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enius Youngest Son of the Righteous Sun Family RAW novel - Chapter (138)
의선명가 천재막내 138화(138/174)
제138화
강호에는 오래전부터 내려오는 유구한 의문이 하나 있었다.
-…사천당가는 도대체 왜 정파냐?
하는 짓을 보면 웬만한 사파도 혀를 내두를 정도로 악독한 게 사천당가다.
그런 사천당가가 정파로 불리는 이유?
간단하다.
-사천당가 본인들이 정파로 불리길 바라니까.
더 정확히 말하면.
-감히 간 크게 사천당가를 사파라고 부를 수 있는 이들이 없어서.
그렇다.
사천당가는 감히 함부로 손가락질조차 하지 못할 만큼 무서운 가문이었다.
사파보다 더 악독한 정파.
‘사천당가가 단약 분야 일인자가 된 중요한 이유 중 하나가 자신들의 단약을 흉내 내거나 하면 빠짐없이 피의 응징을 할 정도이니까.’
사천당가는 역사상 최고의 성세를 누리고 있었다.
의술로는 천(天)급 의가로 꼽혔으며.
부(富)로는 중원의 거상조차 발아래로 두는 천하제일 갑부가 되었다.
잊지 말아야 할 게 사천당가의 본질은 의가(醫家)나 상가(商家)가 아니다.
무림세가다.
의가로서의 성공과 단약 사업의 성공을 기반으로 무림세가로서의 힘도 무시무시하게 확충했다.
남궁세가와 더불어 천하제일 무림세가 자리를 놓고 다투고 있었다.
‘구파일방에 북숭소림과 남존무당이 있다면, 세가맹에는 남궁과 당가가 있다고 일컬어지니까.’
순수한 무력만 따지면, 사천당가가 소림, 무당, 남궁을 넘지는 못한다.
하지만, 가문의 부와 명성, 권력 등등을 종합적으로 따지면 사천당가에 필적할 무림 세력은 거의 없었다.
어쨌든.
“…내가 당가에 복수라니. 그게 무슨 소리니, 꼬마야. 나랑 당가랑 무슨 상관이라고?”
개방의 후개 당혜가 딱딱한 음성으로 말했다.
“어? 당가 출신 아니셨나요?”
“…누가 그러디?”
“…….”
“…….”
위지천은 순간 자신의 실수를 깨달았다.
‘이거 비밀이었던 거야?’
이전 삶 흉마로 활동할 때는 모르는 이가 없어서 원래 다 알고 있는 줄 알았다!
뭐, 상관은 없었다.
오히려 더 잘되었다.
“죄송해요. 어디서 들었는지는 말씀드리기 어려워요.”
당혜가 눈썹을 꿈틀하고는 위지천을 살폈다.
‘과연 강호의 어린 신룡(新龍)이라는 건가.’
당혜가 당가 출신이라는 건, 걸왕과 당가밖에 몰랐다.
걸왕이 발설했을 리는 없으니, 당가 내에서 흘러나온 정보를 들었을 거다.
‘어떻게?’
이해되지 않았지만, 저 소년이 누구인지 알면 납득 못 할 것도 없었다.
불과 일 년 사이 수없는 기적을 일으킨 불가해한 소년.
당혜는 개방의 후개로서 위지천이 어떤 일들을 해냈는지 다른 이들보다 더욱 소상하게 알고 있었다.
그녀가 이곳 남양에 머물고 있는 것도 저 소년이 검선의 제자가 되었다는 소식이 사실인지 확인하기 위해서였으니까.
“그래, 네가 대단한 꼬마인 건 알겠다. 하지만, 이미 당가와 난 끊긴 인연이야.”
“인연이 끊겼다고 은원이 사라지는 건 아니죠.”
“…뭐?”
“독갈(毒蠍)에게 복수하고 싶지 않나요?”
“!!”
당혜의 분위기가 돌변했다.
아까는 놀람, 경탄이었다면, 이번에는 선명한 적의였다.
파아앗!
당혜가 타구봉을 꺼내 위지천을 겨누었다.
“네가 나랑 독갈이랑 관련된 일을 어떻게 아는 거지? 당가에서도 당사자인 나와 독갈을 포함해 극히 일부 빼고는 아무도 모르는 일인데? 대충 넘길 생각 하지 말아라.”
“누구한테 들은 건 아니에요.”
“하. 끝까지.”
당혜의 눈에 분노가 깃들었다.
물론, 그녀도 안다.
이 소년이 절대 나쁜 이가 아니며, 오히려 만인의 칭송을 받아 마땅한 훌륭한 존재라는 걸.
