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enius Tamer of the Academy RAW novel - Chapter (71)
아카데미의 천재 테이머-71화(71/252)
아카데미의 천재 테이머 71화
[강제 친화력 상승!] [강제 친화력 상승!] [강제 친화력 상승!]<??>
표본실의 드레이크.
주인이 있으나 빼앗을 수 있다.
[‘표본실의 드레이크’를 임시 테이밍하시겠습니까?]한시하는 제 눈을 의심하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럴 리가.”
처음 본 상태창은 아니다.
다만 그 대상이 드레이크라는 것, 자신과 싸우고 있는 몬스터라는 것.
말도 안 된다. 일반적인 경우라면 이런 상황에서 테이밍이 될 리가 없다.
드레이크의 상태가 좋지 않긴 하지만, 아직 전투불능이나 죽기 직전도 아니었다.
그렇다고 해서 테이밍의 조건인 친화력이 채워진 상황도 아니다.
친화력을 강제로 끌어 올린다고?
“이게 될까?”
그르르.
자신을 노려보고 있는 드레이크를 향해 일격을 가하는 대신, 한시하는 천천히 손을 뻗었다.
테이밍하면 죽여 버리겠다는 눈빛이다.
그런데.
그런 눈빛이 무색하게도.
[테이밍에 성공하셨습니다.]“끼엑!”
새하얀 빛무리가 드레이크를 감쌌다. 금방이라도 미친 듯이 날뛸 것 같던 녀석이 가라앉은 것도 그 시점이었다.
한시하는 어처구니없다는 듯 중얼거렸다.
“나… 아무래도 파충류랑 잘 맞는 거 같아.”
전공을 파충류 쪽으로 잡을걸.
* * *
“뭐, 뭐야.”
솔리아는 믿을 수 없는 상황에 입을 떡 벌렸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미친 듯 날뛰던 드레이크가 온순하게 꼬리를 흔들고 있었다.
‘설마 길들인 거야?’
악조건이 겹친 상황에서 만들어 낸 기적이었다.
‘천상 테이머인가.’
솔리아는 혼란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놀란 것은 한시하도 마찬가지였다.
새로운 스킬이 이 정도로 효과적일 줄은 몰랐으니까.
그것도 바실에게 개화한 스킬이 아니라 자신의 새 스킬이었다.
조건이 이것저것 붙는 데다가 쿨타임이 하루로 꽤 긴 편이긴 하지만, 놀라운 스킬이었다.
극적인 상황에서 몸을 방어할 수 있을 뿐더러 공격에도 사용할 수 있다.
“길, 길들인 거 맞지?”
간절함 가득한 목소리.
한시하는 그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목소리의 주인은 죽을상이 되어서 파들파들 떨고 있는 데릭이었다.
“제발. 살려 줘. 한시하, 제발.”
아까 보니 열 받는 짓을 참 많이 하던데.
한시하는 인상을 찌푸리며 데릭을 돌아보았다.
대부분의 토벌단 녀석들이 데릭을 버리고 줄행랑 친 탓에 꼼짝없이 죽을 뻔했던 상황이었다.
다리뼈가 부러졌는지 아예 일어나지도 못한다.
데릭은 한시하의 달갑지 않은 시선을 눈치챘는지 냅다 다리를 제 손으로 붙들었다.
상당히 구차한 모습이었다.
“나가면 돈 줄게. 제발. 얼마든지, 진짜로. 진짜로….”
“후….”
당분간은 돈은 충분할 텐데.
한시하는 한숨을 내쉬며 데릭의 뒤통수를 갈겼다.
“악!”
“너는 진짜 죽은 목숨이었어, 알지?”
“감, 감사합니다! 크흡… 흑….”
울음소리가 들려온다.
아파서 우는 건지, 살았다는 감격에 우는 건지는 모르겠다.
드레이크에게 제대로 다리를 물렸던 건지 피가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고 있었다.
‘이 정도면 정신이 멀쩡한 게 더 신기한데.’
