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enius wizard has finished closing the store RAW novel - Chapter (14)
천재 마법사가 폐관을 마침-14화(14/171)
14화 패러다임
깊은 밤.
성을 관리하는 하녀와 하인들마저 대부분 잠에 든 시간.
일리안느의 방은 아직도 불이 꺼지지 않았다.
“으음······.”
요즘 그녀는 잠을 통 자지 못했다.
눕기만 하면 자꾸 첫째 오빠, 페르세타의 말이 머릿속에 웅웅 울려퍼졌다.
‘신비세계는 우리를 떠나지 않았어. 단지, 우연히 지금 시기에는 자연적인 공명이 잘 이루어지지 않을 뿐인 거야.’
그날.
요정의 농장에서 들었던 그 이야기가 꼬리에 꼬리를 물며 일리안느의 머릿속을 온통 또아리 튼 뱀의 소굴처럼 만들어놓았다.
‘현 시대에 마법이 잘 발동하지 않는 이유는 <알마게스트>의 좌표 계산에 오차가 생겼기 때문이야.’
‘공명 주파수가 틀어졌어.’
그게 대체 무슨 의미였을까?
일리안느는 매일 밤, 그 답을 찾기 위해 <알마게스트>의 원문을 펼쳤다.
처음부터 끝까지 한 글자도 빼먹지 않고 중얼중얼 읽어내렸다.
사실 이건 그녀의 버릇이었다.
마음이 혼란스러울 때면 그녀는 <알마게스트>를 읽었다.
우주, 8계의 모든 운동을 완벽하게 기술한 책. 위대한 책, <알마게스트>.
아름다운 질서로 꽉 짜여진 그 책을 읽으면, 아무리 힘든 일이 있어도 언제나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고 편안하게 잠에 들 수 있었다.
언제나 낙천성을 잃지 않을 수 있는 그녀의 비밀이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게 소용이 없었다.
아니, 오히려 상황을 더욱 악화시켰다.
‘아무리 생각해도. 몇 번을 생각해도. 오빠의 말 뜻은······ <알마게스트>가 틀렸다는 거야.’
오차가 생겼다. 공명주파수가 틀어졌다. 신비세계는 그저 우연히 지금 시기에 자연적인 공명이 잘 안 되는 것뿐이다.
그 말 중 무엇 하나 <알마게스트>로는 설명할 수 있는 게 없다.
모든 우주의 법칙을 기술했다는 <알마게스트>가 예측하지 못한 현상이 있다는 말은, 곧 <알마게스트>가 틀렸다는 뜻.
그런데,
오빠의 마법은 언제나 들어맞았다.
페르세타는 그녀가 평생 꿈꿔왔던 ‘진짜 마법사’ 그 자체였다.
무엇이든 알아보고 무엇이든 이뤄낼 수 있는 기적의 존재.
그렇다면 정말 <알마게스트>가 틀렸나?
하지만 그러면······. 대체 뭐가 남지?
그녀는 온 우주가 혼돈의 소용돌이 속으로 휩쓸려버리는 환각을 보았다.
단단한 대지라 여겼던 것이 모래성처럼 무너져내리고, 온 세상은 위도 아래도 없고, 시작도 끝도 없는 혼돈의 우주로 변해버린다.
“왜 이렇게 된 거야······.”
분명. 자유로워지고 싶어서, 뭐든 이루고 싶어서 마법사를 꿈꾸었다. <알마게스트>와 함께라면 그게 가능할 거라 믿었다.
하지만 지금의 자신의 어떠한가?
오히려 무의미 속에 갇혀 벌벌 떠는 겁쟁이가 되었다.
“후······.”
결국 답답함을 참지 못한 그녀는 남작성의 옥상에 올랐다.
하얀 달과 별빛들.
위대한 근원, 마나의 태양과 차원 너머 신비세계들도 저렇게 달과 별처럼 눈에 보인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녀는 결국 한탄을 참지 못하고 가슴 속의 말을 입 밖으로 떨어뜨렸다.
“대체 <알마게스트>가 뭔데······.”
“대체 <알마게스트>의 무엇이 틀렸다는 거냐······.”
화들짝!
서로의 존재를 모른 채, 옥상에 나란히 서 있던 두 사람이 동시에 놀랐다.
“사, 살리넬르님?”
“이, 일리안느 아가씨?”
두 사람은 뻘쭘하게 서로를 바라보았다.
속마음이 들켰다는 부끄러움과 함께, 상대도 자신과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구나, 하는 동질감이 오고간다.
“그, 잠이 안 와서요. 요즘 잠을 통 못 자네요.”
일리안느의 말에, 살리넬르가 고개를 주억거렸다.
“아가씨의 오라비 되는 인간이 좀 그런 것 같소. 마법사의 심마요.”
역시.
살리넬르의 고민도 일리안느와 같았다.
