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enius Youngest Son of the Righteous Sun Family RAW novel - Chapter (108)
의선명가 천재막내 109화(109/138)
제109화
무의학은 두 계통으로 나눈다.
첫째는 무공 자체를 뜯어고치는 것.
지금껏 위지천이 천선신공을 통해서 했던 일들이다.
둘째는 무공 수련에 의학 지식을 접목해 수련의 효율을 높이는 거다.
이건 위지천이 직접 경험해본 적이 있었다.
‘스승님이 내게 전수한 마극파혈비법이 이런 계통이지.’
신체를 극한까지 몰아붙인 후 회복력을 이용하는 게 마극파혈비법의 원리다.
인제 와서 돌이켜보니 의술의 묘리를 이용한 거다.
단, 너무 거칠었다.
수련 중 대다수가 사망할 정도이니.
그래서 위지천은 마극파혈비법을 개량했다.
안전하게.
“너희 둘이 익힐 수련법은 마극… 아니, 천선파혈비법(天仙破穴秘法)이야.”
“…천선파혈…비법? 무슨 그런 해괴한 이름이?”
“뭔지 모르지만, 살려 주십시오. 살려 주십시오.”
용호와 장삼 둘이 각각 답했다.
참고로, 둘은 통나무에 묶여 있었다.
용호는 중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얼굴이 푸르뎅뎅하게 부어 있었다.
“마귀도 극락 간다… 아니, 아니, 신선도 천계로 간다…는 의미의 비법이야. 그만큼 훌륭한 비법인데, 직접 한번 몸으로 경험해보면 알 거야.”
파앗!
위지천이 두 명의 혈을 짚었다.
둘의 눈에 핏발이 섰다.
“이, 이건?!”
“인위적으로 신체의 대사를 자극하는 거야.”
“그냥 기공 고문이잖아!!”
원래 기존의 마극파혈비법은 온갖 끔찍한 학대를 통해 신체를 망가뜨리고 회복하는 걸 반복하는 거다.
인제 와 돌이켜 생각해보니 너무 무식하지 않나?
스승에게는 항상 감사한 마음이지만, 솔직히 너무 거친 방식이었다.
위지천은 자신의 의술 지식을 통해 깔끔한 방식으로 바꾸었다.
“걱정하지 마. 망가지기 전, 내가 기공 치료 해줄 테니. 내 기공 치료가 인근 제일로 꼽히는 건 알지?”
“끄아아악, 이 미친놈아!!”
“그렇게 흥분하면 기맥 상한다? 심하게 망가지면 나도 손을 쓰지 못할 수도 있어. 그래도 너무 걱정하지는 마. 내가 안전하게 개량해서 성공률이 대폭 올라갔거든. 대략 오 할은 되지 않을까?”
기존 마극파혈비법에 비하면 어마어마하게 안전해진 것이었지만, 둘에게는 아니었다.
죽을 확률이 오 할이라는 뜻이니까.
“자자, 그러면 내가 일러주는 구결에 따라 진기를 운용해. 잘 들어? 일단 주영, 식두, 대포 쪽으로….”
“뭐? 지금 그런 식으로 진기를 운영하면 주화입마에 빠질 수도….”
“응? 일부러 주화입마 비슷한 상황으로 만드는 건데?”
“크아아악! 죽인다!!!”
“거참, 말 많네. 뭘 그렇게 짱알대? 하기 싫으면 말든가? 나도 솔직히 귀찮거든? 장삼 대협이면 모를까, 용이 너한테는?”
용호는 바득 이를 갈았다.
‘내가 미쳤지. 내가 뭐가 아쉬워서.’
그러니까.
용호도 스스로의 마음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냥 날 따돌리고 사검회에 칼부림하려는 게 마음에 안 들었을 뿐이다!’
수련을 부탁한 것도 강해지고 싶으니까.
그래서 부탁한 것일 뿐, 다른 이유는 없었다.
정말로.
용호는 억지로 그렇게 본인의 행동을 납득했지만,
‘이건 너무하잖아!’
