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enius Who Sees Through the World RAW novel - Chapter (106)
천재, 세상을 읽다 천재 세상을 읽다-106화(106/200)
#106화. 결과. 14
무명의 얼굴이 20대 초반의 것으로 바뀌자 댓글들이 무수히 달리기 시작했다.
-못 보던 얼굴인데?
-신인배우인가?
-와…….
-이게 진짜 얼굴이면 아이돌 다 씹어 먹을 듯.
-나 이제부터 무명 오빠 팬임.
-진짜 처음 보는 얼굴인데? 무명 배우였다고 해도 이 정도 얼굴이면 어떻게든 알려졌을 건데?
-떡상 가즈아!
-님들 그게 중요한 게 아님. 무명 배우가 30대인지 20대인지가 중요함. 잘생긴 건 ㄹㅇㅍㅌ고.
사람들은 서로 정보를 주고받는 듯 무명을 유추해가기 시작했다.
한편.
집에 있던 우진의 여동생, 보미의 핸드폰에도 불이 나고 있었다.
-보미야, 이 사람 우진 오빠 아니야?
-유트브 봤어? 우진 오빠랑 엄청 닮았어.
-우진 오빠 연예인 된 거 아니지?ㅋㅋㅋㅋ
-링크 줄게 봐봐. 진짜 닮음.
보미는 들고 있던 펜을 내려놓으며 친구가 보내 준 영상을 터치했다.
[안녕하세요! 여러분! 요즘 공감각자가 실시간 검색어에도 오르고 아주 핫하죠? 무명! 과연 그는 누구…….]시간이 점점 흐를수록 보미의 눈이 점점 커져갔다.
무명이라는 배우가 젊어질수록, 오빠의 얼굴과 흡사해지더니 정말 닮은 사람이 되어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영상을 신기하게 바라보던 보미는 이내 피식 웃었다.
그저 많이 닮은 사람이라고 생각한 것이었다.
오빠가 영화배우라니, 말도 안 되는 소리였다.
그래도 오빠가 보면 재미있어 할 것 같긴 했다.
보미는 우진에게 바로 링크와 더불어 메시지를 전송했다.
[오빠 영화 출연했어? ㅎㅎ]* * *
관찰실에서 형사들이 최기철을 말리는 모습을 바라보던 우진은 보미가 보낸 메시지를 확인했다.
그리고 바로 링크를 확인했다.
어려지고 있는 무명의 얼굴.
점점 자신의 얼굴과 비슷해지더니 이내 많이 닮아가고 있었다.
우진은 천천히 고개를 주억거렸다.
언제나 세상은 무엇을 위해 사람들을 유혹한다.
그게 사람의 몸짓이 될 수도 있고, 광고일 수도 있고, 이렇게 사람들의 궁금증을 유혹해 돈을 버는 수단으로 만든다.
언제나 답과 문제는 사람에게서 일어나며 사람에 의해 끝이 난다.
희로애락(喜怒哀樂)이라는 사자성어처럼 자연스러운 흐름이었다.
영상이 끝나자 우진은 보미에게 바로 답장했다.
-응, 나 맞아. 오빠야.
동생 보미에게까지 굳이 숨길 필요성이 없었다.
그때, 바로 보미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오빠, 또 장난치는 거지?
“이번엔 진짜야.
-에이~ 재미없어~ 노잼이야 노잼.
“정말 맞아. 무명이란 예명 짓고 분장해서 촬영한 거야.”
-…….
보미는 잠시 말이 없었다.
평소 댓글로 배운 아재 같은 장난을 칠 때마다 조언 아닌 조언을 받으며 바로 수긍하고 고치려 하는 오빠였다.
이렇게 두 번이나 걸쳐 말했다는 것은 진짜라는 것이다.
그런데도 믿기지가 않았다.
또 유트브에 나온 영상은 오빠와 아주 닮아 있었다.
-진짜, 진짜 영화에 출연한 거야? 진짜!?
“응.”
-……진짜!?
“응, 나 맞아 보미야.”
-영화에 출연한다는 말 없었잖아?
“영화 천만 관객 찍고 이사 갈 때 말하려고 했는데, 서프라이즈처럼.”
-그래서 전에 이사 가고 싶지 않냐고 물어본 거야?
“응.”
-나 천만 관객 배우 동생 되는 거네….
“보미야, 괜찮아. 귀찮아질 일은 없을 거야. 사람들한테 내가 아니라고 하면 돼.”
-사람들이 의심하지 않을까?
우진은 취조실로 시선을 옮겼다.
최기철 형사님은 범인에게 드롭킥을 날리고, 두 사람은 최기철 형사님을 뜯어말리고 있었다.
“그냥 아니라고 하면 돼.”
