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enius Youngest Son of the Righteous Sun Family RAW novel - Chapter (127)
의선명가 천재막내 128화(128/138)
제128화
-저 소년은 누구야?
-의선의가의 어린 명의 남양소선이잖아? 그런데 저 소년이 무당 장문인보다 식견이 뛰어나다고?
-에이, 설마. 아무리 남양소선이 무재 면에서도 뛰어나다고 해도 그게 말이 되나?
-하지만, 검선이 하신 이야기인데?
-그러고 보니 장삼 대협이 환골탈태하듯이 실력이 향상한 게 모두 남양소선의 도움 덕이라고 했어!
-얼마 전에는 무당의 삼대 제자들을 상대로 비무했는데, 전승했다고 해! 무당의 어린 제자들이 남양소선을 무적소선이라 부르며 경외했다고 해!
모두가 웅성거리며 위지천을 주목했고, 위지천은.
‘이 바보 놈은 갑자기 내 이름을 왜 꺼낸 거야.’
어색하게 웃으며 곤란한 얼굴을 했다.
검선의 의도는 알겠다.
따끔하게 질책해 제자가 정신 차리게 하려는 것이리라.
‘이러니까 저놈이 친구가 없지.’
모름지기 제자나 자식을 훈육할 때는 금기가 있다.
바로 ‘옆집 아무개는 잘났는데, 너는 왜 그 모양이냐!’라고 비교하는 거다.
태검진인 입장에서는 옆 동네 다른 구파일방의 장문인과 비교했어도 팍 기분이 상했을 텐데, 까마득한 어린 소년보다 못하다는 소리를 들었으니, 기분이 어떨지는 말할 것도 없었다.
“…….”
태검진인의 안색이 시뻘겋게 달아올랐다.
“스승님께서는 언제나 그러셨죠. 항상 그렇게 저를….”
“이놈이 그래도 정신을 못 차리고!”
위지천은 식겁하여 나섰다.
검선에게만 맡겨두면, 사태가 더욱 꼬일 것 같았다.
검선의 검에서 내려 무당 진영 쪽으로 다가간 후 태검진인에게 포권했다.
“장문인 고정하세요. 검선 어르신께서 의천심공의 부작용을 염려하여 말씀을 과하게 하신 것 같아요.”
“부작용? 네놈이 뭘 안다고?”
“의천심공(醫天心功)에 무슨 문제가 있는지는 장문인께서도 이번 비무를 통해 직접 눈으로 보시지 않았나요?”
태검진인은 입을 우뚝 다물었다.
원래 절대 무당이 패할 수 없는 비무였다. 그런데, 연달아 이변이 벌어졌다.
의천심공과 무관하다고 할 수 없었다.
문제는 여전히 어째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감도 잡히지 않았다.
검선은 그 모습에 역정을 내었다.
“네놈은 도대체…!!”
“검선 어르신도 고정하세요. 그런 식의 반응은 사태 해결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아요.”
위지천은 도움이 안 되는 검선에게 성질이 나서 따끔하게 일침 했다.
위지천은 검선이 ‘배후’는 아닐 거라고 반쯤 확신했다. 저런 멍청한 놈이 배후일 리가 없다.
‘원래 적당한 원로를 데려와서 대신 사태 해결을 맡기려 했는데, 하필 낚여도 이딴 놈이 낚여서.’
무당 무공의 문제를 지적하는 일이니, 위지천보다 무당의 원로가 나서는 게 그림이 좋았다.
당장 봐라.
이런 수군거림이 들렸다.
-뭐야? 설마 남양소선이 무당 장문인에게 가르침을 내리는 거야?
-남양소선의 식견이 태검진인보다 뛰어나다는 검선의 말이 진실?
-저렇게 어린데? 저 정도면 전설의 무학자인 천무태사(天武太師)에 버금갈 정도의 재능인 것 아닌가?
지금 위지천은 무당 진영 쪽에서 목소리를 낮추어 말해서 군중들은 구체적인 대화 내용까지는 몰랐다.
그래도 위지천의 가르침에 태검진인이 반박 못 하는 상황인 것 정도는 훤히 보였다.
‘…어느 정도 주목받는 거야 상관없다고 생각했지만, 이 정도 주목을 바랐던 건 아니었는데.’
위지천은 떨떠름한 얼굴을 했다.
명성을 떨치는 게 싫은 게 아니다. 오히려 어느 정도 무명을 떨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건 좀 과하지 않나.
무당 장문인에게 가르침을 내리다니.
“상단전을 직접 자극하는 방식은 큰 문제가 있어요.”
“그건 양의심공의 구절을 이용해 백회를 보호함으로 해결했다.”