용호가 기존에 익힌 광존의 수라공혈대법(修羅公血大法)도 미친 비법이었는데, 이건 더했다.
‘이딴 미친 짓거리는 당장 그만둬야.’
하지만, 용호는 입을 우뚝 다물었다.
위지천이 자신을 보는 눈빛 때문이었다.
무심했다.
용호는 자신이 포기하겠다고 하면 위지천이 그대로 따를 것이라는 걸 눈치챘다.
왜? 용호가 수련에 따라오든 말든 관심 없을 테니까.
‘…저 자식은 도대체 날 왜 이렇게나 미워하는 거야?’
이전 삶, 의선의가가 멸문한 후 찾아온 위지천에게 자신이 어떻게 대했는지.
어떤 식으로 죽은 의선의가 가족들을 모욕했는지 모르는 용호는 억울한 마음이 들었다.
물론, 위지천도 이전 삶의 용호와 지금의 용호가 동일 인물이 아니란 걸 알고 있지만, 가슴의 앙금이란 게 쉽게 풀리지 않았다.
‘…위지천, 저놈한테만큼은 절대 지지 않아.’
용호를 더욱 포기하지 못하게 하는 이유가 있었다.
옆의 장삼이었다.
위지천이 장삼을 보는 눈빛은 용호를 바라볼 때와 전혀 달랐다.
망년지우, 백흑침선의 이야기는 헛소문이 아니다.
서로 악마니 뭐니, 맨날 투덕거리지만, 서로 깊은 신뢰가 있었다.
지금도 봐라.
장삼은 묵묵히 위지천의 말을 따르고 있었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위지천을 굳게 믿고 있는 거다.
(장삼이 용호의 이런 생각을 알면 뭐라고 반응할지는 모르겠지만.)
용호는 이를 바득 갈았다.
‘위지천, 네놈의 콧대를 납작하게 눌러주마!’
그렇게 보름의 시간이 지났다.
* * *
둘 모두 다행히 죽지 않고 비법을 마무리했다.
‘뭐, 제대로 끝낸 건 아니지만, 그래도 약식 효과는 얻었어.’
마극파혈비법을 완벽히 대성하려면 달포가 아닌, 몇 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지만, 그렇게까지는 필요 없었다.
‘장삼이나 용호 모두 육체적으로는 나름대로의 경지를 이룬 상태이니까.’
마극파혈비법은 담금질과 비슷했다.
철을 끝없이 두들겨 단단하게 제련하는 것처럼, 육체를 강하게 만든다.
참고로 이전 삶 위지천은 삼 년의 시간 동안 마극파혈비법에 매진해 절정 고수에 버금가는 신체 능력을 갖추게 되었다.
장삼과 용호는 보름 동안 어떻게 변했냐면,
“둘 다 몸을 움직여볼래?”
후웅!
파앗!
“!!”
각자 무공을 펼쳐본 장삼과 용호는 눈을 크게 떴다.
몸놀림이 변했다!
촌부가 무림 고수가 된 것 같은 극적인 변화는 아니다.
엄밀히 말하면, 작은 변화다.
눈썰미 없는 하수(下手)는 고개를 갸웃할 차이.
하지만, 둘은 절정 고수다.
절정 고수가 한 걸음 나아가는 건, 밑의 하수가 열 걸음을 뛰기보다 훨씬 어렵다.
대신, 그만큼 큰 차이이기도 했다.
이 한 걸음을 더 내디뎠냐, 못 내디뎠냐로 승부가 갈리는 게 고수들의 세계이니까.
둘은 최소 일이 년은 부단히 노력해야 얻을까 말까 한 성취를 보름 만에 얻게 된 거다.
‘…이딴 미친 짓이 진짜 효과가 있다니.’
용호는 복잡한 마음이 들었다.
지난 보름간 위지천을 얼마나 욕했나?
사실 용호는 경지가 정체된 지 오래되었다.