일리안느는 쿡쿡 웃고 말았다.
“그러니까요. 진짜. 차라리 시원하게 말해주면 좋을 텐데, 물어보면 대답은 안해주고 신비하게 웃기만 하고.”
뿌득-
깊은 밤. 밝은 달빛 아래. 분노의 이 가는 소리가 울려퍼졌다.
“정말로······. 그렇소. 정말로······. 내, 그래서 반드시 답을 알아낼 작정이요. 대체 그 자가 뭘 숨기고 있는지. 내 힘으로 낱낱이 파헤칠 거요.”
일리안느가 선망의 시선을 담아 살리넬르를 바라보았다.
그녀에게 있어선 살리넬르야말로 현실적인 천재 마법사였다. 뭔가 오빠는······. 너무 진짜 마법사 같았다. 마법사인 자신도 이해할 수 없는 무언가에 닿아 있는 존재.
“당신이라면, 할 수 있을 거예요. 살리넬르님. 응원합니다.”
그 말에 살리넬르가 뚱한 표정으로 일리안느를 바라보았다.
“왜 남일처럼 말씀하시오?”
“네?”
“아가씨도 마법사 아니오? 당신도 포함이요. 반드시 알아냅시다. 댁의 오라비가 대체 무엇을 숨기고 있는지.”
“아······.”
당신도 마법사요.
그 말이, 어쩐지 일리안느의 가슴에 와 닿았다.
여전히 세상은 무너져서, 위도 아래도 없이 두둥실 모든 게 섞여버리는 혼돈 속만 같았지만, 어쩐지 그 세상을 마주할 용기가 생기는 것만 같았다.
그래.
나도 마법사잖아.
**
그러지 않으려고 해도, 페르세타는 가끔 한숨이 터져나오곤 했다.
그가 가진 마법적 지식과 현대의 마법학 사이의 괴리가 너무나도 컸기 때문이었다.
그는 진리의 탐구자. 더 깊은 진리를 바라보고자 하는 마법사.
하지만 현대의 마법수준이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수준에 이르려면······ 1,000년, 아니 2,000년은 걸릴 것 같았다.
‘그걸 200년까지 줄이는 게 일단 내 목표기는 하지만······.’
그래도 한숨이 나오는 건 다르지 않다.
그래서 페르세타는 요즘 영지의 일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느리고 하찮은 발전이라도, 그걸 꾸준히 이뤄나가야 언젠가 원하는 미래에 닿을 수 있을 테니까.
다행히 어머니가 더이상 파티에 끌고 나가지 않았기에, 더 많은 시간을 확보할 수 있었다.
“76만 데나르. 이 돈을 어찌 쓰면 좋을까······. 그냥 저축을 해둔다는 건 좀 아까운 거 같은데······.”
가령, 아버지의 깊은 고민에 조언을 하는 것이 요즘 페르세타의 몫이었다.
“아버지. 일단은 꼭 써야 할 곳이 하나 있습니다.”
“오? 어디에?”
“왕도에서 만들어진 질 좋고 정교한 도구들을 사서 필요한 영지민들에게 무료로 나눠주는 것이지요.”
“무료로? 도구를?”
“예. 도구는 중요합니다. 현재 우리 영지에는 수출을 할 특산물이 많이 필요합니다. 살리넬르님 덕분에 여러모로 나아졌지만, 아직도 전반적으로 기술이 부족하지요.”
“아, 그래서 도구구나.”
“맞습니다. 좋은 도구가 좋은 장인을 만들고 좋은 장인이 특산물을 만드는 법이니까요. 그리고 잘 팔리는 특산물은 또다른 장인과 도구를 만들어냅니다.”
“과연······. 하지만 그걸 무료로 나눠주면, 우리 영지민들이 새 도구를 사서 쓰지 않을 것 아니냐? 기껏 살리넬르님의 도움으로 장인들 인프라에 투자를 했는데, 그러면 역효과가 아니겠느냐?”
“잠시간은 그렇겠죠. 하지만 그래야 경쟁력이 생깁니다.”
“경쟁력······.”
“예. 왕도의 뛰어난 도구들을 사용해본 영지민들은 눈이 높아지겠지요. 거기에 맞추려면 우리 영지의 장인들도 더 좋은 도구를 갖추고 실력을 향상시키는 수밖에 없을 겁니다. 그렇게 기술이 발전하는 것입니다.”
“허어······. 너는 마법사면서 이런 것도 잘 아는구나?”
그 말에 페르세타는 뺨을 긁적였다.
“아무래도 스승님께 주로 배운 게 역사와 경제······. 그런 것들이었으니까요.
“허허. 좋다. 네 말대로 하마.”
“감사합니다. 아버지.”
그렇게 영지를 발전시킬 계획 하나를 세웠다.