이미 세상은 이미지 소비 시대로 들어서고 있었다.
사람들은 홍수처럼 쏟아지는 영상들 속에서 흥미와 재미를 찾아 계속해서 움직인다.
반대로 영상은 사람들을 유혹하려 새로운 것들로 계속해서 자극한다.
이에 본능을 채우려 영상을 보며 시간을 소비하고 또 소비한다.
그 소비되는 시간에 사람들이 봤던 무명의 얼굴은 소비재로 사라질 것이었다.
물론, 공감각자의 파급력을 비례해 계산해 본다면 열기가 금방 식지는 않을 것이었다.
자연스러운 흐름에, 반응하면 될 뿐이었다.
그렇다면 유트버의 영상부터 내려야 했다.
-아직도 믿겨지지가 않아…….
“달라지는 건 없어. 난 엄마아빠의 아들이고 또 보미 오빠고.”
존재 자체, 그러니까 근본은 달라지지 않았다는 뜻이었다.
-그렇긴 한데…. 오케이, 오케이.
“오랜만에 떡꼬치 먹고 싶네. 이따가 우정분식에서 사갈까? 김밥도 콜?”
우진이 매니아처럼 이용하는 동네 분식집이었다.
-콜!
통화를 마친 우진은 관찰실에서 나와 다시 김태현 형사의 자리로 돌아왔다.
자리가 비어 있는 것을 확인한 우진은 이혜림에게 전화를 걸었다.
“혜림아 나야.”
-어 우진아. 괜찮아?
“응. 미래산업 최기백 대표라고, 그 사람이 네 작은 오빠 몰래 돈을 뒤로 빼돌렸나 봐. 기사도 떴으니까 작은 오빠가 움직일 거야. 이 기회에 꼬리 자르려고 본인이 저지른 잡다한 것들도 최기백한테 다 뒤집어씌울 것 같은데.”
우진이 일부러 만든 상황이었다.
최기백을 벼랑 끝까지 밀어 넣었다.
사람은 천국을 가고 싶어 하지만, 누구나 죽기는 싫어한다.
그렇기에 일단 위기를 모면하려 발버둥 친다.
-우진아, 정말 이렇게까지 안 도와줘도….
우진의 그녀의 말을 끊었다.
“이렇게까지가 아니라 너와 나의 사이에는 당연한 거라고 생각하는데… 그리고 부탁이 있어.”
우진의 말에 이혜림은 당장이라도 뭔가 하려는 사람처럼 불쑥 답했다.
-부탁? 뭔데?
“한 유트버가 무명 얼굴을 벗겨내서 말이야. 내 얼굴이랑 많이 닮았어. 영상 내리게 할 수 있을까?”
-진짜?
“어. 조회 수도 높고.”
-제목이 뭔데?
“링크 보내 줄게.”
-어떤 새……. 바로 보내줘!
우진이 통화를 마치자 뒤에서 불쑥 목소리가 들렸다.
“우진아. 많이 기다렸지? 짜장면은 맛있게 먹었어?”
김태현이었다.
“네. 맛있게 먹었어요.”
“그걸로 배가 차? 탕수육도 시켜 준다니까.”
“괜찮아요. 뭐 좀 나왔나요?”
김태현이 씩 웃었다.
“최기백이가 원청 돈을 일부분 빼돌린 건 맞는 것 같고. 조합 해체, 해고 한 건 이요환이가 지시했다네.”
우진이 고개를 끄덕거리자 김태현이 주위를 한 번 훑으며 말했다.
“이요환이 약 한다네. 정기적으로 유명인사들과 정기모임 하면서.”
“환각파티…….”
“그런 것 같아. 쑤시면 일 커지겠다, 이거.”
그런데 대기업의 자제에게 쇠고랑을 채울 수 있을까?
몇 명이나 옷을 벗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바로 수사에 들어가는 건 우진이 바라는 바가 아니었다.
혜림이에게도 시간이 필요하다.
이요환을 공격하고 그가 가지고 있는 것들을 이혜림이게 온전히 옮겨주어야 한다.
그러한 일들이 다이렉트로 진행된다면 그녀의 가족들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다.
이혜림이 핏줄의 등에 칼을 꽂았다면서 말이다.
은밀하고 자연스럽게 진행되어야 한다.
이요환이 이혜림의 꼭두각시가 될 수 있도록, 반대로 양을 몰아가듯 서서히 침몰시키는 방법도 있었다.
그렇게 이혜림에게 서서히 흡수되어야 한다.
잠깐의 생각에 우진은 생각을 정리했다.
이요환의 오른팔을 잘라내는 것을 시작으로.
“서장님이 팀장님 원래 자주 호출하시나요?”
“뭐 가끔?”
