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enius Youngest Son of the Righteous Sun Family RAW novel - Chapter (105)
의선명가 천재막내 106화(106/138)
제106화
북숭소림(北崇小林).
남존무당(南尊武當).
과대 해석일 수도 있지만, 위 칭호만 봐도 무당의 성격을 알 수 있다.
소림은 무림의 고고한 태산이지만, 오만하지 않다. 자신들이 불가의 제자라는 걸 잊지 않는다.
따라서 늘 소림은 존경의 대상이었다.
무당은 조금 다르다.
‘높을 존(尊)’이란 글자처럼 자신들이 강호의 지존인 것처럼 생각한다.
실제로 그만큼 대단하긴 했다.
다른 구파일방 중 두세 곳은 합쳐야 무당의 힘에 견줄 수 있으리라.
어쨌든, 하고 싶은 이야기는.
‘무당이 순순히 조사에 협조할 리가 없는데.’
협조는 개뿔.
무당의 콧대가 얼마나 높냐면 자신들이 인정한 곳의 사람이 아니면, 무당 안으로 제대로 발걸음도 하지 못하게 했다.
‘외부 손님을 아예 안 받는 건 아니지만, 무당 본산 제자들이 머무는 곳에는 기웃거리지도 못하게 하고 있어.’
무당 무공을 훔쳐보지 못하게 한다는 명분이었지만, 방문한 손님에게 무례한 처사였다.
손님이 방문하면 곳곳을 안내해주는 것이 보통인데.
강호인들은 모두 ‘재수 없는 무당이니까.’라며 넘어가고 있었다.
이런 사정이니 제대로 된 조사가 가능할 리가 없었다.
“일단, 본왕은 왕부로 가서 무당을 살펴보겠다.”
영친왕이 그렇게 말했지만, 무당이 관부에 소속된 기관도 아니니, 별 소득은 없을 거다.
“저도 이만 가 보겠습니다! 만나서 반가웠습니다, 친구!!”
“소저는 어디로?”
조현은 단순히 위지천을 만나러 온 게 아니었다.
“서안으로 갑니다! 의련 지부에 발령이 났습니다!”
“…서안 의련 지부요?”
“네, 서기보로 발령 났습니다! 이곳 남양과 가까우니 소협과 가끔 만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결국, 미운털이 박혀 의련 지부로 쫓겨난 건가. 서기보면 의련 직급 중 최말단직인데. 허드렛일만 도맡아서 하는.’
거기에 서안 의련 지부는 의련 지부에서도 별 힘이 없는 한미한 곳이었다.
완전히 폐기물 취급하며 내친 것이었지만, 조현은 여전히 씩씩했다.
“소저는 백선의가가 원망스럽지는 않나요?”
슬그머니 의선의가 쪽으로 영입해보려 간을 보았지만, 조현은 고개를 저었다.
“전혀요?”
“이렇게 구박받는데요?”
“물론, 절 싫어하고 못살게 구는 분들이 대부분이지만, 좋은 분들도 가끔 있습니다!”
“누구요?”
“음, 식당의 장 숙수? 같이 본당의 욕간을 청소하던 향 언니?”
“…그분들은 백선의가에 고용되었을 뿐, 백선의가 사람들은 아니지 않나요?”
“아, 그리고 제게 의술을 가르쳐준 조양 선생님! 절 싫어하긴 했지만, 그래도 제 스승님입니다! 또 제가 처음 환자를 볼 때 혼쭐을 내주었던 금 사숙! 금 사숙이 눈물 쏙 빠지게 혼내준 덕분에 의술 실력이 많이 늘 수 있었습니다! 또 제가 굶어 죽기 전, 백선의가에 데려와 주신, 백선의가의 가신이신 금 대인도 계시고….”
‘…딱히 고마움을 느껴야 할 인물들은 아닌 것 같은데.’
하지만, 조현은 씨익 웃었다.
“어쨌든 백선의가는 제 은인입니다. 백선의가가 절 거두어주지 않았다면, 전 거리에서 굶어 죽었을 테니까요. 거기에 의술을 가르쳐 주기까지. 그러니, 전 앞으로도 가문을 위해 살 겁니다.”
“…그렇군요.”
“서안 의련 지부 파견도 가문에서 준 기회로 생각하고 열심히 할 겁니다!”
어쩔 수 없이 영입은 포기하고 조현의 의련 지부 생활을 응원해 주었다.
