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enius Youngest Son of the Righteous Sun Family RAW novel - Chapter (112)
의선명가 천재막내 113화(113/138)
제113화
‘오랜만이네. 설마 ‘사형’ 놈을 이런 곳에서 다시 만나게 될 줄은.’
공손헌.
인연이 깊은 이였다.
무려 ‘사형’이라 부를 만한 이였으니까.
공손헌과 위지천은 같은 ‘스승’을 두었다.
‘물론, 스승님은 누구도 본인의 제자로 인정하지 않았지만. 저놈이 내 사형인 게 틀린 이야기는 아니지.’
그러면, 저놈과 사이가 좋았나?
그럴 리가.
저놈은 마교의 전형적인 마인이다.
강자존만 추구하는.
만날 때마다 서로 죽일 듯 싸운 기억밖에 없다.
‘오랜만에 푸닥거리 한번 해야겠네.’
위지천은 힐끗 악사검 한수를 보고는 차라리 잘됐다는 마음이 들었다.
공손헌 놈 정도면 악사검의 마음을 꺾기 위한 본보기로 적당하리라.
“네놈 같은 마인이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졌다니 믿을 수 없다. 혈교의 사마외도의 비술을 쓴 게 분명….”
“시끄럽다. 말이 많군. 네놈이 그렇게나 이 도마의 도(道)를 배우고 싶다면, 기꺼이 가르침을 내려주마. 단, 이 도마의 도는 험하니, 배움의 과정이 거칠다고 울지나 말아라.”
공손헌이 비릿하게 미소를 지었다.
“큭큭, 그래. 마인 둘이 만났는데 나눌 건 피와 죽음뿐이지. 검을 들어라.”
고오오.
공손헌의 몸에서 패도적인 기세가 일렁였다.
익숙한 느낌의 기운이다.
위지천이 쓰는 혈선마공의 모체가 되는 파혈진공(破血眞功)이었다.
단, 조금 달랐다.
‘내가 익힌 것과 다르게 진본(眞本)이야.’
파혈진공.
파혈검법.
위지천이 스승에게 배운 마공이다.
대단한 마공은 아니다.
마교의 일반 마인들이 흔하게 익히는 마공.
스승 입장에서 위지천은 마교의 교인이 아니라, 고위 마공을 전수할 수 없으니 삼류 마공을 가르쳐준 거다.
‘애초에 스승님은 내가 마극파혈비법을 수련 후 살아남을 거로 생각하지 않으셨으니까. 마극파혈비법도 내가 매달리니 억지로 동냥하듯 전수해준 것이고.’
단, 삼류이지만 무시할 마공은 아니었다.
위지천의 스승이 익힌 마공 또한 파혈진공, 파혈검법이었기 때문이다.
정확히는 위지천이 익힌 파혈진공, 파혈검법의 모체가 되는 상승 마공이었다.
진(眞)파혈마공이라고 불렀다.
‘공손헌 놈이 익힌 것도 스승님의 진파혈마공이야.’
의발을 이었다는 관점에서 보면 공손헌이야말로 스승의 진정한 제자라고 할 수 있었다.
‘…뭔가 마음에 안 드네.’
파앗! 콰앙!
두 검이 마주했고, 두 패도적인 기세의 충돌에 마치 화탄이 터지는 듯한 충격이 울려 퍼졌다.
“호오? 그 무공은? 네놈, 내 스승이신 파혈진군과는 무슨 관계냐?”
“아까는 혈교의 마인으로 몰더니, 이번엔 마교의 마인으로 엮는 거냐? 내 마공은 흑시를 통해 구한 걸 익힌 거다.”
파혈진공은 입문 단계의 마공이라 원체 많은 마인이 익혀서 중원에도 그 구결이 알음알음 퍼져 있었다.
하지만, 공손헌은 코웃음을 쳤다.
“그딴 삼류 마공을 익혀 그런 경지에 이르렀다고? 천마께서도 그런 일은 불가능할 텐데. 뭐, 두들겨 맞다 보면 실체를 드러내겠지.”
파앗!
다시 몰아치는 강맹한 검격들.
‘흠. 어쩐담.’
위지천은 잠시 고민했다.
사실 무슨 마공을 쓰든 크게 고민할 필요는 없었다.
위지천이 진파혈마공을 쓸 것도 아닌데, 무슨 마공을 쓰든 위지천과 스승의 관계를 의심하는 건 무리였다.
위지천이 고민하는 이유는 다른 것 때문이었다.
‘혈선마공을 써서 이기면 너무 싱겁지 않나?’
