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enius Youngest Son of the Righteous Sun Family RAW novel - Chapter (121)
의선명가 천재막내 122화(122/138)
제122화
무당일검 송현.
강호에 몸담은 이 중 그 이름을 모르는 이는 거의 없다.
천재 중의 천재!
무당에 입문할 때부터 두각을 드러냈으며 젊은 시절에는 정파 최고의 기재 중 하나로 이름 높았다.
그의 무공은 이미 동 배분을 초월한 지 오래.
구파일방의 장로급 인사 중에도 송현과 어깨를 나란히 할 이는 많지 않았다.
괜히 정파의 차대를 책임질 버팀목이라고 불리는 게 아니다.
그런데, 송현은 지금 이해할 수 없는 경험을 하고 있었다.
‘뭐지? 이 불길한 느낌은?’
송현은 눈앞의 상대를 바라보았다.
스스로를 천마신교의 마공자라 소개한 수상쩍은 인물.
‘공손헌이라고? 경지 자체는 경계할 정도는 아닌데.’
정확히 가늠하기 어려웠지만, 절정을 넘은 것 같지는 않았다.
송현과 비교하면 송사리 같은 수준.
하지만, 송현은 이해할 수 없는 경계심을 느끼고 있었다.
월천경(越天境)에 이르며 발달하기 시작한 상단전의 감이었다.
“마공자의 피를 봐 괜한 분란을 일으키고 싶지는 않다. 이번 한 번만 넘어가 줄 테니, 다시는 무당에 얼씬도 하지 말도록.”
송현은 눈앞의 인물이 마공자라는 것은 의심하지 않았다.
놈이 살짝 꺼내 보인 기운은 소문으로만 전해 듣던 천마신공과 매우 흡사했으니까.
하지만, 놈은 순순히 물러서지 않았다.
“네놈이 벽을 넘을 때 의무선생 송백에게 어떤 도움을 받았는지 말해주면 물러가도록 하겠다.”
“하, 아직도 송백 사형이 무공 연구를 위해 양민을 희생했다는 헛소리를 하는 거냐?”
“말하지 않겠다면, 이곳에 있는 놈의 연구 자료를 내게 전부 넘기도록. 놈이 어떤 짓거리를 했는지 내 눈으로 직접 조사해볼 테니.”
말도 안 되는 요구에 송현의 눈이 낮게 가라앉았다.
“자비를 베풀었건만, 기어이 벌주를 마시려는구나. 마교의 면을 봐서 목숨은 거두지 않으마.”
송현은 매섭게 검을 겨누었다.
송현은 자신의 직감을 무시하지 않았다. 조금도 방심하지 않고, 신중히 상대를 제압하기로 했다.
‘역시 무당일검이네.’
위지천은 그런 송현의 모습에 고개를 끄덕였다.
현재 위지천의 마인으로서의 경지는 절정 상.
하지만, 강호의 구분에 따른 것일 뿐, 초절정 입 정도는 어렵지 않게 이길 수 있었다.
초절정 중은?
상대에 따라 다르겠지만, 대략 칠 할의 승률로 이길 수 있었다.
경악스러운 이야기.
그렇다면 초절정 상은?
‘아무리 나라도 초절정 상은 쉽지 않지.’
초절정 상, 월천경은 밑의 초절정 경지와 현격한 차이가 있었다.
호신강기, 강환 등을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다.
하지만, 위지천은 월천경의 진짜 무서운 점은 그런 잡기(雜技)가 아님을 잘 알고 있었다.
‘상단전이 개화하며 어렴풋이나마 의혼(意魂)을 다룰 수 있는 단계야.’
의혼(意魂).
의지의 힘을 말한다.
위지천이 얼마 전 공손헌과 상대할 때 검에 패도의 의지를 담아 천마신공을 꺾었던 것처럼, 마음속 의지를 실제적인 힘으로 구현하는 단계를 뜻한다.
‘내가 경지 이상의 힘을 발휘할 수 있는 건, 마음속 의지를 검에 담을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니까.’
참고로, 지금껏 위지천이 검에 의지를 담은 건, 의혼(意魂)은 아니었다.
의혼을 제대로 쓰려면 상단전이 트여야 한다.
위지천은 그저 과거의 깨달음을 토대로 흉내만 내었을 뿐이다.
그러니, 위지천이 아무리 대단해도 눈앞의 송현을 상대하는 건 무리이지만.
‘할 만할 것 같은데?’
위지천은 어렴풋이 의무선생 송백이 어떤 수작을 부린 것인지 눈치챘다.
이전 삶, 어째서 무당이 속 빈 강정이 되었는지. 실전만 벌이면 박살이 났던 건지도.
‘차라리 놈이 과거의 경지였다면 더 상대하기 까다로웠을지도.’