머리는 멍청한데 몸은 튼튼한 모양이었다.
한시하는 무릎을 굽혀 자세를 낮췄다. 천을 녀석의 다리에 묶어 급한 대로 지혈을 했다.
꽈악-.
있는 대로 세게 묶자 비명 소리가 울려 퍼졌다.
“아아아악!”
한시하의 묵직한 일침이 더해졌다.
“이 상태에서 나가도 죽을 목숨이었어. 이 등신아.”
“…흐엉.”
“근데 너도 귀속 안 되냐?”
“어?”
“손, 해 봐. 손.”
“…손?”
귀속은 안 된다.
한시하는 인상을 찌푸리며 혀를 찼다.
“에이, 새끼. 도움도 안 되네.”
“흐어어엉….”
데릭이 훌쩍거리며 본인의 등신 같은 짓을 후회하는 동안, 솔리아는 쭈뼛거리며 그의 눈치를 살폈다.
사실 여기 대책 없이 돈과 명예를 위해 드레이크를 잡으러 온 사람이 한 명 더 있기 때문이었다.
솔리아는 입을 굳게 다문 채 고개를 떨궜다.
‘정화의 마법은 정화의 마음에서 나오는 거다.’
빛의 마법사의 원칙.
그녀는 그것을 지키지 못했다.
3위에 눈이 멀어서 위험할 수 있다는 걸 알면서도 뛰어들었다.
전적으로 자신의 실책이었다.
오늘 이 자리에 한시하가 없었더라면 반드시, 자신은 여기서 죽었다.
부끄러운 마음이 앞섰기에, 솔리아는 솔직히 인정했다.
“살려 줘서 고마워.”
“….”
한시하의 빤한 눈길이 솔리아에게 닿았다.
불쑥 나타나서 드레이크 한 마리를 길들였다고는 믿기지 않을 침착하고 담담한 표정이었다.
한시하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그렇게 고마워할 필요까지는 없고.”
생각보다 더 너그럽다.
“네가 벌써 죽으면 안 되니까. 네가 죽으면 나도 죽어.”
“뭐?”
“그러니까 살아남아.”
솔리아가 죽었으면 전체적인 스토리가 크게 흔들렸을 것이다.
그 결과가 가져온 참상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한시하 입장에선 진심어린 말이었지만, 다분히 오해의 소지가 있는 멘트였다.
“….”
솔리아는 두 눈을 끔뻑이며 한시하의 말을 곱씹었다.
그리고, 이내 얼굴이 화악 붉어지고 말았다.
저렇게 직접적으로 말할 줄이야.
“그렇게까지… 생각할 줄은 몰랐는데.”
고작 어릴 적 맺은 인연이 전부라고 생각했는데.
한시하는 생각보다 더 의미를 두고 있었던 건가.
솔리아의 귀가 빨개졌다.
한시하가 두 눈을 굴리며 되물었다.
“어?”
“아, 아니야.”
솔리아는 종종걸음으로 도망쳤다.
* * *
드레이크는 그 자리에서 교무실에 팔아넘겼다.
어차피 세 시간의 제한이 있는 스킬이라 녀석을 길들일 수도 없었고, 무식하게 힘만 센 녀석은 데리고 다니고 싶지 않았다.
무엇보다 바실이 극도로 싫어했다.
‘꾸우우! 몬생!’
같은 드래곤 동족 출신인데 생긴 게 마음에 안 든다는 게 이유였다.
아무래도 인성 교육을 시켜야 할 듯싶다.
이 새끼, 이거. 가만 보면 의외로 인성 터졌어!
드레이크를 교무실에 당당히 데리고 가자, 그런 괴물이 표본실에 있을 리 없다고 주장했던 교수들의 얼굴은 새하얘졌다.
일전에 교수들이 순찰을 했었는데도 녀석의 ‘은신’조차 눈치채지 못했다는 사실에 어니스트 학장은 분노했고 관련된 몇몇 교수들은 정직 처분을 받았다.
큰 사고로 이어질 뻔했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그리고 나는.