그래도, 평정을 유지할 수 없었다.
‘독갈’과 있었던 일 때문에 당혜는 인생이 무너져 내렸으니까.
“누구한테 들은 게 아니라, 그냥 제가 짐작한 거예요.”
“…그게 무슨 말이냐?”
“사천당가 방계의 기린아였던 당소소와 직계이지만 만년 이등이던 금지옥엽 독갈의 이야기를 들으니, 둘 사이에 어떤 일이 있었을지 대충 짐작이 되어서요.”
“!!”
당혜는 얼굴을 굳혔다.
당소소.
당혜의 어린 시절 이름이다.
당가에서 쫓겨날 때 버린 이름.
방금 위지천이 말했듯이 먼 방계 핏줄이었지만, 뛰어난 재능으로 유명했다.
방계의 핏줄로 재능을 타고난 게 흠이 된 건 아니다.
사천당가는 능력만 있으면 방계라도 중용하니까.
문제가 된 건, 당소소와 같은 나이 또래에 비교될 만한 직계 여식이 있었다는 거다.
그것도 당대 가주인 독왕(毒王)이 애지중지 아끼는 금지옥엽 딸이.
중원에서 손꼽히는 미녀, 독화(毒花)였다.
위지천이 독갈이라 부른 건, 아름다운 외모와 다르게 성격이 전갈 같았기 때문이다.
‘…뭐, 사실 이것도 오해가 있는 별명이지만.’
위지천은 이전 삶 만났던 독화의 모습을 떠올리며 생각했다.
싹수가 없는 건 맞지만, ‘전갈’이라 불릴 만한 인물은 아니었다.
어쨌든.
“당가는 어린 시절부터 혹독한 경쟁을 하기로 유명하죠. 늘 일등을 독차지하던 방계의 천재, 만년 이등인 가주의 금지옥엽. 결국, 둘 사이에 무슨 일이 일어났을지 짐작하는 건 어렵지 않으니까요.”
당혜는 맥이 빠졌다.
위지천의 말이 옳았다.
그녀는 누명을 쓰고 지학(열다섯)도 되기 전에 당가에서 쫓겨났다.
우연히 사천을 지나가던 걸왕이 아니었다면, 그녀는 뒷골목에서 굶어 죽었을 거다.
“그래서? 벌써 십 년도 넘게 지난 일. 한참 전에 잊었다.”
“정말 잊으셨나요?”
“…아니. 한시도 잊은 적 없다. 내게 누명을 덮어씌운 놈들, 언젠가 이 타구봉으로 곤죽을 만들어줄 거다.”
당가는 절대 원한을 잊지 않는 법.
당혜도 당가의 핏줄이니 원한을 잊지 않고 있었다.
실제로 위지천의 이전 삶, 당혜는 걸왕이 된 후 끝끝내 복수하고 만다.
“후개께서 복수하는 것, 제가 도와줄게요.”
“꼬맹이, 네가 왜?”
“정파의 탈을 쓰고 온갖 무도한 짓을 저지르는 당가에게 강호의 의(義)를 알려주기 위해서…라고 하면 안 믿으시겠죠? 당가를 혼쭐내주는 게 의선의가에도 도움이 될 일이라서 그래요.”
“…당가를 혼쭐? 미친 거냐?”
당혜는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당가가 어떤 곳인가?
사파의 악당들도 피하는 곳이다.
그런데, 당가를 혼내?
“넌 당가가 얼마나 무서운 곳인지 모르는 거냐?”
“괜찮아요. 어차피 저희 의선의가가 곧 상약을 출시할 것이거든요. 저희 약이 당가의 약보다 훨씬 좋은 약이어서, 당가의 이문을 해칠 텐데, 서로 얼굴 붉히기 전에 차라리 미리 양해받아 놓으려고요.”
그래.
당가가 섬서의가의 뒤에 있는 게 사실이든 아니든, 상약을 출시하면 당가와 사이가 나빠지는 건 피할 수 없었다.
“…상약을 출시할 거면서, 당가와 대립각을 세우겠다고? 은혜는 무시해도 원한은 잊지 말자는 게 당가의 가훈인 걸 모르느냐?”
“원한을 살 생각 없는데요?”
“…그게 무슨?”
“후개께서는 조금 호되게 혼났다고 해서 가르침을 준 스승에게 원한을 품나요? 치료법이 고통스러웠다고 병을 낫게 해준 의원에게도?”
“…지금 네 말은 그러면?”