“백회가 문제가 아니에요. 혼백(魂魄)에 문제가 생겨요.”
“…혼백?”
“정확히는 백(魄)에 문제가 생겨요.”
상단전이 어떤 곳인가?
인간의 정신 활동이 이루어지는 곳으로 인간의 혼(魂)이 깃들어 있다.
여기까지는 모두가 아는 사실.
단, 상단전에 깃들어 있는 건 혼(魂)만이 아니다. 백(魄)도 함께 깃들어 있다.
“혼백은 같은 것 아니냐? 서로 떨어질 수 없이 하나인.”
“아니, 의술적으로 보면 완전히 달라요.”
태검진인의 말처럼 혼백은 하나로 여겨지며 따로 구분해 생각하지 않는다.
실제로 혼백은 하나였다.
다만, 역할이 구분되어 있다.
“사람들이 생각하는 혼백은 혼(魂)이에요. 백(魄)은 혼을 보조하는 역할을 할 뿐이니까요. 단, 그렇다고 중요하지 않은 건 아니에요. 백은 혼과 육체를 연결해주는 가교 역할을 해요.”
“…그래, 의술적으로는 혼백을 그런 식으로 나누어 본다고 이야기 듣기는 했다. 갑자기 그 이야기를 왜 꺼내는 거지?”
“상단전을 강제로 자극하면, 혼백의 균형에 문제가 생기게 되니까요.”
“!!”
태검진인의 안색이 딱딱하게 굳었다.
위지천의 말을 듣고 비로소 의천심공이 어떤 문제를 가졌는지 깨닫게 된 거다.
“혼백의 균형에 문제가 생김은 백의 가교 역할에 문제가 생긴다는 말이에요. 즉, 혼의 정신 활동이 백을 통해 육체로 전달되는 데 차질이 생겨요.”
그렇다.
이게 방금 의천심공을 익힌 이들이 비무에서 형편없는 모습을 보인 이유다.
“그런….”
태검진인은 안색이 거메졌다.
용납할 수 없는 문제였다.
심지어 의천심공의 문제는 이게 끝이 아니었다.
어떻게 보면 더 심각한 문제가 있었다.
“단, 의원으로서 하나 이해 안 가는 게 있어요.”
“…무엇이지?”
“원래는 이 정도로 상단전을 강제로 자극하면, 혼백의 문제가 더욱 심각하게 발생했어야 하는데, 의천심공을 익힌 분들 모두 의외로 큰 티가 나지 않았어요.”
그렇다.
만약, 백에 생긴 문제가 심각했다면 태검진인이 몰랐을 리가 없다.
비무 중 절체절명의 순간이 와서야 티가 났던 것이다.
모종의 방법으로 백의 문제를 무마한 덕이다.
문제는 무슨 방법을 썼냐는 거다.
태검진인은 의천심공의 창시자인 의무선생 송백을 보았다.
송백은 우두커니 입을 다물고 있었다.
안색이 창백하게 질린 채.
“혈교의 교도들은 상단전을 강제로 개화할 때 생기는 백(魄)의 문제점을 무마하기 위해 사마외도의 수법을 쓴다고 들었어요. 혹시 송백 도장께서는 어떤 수법을 쓰신 걸까요?”
주변이 싸늘하게 굳었다.
송백은 뭐라고 한마디도 하지 못했다.
위지천의 뒤에서 서슬 퍼렇게 노려보고 있는 검선 때문이었다.
“송백이라고 했느냐?”
“…그렇습니다, 사조.”
“기억이 나는구나. 제법 영특한 놈이었지. 그런데 어쩌다가 이렇게 된 거냐?”
검선의 눈이 분노에 타올랐다.
“대무당의 제자가 사마외도에 손을 대?”
“!!”
그렇다.
이게 바로 검선이 처음 등장했을 때부터 과하게 분노했던 이유다.
무공에 손을 댄 게 안 좋은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세상 다른 모든 일처럼, 무언가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실수도, 실패도 따르는 법이니까.
하지만, 정도를 벗어난 사마외도는 용납할 수 없었다.
심지어 장문인인 태검진인은 의천심공에 사마외도의 수법이 섞여 있다는 걸 눈치채지도 못했다.
검선이 분노할 수밖에 없었다.
“오해입니다, 사조이시여. 저는 절대 사마외도 따위에….”
“여기 증거가 있어요.”
“!!”
위지천이 나서더니 품에서 두루마리 하나를 꺼냈다.
영친왕의 인장이 찍혀 있었다.
“무당은 들어라. 죽산에서 생긴 참화를 살핀바, 희생자들 모두 백회(百會)에 심각한 손상이 남아 있었다. 백회의 손상에 무당 양의심공의 흔적이 확인되었으니, 무당은 소상히 진상을 밝혀라. 만약, 무당 스스로 진상을 밝히지 않을 경우, 본왕이 친히 무당을 조사하겠다.”