하지만 여전히 갈 길은 멀고도 멀었다.
훗날 페르세타에게 필요한 건축과 장비들을 만들어내려면, 그건 장인의 힘만으로는 불가능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장인이 아니라, 장인의 학문이 필요해. 공학(工學)이 필요하다고.’
기술이 하나의 학문으로 분화해서 눈부신 발전을 이루어야, 그제서야 페르세타의 꿈도 가까워질 것이다.
역시.
인재가 필요했다.
더 뛰어난 기술자와 마법사가 잔뜩 있어야 했다.
그래서 페르세타가 생각한 게 하나 있었다.
“그리고 아버지. 제 개인적으로 해보고 싶은 일이 있습니다.”
“오, 무엇이냐?”
“마법 학교를 만드려고 합니다.”
“마법 학교?”
“네. 영지의 발전에는 고급 인재가 필요하고, 고급 인재라면 역시 마법사니까요.”
그 말에 플리안 남작은 고개를 끄덕였다.
허나 동시에 걱정도 들었다.
“하지만 마법사 학교를 만드려면 큰 돈이 들어갈 텐데······. 아무리 지금 영지 예산이 풍부하다고 해도 장기적으로 감당이 될지 모르겠구나.”
그 말에 페르세타는 미소를 지었다.
“말씀드렸잖아요. 제가 ‘개인적으로’ 해보려고 한다고요. 아버지는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뭐? 네가 무슨 돈으로······. 아! 하기야. 너 돈 많구나?”
“네. 학교 이름은 글라우베 마법 학교로 지을까 합니다.”
페르세타는 자신에게 뇌물로 무려 4만 데나르를 쾌척한 그 호감 가는 상인을 떠올리며 미소를 지었다.
**
페르세타의 첫번째 목표는 심플했다.
‘<알마게스트>를 무너뜨린다.’
그 위대한 책을 의심하게 하고 마침내 넘어서게 한다.
그래야, 진정한 마법학의 기초가 열릴 것이니까.
모두가 당연하게 생각하고 의심조차 하지 않았던 전제를 무너뜨리는 것.
그걸 뭐라 한 마디로 이름 붙여보고 싶은데, 마땅치 않았다.
생각도 해본 적 없는 것엔 이름도 없는 법이니까.
그때 문득 페르세타의 머릿속에, ‘파라데이그마’라는 단어가 스쳐지나갔다. 전형, 패턴, 사례 등을 의미하는 단어.
존재하지 않는 단어라면 기존의 단어를 바꿔 만들어내면 그만.
‘그래. 이걸, 패러다임의 전환이라고 하자.’
패러다임의 전환을 통해, 이 세상에 패러다임이라는 것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린다. 언제나 그것을 의심하게 만든다.
그게 페르세타의 첫번째 목표였다.
“그래서. 이 야심한 밤엔 왜 불렀습니까? 춥습니다.”
페르세타의 부름을 받고 남작성 옥상에 오른 살리넬르가 투덜거렸다.
“으으······. 춥긴 하다 오빠.”
일리안느도 발을 동동 구르며 무언의 압박을 넣었다.
페르세타가 손을 한 번 흔들었다.
“어?”
“······미친. 마법을 손짓 하나로 쓴다고?”
갑자기 불어온 훈풍에 일리안느는 깜짝 놀랐고 살리넬르는 인상을 팍! 찌푸리고 말았다.
겨울이 다가오는 계절이었는데, 돌연 바람이 따스해졌다. 걸치고 있던 겉옷을 벗어야 할 정도로.
금세 훈훈해진 열기에 얼굴이 붉게 달아오른 둘을 보며, 페르세타는 살리넬르에게 질문을 던졌다.
“살리넬르님. 책은 언제 발표하실 생각이십니까?”
“책?”
“저술하셨다는 책 있지 않습니까? <알마게스트> 이후 마법학 최대의 성과! <에멘다툼>.”
그 말에 살리넬르가 불쾌함을 가득 드러냈다.
“지금 날 놀리는 것입니까? 그 내용은 이미 당신이 먼저 알았지 않습니까? 그걸 내가 어떻게 내 이름으로 발표를 한다고······.”
“발표하세요. 어차피 제 책은 그게 핵심 내용이 아니라서요.”
울컥.
그러니까 저 말은, 살리넬르 본인이 평생을 바쳐 연구한 성과도, 자기 책에서는 그저 부분이요 보조적 내용에 불과할 뿐이라는 것 아닌가?
살리넬르는 페르세타가 정말 재수없다고 생각했다.
“내 연구입니다. 발표할지 말지는 내가 정할 겁니다.”
살리넬르가 고집을 부리자 페르세타는 조금 난처했다.
“발표해 주세요. 그리고 마법 학교를 맡아주세요. <에멘다툼> 정도의 내용이면 충분히 전 대륙에서 수재들을 끌어올 수 있을 거예요.”