우진이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 가끔이 최기백이 경찰서에 잡혀 온 오늘이다.
인과율로 따지자면 원인과 결과의 사이.
물리학적으로 생각한다면 결과보다 원인이 시간적으로 먼저 발생해야 한다는 조건 서식.
뉴턴의 방정식도 그렇다.
힘이 발생하면 그에 따라 물체의 운동이 결정됨에 따라 힘은 원인이고 물체의 위치는 결과라고 말할 수 있다.
그에 따라.
우진은 인과율 그리고 물리학적 해석을 상황에 대입하며 입을 열었다.
이런 생각들을 프로파일링에도 종종 접목시키는 우진이었다.
“김철웅 검사님께 지금 넘기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지금 바로?”
“네. 아니면 시간을 더 버리게 될 것 같아서요.”
정계를 바라보고 있는 김철웅 검사님의 욕망, 그리고 독박을 쓰고 싶지 않으며 감형을 받고 싶어 하는 최기백의 욕망.
둘의 욕망이 만난다면 도출되는 값이 더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었다.
“오케이. 그런데 우진아, 하나 묻고 싶은 게 있어.”
“말씀하세요.”
“이거 너한테 도움이 되는 게 맞긴 하지? 불안해서 말이야.”
“네. 감사해요.”
우진의 생각은 처음이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었다.
자신이 레벨업 시키는 그들의 스케일 더 커지고 있을 뿐이었다.
작은 일이건 큰일이건, 상대의 환경에 따라 방법만 조금씩 다르게 하면 될 뿐이었다.
사람은 다 똑같기 때문이다.
“우진이 너도 같이 가게?”
“네.”
김철웅 검사님에게 대략적인 내용을 전달해줘야 했다.
김태현은 바로 최기백을 데리고 우진과 함께 경찰서를 빠져나왔다.
그렇게 한 시간이 지나지 않아, 서장을 만나고 온 팀장이 주위를 둘러보며 말했다.
“김태현이 어디 갔어?”
“나가는 것 같은데요?”
“어디를?”
“그것까지는 잘…….”
눈을 감으며 한숨을 푹 내쉰 팀장이 이제 막 들어 온 최기철을 보며 말했다.
“야 그……. 최기백이 당장 풀어줘.”
“그게 누군데요?”
“자기 맞았다고 태현이가 끌고 온 놈 있잖아? 그놈 풀어주라고.”
“김 선배님이 맞았다고요? 그런데 왜 풀어줘요? 형사 폭행인데? 일부러 맞았대요?”
“하……. 적당히 하고 내보내. 이 새끼 또 누굴 건드리려고 하는 거야. 서장님이 하우스나 빨리 잡아들이라고 난리다. 난리.”
“팀장님, 그게 중요한 게 아니에요. 서대웅이 이 새끼, 자백했어요. 자살이 아니라 타살입니다. 양성애자, 남편 그 새끼도 가담했고요.”
“자살이 아니라고?”
최기철이 의기양양하게 말했다.
“제가 감이 좋지 않다고 말씀드렸잖아요. 그런데 우진이 못 보셨어요? 관찰실에도 없고 어디 갔지?”
팀장이 무의식적으로 우진을 찾는 듯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하지만 금세 정신을 차렸다.
“걔를 왜 경찰서에서 찾아? 우진이 말고 태현이 어디 갔냐고 내가 묻잖아.”
“저는 남편 잡으러 갔다 오겠습니다!”
최기철이 바람처럼 사라지고,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팀장이 형사들에게 말했다.
“최기백이 데려와. 그 새끼 얼굴 좀 보자.”
“아까 태현 형님이 데리고 나가던데요?”
“검찰 간다고 하던데.”
“뭐?”
한숨을 내쉰 팀장은 없는 머리를 쓸어 올렸다.
그 시각.
이혜림의 고운 미간이 살짝 찌푸려진 채 펴질지를 몰랐다.
영상 속 사진의 모습이 우진과 많이 닮아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혜림은 바로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다.
머릿속으로 우진의 말이 스쳐 지나가는 것만 같았다.
‘법은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 같네.’
“오 변호사님, 저예요. 이혜림. SH Future가 공감각자 투자하고 있는 거 아시죠? 잘 흥행하고 있는 와중에 불편하게 있네요. 협박도 좋고 다 엮어서 영상 내리게 했으면 좋겠네요.”
물론 그것도 먹히지 않는다면 그 관심종자의 얼굴에 돈을 집어 던져줄 생각이었다.
그때, 우진에게 메시지가 날아왔다.
[작은 오빠가 수족처럼 움직이고 있는 사람, 박동철 실장 맞지?]또다시 우진의 메시지가 날아왔다
[시작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