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enius Youngest Son of the Righteous Sun Family RAW novel - Chapter (139)
의선명가 천재막내 139화(139/174)
제139화
“사천에 가겠다고? 그건….”
“안 돼. 절대 안 돼. 내 눈에 독 뿌려도 안 돼.”
과보호 가족답게 다들 반대했다.
사천은 확실히 먼 곳이니까.
위지천이 지금껏 돌아다닌 곳들은 다 남양과 그 인근이라 할 수 있었다.
“저 이제 약하지 않은데요?”
“어허! 그렇게 자신만만하다가 쥐도 새도 모르게 목이 달아날 수 있는 게 강호이거늘! 더구나 사천이 어떤 곳이냐? 중원의 마경 같은 곳 아니냐?!”
“…사천 사람들이 들으면 화내요.”
사천은 지형상 중원 중심과 멀리 떨어진 채 폐쇄되어 있어서, 중원 사람들은 사천에 막연한 편견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크흠, 걱정하지 마십시오. 천이는 저랑 같이 갈… 쿨럭.”
“강이, 네가 같이 가니 더 걱정인 거다.”
“약골 병약 오라버니, 도움 하나도 안 됨.”
“아니, 제가 그래도 맏이인데 다들 어떻게 그렇게 심한 말을… 쿨럭!”
그렇게 가족들이 반대했지만, 위지천도 고집을 꺾지 않았다.
“반대하셔도 어쩔 수 없어요. 상약 허가에 따라 우리 의선의가의 운명이 갈릴 거예요. 의련에서 우리 상약을 허가해줄 가능성은 없으니, 무조건 당가의 협조를 얻어야 해요.”
과장이 아니다.
의선의가가 앞으로 더욱 성장하려면, 돈이 필요하다.
진료비만으로는 불가능했다.
“우리 의선의가는 끝없이 앞으로 나아가야만 해요. 그렇지 않으면, 결국, 의업계의 거인들에게 짓밟히게 될 거예요.”
위지선 등 가족들은 위지천의 강경한 이야기에 입을 우뚝 다물었다.
‘천이에게 면목이 없구나.’
모두 막내의 이야기가 옳음을 알고 있다.
그저 미안했다.
자신들이 부족해서, 저 어린것이 가문을 위해 저토록 애쓰게 만드는 것이.
‘우리 의선의가가 강했다면, 저 어린 게 저토록 고생할 필요도 없었을 텐데.’
아버지의 그런 속마음을 눈치채고 위지천은 고개를 저었다.
‘그렇게 생각하실 필요 없는데.’
애쓰는 건 위지천 혼자만이 아니다.
의선의가의 모두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
“전 오히려 아버지와 누님, 숙부한테 죄송한데요? 이번 일로 저보다 훨씬 고생하실 것 같아서.”
“무슨 말이냐?”
“상약 출시는 허가받는다고 끝나는 게 아니에요. 실제로 팔리게 해야 해요. 그러기 위해서는 세 분의 역할이 중요해요.”
약 허가야 그렇다고 쳐도 약을 실제로 시장에서 성공하게 하는 건, 성급 의가도 장담할 수 없는 일이다.
시장의 외면을 받으면 끝이니까.
막대한 연구, 개발비를 들여놓고 막상 시장에 자리 잡지 못해 투자비도 회수 못 하는 일도 있다.
‘특히 우리 의선의가는 불리한 위치야. 단약 사업에 처음 진출한 의가의 약을 누가 선뜻 사려고 하겠어.’
잘못된 약은 독이 될 수도 있다.
따라서 검증된 약을 선호한다.
괜히 사천당가의 약이 중원을 휩쓰는 게 아니다.
사천당가의 악명과 별개로 약의 품질은 모두의 신뢰를 받는 거다.
의선의가가 아무리 최근 주목받는다고 해도 중원 의업계 전체를 따지면, 여전히 보잘것없는 존재였다.
따라서 ‘홍보’가 필요했다.
다행히 의선의가의 홍보를 도와줄 ‘호구’가 있었다.
섬서의가였다.
“앞으로 겨울이 깊어져 한역이 더욱 기승을 부리면, 섬서의가의 수작도 심해질 거예요. 우리 의선의가가 환자를 구제하는 걸 방해하려고요.”
의술로 만민을 구제(救濟).
의선의가만의 특별한 강점이자 약점이다.
섬서의가도 그걸 아니, 수작을 부리고 있는 거다.
섬서의가가 수작을 부릴수록 사람들은 의선의가를 주목하게 될 거다.
-여러 시련에도 환자 구제를 포기하지 않는 의로운 의가!
그뿐이 아니다.
위지천은 섬서의가의 수작을 홍보 삼을 추가 계획을 짜놓았다.