위지천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천연덕스럽게 말했다.
“아까 무도한 당가에게 올바른 의(義)를 알려 주겠다고 한 건 사실 빈말이 아니었어요. 당가를 혼쭐내 본인들의 잘못을 돌아보게 하겠어요. 대신 가르침을 베푼 교육비로 상약 허가에 협조받으려고 해요.”
당혜는 기가 질린 얼굴을 했다.
‘…이 꼬맹이, 미친놈인가?’
겉으로 보기에 마냥 선하고 순한 귀공자 같은 인상의 소년.
하지만, 광기가 느껴졌다.
해맑게 웃는 모습에서 더더욱.
그래서 싫냐고?
‘마음에 드는군.’
당혜는 씨익 웃었다.
당혜가 누군가?
광봉(狂鳳)이다.
…정식 별호는 황봉(黃鳳)이지만, 그녀를 알고 지내는 이들은 다 광봉이라고 불렀다.
그녀는 멀쩡한 놈보다 미친놈에게 끌렸다.
‘이 꼬마도 의선혜검(醫仙惠劍)이 아니라, 의선광검(醫仙狂劍) 같은 별호가 더 어울릴 것 같은데?’
어쨌든, 당혜는 이 소년이 미치기만 한 게 아니란 걸 알고 있었다.
과장 조금 보태서 현재 강호에서 가장 주목받는 신룡 아닌가?
무언가 생각하는 대책이 있으니 저러는 걸 거다.
“그래, 무슨 꿍꿍이인지 한번 말해봐라.”
“일단 간단히 말씀드리면….”
위지천은 대략적인 계략을 말했고, 당혜는 입을 떠억 벌렸다.
참고로, 당혜가 광봉이라 불리게 된 건, 그만큼 미친 짓을 많이 저질러서다.
하지만, 위지천의 계획은 그런 당혜조차 아찔하게 만드는 것이었다.
“…제정신이냐? 당가를 향해 그딴 계책을 쓰겠다고?”
“무슨 문제라도 있나요? 역사적으로 숱하게 검증된 전통 있는 계책인데요?”
“그걸 말이라고 하는 거냐?! 당가를 향해 미남계를 쓰겠다니!!”
그렇다.
이게 위지천의 계략이었다.
가능했다.
의선의가에는 경국지색(傾國之色)의 미남 위지강이 있었으니까.
* * *
“…….”
“…….”
“…뭐냐? 어쩌… 쿨럭!”
위지강은 위지천이 빤히 자신을 쳐다보자 뭐라고 잔소리하려다가 기침했다.
‘형님이 참 잘생기긴 했어.’
오죽하면 의명에 ‘빙옥(氷玉)’이 들어가겠는가?
사실 강호에 잘생긴 남자는 많다.
위지강은 그중에도 특별했다.
화(花)가 강호에서 손에 꼽는 미녀에게 붙는 별호이듯, 옥(玉) 또한 강호에서 손에 꼽는 미남에게만 붙었다.
모르긴 몰라도 능히 강호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미남 아닐까?
위지강은 특히 분위기가 일절이었다.
괜히 월하미남이라 부르는 게 아니다.
기품.
어딘지 심금을 울리는 애절함.
…물론, 다 입을 다물고 있을 때 이야기다.
입을 열면, 와장창 분위기가 깨지며 얼굴 보고 생긴 콩깍지도 달아나게 되니까.
“형님, 몸은 어떻습니까?”
“많이 좋아졌… 쿨럭! 괜찮… 쿨럭!”
“저와 사천에 같이 다녀오시지 않겠습니까?”
“사천에? 상약 허가 때문에 그러냐?”
“네, 형님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크흠, 쿨럭. 그래, 상아는 한역 환자가 몰려와 함께 가기 힘들 거고, 당가와 담판하려면 내 의술 지식이 필요하겠지.”
‘아니, 필요한 건, 형님의 얼굴인데요.’
위지강보고 당가의 여인을 꼬셔 기둥서방을 하게 만들겠다는 건 아니다.
위지강 성격상 그런 건 못 한다.
당가가 그런 걸로 휘둘릴 가문도 아니고.
‘형님의 미모는 신분의 귀천,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통하니까.’
미남계를 펼칠 사람은 위지강만이 아니다.
위지천도 함께 펼칠 거다. 위지천은 본인의 외모 또한 출중함을 알고 있다.
위지천은 특히 본인의 착한 인상이 천하제일임을 무척이나 잘 알고 있었다.
‘형님과 함께 당가의 환심을 산 후 등을 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