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enius Youngest Son of the Righteous Sun Family RAW novel - Chapter (113)
의선명가 천재막내 114화(114/138)
제114화
강호에 신공절학은 의외로 많다.
역사 깊은 명문이나 대문파 정도 되면 신공절학 한둘쯤은 보유하고 있으니까.
그뿐 아니라, 암암리에 전해져 내려오는 전대 거인들의 신공까지.
이런 신공절학의 우위를 가리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앞서 익힌 무공의 수준이 중요하다고 하였지만, 그건 무공 간의 격차가 심할 때의 이야기이고, 신공(神功)이라 불릴 정도의 무공이면, 익힌 이의 공부 문제이지 무공에 따른 우위는 없다고 봐도 되었다.
하지만, 강호인들이 특별하게 인정하는 신공절학이 몇몇 있었다.
화산의 자하신공!
무당의 태극혜검!
소림의 역근경!
등등이다.
강호의 호사가들은 원초적인 질문을 하였다.
이런 신공절학 중 가장 강한 무공은 무엇인가?
이건 의외로 쉽게 답이 나왔다.
-천마신공(天魔神功)
강호의 신공절학 중 뛰어나지 않은 건 없다.
무당의 태극혜검은 부드러움에 있어서 으뜸이며, 소림의 역근경은 마음의 공부에 있어서 최고였다.
저 멀리 새외의 빙백신공의 신묘함은 어떤가?
하지만, 그 모든 신공절학 중 가장 강한 건 천마신공임은 강호의 누구도 부정할 수 없었다.
천마신교의 지존, 천마(天魔)의 무공이었으니까.
“…….”
공손헌의 눈빛이 차갑게 가라앉았다.
아까와는 달라진 분위기.
당연했다.
천마신공을 꺼내라고 도발했으니까.
“이놈, 감히!!”
지금껏 잠자코 있던 호위 진영이 격노해 나서려 했지만.
“그만. 내가 알아서 하겠다. 좋다. 단, 네놈도 네 진짜 마공을 꺼내어라. 기초인 파혈진공으로 날 농락하는 짓 따위 집어치우고.”
공손헌이 사납게 으르렁거렸지만.
“아니, 난 계속 파혈진공만 쓰겠다. 지금껏 네가 보인 도를 보니 천마신공도 별 볼 일 없을 것 같으니.”
“!!”
“천마신공이 과연 내 기초 마공을 상대할 수 있을지 기대해 보겠다.”
“하!”
오만하기 짝이 없는 발언에 공손헌이 이를 바득 갈았다.
공손헌은 외부 출신이라 딱히 교에 충성심이나 경외심을 품고 있는 건 아니다.
하지만, 천마신공이다.
강호 최강의 신공을 저렇게 무시해?
‘아무리 내가 익힌 게 전반부에 불과하다고는 해도.’
마공자로 선정되면, 천마신공을 전수받는다.
단, 완전한 천마신공은 아니다.
후반부는 경쟁에 승리해 정식 차기 천마인 ‘소교주’가 되어야만 익힐 수 있다.
그래도 천마신공은 천마신공이다.
“네놈을 강제로 등선하게 해주마.”
고오오오.
공손헌의 몸에서 아까와 다른 기세가 몰아치기 시작했다.
천마신공의 기세였다!
세상 모든 마를 발아래 무릎 꿇리는 만마앙복의 신공의 기운에 장내의 모두가 침을 꿀꺽 삼켰다.
‘이게 천마신공.’
‘파혈검마 공손헌은 마공자가 된 지 얼마 안 되었으니, 천마신공의 성취가 깊지도 않을 텐데, 저 정도의 기운이라니. 과연 천마신공이구나.’
공손헌은 서슬 퍼렇게 검을 겨누었다.
“네놈이 마인인 이상, 만마를 지배하는 천마신공의 공능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터. 인제 와서 후회해도 늦었다.”
천마신공이 마교 지존의 무공인 이유 중 하나였다.
마인인 이상, 천마신공을 익힌 이에게 대적할 수 없다.
하지만.
“고작 이게 끝인가?”
“!!”
“흠. 그래, 이해한다. 이 도마의 눈높이가 너무 높은 탓이겠지. 그래도 조금 더 힘을 내보아라.”
“하!! 헛소리 닥쳐라!”
파아아앗!!
