움직임을 가져갔지만, 서하는 높은 곳까지 올라가 방해했다.
“윤! 너무하는 거 아니야?”
“이래야 연습이 되지.”
공을 탈취한 레드 팀은 다시 서하를 중심으로 볼을 돌렸다.
보다 못한 그나브리가 강하게 달려들자 서하는 부드럽게 몸을 돌리며 압박에서 벗어났다.
지난 회 차에서 코리안 지단이라는 별명이 붙었던 이유를 이곳에서 증명해냈다.
“마르세유턴!”
서하는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압박하는 선수를 두고 발등으로 공을 찍어 넘겼다.
“앗!”
상대 선수의 등을 점한 서하는 사이드 뒷공간으로 침투하는 베예린과 눈이 마주쳤다.
바디 페인팅 모션으로 프림퐁을 속이고 오른발 아웃프런트 킥으로 베예린의 앞에 떨궈줬다.
베예린의 퍼스트 터치가 살짝 불안해 상대 풀백에게 뺏길 뻔했지만, 속도로 이겨냈다.
툭!
베예린은 공을 가볍게 옆으로 치고 풀백의 태클을 피했다.
사이드를 완전히 찢어버렸다.
“좋아!”
베예린은 엔드 라인 끝까지 달린 후 러닝 크로스를 올렸다.
궤적은 굉장히 좋았으나 방향이 틀려먹었다.
프림퐁이 페널티 박스 밖으로 벗어나는 공을 헤딩으로 걷어냈다.
서하는 쓴웃음을 지었다.
“똥볼 크로스는 여전하네.”
서하는 공을 잡은 그나브리를 막아선 후 볼만 건드려 탈취했다.
“앗!”
그나브리는 실수하지 않았다.
정지된 상태에서는 서하를 넘어설 수 없었다.
다시 동료들과 짧은 패스를 주고받으며 좋은 움직임을 보여줬다.
“좋아! 굿 패스!”
“윤! 나이스!”
서하는 성인 선수들 사이에서도 독보적인 실력을 뽐냈다.
발뿐만 아니라 여러 신체 부위를 적절히 활용해 패스를 뿌렸다.
마치 지단을 보는 듯한 움직임.
동료들은 받기 편하도록 세심하게 패스 속도 조절까지 해주는 서하의 퍼포먼스에 혀를 내둘렀다.
“저게 가능한 거야?”
“보고도 몰라? 되니까 하잖아.”
“와! 진짜 미친놈이네.”
“헤일 엔드 아카데미를 정복한 놈은 달라도 정말 다르네.”
서하가 조금씩 실력을 드러내자 블루 팀은 완전히 수세로 몰렸다.
특히 샘과 베예린이 사이드를 쥐고 흔들자 서하의 킥력이 빛을 발휘했다.
코치들은 고개를 흔들었다.
“블루 팀의 완패야.”
“블루 팀도 최선을 다해 막고 있는데 쉽지 않아 보여.”
“블루 팀이 공격을 했었나?”
“아마 한 번도 못했을 걸?”
입단 테스트에서 잠재력을 뽐낸 그나브리는 서하에게 꽁꽁 묶였고 바르셀로나 유스의 에이스, 토랄은 샘의 뒷공간을 파고 들었지만, 공이 잘 오질 않았다.
가장 큰 문제는 서하처럼 중원에서 공을 뿌려줄 선수가 없다는 점이었다.
잔뜩 움츠린 블루 팀.
서하는 고개를 들 때마다 팼다.
“공을 오래 소유하면 안 되지.”
또다시 그나브리에게서 공을 탈취한 서하는 왼쪽 빈 공간을 향해 스루 패스를 찔러 넣었다.
기회를 보던 샘이 아슬아슬하게 공을 살려내며 그대로 선을 따라 돌파했다.
순식간에 중앙을 지나 상대 진형으로 들어섰다.
“뭐해! 저 녀석 막아!”
샘은 더 파고들지 않고 그 자리에서 얼리 크로스를 올렸다.
공은 아름다운 궤적을 그리며 박스 안으로 진입했다.
골키퍼가 쳐내기는 애매한 위치.
