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enius wizard has finished closing the store RAW novel - Chapter (171)
천재 마법사가 폐관을 마침-171화 (완결)(171/171)
171화 에필로그
탐사 프로젝트의 이름은 <신의 화살촉>.
1,000명의 탐사대를 실은 탐사선은 인간계의 주위를 빙글빙글 공전하다가 마침내 쏘아졌다.
스팟-!
첫 번째 중계 기지가 탐사선을 소환했다.
거대한 크기를 지닌 탐사선을 소환한 여파로 중계 기지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주변의 공간이 요동을 쳤다.
콰아아-
공간을 뛰어넘은 직후, 탐사선의 앞뒤로 요동치는 공간이 파도를 만들어 냈다.
파도 위에 올라탄 판자가 빠르게 가속하듯이, 탐사선은 공간의 경사로를 따라 한층 더 빠르게 가속했다.
스팟-!
두 번째 중계 기지.
스팟-!
세 번째 중계 기지.
탐사선은 요란한 공간의 파동을 일으키며 연달아 중계 기지를 건너뛰었다.
그때마다 공간의 파고는 점점 더 높아졌고, 탐사선의 속도는 무한정 빨라졌다.
마침내 수십 개의 중계 기지를 모두 뛰어넘어 오르트 구름에 닿았고, 거기서 다시 수백 개의 중계 기지를 거치며 오르트 구름 밖으로 쏘아져 나갔다.
새하얀 소환의 빛이 연달아 번쩍이며 우주에 하나의 선을 만들었다.
콰아아아!
소환을 할 때마다 점점 커지는 공간의 요동.
마지막 50개쯤 되는 중계 기지는 더 이상 그 요동을 견뎌 내지 못하고 폭발을 일으켰다.
쾅!
콰쾅!
연쇄적인 폭발을 일으키는 중계 기지를 지나치며, 탐사선은 무한대에 가까운 가속을 이루어 냈다.
하얀 섬광과 함께 마침내 오르트구름을 벗어나 불가능한 속도로 우주 한복판을 향해 쏘아졌다.
신의 화살촉.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여행이 시작했다.
* * *
마법 공화국 비셰나.
그곳의 왕립 마법 아카데미.
제국의 아카데미에 꿇리지 않는다는 자부심을 가진 대륙 최고의 명문.
늘 차분하고 진지하게 마법에 매진하는 이 아카데미가 오늘은 아침부터 부산스러웠다.
정문을 넘어서기만 해도 설레는 분위기가 가득했다.
물론 아카데미라는 곳이 본래 반짝거리는 장소이기는 했다.
이곳에는 10대 20대의 학생들이 가득했고, 본래 청춘이란 세상에 설렘과 낙천이라는 총천연의 빛깔을 흩뿌리는 존재들이었으니까.
하지만 오늘 아카데미의 들뜬 분위기는 학생들에게서 비롯된 것이 아니었다.
그건 아카데미의 경비를 책임지는 기사들, 직원들, 그리고 교수들에게서 흘러넘치고 있었다.
늘 근엄하던 사람들이 소년 소녀처럼 얼굴을 상기시켰고, 활기차게 인사했으며, 자기들끼리 소리높여 이야기를 나누다가 꺅꺅 비명을 질러 댔다.
학생들은 어른들의 처음 보는 모습에 위화감을 느꼈다.
“뭐야? 왜들 저러셔?”
“그러게? 어색하네.”
떠들고 폴짝거리는 건 자신들의 역할이었는데…… 선생님들이 저러고 있으니 어쩐지 눈치가 보였다. 학교를 빼앗겨버린 느낌마저 드는 학생들이었다.
그때 한 학생이 말했다.
“아. 그거 아니야? 오늘 라냐 비셰나 전 국왕이 강연 온다고 했잖아.”
“아! 맞네.”
“근데 그것 때문에 이렇게까지 좋아하신다고? 라냐가 국왕 자리에서 물러난 지 80년은 됐잖아? 우린 이제 왕국도 아니고 공화국인데.”
“뭐. 그렇긴 한데……. 그거 제외해도 라냐는 세계 제일의 마법사로 꼽히잖아. 나도 보고 싶다.”
“그건 그렇지.”
