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enius Youngest Son of the Righteous Sun Family RAW novel - Chapter (114)
의선명가 천재막내 115화(115/138)
제115화
검군악의 등장 이후 검교회는 흐지부지 마무리되었다.
이번 검교회는 강호, 특히 하남 무림에 커다란 충격을 주었다.
-흑귀문의 장삼, 악사검 한수를 꺾어!
아무리 악사검의 검이 녹슬었다고 해도, 초절정 고수다.
장삼은 하남 흑도의 새로운 강자로 어마어마한 주목을 받았다.
단, 위지천, 그러니까, 도마에게 쏟아진 관심에 비할 바는 아니었다.
-천마신교의 마공자를 농락한 도마는 누구인가?
원래 도마는 크게 주목받는 인물은 아니었다. 등장 자체가 워낙 적어 가상의 존재는 아닌지 의문을 가지는 이도 많았다.
그런데 이번 일로 단번에 강호인들의 시선이 쏠리게 되었다.
특히 도마의 뒷배경을 모두가 궁금해했다.
마지막에 이런 소리를 뱉고 사라졌기 때문이다.
-이 도마! 의선의가 덕분에 도를 좇는 삶을 살게 되었으니, 의선의가를 삿되이 적대하는 자여, 각오하여라! 이 도마의 피의 도(道)가 임하리라!
덕분에 의선의가의 이름도 한 차례 더 강호인들에게 주목받게 되었다.
초절정으로 추정되는 마인이 비호를 선언한 거니까.
“하남흑패(河南黑覇) 장삼 대협에 미치광이 마인 도마까지. 이제 누구도 의선의가를 함부로 건들 엄두를 내지 못하겠군.”
“안 그래도 뒤에 쟁쟁한 문파들이 많은 의선의가였는데.”
“의선의가를 비호하는 이들의 면면을 보면, 어지간한 성급 의가도 이 정도로 화려하지는 않을 거네.”
비호하는 이들이 얼마나 많으냐.
얼마나 강한 이가 의가를 지키느냐는 건 굉장히 중요한 문제다.
장삼과 도마 덕에 의선의가의 위상이 한 차례 더 높아졌다.
“그런데, 사검회의 회주 자리는 어떻게 되는 거지? 결국, 검교회 우승자는 장삼 대협이 되었으니, 장삼 대협이 사검회의 회주가 되는 건가?”
“에이, 설마. 장삼 대협이 미치지 않는 한, 고집을 부리겠나? 적당히 악사검의 체면을 세워주면서 회주직을 고사하겠지.”
“애초에 회주직을 검교회 승부 같은 걸로 뽑는다는 게 말이 되나?”
초창기 교류회 형태인 사검회 때면 모를까, 지금처럼 대문파가 된 이후에는 말도 안 되는 일이다.
워낙 사검회의 중요 전통이라 흐지부지 이어졌을 뿐, 누구도 장삼이 실제로 사검회의 회주가 될 거로 생각하는 이는 없었다.
그런데.
“…이 장삼이 사검회의 지존이 되는 데 동의하지 않는 이 있소? 나 장삼은 무려 검.군.악. 어르신이 인정한 검교회의 우승자인데.”
중요 간부들만 들어올 수 있는 사검당(蛇劍堂).
장삼은 떡하니 회주의 자리에 앉아 거들먹거리고 있었다.
‘…저놈이 미쳤나?’
‘검교회 때 보인 모습은 인정할 만하다만. 고작 절정 나부랭이 따위가?’
‘태상회주께서 인정한 놈만 아니면?’
참고로, 검군악은 더 개입하지 않고 물러났다. 위지천이 남몰래 이렇게 부탁한 탓이다.
-이 뒤는 제가 알아서 할게요.
덕분에 악사검 한수를 비롯한 사검회 측 인물들과 장삼이 대립하고 있었다.
어쨌든 장삼이 미친놈도 아닌데, 간덩이가 밖으로 나온 것처럼 굴고 있는 이유?
뻔했다.
위지천이 강제로 시켜서다.
장삼은 속으로 울며 위지천을 욕했다.
‘이 나쁜 악마 놈. 날 도대체 언제까지 괴롭힐 거냐! 제발 날 살려줘!’
장삼을 노려보는 사검회 고수들의 눈초리가 심상치 않았다.
훼까닥 장삼의 목을 따려는 이가 나와도 이상하지 않은 분위기.
그때, 위지천이 나섰다.