절정 극이었으니. 앞으로 나아가는 게 그만큼 어려웠다.
그런데, 생각지도 않게 성취를 얻은 거다.
장삼도 비슷한 마음이었다.
‘…생각해보면, 저 악마 놈이 하는 일 중 나한테 나쁜 건 하나도 없긴 했어. 이번 일도 날 위한 것일까?’
위지천이 입버릇처럼 하던 이야기가 떠올랐다.
-난 널 하남의 흑도제일인으로 만들 거야.
말도 안 되는 헛소리로 여기고 무시했다.
하지만, 진심이었다면?
장삼은 눈을 감고 상상해 보았다.
초절정 고수 장삼!
십악(十惡) 장삼!
구주칠패에 오르는 장삼의 흑귀문!
상상만 해도 전율이 일어나…는 게 아니라 오싹 오한이 들었다.
‘망할. 여기까지 오는 것도 뒤지도록 힘들었는데, 앞으로 얼마나 더 고생해야 한다는 말인가? 안 해! 난 그냥 지금도 충분히 만족한다고!’
고맙기는 개뿔!
다시 위지천을 원망의 눈으로 바라보는데.
“장삼 형, 이거 받아요.”
“…뭡니까?”
“지난 보름간 고생했어요. 선물이에요.”
참고로, 위지천이 장삼을 부르는 호칭과 말투는 그때그때 기분에 따라 다르다.
‘흥, 조금 친절하게 대해준다고 내가 감동할 거로 생각하면 큰 오산….’
장삼의 눈이 커졌다.
영약이었는데, 상서로운 기운이 가득했다.
“소림의 소환단이에요. 장삼 형 주려고 지금껏 아껴 두었어요.”
“!!”
장삼의 가슴속에서 원망이 사르르 녹으며 눈동자에 살짝 물이 맺혔다.
“내, 내가 이, 이딴 거에 감동할 줄 알고.”
“네, 네. 저한테 많이 서운했죠? 장삼 형 마음 다 알아요. 제가 이러는 거, 다 장삼 형 생각해서인 것 아시죠?”
“훌쩍. 이 나쁜 놈아. 악마처럼 굴 거면 계속 악마처럼 굴지, 왜 가끔 잘해주는 거냐. 훌쩍. 사람 헷갈리게.”
“얼른 먹고 같이 무공 수련해요. 제가 장삼 형 수준에 맞춰 귀혼천공(鬼魂天功) 개량해 왔어요. 그러니, 뚝!”
“뚝!”
장삼은 마흔 중반.
사소한 것에 감동해 눈시울을 붉힐 나이다.
‘…둘 다 꼴값을 떤다.’
용호는 둘의 우정(?)에 응가 씹은 표정을 지었다.
위지천이 장삼만 신경 쓰고 자신은 본척만척하지 않는 게 아니꼬워서는 아니다. 절대로.
위지천이 그런 용호의 기색을 눈치채고 조심히 물었다.
“…혹시 너한테 선물 안 줘서 서운한 건 아니지?”
“아니다!!”
“다행이네. 용호, 네 건 안 준비했는데.”
바득.
선물 따위 바라지도 않았건만, 약이 올랐다.
스르릉.
“닥치고 검이나 들어라. 반드시 네놈에게 한 방 먹여주겠다.”
기분 더러울 때는 칼질이 최고다.
위지천도 고개를 끄덕였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용호도 의선의가의 전력. 강해지면 의선의가에 이득이었다.
무릇 최고의 가르침은 실전.
두드려 패면서 가르침을 내리면 좋으리라.
“아프다고 울지는 마.”
“죽어!!”
파앗!
검과 도가 번뜩였고 시간이 다시 흘렀다.
검교회 날이 되었다.
* * *
사검회는 낙양성 내에 자리하고 있지는 않았다.
낙양성 바깥 근교에 위치한 커다란 장원이 사검회의 본거지였다.
시끌벅적 소란스러웠다.
“드디어 검교회 날이군. 한 달을 넘게 기다리다니.”