“근데 라냐도 이젠 나이를 많이 먹어서……. 요즘 마법 트렌드를 알려나.”
그런데 학생들의 수근거림을 들은 한 노교수가 있었다.
학장을 맡고 있을 만큼의 원로였던 그 교수는 실력은 물론 인품까지 뛰어났기에 항상 학생들의 사랑을 받는 인물이었다.
“아! 교수님!”
“안녕하세요~!”
노교수가 다가오자 학생들은 밝게 웃으며 인사를 했다. 모두가 그를 존경하고 좋아했으니까.
하지만 교수의 얼굴은 딱딱하게 굳어 있었다.
“자네들. 뭔가?”
“네?”
“무슨 말씀이신지…….”
늘 인자하던 교수가 갑자기 정색을 하고 나무라는 태도로 나오자 학생들은 당황했다.
교수는 그런 학생들을 쏘아보며 매섭게 말했다.
“라냐 비셰나 선왕 전하가 자네들 친구인가?”
“예. 엣?”
“내 듣자듣자하니 못 참아 주겠더군. 아무리 철이 없다고 해도 말이지.
“아니 그게…….”
학생들은 억울함을 느꼈다.
자신들이 뭐 진지하게 라냐 비셰나를 얕봐서 이름을 막 불렀겠나.
사실 그들에게 라냐 비셰나는 역사 속 인물에 가까운 사람이었다.
마법의 종사인 페르세타의 직계 제자로서 현대 마법학의 기틀을 마련하는 데 혁혁한 공을 세운 대마법사.
비셰나 공화국의 전신인 비셰나 마법 왕국의 마지막 왕으로서, 스스로 권세를 버리고 모든 권력을 국민들에게 이양한 성군.
그들이 세상에 대한 인식을 가지기 시작했을 때는 이미 나이가 많이 들어서 접점이 전혀 없었던 인물.
역사 속 인물의 이름을 함부로 부르는 건 예나 지금이나 통용되는 관습이 아니던가.
당장 수업 시간만 봐도 그랬다.
교수들 역시 건국왕이었던 루이 비셰나의 이름을 “이때 루이는 이런 판단을 내렸지.” 이런 식으로 함부로 부르지 않던가.
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노교수에게 있어서 라냐는 동시대의 영웅이었으니까. 비셰나 공화국의 모든 시민들이 빚을 지고 있는 위대한 성군이었으니까.
“지금 자네들이 입는 것, 먹는 것, 사는 것, 무엇 하나 라냐 비셰나 선왕 전하께 빚지지 않은 게 없네. 당장 자네들이 죽고 못 사는 초차원 네트워크 시스템 역시 선왕 폐하께서 기틀을 마련하셨음을 모른다는 말인가? 자네들이 비셰나 공화국의 시민으로서 귀족의 눈치도 보지 않고 자유롭게 살 수 있게 된 것도 모두 선왕 전하의 공덕임을 모른다는 말인가? 그 은혜를 갚지는 못하더라도 마땅한 존중을 보이는 게 사람된 도리가 아니란 말인가!”
당황한 학생들을 향해 시근덕 시그덕 분노를 표출한 노교수는 뺨을 푸르르 떨며 돌아섰다.
“떼잉! 선왕 전하라고 부르지는 않아도 최소한 선생님이라고는 불러야지……. 쯧쯧.”
혀를 차며 멀어지는 그를 보며 학생들은 조금 얼이 빠졌다.
늘 온화하시던 교수님이 저렇게까지 화를 내다니……?
잠시 멍청하게 서 있던 학생들은 빠르게 개인용 마법 단말을 꺼내서 단체 채팅방에 메시지를 날렸다.
– 방금 오르비테한테 개혼남…….
– 쉽지 않네.
– 오르비테 교수님? 그 분한테 혼난 거면 니네가 잘못한 거 아니냐?
– 맞지 맞지.
– 아니. 오늘 라냐가 특강 온다고 해서 그 얘기 하고 있었는데 라냐 전하가 니들 친구냐면서 혼남.
– 친구가 아니기는 해.
– 맞지 맞지.
이게 바로 방금 노교수가 말한 초차원 네트워크 시스템을 이용한 채팅창이었다.
심지어 오르트 구름의 왜소 지역으로 나가 있는 동기들도 실시간으로 답장을 보냈다.
