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enius Youngest Son of the Righteous Sun Family RAW novel - Chapter (116)
의선명가 천재막내 117화(117/138)
제117화
당황스러운 이야기.
지금 위지천은 전혀 마기를 드러내지 않고 있는데, 정확히 도마라고 지목한 거다!
‘하긴. 이놈은 원래도 감이 보통 예민한 게 아니었지.’
이전 삶 때, 위지천이 스승, 파혈진군에게 사사한 건 딱히 위지천이 밝혀서 드러난 게 아니다.
공손헌 놈이 위지천이 쓰는 무공을 보고는 직감으로 밝혀낸 거다.
“마교의 공손 공자님을 뵈어요. 의선의가의 위지천이라고 해요. 그런데 도마라니, 무슨 말씀인지 모르겠어요.”
위지천은 일단 시치미를 뗐다.
어차피 놈도 무슨 증거가 있어서 저러는 게 아니다.
천선신공의 공능 덕에 기맥을 직접 살펴도 위지천의 몸에서는 마기의 흔적을 발견할 수 없다.
“시치미 떼셔도….”
“전 마인이 아닌걸요.”
위지천은 슬쩍 활생심공의 내공을 일으켰다.
공손헌은 잠시 말문이 막히는 표정을 지었다.
마기는커녕 정순하디정순해 파사현정에 어울리는 기운이었으니까.
마기와 정도의 기운은 한 몸에 공존할 수 없다.
상식적으로는.
“…정말 아니라고?”
“네. 그런데 혼자이신 건가요? 함께 계시던 호위 무사분은?”
“자꾸 귀찮게 해서 따돌리고 왔다.”
“그러면, 여기서 네놈을 죽여도 뭐라고 할 사람은 없는 거네?”
“…뭐?”
그 순간이었다.
번뜩.
위지천의 신영이 공손헌 앞에 나타났다.
잔상이 남을 정도로 빠른 움직임.
“!!”
공손헌의 눈이 찢어질 듯 커졌다.
지금 위지천이 일으킨 기운은 마기였다.
‘그러면 방금 정도의 기운은?’
잘못 본 게 아니었다.
위지천이 검을 움직였다.
이번엔 정도의 무공이었다.
의선유수검(醫仙流水劍).
검으로 그은 획이건만 맑고 청아해 탄성이 절로 나오는 아름다운 선이 허공을 갈랐다.
“잠깐! 난 싸우려고 온 게 아닌?!”
“안 물어봤는데?”
공손헌은 허겁지겁 검을 들어서 막으려고 했지만.
스르륵.
위지천의 검이 공손헌의 검을 부드럽게 흘렸다.
공손헌의 검이 맥없이 방향을 잃었고, 그 순간.
콰아아아!
이번에는 위지천이 마공을 일으켰다.
결투 때 쓴 기초 파혈검법 따위가 아니다.
위지천의 진신 마공인 혈선마공.
자욱한 핏빛 파괴의 선이 공손헌을 먹어 치우려는 듯 쇄도했고.
“…….”
공손헌은 침을 꿀꺽 삼켰다.
위지천의 검이 그의 목에 겨누어져 있었다.
진 거다.
제대로 검을 펼쳐보지도 못하고.
공손헌은 도마가, 아니, 눈앞의 소년이 일전 결투 때 자신의 사정을 무척이나 봐주었다는 걸 깨달았다.
만약 농락할 의도 없이 목을 벨 생각이었다면, 그는 몇 초식도 버티지 못했을 것이다. 지금처럼.
“난 마교의 사공자입니다. 아무리 당신이 대단한 마존이라도 절 죽이면….”
“그래서? 내가 그딴 걸 신경 쓸 것 같아?”
“!!”
공손헌은 위지천의 눈동자를 보고는 숨을 들이켰다.
이전에 봤던 반짝이는 현기는 어디로 숨었는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시커먼 흉포함만 일렁이고 있었다.
‘진짜다. 진심으로 날 죽일 생각이야.’
공손헌은 보통 강단의 인물이 아니다.
위지천을 제외하면 마극파혈비법을 버틴 유일한 인물이니까.
그런데, 지금 공손헌은 극심한 공포를 느꼈다.
‘적당히 쫀 것 같지?’
위지천은 공손헌을 진짜로 죽일 마음은 없었다.
공손헌을 두려움에 질리게 한 건, 살기를 내뿜어 의도적으로 공손헌의 심령을 제압해서다.
둘의 마음의 공부 깊이가 아득히 차이 나기에 가능한 수법이었다.
“그러게 왜 아는 척했어. 모르는 척 넘어갔으면 귀찮게 널 죽일 필요도 없었을 텐데.”