공손헌의 검에 천마신공의 기세가 깃들었다.
검강이었다.
절정 극의 경지로 억지로 만든 검강이 아니다.
천마신공의 공능이었다.
“아까와는 다를 거다.”
공손헌은 천마신공의 기운을 담아 파혈검법을 펼쳤다.
파혈검법의 패도가 천마신공의 군림의 기운을 담아 쇄도했고, 위지천은 자신에게 날아드는 천마신공의 기운을 보면서,
‘귀엽네. 아무리 도발해도 그렇지. 고작 이런 걸 천마신공이라고 펼쳐?’
…웃음을 참고 있었다.
사실 위지천은 천마신공과 겨루어보는 게 처음이 아니다.
공손헌은 물론, 소교주, 부교주, 심지어 천마와도 겨루어 봤으니까.
마교와 딱히 적대 관계라서 줄줄이 싸웠던 건 아니다. 그냥 싸웠다. 원래 마인끼리는 이유 없이 싸우는 법이니까.
어쨌든, 지금 공손헌이 펼친 천마신공은, 음.
‘너무 작고 귀여워 쓰다듬어 주고 싶을 정도네.’
위지천은 검을 들었다.
아까와 동일하게 기초 마공인 파혈검법으로 천마신공을 파훼하려는 거다.
‘물론, 지금 내가 펼치는 파혈검법을 순수한 기초 파혈검법이라고 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지만.’
사실.
그는 아까 전부터 모종의 사기를 치고 있었다.
파혈검법을 펼치는 척 다른 무공을 펼친 건 아니다.
위지천이 사용한 건 순수한 파혈검법이 맞긴 했다.
단, 검술의 일대 종사인 그의 심득을 담아 펼쳤을 뿐이다.
흉마 위지천의 심득이 담겼는데, 똑같은 동작, 구결을 통해 펼쳤다고 해도 그걸 과연 동일한 기초 검법이라고 할 수 있을까?
‘천마신공은 군림의 의지를 형상화한 신공이야.’
위지천은 과거 천마와 겨루었을 때를 떠올렸다.
마교는 괴물들의 집단이다.
워낙 폐쇄적이라 중원에 알려지지 않았을 뿐, 어마어마한 초고수들이 즐비했다.
천마는 그중에서도 격외의 존재였다.
신주칠강에 오른 위지천조차 간신히 버틸 뿐, 승리는 감히 엄두조차 내지 못했던 지고한 존재.
‘천마는 확실히 현경에 올랐으니까. 무림맹의 무황과 더불어 천하제일인에 가장 근접한 이.’
천마가 펼치는 천마신공의 군림의 기세는 그야말로 절대적이었다.
단순히 관용적인 표현이 아니라, 항거가 불가했다.
천마의 천마신공은 그만큼 대단했다.
하지만, 위지천은 천마의 천마신공에도 굴하지 않았다.
동수 엇비슷하게 승부를 이어갈 수 있었다. 물론, 승부가 길어졌다면 필패했겠지만, 천마가 감탄해 이렇게 이야기했을 정도다.
-네가 편법이 아닌 어린 시절부터 제대로 무공을 익혔다면, 작금의 천하제일인은 네놈이었겠구나.
위지천이 천마신공에 굴하지 않을 수 있었던 이유?
천선신공의 공능과 상단전이 열려 있었던 점 등등이 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이유는 따로 있었다.
그의 의지가 천마신공의 군림의 의지에 부족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무공은 결국 의지의 표현.’
외기(外氣)의 경지나, 검강의 천추 등을 말하는 게 아니다.
간단한 동작 또한 그렇다.
삼재검법의 찌르고, 베는 동작조차 펼치는 이의 의지가 담겨 있다.
지키느냐, 죽이느냐, 두려움, 증오, 분노.
그래서, 무공의 모든 동작은 같아 보여도 같지 않다. 펼치는 이가 어떤 마음, 의지로 펼치느냐에 따라 완전히 달라진다.
위지천처럼 고절한 깨달음에 이른 이들에게는 무척이나 중요한 상승의 무리(武理)였다.
의지에 따라 검을 완전히 탈바꿈할 수 있었으니까.
성질, 위력까지.
파혈검법에 위지천의 패도의 의지가 담겼다.
기존에 파혈검법이 품고 있는 패도의 성질이 아니다.