포상금을 받았다.
“돈….”
돈은 만능이다.
덤으로 데릭에게도 두둑하게 건네받았다.
역시 졸부의 스케일은 다르더라.
내가 더 잘 살지만, 남의 돈은 남의 돈대로 의의가 있다.
뿌듯하게 웃으며 고개를 돌렸다.
아르델 아카데미의 널찍한 강당.
곧 조례가 있을 시각이라 한데 모인 학생들의 입에선 드레이크 얘기만 흘러나오고 있었다.
드레이크 토벌단의 녀석 하나가 허세를 늘어놓고 있었다.
“내가 딱 표본실 칸을 열었는데, 갑자기 스르륵 하고 드레이크가 튀어나온 거지. 그래서 딱 잡아야겠다고 마음먹고 트랩을 설치했는데….”
“너 튀었잖아, 새끼야.”
붕대를 칭칭 감고 온 데릭이 죽일 듯한 눈동자로 그를 노려봤다.
“나만 버리고 튀었어, 이 개자식들. 한시하만 아니었으면… 네 새끼들은 내 해골이랑 같이 강당에 앉아 있을 거라고.”
허세 부리던 녀석은 데릭의 살벌한 눈빛에 곧바로 입을 다물었다.
그 자리에 없었던 다른 학생들이 흥분한 얼굴로 데릭을 붙들었다.
“그러면 정말 한시하 혼자서 드레이크를 때려잡은 거야?”
“사실상 그렇지. 아니, 때려잡은 것도 아니고. 그냥 확 길들였다니까?”
“길들여? 드레이크를? 그게 가능해?”
“몰라. 걔는 진짜 미쳤어. 그게 가능했으면 나도 테이머 했지.”
기대감과 궁금함 가득한 시선들이 이쪽으로 향했다.
사실 여부를 나한테 대놓고 묻고 싶어 하는 눈치다.
무용담이라도 들려줘야 하나. 영 성가시다.
굳이 말을 얻지 않는다 해도 이미 이번 드레이크 토벌의 최대 공인은 나로 땅땅, 결론이 났는데 뭘.
물 한 모금으로 목을 축이고 있던 순간, 원이 불쑥 얼굴을 내밀었다.
털썩.
바로 옆 자리에 앉은 원이 생글거리며 내 어깨를 툭툭 쳤다.
“이야, 완전 유명 인사 다 됐던데. 드레이크를 길들인 테이머.”
어니스트 학장의 권한으로 포상금과 더불어 상장까지 받는다 들었으니 그럴 법도 했다.
단상에 올라서면 따가운 시선들이 사방에서 쏟아질 게 뻔했다.
벌써부터 부담스럽다.
손사래를 치며 원의 말을 부정했다.
“그 정도는 아니야.”
“뭘 아니야. 아까부터 다들 그 얘기던데. 아델라가 드레이크는 어떻게 길들이는 거냐고 물어보더라. 나도 알려 줘봐.”
“자알.”
“가장 재수 없는 설명이네.”
새로운 스킬이 생겼다고 구구절절하게 말할 수도 없고.
당분간은 그냥 재능 넘치는 테이머라고만 말하고 다녀야겠다.
원은 두 눈을 반짝이며 물었다.
“그런데 무슨 상이냐?”
“나도 몰라. 포상금 주면 됐지.”
“상보단 돈이지.”
끄덕.
물론 학장 주관으로 주는 상이면 거기에 더해서 가산점도 상당할 테니 이래저래 희소식이긴 했다.
그때였다.
쾅쾅.
단상 위에 올라선 어니스트 학상이 교탁을 두들겼다.
시끄럽게 떠들어 대던 학생들이 이내 조용해졌다.
“최근에 교내에 위험천만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묵직한 서두였다.
어니스트 학장의 두 눈이 인자하지만 묘하게 살벌하게 타오르고 있었다.
자칫해서 큰 사고가 터졌더라면 가만히 있지 않았을 듯한 눈빛이다.