“자, 잠깐 기다리십시오! 난 마존의 정체를 떠벌릴 생각이 없습니다! 일부러 혼자 온 것 보면 알 수 있지 않습니까?!”
“그래, 네가 비밀을 빌미로 협박 같은 걸 할 인물은 아닌 것 같아. 하지만, 굳이 비밀이 새어 나갈 단초를 남겨둘 필요가 없잖아? 죽여 없애는 게 가장 확실한데.”
‘뭐, 사실 내 정체가 마교에 새어 나갈까 걱정되어서 이러는 건 아니지만.’
혈교면 모를까, 마교가 위지천의 정체를 알게 된다고 무슨 흉계를 꾸미겠나?
‘재밌는 놈이군.’ 하고 흥미를 가지는 게 전부일 거다.
위지천이 이러는 이유?
다른 목적이 있어서다.
“네가 비밀을 지킬 거라는 증거를 보여봐.”
“고, 고독이라도 먹으라면 먹겠습니다.”
스륵.
위지천의 검이 공손헌의 목에 파고들었다.
“날 바보로 알아? 고독을 써봤자 마종의가면 얼마든지 처리할 텐데.”
“그, 그러면 내 진심을 어떻게 증명한단 말이냐?!”
공손헌도 화가 나는지 경어를 집어치우고 버럭 외쳤다.
“천마신공의 구절을 나한테 털어 놓아봐.”
“…뭐?”
공손헌의 눈동자가 굳었다.
“서로 중요한 비밀을 공유하면 널 믿을 수 있지 않겠어? 네가 내 비밀을 퍼트리면, 나도 네가 천마신공을 유출했다는 걸 마교에 알릴 거야.”
핑계다.
위지천이 지금 이러는 건, 그냥 천마신공의 구절이 탐나서였다.
‘혈선마공도 뛰어난 신공이지만, 아무래도 기초 마공인 파혈진공을 모체로 하는 거라 아쉬운 점이 있어. 천마신공의 구절을 참고하면 진정한 절세의 마공으로 거듭날 수 있을 거야.’
“무, 무슨? 말도 안 되는 억지를?”
“싫어? 그러면 그냥 죽으면 돼.”
“싫은 게 아니라, 금제가 걸려 있어 불가능하다! 천마신공의 구절을 유출하려 하면 곧바로 혈맥이 터져 죽을 거다!”
“걱정하지 마. 내가 누구야? 의원이야. 그것도 미래의 신의이자, 기공 치료 분야의 인근 최고 명의인. 금제가 발동해도 죽지 않게 해줄게.”
진짜 될지 안 될지는 모른다.
실패해도 상관은 없었다.
죽는 건 공손헌이니까.
“내가 그딴 이야기에 따를 리가…!!”
“하기 싫으면 그냥 죽으면 되고. 아, 혹시 내가 널 진짜 못 죽일 것 같아서 그러는 거야? 나 사실 혈교 마공도 쓸 줄 알거든. 혈교 마공으로 손을 쓰면 누가 날 의심하겠어? 널 죽인 범인은 혈교가 될 거야.”
위지천이 혈교의 음혼마공(陰混魔功)을 꺼내 보이자 공손헌은 이를 바득 갈았다.
‘진짜 미친놈이구나! 마교에도 저런 미친놈은 없을 거다!’
위지천이 슬그머니 미끼를 던졌다.
“너한테도 나쁜 제안은 아니야.”
“무슨 말이냐?”
“마극파혈비법의 문제점을 극복하고 싶지 않아?”
“?!”
공손헌이 흠칫하였다.
“그게 무슨 말이냐?”
“너도 알고 있잖아? 마극파혈비법으로 정(精)은 급속도로 성취를 얻었지만, 기(氣)의 성장이 따라오지 못하는 것을. 이 불균형을 해결하지 못하면 입천(入天)에 이르는 게 불가능하다는 걸 느끼고 있을 텐데?”
입추.
초절정의 입(入) 단계를 말한다.
의지의 기둥인 천추(天錘)를 세워야 하기에 입천이라고도 표현한다.
참고로, 초절정은 입중상극마다 확연한 변화가 있기에 각각의 경지마다 명칭이 따로 있다.
처음 천추를 세우는 입천경(入天境)!
강기를 단단히 담금질하는 강천경(强天境)!
의지의 기둥 없이도 강기를 자유자재로 다루어 호신강기, 강환 등을 다룰 수 있게 되는 월천경(越天境)!
상단전이 천지와 개통되는 통천경(通天境)!
이 모든 경지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게 천추의 확립이었고, 앞서 여러 번 언급했듯 정기신(精氣神)의 완성이 필수였다.