‘…괜찮으려나.’
위지천은 조현의 떠나는 뒷모습을 보며 남몰래 걱정했다.
조현의 구박데기 의련 지부 생활을 걱정하는 게 아니라.
‘…서안 지부가 조현을 감당할 수 있을지 모르겠네.’
대다수 의련 지부가 그렇듯 서안 의련 지부도 깨끗한 곳은 아니었다.
‘특히 서안 의련 지부는 섬서의가와 결탁해 온갖 지저분한 일을 했을 텐데.’
성(星)급 의가쯤 되면 대놓고 나쁜 짓을 벌이지는 않는다. 보는 눈이 많고, 체면이 있기 때문이다.
대신 더 은밀하고, 어떻게 보면 더 추악한 짓을 뒤에서 저지르는 경우가 많다.
‘애초에 깨끗한 의가가 성급 의가로까지 성장하는 건 불가능하니. 섬서의가도 뒤에서 온갖 나쁜 일들을 저지르고 있을 거야.’
섬서의가 대 조현.
가슴이 웅장해지는 싸움이다.
어쩌면 백선의가는 섬서의가의 손을 빌려 조현을 치우려는 의도일 수도 있지만,
‘…섬서의가가 골머리 좀 앓을 것 같은데.’
조현은 꼴통이지만, 바보는 아니다. 똑똑한 꼴통이었다.
어쨌든 조현이 서안 의련 지부로 간 것은 의선의가 입장에서 나쁜 일은 아니었다.
섬서의가와는 머지않은 미래에 충돌할 게 분명했는데, 조현이 있으면 도움이 될 것이다.
‘일단, 그건 나중 문제이고. 무당을 어떻게 조사하지?’
고민하고 있는데, 아섭 사제가 찾아왔다.
“대사형, 무당의 송인 도장이 왔습니다.”
위지천은 눈을 반짝였다.
마침 딱 알맞은 인물이 찾아온 거다.
“송인 도장님, 오랜만에 뵈어요.”
“하하, 그간 내가 격조했구나. 얼마 전 잔치 때는 찾아오지 못해서 미안하다. 큰일을 치르느라.”
“무당에 무슨 일이 있었나요?”
“무당십이검을 가리는 비무회가 있었단다.”
명문 거파들은 각각 문파를 대표하는 제자들이 있다.
소림의 십팔나한.
무당의 무당십이검.
화산의 매화검수.
종남의 종남십팔수.
등등이다.
문파마다 다른데, 한번 선출되면 계속 고정인 곳이 있고, 주기적으로 비무를 통해 새롭게 선발하는 곳이 있다.
무당은 후자였다.
‘매번 비무를 해도 구성원이 바뀌는 경우는 거의 없긴 하지만.’
그래도 중요한 행사다.
비무회를 통해 암묵적 서열이 정해지기 때문이다.
“무당의 모두가 놀랐겠어요. 도장께서는 최근 커다란 성취가 있으셨잖아요.”
송인은 놀랍게도 얼마 전 초절정에 올랐다!
원래 절정 극의 벽에 가로막힌 상태였는데, 일 년 전 위지천의 흉계에 휘말려 내상을 입었던 게 도리어 기연이 된 덕이다.
“크흠. 놀라긴. 아니, 다들 놀라긴 했지만. 끄응, 아니다.”
위지천은 고개를 갸웃했다.
송인은 무당의 표본 같은 인물이다.
그러니까, 사람이 나쁜 건 아닌데, 성격이 오만하고 재수 없다.
당연히 득의양양해하며 자랑해야 했는데?
“비무회에서 삼강 안에 드신 것 아닌가요?”
“…못 들었다.”
“못 들었다고요?”
“그래, 난 사 위에 그쳤다.”
위지천은 살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무당십이검은 대부분이 절정 극이며, 최고수 두 명은 무려 초절정 고수였다.
다른 문파들은 장로 배분에서도 초절정 고수가 드물다.
그런데 장로급도 아닌, 이대 제자 중 초절정 고수가 두 명이나 된다니. 무당의 무시무시한 저력을 엿볼 수 있다.
송인이 초절정에 올랐으니, 당연히 삼 위를 했을 거로 예상했는데?
“혹시 무당에 또 다른 초절정 고수가 출현한 건가요?”
“그건 아니다. 에잉.”
더욱 이해 안 가는 대답.