– 왁! 라냐가 특강을 온다고?! 으아악! 지구로 교환학생 온 게 후회되긴 처음이야!
– 제발! 강의 녹화해서 보내 주라!
친구들의 반응을 보며 방금 혼나서 의기소침했던 학생들은 서로 시선을 교환했다.
생각해 보니 그렇다.
그 ‘라냐 비셰나’가 아닌가?
교과서에서나 봤던 대마법사.
그런 이의 강의를 들을 수 있다니?
갑자기 즐거워지기 시작했다.
의미심장하게 시선을 교환한 학생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빨리 가서 자리 잡을래? 좋은 자리 맡아야지.”
“그래. 비셰나 선생님 강의잖아. 다시는 못 들을 수도 있다고.”
“흠. 한번 여쭤봐야겠네. 라냐 선생님은 요즘 최신 마법 이론에 어떤 생각을 가지고 계신가.”
빠르게 합의를 마친 그들은 후다닥 특강이 열리는 대형 강의실을 향해 달렸다.
* * *
세 명의 노마법사가 모였다.
허리는 꼿꼿하고 주름도 적은 편이긴 했지만, 새하얗게 새어 버린 백발의 머리카락만큼은 숨기지 못한 세 사람.
그들은 오랜만에…… 그러니까 한 35년만에 만난 서로의 얼굴을 보며 너털 웃음을 터뜨렸다.
“자네들도 이제는 하얀 머리가 다 됐구만? 그래도 전에 봤을 때만해도 아직 검은 머리가 더 많더니. 이젠 누가 봐도 폭삭 늙은이야.”
푸근하고 자애로운 인상을 지닌 할아버지의 말에 두 할머니가 웃음을 흘렸다.
“애캘슨. 뭐 당연한 소리를 하고 그래? 어쩔 수 없지. 육신을 떠나려는 영혼을 마법으로 붙잡아 놓는데도 한계가 있으니까. 임계점을 넘는 순간 노화가 가속되는 건 당연하지 않겠나?”
푸근한 인상을 지닌 노인, 애캘슨은 방금 말을 한 이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실소를 흘렸다.
“도로테아. 자네에게서 그런 말을 듣다니 놀랍군 그래. 우리 중에서 가장 건강과 젊음에 신경 썼던 게 자네 아닌가? 35년 전에 봤을 때도 우리더러 왜 그렇게 늙었냐면서 관리 안 하냐고 떽떼거리더니.”
그 말에, 한때 제국의 황제였던 도로테아는 쓴 웃음을 머금고 대꾸했다.
“시간이 지나면 사람이 변하는 것은 당연한 거지. 사람 잡는 백정이었던 애캘슨 자네도 이제는 인자한 할아버지인 척하고 하고 다니는 시대가 아닌가?”
“허허허.”
오랜만에 만났음에도 불구하고 서로에게 스스럼이 없는 사이.
그렇게 편안하게 대화를 나누는 둘을 라냐는 부드럽게 바라보았다.
“둘 다 찾아와 줘서 고마워. 오랜만에 하는 강의라 솔직히 긴장이 됐는데, 두 사람 이렇게 같이 있어 주니 어찌나 안심이 되는지. 학생들에게도 분명 값진 경험이 될 거야. 대마법사 애캘슨과 대마법사가 도로테아라니…….”
그 말에 도로테아가 장난스럽게 웃었다.
세 명의 노마법사가 모였다.
허리는 꼿꼿하고 주름도 적은 편이긴 했지만, 새하얗게 새어 버린 백발의 머리카락만큼은 숨기지 못한 세 사람.
그들은 오랜만에…… 그러니까 한 35년만에 만난 서로의 얼굴을 보며 너털 웃음을 터뜨렸다.
“자네들도 이제는 하얀 머리가 다 됐구만? 그래도 전에 봤을 때만해도 아직 검은 머리가 더 많더니. 이젠 누가 봐도 폭삭 늙은이야.”
푸근하고 자애로운 인상을 지닌 할아버지의 말에 두 할머니가 웃음을 흘렸다.
“애캘슨. 뭐 당연한 소리를 하고 그래? 어쩔 수 없지. 육신을 떠나려는 영혼을 마법으로 붙잡아 놓는데도 한계가 있으니까. 임계점을 넘는 순간 노화가 가속되는 건 당연하지 않겠나?”