마극파혈비법은 육체, 정을 비술을 통해 극단적으로 담금질하는 거다.
따라서 기와 신과 불균형이 생긴다.
‘물론, 내가 겪고 있는 불균형과 비교할 바는 아니지만. 난 깨달음이 너무 앞서 생기는 불균형이니.’
“아무리 너라도 기맥을 단련하는 건 쉽지 않은 것 알지?”
공손헌은 침묵했다.
정기신.
이 중 깨달음, 신(神)은 괜찮다. 공손헌은 기재 중의 기재. 얼마든지 따라잡을 수 있었다.
기(氣)의 양 자체도 문제없었다. 마공자가 된 후 영약을 원 없이 먹었으니까. 오히려 기의 양은 비슷한 경지의 고수를 압도한다.
문제는 기맥(氣脈)이다.
기맥은 영약으로 강하게 만들 수 있는 게 아니다.
기초 공사를 하듯이 긴 시간 동안 차근차근 심공을 통해 단련해야 한다.
‘명문 대파의 제자들이 비슷한 경지여도 더 강한 힘을 발휘하는 이유이기도 하지. 기맥의 기초가 탄탄하니까.’
마교 외부 출신인 공손헌은 무공 입문 시기가 또래에 비해 무척이나 늦었고, 기맥의 기초를 닦을 시간이 없었다.
“기맥을 속성으로 단련할 방법은 하나다. 철을 담금질하듯이 기맥을 상하게 한 후 회복하게 하는 거다. 마극파혈비법과 같은 원리인 거지.”
“미친. 육체랑 기맥이 같냐?! 살짝만 상해도 치명상에 이를 수 있는 게 기맥이거늘! 마극파혈비법도 기맥은 절대 건드리지 않는다!”
“싫으면, 그냥 죽든지. 어차피 네놈은 이른 시일 안에 초절정에 이르지 못하면, 벌레처럼 죽임당할 처지 아닌가?”
공손헌은 입술을 깨물었다.
정곡을 찔린 거다.
절정 극.
대단한 경지다.
하지만, 세상에는 절정 극을 개미 밟아 죽이듯 죽일 수 있는 고수가 많았다.
마교 내에 적이 많은 공손헌은 최대한 빨리 강해져야만 했다. 살아남기 위해서.
“…진짜 가능한 건가?”
“모르는데?”
“…뭐?”
“마인 주제에 정파 도련님처럼 굴래? 안전한 방법을 원하면, 가서 무공 담론 연구나 해.”
공손헌은 헛웃음을 흘렸다.
맞는 말이다.
마극파혈비법도 십 중 아홉 이상이 죽는 수련법 아니었나?
“좋다. 천마신공의 구절을 말해주마. 짙은 어둠 속 하늘에 마가 도래하니… 크읍.”
금제가 발동하였고, 그렇게 위지천의 천마신공 강탈이 시작되었다.
* * *
‘…이게 되네?’
놀랍게도 성공이었다.
정확히는 절반의 성공이었다.
구절을 전부 듣지는 못했다.
기공 치료고 나발이고 기맥이 산산이 찢길 위기였기 때문이다.
그래도 적지 않은 구절을 들을 수 있었다.
‘어차피 천마신공을 그대로 익히려는 게 아니었으니까. 이 정도 구절만으로도 혈선마공을 새로운 절세 신공으로 탈바꿈하기 충분할 거야.’
의선유수검과 더불어 강력한 무기가 될 거다.
“끄어어….”
위지천은 고통스러운 신음을 흘리는 공손헌을 보았다.
‘이놈도 참 대단하긴 하네.’
공손헌이 무사할 수 있었던 건 위지천의 기공 치료가 뛰어났던 점도 있지만, 공손헌 스스로의 뛰어남에 기인한 점이 컸다.
공손헌이 대단한 기재가 아니었다면 살아남지 못했을 거다.
하지만, 위지천은 그런 내용은 뚝 시치미 떼고 말했다.
“자, 인제 치료비 내놔.”
“…뭐? 이미 천마신공 구절을 알려준?”
“그건 널 죽이지 않는 대가로 받은 거고, 의원으로서 기공 치료를 해주었으니, 그것에 대한 치료비는 따로 받아야지.”
공손헌은 입을 떡 벌렸다.
‘이 악마 같은 놈이?’ 하는 표정이었다.
“돈 대신 내 부탁을 하나 들어줘. 너도 싫지 않을 거야. 무당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해?”
“…그건 왜 묻는 거냐?”
“마교의 마공자로서 무당에 분탕질해 보고 싶지 않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