놈이 익힌 게 일반 파혈진공이 아니듯, 위지천 또한 마찬가지다.
파혈진공을 모체로 천선신공을 결합한 혈선마공이었다.
놈이 익힌 진파혈마공을 아득히 뛰어넘는 신공이었다.
하지만, 위지천은 한 가지 짓궂은 생각이 들었다.
‘이 기회에 제대로 밟는 게 좋지 않을까?’
이전 삶, 흉마 위지천은 공손헌 놈 때문에 꽤나 귀찮음을 겪었다.
상상해 보아라.
지금도 이렇게나 뛰어난 공손헌이다.
위지천이 복수를 위해 강호로 나온 시기 무렵에는 얼마나 강해졌겠는가?
그때 공손헌은 지금 같은 후기지수 따위가 아닌, 무려 십마의 일좌였고, 위지천은 놈 때문에 적지 않은 곤란을 겪었다.
‘사실 마교와는 딱히 반목할 일이 없었지만, 저놈이 자꾸 개인적으로 시비를 걸어와서 보통 귀찮은 게 아니었지.’
공손헌이 위지천에게 집착했던 이유는 한 가지.
같은 스승을 모신 동문이란 게 밝혀져서다.
-네놈에게 사형의 위엄을 알려주겠다!
이번 삶에는 딱히 스승과 위지천의 관계가 밝혀질 일은 없겠지만.
‘다시는 귀찮게 할 엄두도 못 내게 확실히 짓밟아 줘야지.’
위지천은 공손헌 놈에게 충격을 넘어 경악을 안겨주기로 했다.
수준 차이를 뼈저리게 실감할 수 있을 정도로.
그러니, 위지천의 선택은 이러했다.
파앗! 콰앙!
“!!”
공손헌의 얼굴이 굳었다.
위지천이 계속 기본 파혈검법을 사용했던 탓이다.
“끝까지? 죽고 싶은 거냐? 당장 네 진짜 마공을 드러내라.”
강호인들이 흔히 떠드는 이야기가 있다.
익힌 무공의 종류가 중요한 게 아니라, 그 무공을 쓰는 인물의 실력이 중요한 것이라고.
거짓말이다.
무공은 중요하다.
그것도 생각보다 훨씬 더.
애초에 수준이 떨어지는 무공을 익히면 경지에 오르기조차 어렵다.
삼류 무공은 높은 경지에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무리(武理)를 담고 있지 않다.
괜히 수많은 강호인이 절학을 찾아 목숨 거는 게 아니다. 삼류 무공으로는 일류에 턱걸이하기조차 어렵다.
위지천이 지금 쓰는 파혈진공 또한 마찬가지다.
마교의 일반 마인들조차 대충 이류쯤 되면 파혈진공을 버리고 다른 마공을 익힌다.
말 그대로 입문 마공이니까.
파혈진공의 또 다른 문제점.
“파혈진공, 파혈검법은 마인들에게 패도를 강제로 주입하게 하려는 목적의 마공. 상승의 무공을 펼치기에 하자가 많은 걸 모르지 않을 텐데?”
“그래도 충분하다. 네놈에게 내 도를 가르쳐주는 데는.”
“뭐?”
“도(道)가 있는 곳에 마(魔)가 있나니. 내 도를 잘 배워라!”
“!!”
공손헌은 위지천의 헛소리를 듣고는 ‘뭐야, 이 미친놈은?’ 하는 표정을 지었지만, 그 얼굴이 딱딱하게 변하는 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콰아아앙!!
위지천의 검이 공손헌의 검을 정확히 가격했고,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공손헌의 검이 형편없이 뒤로 밀려난 거다.
“?!”
누가 봐도 공손헌이 우위인 검이었다.
실려 있는 검기의 기세.
상승 마공의 안정성.
무공이 안정적이라는 말은 같은 기세를 실었을 시 훨씬 더 단단한 위력을 발휘한다는 뜻이다.
그렇다고 공손헌이 펼친 검술이 처지는 것도 아니었다.
누가 봐도 나무랄 게 없는 검세(劍勢)였다.
“기초가 부족하구나. 네놈은 이 도마와 도를 논하기에는 백 년은 이르다.”
“도는 개뿔! 헛소리 집어치워라!”
파앗!
공손헌이 더욱 강렬하게 검을 몰아쳤다.
진파혈검법의 오초식 혈패참사(血覇斬死)였다.
극강의 패(覇)로 상대방의 목숨을 끊는 필살의 초식.