앞서 여러 번 언급했듯이 절정 극과 초절정은 하늘과 땅 같은 차이가 있다.
특히 송인은 노련한 검수.
아무리 초절정에 이른 지 얼마 안 되었다고는 해도 미숙한 모습을 보이지는 않았을 거다.
‘뭔가 이상한데.’
이 일이 반천회와 연관이 있을까?
지나친 억지일 수도 있지만, 짚이는 게 있었다.
과거의 기억 하나가 떠올랐다.
위지천은 조심히 송인의 가려운 부분을 긁었다.
“이상하네요. 송인 도장께서 실수하셨을 리는 없고. 혹시 상대가 무언가 비겁한 수를 쓰기라도 한 게 아닐까요?”
“…우리는 무당이다. 비무 중 비겁한 수를 쓸 리가 있느냐?”
“죄송해요. 저도 무당의 도사님들이 그럴 리 없다는 건 알지만, 믿기지 않아서요. 송인 도장님의 검술이면 비무회 우승도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생각했거든요.”
송인이 입술을 씰룩했다.
한참을 망설이더니, 목소리를 낮추어 말했다.
“솔직히 납득이 안 가긴 한다. 송강 놈… 그러니까 송강은 날 꺾은 사제 놈이다. 비무 때 조금 꺼림칙한 수를 썼다.”
송강.
아는 이름이었다.
지금은 별반 유명하지 않지만, 흉마 위지천이 활동할 당시에는 무당을 대표하는 초고수 중 하나가 되는 인물이다.
“꺼림칙한 수법이라면?”
“이전과 검로가 바뀌었다.”
“검로가요?”
“무선생(武先生)과 의원 역할을 겸하는 사형 한 명이 있는데, 그 사형한테 가르침을 받았다는구나. 송강 놈 말고도 가르침을 받은 사제들이 더 있는데, 모두 검이 지나치게 강해졌어. 과할 정도로.”
보통 무림 문파들은 전담 의가들이 있다.
단, 모든 치료를 의가에 맡길 수는 없다.
긴급히 처치해야 할 상황이 생기는데, 그때마다 멀리 떨어진 의가의 의원을 기다리고만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무당처럼 거대한 문파면 급하게 치료가 필요한 환자가 종종 발생하기 때문에 상주하는 의원이 필요하다.
하지만, 보안상 신원이 불확실한 의원을 고용하기는 어려웠다.
의원이 도둑으로 돌변해 비급이나 기밀을 빼돌리려는 경우가 하도 많아 아예 명문 거파들은 제자를 의원으로 만드는 경우도 있었다.
“그 사형이라는 분은?”
“원래 무당십이검의 하나였다. 차기 장문인 후보로 꼽힐 정도로 뛰어난 사형이었지. 사고를 겪으며 검을 들지 못하게 되어 의원이 되기로 했다.”
부상 때문에 무공을 잃은 제자들은 제각각 다른 방식으로 문파를 위해 일하게 된다.
“혹시 그 사형분이 의술을 배워온 곳이?”
“백선의가다.”
“…그렇군요.”
그 뒤 송인은 투덜투덜 떠들다가 갔다.
치료는 핑계이고, 비무회에서 패해 속상한 걸 털어놓으려고 온 것 같다.
송인이 떠난 후 위지천은 눈빛을 가라앉혔다.
“…그렇게 된 건가.”
위지천은 조금씩 윤곽이 잡히기 시작했다.
백선의가와 무당이 어떻게 얽히게 된 건지.
백선의가, 혹은 반천회의 목적이 무엇인지.
‘물론, 아직 짐작일 뿐이지만. 직접 눈으로 확인해 봐야겠지.’
위지천은 흑귀문의 장삼을 찾아갔다.
“너, 너, 너…!!”
장삼은 위지천을 보자마자 경기를 일으켰다.
검교회를 대비해 검군악에게 특별 훈련을 받으며 피똥을 싸고 있었기 때문이다.
“너? 뭐?”
“너, 너, 너무 반갑습니다, 공자님! 공자님을 뵈니 향단이가 임을 본 듯 기쁩니다!”
역시 흑도의 현자 장삼.
위지천의 기분이 영 좋지 않은 것처럼 보이자 바로 말을 바꾸었다.
“됐고. 네가 해줘야 할 일이 있어.”
“…뭡니까?”
“검교회에 우승한 후 사검회의 회주 자격으로 무당십이검한테 결투를 신청해.”
“…잘 못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