“헤딩!”
프림퐁의 외침에 센터백과 로버트가 공중에서 경합했다.
190이 넘는 로버트는 센터백을 찍어 눌렀다.
로버트는 고개를 살짝 돌려 어느새 페널티 박스까지 침투한 베예린에게 공을 떨어뜨렸다.
베예린은 그대로 힘을 실어 왼발로 슈팅을 가져갔다.
“막아!”
주발이 아니라서 그런지 위력도 약했고 각도도 좋지 못했다.
골키퍼는 제 자리에서 공을 잡아내고 사이드로 뛰는 그나브리에게 공을 길게 던졌다.
하지만 이미 움직임을 꿰뚫고 있던 서하는 몸을 밀어 넣으며 그나브리를 옆으로 밀어냈다.
“엇!”
그나브리는 중심을 잃고 몸을 휘청거렸다.
서하는 손쉽게 공을 가져왔다.
선수들이 페널티 박스에 몰려 있던 터라 공간이 많이 비었다.
서하는 빠르게 공을 몰았다.
툭툭. 툭툭툭.
경쾌하고 빠른 드리블.
서하는 초반에 보여준 팬텀 드리블로 중원을 돌파했다.
“또 뚫렸어!”
프림퐁은 또다시 벗겨지자 망연자실한 얼굴로 서하를 바라봤다.
서하는 슬쩍 시선을 주다가 자동문처럼 열리는 센터백들을 발견하고 왼발로 강하게 때렸다.
서하는 바로 직감했다.
‘발등에 제대로 걸렸어!’
골키퍼가 황급히 몸을 날려봤지만, 공은 니어 포스트 상단으로 빨려 들어갔다.
골망이 아름답게 출렁였다.
서하는 과한 세리머니를 펼치지 않고 가볍게 점프하며 첫 골의 기쁨을 만끽했다.
동료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달려와 서하의 골을 축하해주었다.
“역시 윤이야!”
“진짜 멋진 골이었어!”
“그런데 세리머니는 멋없더라. 내가 세리머니 하나 만들어줄까?”
베예린이 장난기 가득한 미소로 묻자 서하는 고개를 저었다.
“청백전인데 과하게 할 필요는 없잖아. 사이만 나빠지지.”
“하하하! 맞아. 그렇지!”
세리머니를 배운다고 해도 베예린에게 배울 일은 없었다.
멋대가리 없는 세리머니하면 베예린이 최고 권위자였으니까.
“한 골 넣었으니까. 천천히 하자. 압박 받으면 빠르게 공을 돌리고 알겠지?”
“좋아!”
혈이 뚫리자 레드 팀은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베예린이 미친 움직임을 가져가며 오른쪽 사이드를 완전히 찢었다.
샘도 이에 질세라 좋은 크로스로 맞섰고 로버트는 시종일관 센터백들을 압도했다.
그 중심에는 서하가 있었다.
레드 팀의 모든 공격이 서하의 발끝에서 시작했고 결과는 무자비한 골로 이어졌다.
이건 일방적인 학살이었다.
전반전에만 윤서하 2골, 베예린 2골, 로버트 1골로 총 5골이 나오며 블루 팀을 완전히 박살냈다.
“안 되겠어.”
벤필드는 블루 팀 선수들의 자존심을 지켜주기 위해 청백전을 끝내기로 했다.
이대로 더 해봤자 부정적인 경험만 쌓을 테니까.
벤필드는 화려한 날갯짓을 펼치는 서하를 보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생태계 교란종이야.”
성인 선수들보다 뛰어난 기량.
범상치 않은 멘탈.
경기를 지배하는 지휘 능력.
일주일 후에 16살이 되는 선수로는 도저히 볼 수 없었다.
서하에게 리저브 팀은 좁았다.
리저브 리그를 뛴다 해도 별로 도움이 되지 못할 거다.
더 넓은 세계로 가야 했다.
모두가 꿈꾸는 리그로 말이다.
벤필드는 동료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휴식을 취하는 서하를 보며 조용히 수첩에 적었다.
[윤서하를 독일 쾰른 캠프 명단에 적극 추천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