“!!”
위지천은 일전 무학원에 잠입 후 도망칠 때 송백 놈의 연구 내용을 훔쳐 나왔다.
대부분 쓸모없는 내용이었지만, 단서로 삼을 만한 게 몇 개 있었다.
그 단서들을 토대로 위지상아와 단여에게 죽산 희생자들을 시진(屍診)해 달라고 했고, 영친왕의 친서를 받아온 거다.
“…….”
모두가 송백을 바라보았다.
태검진인이 떨리는 음성으로 말했다.
“…저 친서의 내용이 진실이냐? 말해라! 의천심공에 사마외도의 수법을 섞은 게 사실이냐는 말이다!!”
송백은 고개를 숙인 채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더니.
“…다 된 밥에 재가 떨어졌군.”
돌연 바뀐 분위기.
“그게 무슨 말이냐, 송백?”
“아직도 어떻게 된 일인지 모르겠습니까, 장문인? 검선의 말이 틀리지 않아. 장문인이랍시고 열등감이 가득해 오만하기만 할 뿐인 멍청이.”
“네, 네놈! 감히 사문의 존장에게 그게 무슨 말버릇이냐?!”
“사문?”
송백이 입꼬리를 비틀었다.
“검을 쥐지 못하게 되었다고 손바닥 뒤집듯이 태도를 바꾼 주제에 인제 와서 사문?”
“우, 우리가 언제 네놈에게?”
“아아. 모르겠지. 검을 쥐지 못한 폐급 제자 따위 관심도 없었을 테니까.”
무당의 제자들은 당황스럽다는 반응이었다.
그들은 송백을 박대한 적이 없었다.
무당이 금수들의 문파도 아니고, 어찌 그러겠는가? 송백이 의원으로서 재기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 것만 봐도 알 수 있는 내용이다.
다만, 아무리 배려한다고 해도 사람 간의 일인지라 완벽할 수는 없었다.
무공을 잃어 절망을 겪는 당사자는 어떤 식으로든 주변에 소외감과 서운함을 느끼기 마련이다.
어쩌면 본인의 좌절을 주변인들을 향한 원망으로 투사하는 것일 수도 있었다.
그 정도에서 끝나면 다행이지만, 송백은 불행히도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어버렸다.
“이놈!! 내가 그래도 송백, 네놈을 무척이나 아꼈거늘.”
태검진인이 분노하여 이를 갈았다.
그런데, 송백이 이해할 수 없는 태도를 보였다.
모든 잘못이 밝혀졌음에도, 기세등등하게 광소를 흘리기 시작했다.
“큭큭, 대계를 망치긴 했지만, 이렇게 진행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
송백의 눈이 시뻘겋게 변했다.
흉험한 기운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내공이 아니었다.
“사술!!”
“혈교의 술법이야! 어떻게 송백 사형이 혈교의 사술을?!”
무당 제자들이 송백이 무슨 수작을 부리려는지 깨닫고 놀라 외쳤다.
보통의 술법이 아니었다.
아직 술법이 완전히 발휘되기 전인데도 지켜보는 이들의 모골이 송연해졌다.
“하. 감히. 내 앞에서 사술 따위를.”
검선이 손가락을 튕겼다.
서걱.
송백의 목이 허공에 튀어 올랐다. 일수에 목숨을 거둔 거다.
하지만, 송백이 펼치던 술법은 여전히 멈춰지지 않았다.
‘본인의 목숨을 제물로 바치는 술법이야! 술자를 죽여도 소용없어!’
위지천도 술법에는 조예가 얕았다.
다만, 본인의 목숨을 바치는 술법은 사마외도 중에서도 상급으로 여겨지는 수단이었고, 그만큼 위력이 무시무시하다는 것쯤은 알고 있었다.
‘검선이 있으니, 저게 어떤 술법이든 큰 피해가 생길 가능성은 적지만.’
왜일까?
꺼림칙한 불길함이 가시지 않았다.
주변을 살상하는 일반적인 술법이면 걱정할 게 없었다. 검선을 비롯한 무당의 고수들이 막지 못할 리가 없으니.
하지만, 술법이 무림인들에게 경원시되는 건, 살상력 때문이 아니다. 살상력만 보면, 술법은 무공보다 훨씬 못하다.
술법의 두려운 점은 무공과 다른 기기괴괴(奇奇怪怪)함에 있다.
위지천은 무언가 끔찍하고 추악한, 그래서 검선조차 제대로 손을 쓰지 못할 사달이 일어날 것만 같은 예감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