위지천도 검을 움직였다.
공손헌의 검과 비슷한 움직임을 보였다.
마찬가지로 혈패참사였다.
위지천의 파혈검법은 공손헌의 진파혈검법을 본떠 파생한 것이기에 서로 상응하는 초식이 있었다.
단, 겉으로 보기에 비슷할 뿐, 완전히 다른 초식이었다.
미세한 검술 동작의 차이.
진기의 운용 방식.
그에 따른 위력은 천양지차였다.
가로막은 모든 걸 무너뜨릴 것만 같은 공손헌의 패도에 비하면, 위지천이 펼친 검은 초라해 보이기만 했다.
그런데.
콰아아아아아앙!
“크윽?!”
밀린 건 또다시 공손헌이었다.
심지어 공손헌은 내상까지 입었다.
얼굴이 파리해졌다.
‘어, 어째서? 사술이라도 쓰고 있단 말인가?’
아니다.
놈은 정말 순수하게 기초 삼류 마공으로만 그를 상대하고 있었다.
하지만, 어떻게?
어째서 이런 결과가 펼쳐지는지 도무지 이해되지 않았다.
“하아. 고작 이따위가 마교의 도라니. 네놈이 정말 천마신교의 마공자가 맞는다는 말이냐? 개탄스럽구나.”
“닥쳐라!!”
콰아아앙!!
다시 검이 마주했다.
결과는 똑같았다.
아니, 더 극적이었다.
“흡!”
공손헌의 입에서 주룩 한 줄기 피가 흘러내렸다.
내상이 악화한 거다.
위지천은 계속 검을 펼쳤다.
똑같이 기초적인 파혈검법으로.
공손헌은 이를 악물며 자신의 절초를 펼쳤지만.
“커억!!”
결국, 거듭된 충격을 버티지 못하고 왈칵 죽은피를 토했다.
“…….”
“…….”
장내에 죽은 듯한 침묵이 내려앉았다.
자리에 있던 모두가 경악해 위지천을 보았다.
‘마교의 마공자를 일방적으로 농락하다니?’
‘도마의 경지가 저 정도였다고?’
‘도 타령하는 것부터 심상치 않더니. 마인은 미칠수록 강하다는 말이 맞았어.’
그저 그런 마인도 아닌, 마공자다.
무려 차기 천마 후보인.
검술이 부족한 것도 아니었다.
이곳은 사검회.
작금에 와서는 원래의 기치를 잃었다지만 검귀들의 문파다.
공손헌이 펼치는 검술 수준을 못 알아볼 리가 없었다.
절정 극이라고는 상상하기 어려운 수준.
공손헌의 검은 똑같은 절정 극이자 칠조인 혈검귀의 검술보다 몇 수는 앞서 있었다.
그런데, 그런 공손헌을 농락하는 도마는 도대체 어떤 존재란 말인가?
“둘의 수준 차이가 너무 나는군요. 어떻게 보십니까, 비천검 형님?”
“…저 도마 놈의 검. 순수한 검술만 따지면 나도 장담하기 어려울 것 같군.”
악사검과 함께 나타난 두 초절정 고수 구유검 능위룡과 비천검 냉소천이 감탄해 말했다.
놀라운 이야기.
둘은 악사검과 다르게 제대로 된 초절정 고수다.
특히 비천검 냉소천은 초절정 중(中)이었다. 그런데, 검술을 겨룰 시 승부를 장담하기 어렵다고 평한 거다.
공손헌의 검이 무너진 이유?
간단하다.
그만큼 검술 수준 차이가 극심해서일 뿐이다.
무공이 중요한 건 맞다.
익힌 무공의 격차가 극심하면, 실력으로도 극복하기 어려운 것도 맞다.
단, 도마의 검이 그런 상식조차 무시할 정도로 대단할 뿐이었다.
삼류 마공으로도 상대를 압도할 정도로.
‘이 정도로 끝내면 아쉽지.’
위지천은 대미를 장식하기로 했다.
이를 악물고 있는 공손헌을 향해 검을 까닥거렸다.
“참으로 실망이구나. 천하의 이름 높던 마교의 도가 고작 이 정도 수준이라니. 다 허명이었어. 서글플 정도야.”
“이놈…!”
“네놈이 한 수를 숨기고 있음은 안다. 마교에 이름 거창한 무공이 하나 있지 않나? 천마… 무슨 무공이었나? 꺼내 보도록.”
공손헌의 얼굴이 굳었다.
놈이 말한 마교의 이름 거창한 무공.
천마신공(天魔神功)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