“잠깐, 다들 진정하세요! 장삼 대협은 대의를 아는 흑도의 영웅! 지금 이러는 것도 욕심 때문이 아닌, 무언가 이유가 있어서일 거예요! 그렇죠, 장삼 대협?”
“그, 그, 그렇다!! 내가 지금 이러는 건 다 큰 뜻이 있어서다!”
장삼이 허겁지겁 고개를 끄덕였다.
악사검 한수가 눈썹을 꿈틀하더니 길게 한숨을 내쉬며 입을 열었다.
그래도, 검교회 때 승부를 겨루며 장삼을 인정한 건지 나름대로 존중이 섞인 말투였다.
“무슨 생각인지 말해보시오, 장 대협. 진짜 우리 사검회가 탐나서 이러는 건 아닐 거라고 믿소. 분에 넘치는 탐욕을 부릴 때 어떤 화를 입을지 모르는 이는 아닐 테니.”
장삼은 침을 꿀꺽 삼켰다.
위지천의 전음이 들렸다.
-이제부터 중요하니 잘해라?
장삼은 위지천이 지시한 각본대로 입을 열었다.
“나, 난 하남 흑도의 미래를 걱정해서 이러는 거요!”
“…하남 흑도의 미래?”
“그렇소! 대관절 흑도란 무엇이오?! 썩어빠진 기존의 질서에 저항해 협을 세우는 게 흑도 아니오?!”
그렇다.
정파는 착한 놈, 흑도는 나쁜 놈, 마인들은 미친놈.
이렇게 나누지만, 사실은 달랐다.
흑도의 시작은 탐관오리에게 시달리는 백성들을 위해 일어선 의적이었다.
양산박 같은.
즉, 흑도도 나름대로의 협이 있었다.
…물론, 뿌리만 그렇다는 거고, 작금의 흑도는 대체로 나쁜 놈인 건 맞았다.
장삼이 갑자기 흑도의 협을 부르짖는 건, 다 위지천 때문이었다.
‘이렇게 고생했는데, 나도 얻는 게 있어야지.’
물론, 고생은 장삼이 했지만, 위지천은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딴 놈이 챙긴다.’는 이야기를 좋아했다.
위지천은 자신의 목적을 위해 사검회를 이용하기로 했다.
‘사검회를 이용해 반천회의 꼬리를 잡자.’
“우리 하남 흑도의 현실을 보시오! 흑도로서 협을 세우긴커녕 위선적인 정파 놈들의 기에 짓눌려 눈치만 보고 있는 형편 아니오?!”
장내가 웅성거렸다.
장삼의 말이 사검회의 아픈 점을 찔렀던 거다.
-검군악이 문파의 터를 잘못 잡았다.
사검회의 위치는 그만큼 최악이었다.
천하의 검귀가 모이기 쉬운 위치를 잡다 보니 낙양에 자리했지만, 정파의 대문파들 사이에 끼어 있는 처지가 되었다.
그런 상황에서도 당당히 생존해 있다는 것 자체가 사검회의 저력을 보여주지만, 그만큼 정파의 눈치를 많이 보고 있었다.
“난 이런 하남 흑도의 현실에 개탄하여 회주직에 앉겠다고 한 것이오! 하남의 흑도를 변화시키고 싶어서! 목표를 이룬 후에는 바로 물러나겠소!”
장삼은 열변을 토하고는 슬그머니 눈치를 살폈다.
다들 우뚝 입을 다물고 있었다.
장삼의 말에 감명이라도 받은 것인 양.
‘개뿔. 이런 헛소리가 먹힌다고?’
장삼은 위지천이 써준 각본을 읊었을 뿐이다.
장삼이 새삼스레 위지천의 간사한 혀 놀림의 대단함을 느끼고 있을 때였다.
“장 대협의 뜻은 알겠소. 하지만 어떻게? 따로 생각하는 방법이 있소이까?”
“간단하오! 우리 흑도의 힘을 보여주는 것이오!”
“누구를 상대로?”
“무당!!”
“!!”
다들 뜨악한 얼굴로 장삼을 보았다.
방금 감탄한 시선은 온데간데없이, 저놈이 미쳤나? 하는 눈빛.
당연하다.
무당이 어떤 곳인데?
“잠깐, 진정하세요. 평화를 사랑하는 장삼 대협이 무당과 전쟁하자는 것은 아닐 거예요. 그렇죠, 장삼 대협?”