푸근한 인상을 지닌 노인, 애캘슨은 방금 말을 한 이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실소를 흘렸다.
“도로테아. 자네에게서 그런 말을 듣다니 놀랍군 그래. 우리 중에서 가장 건강과 젊음에 신경 썼던 게 자네 아닌가? 35년 전에 봤을 때도 우리더러 왜 그렇게 늙었냐면서 관리 안 하냐고 떽떼거리더니.”
그 말에, 한때 제국의 황제였던 도로테아는 쓴 웃음을 머금고 대꾸했다.
“시간이 지나면 사람이 변하는 것은 당연한 거지. 사람 잡는 백정이었던 애캘슨 자네도 이제는 인자한 할아버지인 척하고 하고 다니는 시대가 아닌가?”
“허허허.”
오랜만에 만났음에도 불구하고 서로에게 스스럼이 없는 사이.
그렇게 편안하게 대화를 나누는 둘을 라냐는 부드럽게 바라보았다.
“둘 다 찾아와 줘서 고마워. 오랜만에 하는 강의라 솔직히 긴장이 됐는데, 두 사람 이렇게 같이 있어 주니 어찌나 안심이 되는지. 학생들에게도 분명 값진 경험이 될 거야. 대마법사 애캘슨과 대마법사가 도로테아라니…….”
그 말에 도로테아가 장난스럽게 웃었다.
그리고 시작된 셋의 합동 강의.
강의 내용은 기적의 시대에 마법이 어떻게 발전해 왔는지 그 역사를 훑는 것이었다.
“지금으로부터 120년 전이군요. 그때는 아직도 <알마게스트>가 유일한 진리로 여겨지고 있었습니다.”
셋은 추억을 더듬으며 마법의 역사를 따라 강연을 시작했다.
<첼레스티움>
<프린키피아>
<레라티비테트>
<콴티지에옴>
페르세타가 발표했던 마도서들을 중심으로 세상이 어떻게 바뀌어 갔는지. 어떤 과제들이 아직까지 남아 있는지.
그리고 마침내 <신의 화살촉> 프로젝트까지.
그 시대를 처음부터 함께 겪었거나, 그 시대의 일부를 함께 보았던 교수들은 추억에 잠긴 얼굴이 되었다.
학생들은 전설로만 들었던 페르세타와 관련한 일화들을 흥미진진하게 들었다.
강연이 끝나고 질의응답 시간.
한 학생이 손을 들었다.
“선생님! 천체 마법학과 4학년 시론이라고 합니다. 선생님께서는 <신의 화살촉> 프로젝트를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그 분들이 목적지에 닿을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그 말에 애캘슨, 도로테아, 라냐 모두가 아련한 표정에 잠겼다.
“글쎄요 알 수 없죠. <레라티비테트>의 법칙에 따라 우리의 시간선은 이미 엄청나게 틀어졌을 겁니다. 우리 입장에서 페르세타 님은 여행한 지 1년 정도밖에 지나지 않은 걸 수도 있습니다.”
라냐는 속력에 따라 시간이 느려지는 시간 팽창 효과를 언급했다.
반면에 애캘슨은 다른 이야기를 했다.
“애초에 목적지까지 닿을 수 있을지 어떨지를 알 수가 없죠. 저 심우주에 관해서 우리는 알고 있는 게 전혀 없으니까요. 어떤 위협을 만났을지. 어떤 예기치 않은 사고가 발생했을지. 전혀 알 수 없습니다. 어쩌면 한 1만 년 쯤 뒤엔 저 머나먼 우주에서 그분들이 남기 후손들이 우리와 조우할 지도 모르지요.”
이 말을 가만히 듣고 있던 도로테아가 손을 들고 자기 의견을 보탰다.
“……그러나 저는 그분이 목적지에 닿았을 거라 생각합니다. 오늘 강의를 들은 분들도 느꼈겠지만. 페르세타 선생님은……. 말이 안 되는 마법사거든요. 저는 그가 실패한다는 것을 상상할 수가 없군요.”
강의실이 웅성거렸다.
<신의 화살촉> 프로젝트는 어떻게 되었는가? 혹은 어떻게 될 것인가?