위지천의 패도였다.
그렇게.
위지천의 패도가 공손헌의 천마신공과 격돌했다.
“!!”
공손헌의 눈이 찢어질 듯 커졌고.
와장창!!
위지천의 검과 부닥친 천마신공이 산산이 흩어지며 마치 동경이 깨지는 듯한 소리와 함께 공손헌의 검이 산산이 부서져 버렸다.
부러진 것도 아닌, 깨끗이 잘린 것도 아닌, 강철로 만든 검이 박살이 난 거다.
“커어어억!!!”
“공자!!”
공손헌도 내부가 완전히 뒤집히는 충격에 왈칵 죽은피를 토하고는 쓰러졌다.
다급히 호위 진영이 공손헌의 상태를 살폈다. 목숨에 지장은 없으나 심각한 내상이었다.
“하아. 조금이나마 기대했지만, 역시나였어. 외롭구나. 이 도마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마의 도를 함께 논할 자는 없단 말인가?”
“…….”
위지천은 도마(道魔) 연기에 심취해 한마디 내뱉었다가 아무도 반응하지 않자, 머쓱하게 입을 다물었다.
다들 경악하여 위지천을 보았다.
“어떻게? 저렇게 간단히?”
“처음부터 끝까지 기초 마공만 사용했어. 심지어 천마신공을 상대할 때도.”
“저 미친 마인의 경지는 도대체 얼마나 깊다는 말인가?”
다들 위지천, 도마가 자신의 실력을 채 절반도 드러내지 않았다는 것을 알았다.
그런데도 오귀(五鬼)로 악명 높은 천마신교의 마공자를 철저히 농락하다니.
‘최소 초절정 입. 어쩌면 중 이상일지도.’
모두가 침을 꿀꺽 삼키며 그렇게 생각했다.
실제 위지천의 마인으로서 경지는 아직 절정을 넘지 못했다. 하지만, 초절정 입 정도를 상대하는 건 무리가 없으니, 완전히 틀린 짐작은 아니었다.
위지천은 시선을 돌려 악사검을 바라보았다.
“웬 날파리가 끼어들어 이야기가 끊겼군. 검교회를 계속 진행하고자 하는가? 만약 그렇다면, 이 도마가 네놈에게 도를 알려주도록 하겠다.”
“!!”
“단, 각오하도록. 이 도마 어르신은 가르침을 내릴 때 사정을 봐주지 않으니까.”
악사검 한수는 이를 악물었다.
‘저 미친 마인은 내가 상대할 존재가 아니다.’
만약 그가 검을 겨루면, 공손헌보다 더 처참히 패배할 거다.
특히 저 미치광이 헛소리를 보아할 때, 심각한 농락을 당할 가능성도 있었다.
‘차라리 장로검회를 동원해 죽여 없애는 게.’
저 마인의 경지가 얼마나 고절하든, 사검회의 전력을 동원하면 죽여 없애는 게 불가능하지 않으리라.
하지만.
“…….”
“…….”
모두가 악사검 한수를 바라보고 있었다.
이 자리에는 사검회의 인물들만 있는 게 아니다.
검교회는 흑도의 큰 행사이니 온갖 곳에서 온 사파의 인물들이 모여 있었다.
특히 하남 흑도인들이 많았다.
저들 앞에서 대놓고 검교회의 승부를 불복한다?
체면이 상하는 건 물론, 회주로서 권위까지 훼손될 거다.
그때였다.
“…그만. 여기까지.”
모두가 숨을 들이켰다.
“태상회주님을 뵙습니다!!”
잠자코 지켜만 보고 있던 검군악이 등장한 거다!
검군악이 악사검 한수를 바라보았다.
“한심하구나.”
“…죄송합니다.”
“뭐가 한심한지는 아느냐?”
“…….”
“승부에 패하는 건 그럴 수 있다. 실력이 부족한 것도 괜찮아. 내가 네게 실망한 건, 승부에 임하는 자세다.”
“!!”
검군악은 장삼과 위지천을 보았다.
장삼 쪽을 볼 때는 살짝 떨떠름하게 눈살을 찌푸리고는.
“저 둘을 보아라. 우리 사검회는 저 둘의 모습을 본받아야 한다. 저 둘이 보인 투지야말로 사검회가 추구해야 할 정신 그 자체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