“그, 그렇다! 비무회를 열자는 거다! 사검회 초창기에 종종 그랬던 것처럼! 남존무당을 꺾으면 그 누가 하남의 흑도를 무시할 수 있겠소?!”
장삼은 속으로는 울고 싶었다.
위지천이 시켜서 억지로 말하고 있긴 하지만, 무당과 비무라니.
흑도인으로서 무당산 방면으로는 오줌도 싸고 싶지 않건만.
‘진짜 이딴 이야기에 넘어가는 건 아니겠지? 다들 정신 차리라고? 무당이야? 남존무당이라고? 뒤지고 싶은 건 아니지?’
하지만, 뜻밖에 사검회의 수뇌들은 진지하게 장삼의 이야기를 받아들였다.
“…나쁘지 않군요.”
“무당이면 설사 문제가 생겨도 뒤끝을 걱정할 것도 없고 말입니다.”
호북의 무당은 하남 북쪽에 자리한 사검회와 영역이 다소 달랐다.
그렇다고 아예 먼 것도 아니지만, 비무 중 생긴 앙심 정도로 해코지하기에는 조금 애매한 거리.
사검회 입장에서는 바로 코앞의 화산, 종남, 소림, 개방이 더 조심스러웠다.
무엇보다 남존무당이다.
비무회 결과 패한다면?
지나치게 졸전만 하지 않는 한, 크게 체면을 구기지 않을 수 있었다.
상대가 남존무당이니까!
비슷한 급으로 평가받는 화산, 종남 등을 상대로는 절대 져서는 안 되지만, 무당은 상대적으로 부담이 덜했다.
‘비무회 때 동수만 이루어도 사검회의 이름을 크게 높일 수 있다. 내 명성도 세울 수 있을 거야.’
이번 검교회 때 체면을 구긴 것 정도야 만회하고도 남을 것이다.
단, 문제가 있었다.
이건 사검회가 무당을 상대로 어느 정도라도 분투할 때의 이야기다.
형편없이 깨진다면?
안 하느니만 못했다.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데, 위지천의 신호를 받은 장삼이 크흠 헛기침하고는 뜻밖의 이야기를 꺼냈다.
“승부 결과는 걱정하지 마시오! 우리에게는 비장의 무기가 있으니까!”
“…비장의 무기?”
“여기 이 악ㅁ… 위지천 의원이오!”
“??”
다들 장삼 옆에 서 있는 위지천을 보고는 고개를 갸웃했다.
갑자기 무슨?
“사검회의 검수분들께 인사 올려요. 의선의가의 위지천이라고 해요.”
“네가 누구인지는 안다. 지난 일 년간 네게 치료받은 사검회의 문도가 하나둘이 아니니. 이 자리를 빌려 고마움을 표한다. 그런데, 장삼 대협의 말이 무슨 뜻이냐?”
위지천은 기공 치료의 어린 명의로 주변에 명성을 떨치고 있다.
사검회의 고수 중에서도 신세를 진 이가 적지 않아, 악사검 한수는 최대한 부드럽게 물었다.
“의무학에 대해서 아세요?”
“알고는 있다.”
“최근 무당의 고수들이 의무학의 도움을 받아 큰 성취를 얻었다고 해요.”
악사검 한수는 고개를 끄덕였다.
최근 무당십이검 간에 비무에서 이변이 일어나 소문이 퍼졌다.
“그래, 최근 무당에 대단한 의무선생(醫武先生)이 나타났다고 하더군. 원래 무당의 검수였던 이로 백선의가에서 의술을 사사하였다고 하던가?”
“무언가 이상하지 않나요? 이렇게 단기간에 성취를 얻게 하다니? 의무학이 혈교 놈들이 쓰는 사마외도의 술법인 것도 아닌데.”
일리 있는 지적이었다.
애초에 의무학은 그저 의술적 지식을 접목하는 것일 뿐이다.
“제 의학적 지식으로 미루어봤을 때, 그 의무선생의 의무학은 정상적인 게 아닌 게 분명해요.”
“…그러면 네 말의 뜻은?”
위지천은 고개를 끄덕였다.
“제가 의원으로서 무당 의무선생의 의무학의 문제점을 파악할 테니, 사검회의 분들께서는 비무에서 제가 파악한 약점을 공략해 주세요.”
일타의무선생(一打醫武先生) 위지천의 가르침이 처음 강호에 선보여지는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