때에 맞추어 이런 거짓 소문을 퍼트릴 거다.
-섬서의가가 의선의가를 핍박한 충격적인 이유! 의선의가의 상약 출시를 훼방하기 위해서라 밝혀져!
그런 것은 전혀 아니지만, 진실이 뭐가 중요하겠는가?
사람들은 자연스레 의선의가가 새로 출시할 상약에 주목할 거다.
-도대체 얼마나 대단한 약이길래, 섬서의가에서 그 난리를 친 거지?
이렇게 사람들이 주목하는 순간 대박은 확정이었다.
그만큼 대단한 약이었으니까.
참고로, 이전 삶 의선의가 멸문 후 위지상아가 연구한 단약 비방들은 고스란히 백선의가의 손에 넘어갔다.
백선의가는 위지상아의 비방을 보고는 눈이 휘둥그레져 자신들의 이름으로 판매했고, 그중 공전의 대박을 터트린 약이었다.
“알겠다. 환자 치료는 맡겨두어라. 섬서의가든, 어떤 개뼉따귀이든 우리 의선의가의 독함을 보여주겠다!”
의선의가의 가족들은 모두 강하게 다짐했다.
막내가 저토록 애쓰는데, 자신들도 가만히 있지 않겠다고.
서로를 위하는 건, 위지천만이 아니었으니까.
* * *
사천으로 바로 출발하지는 못했다.
장거리 여행이 될 테니, 준비가 필요했다.
“장삼 대협은 같이 가지 않는다고?”
“네, 매번 장삼 대협한테 의지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요.”
“그렇긴 하지만, 장삼 대협이 가장 의지가 되는데. 쩝.”
위지선은 아쉬운 얼굴을 했지만, 어쩔 수 없었다.
‘장삼은 사천당가에 잘못 발 들였다가는 쥐도 새도 모르게 죽임 당할 수도 있어.’
당가는 상대가 정파든 사파든 악독하게 굴었지만, 따지자면 흑도인에게 더욱 무자비했다.
그나마 정도인에게는 손을 쓰기 전에 고민하는 시늉이라도 하는데, 상대가 사파면 그런 것도 없었다.
-당가의 행사에 불만 있으면, 주둥이가 아닌, 힘으로 말하도록. 우리 당가는 피의 도전을 피하지 않으니.
뒤가 없는 미친놈.
그게 당가다.
미친놈은 피하는 게 상책이라, 당가 근처에서는 모두 행실을 조심하는 판이니, 장삼은 데려가지 않는 게 좋을 듯했다.
그런데, 장삼이 뜻밖의 반응을 보였다.
콰앙!
거친 표정으로 위지천을 찾아왔다.
화가 난 것처럼.
“장삼 대협?”
위지천은 주변에 보는 눈이 있어서 일단 말을 높였다.
“사천에 간다고?”
“…그런데요?”
“날 놔두고?”
“……??”
‘얘 왜 이래? 놔두고 가면 고마운 줄 알아야지.’
“…혹시 같이 가고 싶으신 거예요?”
“아니다!!”
“그런데 왜 그러세요? 안 그래도 최근 바쁘지 않으세요?”
“…….”
장삼은 우뚝 입을 다물었다.
‘그러게? 내가 왜 이러지?’
사실 장삼은 최근 위지천에게 화가 나 있었다.
사검회와 무당의 비무 때 고생시켜서?
그건 진즉 풀렸다.
도리어.
‘…저 악마 놈이 악독하게 구는 건, 결국 날 위해서니까.’
자고 일어나니 세상이 달라졌다.
장삼에게 일어난 일이다.
-사검회의 악사검, 하남흑패 장삼을 자신의 진정한 적수로 인정해! (아니다.)
-무당십이검마저 꺾은 흑도의 영웅! (아니다.)
-중년 흑도인의 희망! (진실이다.)
그런 명성이 들불처럼 퍼지며, 수많은 이들이 흑귀문에 몰려온 거다.
그뿐이 아니다.
‘이대로라면 머지않아 절정 극에 오를 수 있을 것 같아.’
‘장삼이 천재도 아닌데, 그게 말이 돼?’라고 할 수 있지만, 곱씹어보면 말이 안 되는 일은 아니었다.
절정 고수의 성취는 정기신(精氣神)의 성장에 따라 이루어진다.
장삼의 정기신의 성장을 따져보자.
정(精), 육체는 강제로 마극파혈비법을 당하며 급성장을 이루었다.
기(氣), 기운은 소환단을 먹었다.
신(神), 깨달음이 가장 문제인데, 수많은 초절정 고수와 결투한 덕에 엄청난 도움을 받았다.