위지천은 송현에게서 엿보이는 치명적인 ‘하자’를 보고는 생각했다.
경지만 올라가면 뭐 하나? 저런 ‘구멍’이 생겼는데?
물론, 그렇다고 송현을 쉽게 제압할 수 있다는 건 아니다.
썩어도 초절정 상이니까.
하지만, 위지천은 정정당당하게 비무 같은 승부를 나눌 생각이 없었다.
품에서 무언가를 꺼냈다.
“…그건?”
“벽력탄이다.”
“…뭐?”
위지천은 다짜고짜 벽력탄을 무학원 안쪽 서재 방향으로 던졌다.
“!!”
송현은 기겁해 검을 휘둘렀다.
벽력탄이 무학원에서 터지면 대참사다.
파아앗!
강기의 구슬, 강환(罡環)이 날아가 벽력탄을 제거했다.
하지만, 송현에게 불행히도 위지천이 가진 벽력탄은 하나가 아니었다.
‘위지무 숙부가 흑상인 게 은근히 편리하다니까. 벽력탄 같은 물건도 쉽게 구할 수 있으니.’
양손에 두 개씩.
총 네 개의 벽력탄을 꺼냈고, 송현의 안색이 하얘졌다.
“네, 네놈? 그만둬라.”
“싫은데? 내가 누구? 천마신교의 마공자 파혈검마 공손헌 님이시다!”
파아앗!
위지천이 네 방향으로 벽력탄을 집어 던졌다.
하나라도 땅에 떨어지는 순간 무학원은 화마에 휩싸일 거고, 무당은 끔찍한 손해를 입게 될 거다.
“이놈!!!”
송현은 전력을 다해 검을 휘둘렀다.
선풍검(旋風劍).
회오리처럼 몰아치는 쾌속의 무당검법으로 네 개의 강환을 한꺼번에 펼쳐 벽력탄을 막아냈다.
놀라운 신기(神技).
하지만, 그 순간이었다.
위지천이 파앗! 검을 휘둘렀다.
송현이 무리한 틈을 노린 거다.
“치사한…!!”
음.
위지천 본인이 생각해도 좀 치사하긴 했다.
상관없었다.
‘내가 욕먹는 것 아니니까. 뒷감당도 공손헌 놈이 알아서 하겠지.’
이전 삶, 공손헌 놈 때문에 겪었던 귀찮음을 생각하면 이 정도로 살짝(?) 엿을 먹이는 것쯤은 괜찮으리라.
위지천은 무당의 다른 도사들이 몰려오기 전에 승부를 보기 위해 한층 더 치사한 수작을 부렸다.
검을 맞대고 있는 와중에 또 벽력탄을 던진 거다.
간신히 벽력탄을 막은 송현이 분노해 외쳤다.
“이노옴, 공손헌…!!”
“누가 정파 샌님이 아니랄까 봐 말이 많군. 이것도 다 승부의 일환이다.”
위지천은 뻔뻔하게 말하며 기운을 끌어 올렸다.
검강이었다.
아직 천추를 세우지 못한 흉내 내기식 검강이었지만, 상관없었다.
위지천의 검강이 벽력탄을 무리해서 걷어내느라 훤히 노출된 송현의 빈틈을 향해 날아들었다.
송현의 안색이 하얘졌다.
‘이대로는 당한다. 의혼을 써야.’
-아직 사제의 의천심공(醫天心功)은 미숙하네. 의혼은 쓰지 말도록 하게.
송현이 벽을 넘게 해준 의무선생 송백 사형의 주의가 떠올랐지만, 지금은 어쩔 수가 없었다.
파앗!
송백의 검이 찰나 가속했다.
의지가 현실에 구현된 힘, 의혼이었다.
그런데.
“커억?!”
송현의 검과 위지천의 검이 충돌하는 순간, 송현은 속이 진탕하였다.
내상을 입은 거다!
‘어, 어째서?’
이해할 수 없는 일.
원래라면, 의혼을 실은 송현의 검이 저런 가짜 검강 따위 단번에 잘라내야만 했다.
위지천이 검을 거두었다.
“됐다. 더는 싸울 이유가 없는 것 같으니.”
“무슨 말이냐?”
“네 검을 보니 의무선생 놈이 무슨 수작을 부렸는지 대충 알겠다. 어리석은 놈. 자신이 무슨 무공을 익힌 건지도 모르는 놈이 정파의 차대 기둥이라고 으스대다니. 정파의 미래가 어떨지 대충 알겠군.”
“!!”
위지천은 휘익 손을 뻗어 의무선생 송백 놈의 연구실의 자료를 챙겼다.
싸움 중 무어라도 의심 가는 문서가 있나 눈여겨봤다.
“난 이만 가보겠다. 의무선생 송백 놈이 우리 신교인에게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 다시 확인 후 돌아오겠다.”