“마법 학교를?”
“예.”
살리넬르는 조금 흥미가 동했다. 어쨌든 그는 명예를 원하는 마법사였으니까.
하지만, 페르세타에게 끌려다니긴 싫었다.
“무슨 말인지는 알겠는데······. 내가 왜 그래야 합니까? 내가 남작가와 맺은 계약에는 그런 내용이 없습니다만?”
“마법을 가르쳐 드릴게요.”
살리넬르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필요 없소. 당신의 비밀은 내가 스스로 알아낼 것이오!”
“저도 그건 알려드릴 생각 없어요. 스스로 알아내야죠.”
“그럼······?”
“그냥. 몇 가지 기술들을 알려드릴까 합니다.”
페르세타는 뭔가를 하려는 것처럼 몇 발자국 물러서더니, 일리안느를 돌아보았다.
“일리안느. 너도 잘 봐둬.”
“응? 으응! 잘 봐둘게!”
일리안느가 두 눈을 부릅 떴다.
페르세타는 그 앞에서 천천히 양손을 벌렸다.
우웅-
그의 가슴에서 복잡한 형상의 마법체가 흘러나왔다.
“자, 잠깐! 그건?!”
마법체에서 흘러나오는 파장을 느낀 살리넬르가 경악을 했다.
페르세타가 싱긋 웃었다.
“잘 만들었죠?”
살리넬르는 이를 악물고 페르세타를 노려보더니 가방에서 자신의 자랑, ‘마나파 측정장치’를 꺼내들었다.
그는 페르세타의 마법체와 자신의 측정장치를 몇 번이나 들여다보더니 이를 악물었다.
“대체 어떻게 한 거요? 왜 당신의 마법체에서 내가 만든 장치의 파장이······.”
페르세타는 씨익 웃고는 하늘을 바라보며 읉조렸다.
“지금 당신의 그 장치로 측정을 하면, 정령계는 9.8, 환요계는 8.8, 요정계는 5.7 이 정도 나올 거예요. 맞죠?”
살리넬르가 황급히 장치를 가동시키곤 몸을 부르르 떨었다.
“맞습니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이요?”
“간단해요. 내 심상 안에 관측장비를 만든 거죠.”
“심상······ 안에 만든다고?”
“네. 마법사의 심상 안에는 이거저거 많이 만들어 두어야 합니다. 그 중 첫번째가 관측 장비고요. 정확한 관측이야말로 모든 공부의 시작이니까요. 언젠가는, 물리적인 실체를 가진 장비가 필요한 순간이 오지만······. 사실 상당 수준까진 그런 거 없는 게 더 편하고 정확해요.”
“그게 무슨······.”
평생 듣도 보도 못한 그 개념에 살리넬르는 입을 떡 벌리고 말았다.
일리안느의 생각도 마찬가지였다.
‘심상 속에 뭔가를 만든다고? 심상은 언제나 맑고 투명하게 유지해야 하잖아······? 최초의 마법서, <이데아> 때부터 그건 상식이었잖아?’
하지만 페르세타는 그걸 정면으로 부숴버리고 있었다.
“아까 손짓 한 번으로 마법을 일으킨 것도 비슷한 원리예요. 심상 속의 도구를 사용한 거죠. 이런 도구들로 시도때도 없이 관측하고 실험하면, 곧 그게 여러분들의 길잡이 별이 되어줄 거예요. 자연스레, 어째서 <알마게스트>가 틀렸는지, 깨닫게 될 거예요.”
“아!”
일리안느는 자신도 모르게 탄성을 터뜨리고 말았다.
길잡이 별. 그건 그녀의 마음을 꿰뚫는 한마디였다.
<알마게스트>가 틀렸다고 생각하는 순간, 대지가 무너져내리고 위도 아래도 구분할 수 없는 캄캄한 혼돈이 밀려온다.
하지만 그곳에······ 빛나는 별이 있다면? 망망대해에서 선원들에게 길을 알려주는 별자리처럼, 그렇게 방향을 알게 해줄 빛이 있다면?
살리넬르도 일리안느와 비슷한 것을 느꼈다.
페르세타가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말 앞에서, 공포를 느꼈고 동시에 전율했다.
“그러니까 살리넬르.”
페르세타가 다시 입을 열었다.
“마법 학교 세워주세요. 이거 가르쳐 드릴게요.”
“하!”
살리넬르는 옥상이 쩌렁! 울리도록 콧방귀를 뀌었다.
그리곤 등을 홱! 돌려 계단을 내려가 버렸다.
“어디 가세요?”
당황한 페르세타가 묻자, 화가 잔뜩 난 살리넬르의 대답이 돌아왔다.
“마법 학교 커리큘럼 짜러 갑니다!”
쿵쿵 대는 발소리가 아련하게 멀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