빠짐없이 위지천 덕분이다.
‘크흠. 고맙다고 인사라도 해야겠군.’
그런데 위지천을 만날 수가 없었다!
무당 사건 이후 위지천이 장삼을 한 번도 안 찾아왔던 거다!
장삼이 찾아가도 마찬가지였다.
환자 보느라 바쁘다고 문전박대 당했다.
‘이놈? 내가 필요할 때만 찾는 것 아니야? 친구는 개뿔!’
장삼은 흑도의 고독한 늑대다.
친구가 없다는 뜻이다.
벗이라 부르던 이가 없는 건 아니었지만, 서로 뒤통수칠 생각만 하는 사이였다.
위지천이 사실상 첫 친구인 셈이니, 장삼이 나이에 걸맞지 않게 유치하게 굴어도 이해해 주도록 하자.
장삼은 더 추해지기 전에 용무를 말하기로 했다.
“크흠. 네게 할 말이 있다.”
“??”
“흑귀문(黑鬼門)을 흑선문(黑仙門)으로 개명하기로 했다!”
장삼 나름대로 감사의 표현이었다.
뒷골목 삼류 문파였던 흑귀문이 이렇게 된 건 모두 위지천 덕분이었으니까.
그런데.
“굳이 왜요? 그럴 필요 없는데요?”
“…….”
장삼의 기대와 다르게 위지천은 떨떠름한 반응을 보였다.
“흑선문이라 이름 지으면, 너무 의선의가에 소속된 문파 같잖아요. 명색이 흑도 문파인데, 의가에 소속되다니. 다들 비웃을 거예요.”
정파가 명예에 살고 명예에 죽는 것처럼, 흑도는 ‘센 척’에 살고 ‘센 척’에 죽었다.
흑도 문파는 비웃음거리가 되는 순간 끝이었다.
그런데 장삼이 뜻밖의 대답을 하였다.
“흥! 그게 뭐 어때서 그러냐?”
“네?”
“넌 내가 아무런 생각 없이 문파의 이름을 바꾸기로 한 줄 아느냐? 내가 흑선문이라 이름을 바꾸겠다는 건, 의선의가와 운명을 함께하겠다는 의미다!”
“!!”
“비웃을 테면 비웃으라고 해라! 결국, 흑선문은 그 누구보다 높이 날아오를 테니! 천하제일의가가 된 의선의가 옆에서!!”
그래.
장삼이 문파를 개명하기로 한 건, 감사의 의미도 있지만, 의선의가에 운명을 걸겠다는 마음인 거다.
어차피 인제 와서 떨어지려야 떨어질 수도 없는 관계이니.
‘한 번 사는 인생. 저 악마 놈에게 도박을 걸어보겠다!’
무엇보다 장삼은 상상이 되지 않았다.
저 악마 놈이 꺾이는 상상 말이다.
의선의가의 앞을 누가 가로막든 저 악마 놈의 희생양이 될 것 같았다.
그렇게 장삼은 씩씩거리며 사라졌고, 위지천은 멍하니 생각했다.
‘…장삼 저놈, 내가 너무 괴롭혀서 미친 건가? 뭐, 어쨌든 저렇게 자발적으로 호구로 삼아 주길 바라다니. 앞으로 더욱 혹독하게 굴려 주어야겠네.’
또 다른 인물이 위지천을 찾아왔다.
“사천에는 언제 떠나냐?”
“용호, 네가 왜 묻는데?”
“장 문주가 안 가니, 나랑 함께 가는 것 아니냐?”
“…아니, 너 안 데려갈 건데?”
‘저 개차반을 데려갔다가 당가에서 무슨 사달이 일어날 줄 알고.’
위지천의 질색하는 표정에 용호는 와락 인상을 찌푸렸다.
“안 그래도 같이 가달라고 사정해도 안 가려고 했다! 이 망할 놈!!”
…삐쳤음을 온몸으로 뿜어내는 반응에 위지천은 생각을 바꾸었다.
‘대신 짐을 들어줄 짐꾼이 한 명쯤 있어도 나쁘진 않을 테니까.’
“정 그렇게 같이 가고 싶으면, 당가 근처까지만 같이 가. 당가 근처 오십 리… 아니, 백 리 안으로는 접근하지 말고.”
“하! 이 몸과 같이 가길 원하면, 좀 더 공손히 부탁해봐라!”
“싫으면 말고. 난 분명히 같이 가자고 했다?”
“망할 놈! 착각하지 말아라! 내가 이번에 같이 가주는 건, 흑귀문에 있기 답답해서일 뿐이니까!!”
“…….”
위지천은 장삼, 용호, 둘 다 참으로 피곤하다는 생각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