“이놈, 멈춰라!!”
위지천은 다시 벽력탄을 던졌고, 송현은 벽력탄을 막느라 위지천을 쫓지 못했다.
“사숙?! 무슨 일입니까?”
뒤늦게 소란을 들은 무당의 제자들이 몰려왔고, 송현이 분노에 차 외쳤다.
“모두 마공자 공손헌을 잡아라!!!”
* * *
“난 아니다! 이 무당 놈들!!! 천마신교의 분노가 무섭지 않으냐?!”
무당이 이른 새벽부터 시끄러워졌다.
위지천은 하품을 하며 기지개를 켰다.
“무슨 일이래요?”
“간밤에 마교의 마공자가 무학원에 잠입해 난동을 부렸다던데?”
“미친놈이네요.”
“그러게. 대사형도 조심해. 미친놈은 피하는 게 상책이니까.”
“마교 놈들이든 뭐든, 내 동생은 내가 지킬 거야.”
“…언니도 좀 자중하고요. 우리 여기에 의원으로 온 것이거든요? 둘 다 그만 좀 난리 피워요.”
무당에 온 후 끝없이 풍파를 일으키고 있는 위지천과 위지상아를 단여가 타박했다.
“네, 앞으로는 조심할게요. 가요. 안 그래도 마교의 흉악한 마인 때문에 부상자가 생긴 것 같으니.”
제갈각이 본가로 돌아가 현재 무당 제자들을 치료하는 건, 위지천, 위지상아, 단여가 전담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미덥지 않아 하는 시선도 일부 있었지만, 지금은 무당 모두 그들을 의원으로서 인정하고 있었다.
‘단여 사매의 공이 컸지. 나랑 상아 누님이 난장을 피우고 있는 동안 열심히 환자를 치료했으니까.’
옥허궁(玉虛宮)에 가니 익숙한 얼굴의 인물이 파리한 얼굴로 가부좌를 틀고 있었다.
무당일검 송현이었다.
옆에는 무당의 다른 제자들이 있었는데, 유독 강렬한 기운을 품고 있는 인물이 한 명 눈에 띄었다.
위지천은 깜짝 놀랐다.
‘태검진인(太劍眞人) 청진!’
무당의 당대 장문인이자 정파십대고수인 십객(十客)의 일좌였다!
검군악과 동급의 강호 최정상급 거물.
차기 장문인으로 꼽는 송현이 내상을 입었다는 이야기에 상태를 살피러 온 듯했다.
“너희는?”
“의선의가의 위지상아입니다. 여기 둘은 제 동생 위지천, 사질인 단여입니다.”
위지상아가 셋 중 가장 웃어른으로 대표해서 인사했다.
참고로, 위지상아도 필요할 때는 멀쩡하게 이야기할 수 있었다. 위지상아가 특이하게 이야기하는 건, 무슨 문제가 있어서가 아닌, 본인이 그저 그런 말투를 선호해서라는 건 가까운 이들만 아는 비밀이었다.
“너희처럼 어린아이들이 의원이라고? 제갈의가의 의원은 어디에 가고?”
태검진인은 제갈각 대신 그들 세 명이 무당 환자들의 치료를 맡고 있다는 걸 모르고 있었던 듯했다.
무당은 워낙 거파라 장문인이 문파의 모든 대소사를 챙기지 않는다.
태검진인은 셋이 미덥지 않다는 눈치를 보였다.
‘태검진인은 안 그래도 편협하고 옹졸한 성격으로 유명한 인물이니까.’
다른 무당 도사들이 그렇듯, 태검진인도 성품이 악한 건 절대 아니었다.
그저 정파의 지존으로 오랫동안 떠받들림 받아 자존심 강하고 오만한 성격일 뿐이었다.
‘내 계획을 위해서는 송현을 치료해야 하는데.’
그렇다.
간밤에 무학원에 잠입해 송현에게 내상을 입힌 건, 따로 목적이 있었다.
의원으로서 치료하는 척 의무선생 송백의 만행을 밝히기 위한 수작을 부릴 계획이었다.
“내상이 심한 것 같은데, 저희가 송현 도장을 살펴도 되겠습니까?”
“너희가?”
태검진인이 눈살을 찌푸렸다.
“의선의가가 도대체 어디에 붙어 있는 의가이지? 성급 의가이기는 한 건가?”
“…지급 의가입니다.”
“하. 지급 의가 따위가? 우리 무당을 무시하는 건가?”
불쾌함이 역력한 음성.
위지천이 속으로 태검진인을 설득할 방법을 고민하고 있을 때였다.
돌발 상황이 일어났다.
“도사님이야말로 우리 의선의가를 무시하는 것인가요?”
의선의가 삼흉(三凶)의 일좌.
단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