“…낙양성에서 환락을 즐기느라 바쁘지 않았습니까?”
“어허. 정보 수집을 한 거지. 덕분에 이런저런 정보들을 얻지 않았나?”
“…진짜 검교회에 참가할 겁니까?”
진영의 물음에 파혈검마 공손헌은 눈을 가늘게 떴다.
“글쎄? 별로 구미가 당기는 상대가 없군.”
공손헌의 경지는 절정 극이다.
하지만 타고난 천재성, 마극파혈비법으로 단련된 탁월한 신체 능력 등으로 같은 절정의 경지에서는 상대가 없었다.
“초절정 고수들은 참가하지 않나 보군.”
“초절정 고수들이 이런 대회에 참가하기에는 급이 안 맞지 않습니까?”
“예전에는 검선이나 십객, 십악도 참석했다며? 스승님도 젊은 시절 참가한 적 있다고 하던데?”
“파혈진군께서 참석할 당시와는 아무래도 다르겠죠. 사검회도 거대 문파가 되었으니.”
“재미없군. 괜히 기다렸어.”
이리저리 사파의 고수들이 사나운 기세들을 뽐내고 있었지만, 공손헌이 보기에는 우스울 뿐이었다.
‘도마(道魔)는 없나? 하긴, 이런 곳에 올 리가 없지.’
그런데 그때였다.
공손헌의 눈동자에 반짝 흥미가 돌았다.
“호오? 저놈들은?”
군계이학(群鷄二鶴).
다른 어중이떠중이와 확연히 달라 보이는 기세의 둘.
장삼과 용호였다.
“저 둘이 누구인지 아나?”
“흑랑과 남양흑패이군요. 흑랑은 칠조의 한 명이고, 남양흑패 장삼은 최근 인근에서 유명세를 떨치는 흑도의 고수입니다.”
“한번 겨루어보고 싶은 놈들이군. 옆에 있는 소년은?”
“남양소선이군요. 인근 의업계를 제패한 의선의가의 막내로 훗날 신의가 될 의재라고 합니다.”
“의원이라고? 저게?”
“검술에도 재능이 있다고는 하더군요. 무재가 제법 뛰어나 구파일방에서도 탐을 낼 정도라 합니다. 왜 그러십니까?”
공손헌은 눈썹을 꿈틀했다.
‘뭐지? 이 느낌은?’
겉으로 보이는 경지는 대단하지 않았다.
고작 일류 정도?
옆의 흑랑, 남양흑패 장삼은 물론 이 자리에 즐비한 온갖 고수들에 비하면 한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눈빛에 현기가 가득한 게 대단히 정순한 무공을 익힌 것 같지만, 그래봤자일 거다.
그런데.
‘왜 이렇게 오싹오싹한 느낌이 드는 거지?’
이해할 수 없는 반응.
그러니까.
과거 공손헌의 무공 수준이 낮을 때, 진짜 고수의 경지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그저 막연히 위압감을 느낄 때와 비슷했다.
“저 소년이 도마인 건 아니겠지?”
“말이 되는 소리를. 저 소년의 눈에 깃든 현기를 보고도 그런 말씀이 나옵니까? 공덕이 높은 불가의 대사나 도가의 진인 정도는 되어야 가질 법한 맑은 눈인데.”
“하긴.”
공손헌은 피식 웃고는 자신의 감을 부정했다.
저 소년의 나이는 고작 지학 정도로만 보인다.
일류만 되어도 어마어마한 성취다.
그런데, 공손헌에게 위압감을 줄 경지를 숨기고 있다니.
역대 천마들도 어린 시절에 그런 무공 성취는 불가능했을 거다.
‘그래도 이런 느낌이 드는 것을 보니 뭔가 숨기는 수가 있긴 한가 보군. 눈여겨봐야겠어. 그나저나.’
공손헌의 시선이 다른 쪽으로 향했다.
“저 버러지 친구들은 여기 왜 온 거지?”
혈교의 마인들이 숨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