이건 100년 동안 모두가 궁금해 왔던 떡밥이었으니까.
“아마. 우주 속에 미아가 되지 않았을까?”
“그럴 리가 있어? 그 페르세타가 있는데.”
“그치. 그래도 종말까지 간다는 건 말도 안 되고. 도로테아 선생님 말처럼 대천세계 중심해서 새로운 문명을 건설하지 않았을까?”
이런 생각들은 학생과 교수들이 크게 다르지 않았다.
“지금도 성공시킬 수가 없는 프로젝트인데 100년 전에 성공을 했다? 솔직히 믿어지지는 않는군.”
“아무리 페르세타님이어도. 종말은 좀…… 그렇지. 한 세대만에 넘볼 수 있는 위업이 아니야.”
“저도 어딘가에서 정착해 새로운 문명을 일구셨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게 웅성웅성 시끄러워진 강의장.
라냐와 애캘슨과 도로테아가 서로를 바라보며 쓰게 웃었다.
“오랜만에 선생님 얘기를 했더니. 보고 싶어지네.”
“그렇게 말일세. 선생님께 아직 은혜를 다 못 갚았는데.”
“……돌아오겠다고 해 놓고서.”
라냐가 손을 들었다. 슬슬 수업을 마무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그때, 모두에게 낯설고, 단 세 명에게만 익숙한…… 그들에게는 꿈에서도 잊을 수 없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 도로테아 폐하? 라냐 전하? 애캘슨? 다들 모여 계시네요?
모든 마법사가 쭈뼛 솟는 소름에 몸을 곧추세웠다.
귓가에 속삭이듯 들려온 낯선 목소리.
그건 마법으로 전해진 음성이었다. 그럴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여기 있는 그 누구도 마법의 징후를 느끼지 못했다.
뭐야.
유령인가?
당황해 하는 그들의 귓가로 라냐와 도레테아와 애캘슨의 새된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페, 페르세타 선생님?”
“선생님 맞으십니까?”
“……허. 선생님. 설마…… 진짜 길들이신 겁니까? 종말을? 허?”
– 다들 반갑습니다. 다행히 제가 너무 늦진 않은 거 같네요.
페르세타가 떠난 지 한 세기만에, 그는 <신의 화살촉> 프로젝트가 성공했음을 알려 왔다.
훗날 ‘마법의 신’이라 불리게 될 페르세타의 새로운 시작이었다.
그리고…….
– 페르세타님. 잠시 저도 한 마디. 여어. 다들 나이가 많이 든 것 같군요? 참고로 저는 생명과 영혼에 대한 연구를 완성했습니다. 나중에 목소리뿐만 아니라 실제로 다시 교류할 수 있을 때가 올 때까지만 살아들 계십시오. 제가 다시 젊게 만들어 줄 테니.
생명의 원리를 마침내 규명해 낸 살리넬르가 짓궂게 말했고.
– 다들 반갑습니다. 이게 될 줄 몰랐는데…… 진짜 되네요.
성녀, 샤라 엘리프가 따뜻하게 인사를 건넸다.
두 번째 신화 시대라 불리게 될 새로운 시대의 시작은, 그렇게 세상에 도래했다.
※작가 후기
지금까지 페르세타의 모험에 함께해 주신 독자 여러분께 고개 숙여 감사 인사 올립니다.
<천재 마법사가 폐관을 마침>은 제 욕심으로 시작한 작품이었습니다.
과학의 역사를 마법의 발전사와 엮어 보겠다는 욕심은 꽤 오랫동안 품어 왔던 것이거든요.
하지만 이 이야기를 완결한 지금……. 저는 조금 속상합니다.
저는 쓸 수 있다고 믿었는데, 써 놓고 보니 제대로 쓰지 못했다는 안타까움이 많이 남네요.
이게 아닌데. 이게 아닌데. 하면서 방황하는 시기도 길었습니다. 그래도 어떻게 마지막까지 오긴 왔네요.
일단 이번 도전은 여기가 한계였지만, 더 갈고 닦아서 언젠가는 더 제대로 써내고 싶다는 생각을 합니다.
많이 부족했음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함께해 주신 독자 여러분께 깊이 감사를 표합니다.
다음에는 더 좋은 작품으로 찾아뵙겠습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