“한 순간의 부주의가 여러분의 목숨을 빼앗을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네요.”
드레이크 토벌단 학생들을 한 명씩 훑어보는 눈빛에 데릭은 눈치를 보며 고개를 푹 숙였다.
솔리아는 빳빳하게 고개를 들고 있었지만 부끄러운 듯 얼굴이 빨개져 있었다.
잠시 학생들을 천천히 돌아보던 어니스트 학장의 시선이 이내 내 쪽으로 향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큰 용기를 보여 준 학생이 있더군요.”
모두의 시선이 학장을 따라 내 쪽으로 향했다.
“한시하 맞지?”
“그럴 걸.”
“와, 부럽다.”
“포상금이 그래서 얼마야?”
“드레이크 가죽 팔면 비싸다더라.”
수군수군.
학생들의 말소리가 점점 커지자, 어니스트 학장은 다시 한번 가볍게 교탁을 내리쳤다.
“한시하 학생?”
* * *
포상금도 좋고, 상도 좋고, 가산점도 좋고.
다 좋다.
그런데 왜 상 이름이….
“아아, 착한 어린이상.”
“….”
“푸흡.”
고개를 돌려보니 원은 이미 숨이 넘어갈 정도로 웃어 대고 있다.
망할.
어색한 미소를 흘리며 어니스트 학장을 바라보았다.
“착한 어린이래.”
“맞네. 착하네.”
“크흡….”
아델라와 이한도 말을 얹는다. 그중에서 가장 걱정되는 건 원이다.
한 일주일은 이걸로 놀려먹을 거 같다. 상의 이름을 듣고 아주 제대로 꽂힌 거 같은데.
니들은 어린이가 맞아도 나는 진짜 어린이가 아니니 문제지.
내 나이가 몇인데, 착한 어린이상을 받아!
초등학교 때 받고 안 받아봤어!
“위 학생은 드레이크를 처단해 교내의 안전을 지키고, 타인의 모범이 되었으므로 이 상을 수여합니다.”
어니스트 학장은 상패까지 내 손에 들려주었다.
자세히 보니 상장 안쪽에 새하얀 봉투가 끼워져 있다.
좋다.
이름이 착한 어린이상이어도 두둑한 포상금을 보니 마음이 풍족해지는 기분이다.
한없이 뻔뻔한 표정으로 싱긋 웃으며 뒤편을 돌아보았다.
어니스트 학장의 푸근한 목소리가 이어졌다.
“수상 소감 한마디, 하면 좋을 거 같은데.”
“아, 네.”
천천히 강당에 앉은 학생들을 눈으로 훑었다.
모두가 웃고 있는 이 타이밍에 차게 식어 있는 사람이 하나 있을 터였다.
나는 차례차례 학생들을 훑었다.
2학년, 3학년, 4학년.
나란히 앉아 있는 학생들을 지나 5학년 학생들에 이르렀을 때.
아, 저기 있네.
씨익 웃으며 입을 뗐다.
“사실 이번 일은 드레이크의 단독 소행은 아니었습니다.”
“음?”
“테이밍할 때 알았습니다. 녀석은 분명 조종을 당하고 있었습니다.”
뭔 소리야?
웅성웅성.
학생들 사이에서 흥분한 듯한 말소리가 새어 나왔다.
실제로 테이머는 테이밍을 하는 과정에서 상대의 소유 여부를 알 수 있다.
메시지 창에서도 떴지 않은가.
<??>
표본실의 드레이크.
주인이 있으나 빼앗을 수 있다.
물론 그 전부터 알고는 있었지만.
표본실의 드레이크 사건은 철저히 인재였다.
그렇기에 충분히 파급력이 있는 한마디였다.
어니스트 학장은 굳은 얼굴로 물었다.
“그게 사실인가? 도대체 누가…?”
어, 저기 슬금슬금 도망가네.
후다다닥.
로브를 쓴 학생 하나가 뒤편에서 꼼지락거리고 있다.
망설임 없이 녀석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저 새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