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enius Youngest Son of the Righteous Sun Family RAW novel - Chapter (140)
의선명가 천재막내 140화(140/174)
제140화
당혜에게 구체적인 계획을 알려주었다.
“일단 난 가만히 기다리고만 있으면 된다고?”
“네, 일단 제가 다 판을 깔아놓을 거예요. 그때까지 기다리다가 때에 맞춰 제가 말씀드린 대로 해주면 돼요.”
당혜는 복잡한 눈으로 위지천을 보았다.
이 꼬마가 정말 미쳤나, 하는 표정.
“정말 그런 짓을 하려는 거냐? 천하에서 가장 악독하다는 당가다.”
“그거 당가의 허장성세잖아요.”
“뭐?”
“당가가 악독한 건 호저(豪猪, 고슴도치)가 가시를 세우는 것처럼, 당가를 얕보지 못하게 하려는 생존 전략인 것 알아요.”
독과 암기를 다루는 당가는 특성상 강호의 지탄을 받기 쉬웠다.
특히 이런 비난은 상대가 만만하면, 더욱 거세지는 경향이 있으니, 살아남기 위해 악독해지기로 한 거다.
물론, 작금에 와서는 본말이 전도된 경향이 없잖아 있지만 말이다.
“당가라고 말이 안 통하는 상대는 아니란 의미예요. 특히 지금처럼 내부가 혼란스러울 때는요.”
“…당가 내부 사정에 대해서 아는 게 있느냐?”
“독류(毒流), 암류(暗流), 충류(蟲流) 간의 권력 다툼으로 내분이 일어나기 직전이라는 것 정도만 알고 있어요.”
당가는 독, 암기, 그리고 외부에 많이 알려지진 않았지만, 벌레를 다룬다.
각각 독류, 암류, 충류라고 하며, 현재 당가의 주류는 독류였다.
당가가 최고의 성세를 누리는 건 의업계에서의 위상 덕분인데, 독류가 의원 역할도 함께 맡고 있다.
단, 독류가 나머지 세력들을 압도하는 건 아니었다. 암류와 충류가 손을 잡은 탓이다.
‘의선의가가 당가와 한시적이나마 협력 관계를 맺으려면, 독류, 암류, 충류, 세 곳 중 한 곳과 손을 잡아야만 해.’
‘한시적’이란 표현을 쓴 건 의선의가가 성장하면 결국 당가와 충돌하게 되는 걸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다른 천(天)급 의가인 천봉, 마종, 사련의가가 의업계에 관심이 없는 것과 다르게 당가는 의업계를 굉장히 중시하고 있었다.
물론, 당가와 충돌하는 건 의선의가가 성급 의가가 된 후, 천급 의가를 바라볼 때쯤일 거다.
그 전에는 협력 관계를 맺는 게 좋았다.
‘독류, 암류, 충류 중 누구와 손을 잡을지는 가서 결정해야 해. 당가에서 일어날 참사인 당가혈사(唐家血史)의 원흉이 어디 쪽인지 알지 못하니까.’
또한 독류, 암류, 충류 중 반천회와 연관된 곳이 있을지도 모르니, 그것도 알아봐야 했다.
이래저래 어깨가 무거운 당가행이었다.
“아, 네가 부탁한 물건 만들어왔다. 그런데, 이건 어디에 쓰려는 거냐?”
“형님한테 드리게요. 허약한 분이라 출발 전에 몸보신 좀 시켜 드리려고요.”
“…이거 독약인데?”
과거 당가의 유망주였던 당혜는 독도 제조할 줄 알았다.
“에이, 아시잖아요. 독이나 약이나 다 쓰기 나름이라는 걸.”
광봉은 떨떠름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리 봐도 이 꼬마는 미친놈인 것 같았다.
위지천은 해맑은 얼굴로 위지강을 찾아갔다.
“너…! 곧 사천으로 출발해야 하는데, 어디를 돌아다니… 쿨럭!”
또 잔소리를 시작하려고 해 잽싸게 보자기에 싼 약을 내밀었다.
“이건 뭐냐?”
“선물이에요. 누님에게만 태청단을 주어서 삐치셨잖아요.”
“누가 삐쳤다고!”
“뒷마당 달밤 아래에서 동생 키워봤자 다 소용없다고 한탄하셨다는 것 장복이 이야기해 줬어요. 개방 후개인 당혜 소저에게 특별히 부탁해 구했어요.”
“크, 크흠! 쓸데없이 이런 것을!!”
위지강은 버럭 화를 내는 척하면서 입꼬리를 씰룩거렸다.
동생의 선물이 기쁜 눈치.
그런데 고개를 갸웃했다.
“…좀 음기가 강한 것 같은데?”
역시 명의 위지강.
슬쩍 본 것만으로도 석연찮음을 느꼈다.
하지만, 불행히도 상대는 위지천이었다.
태연하게 거짓말을 했다.
“원래 형님이 음한체질(陰寒體質)이잖아요. 특별히 맞춰 구했어요.”
“하긴, 영약은 부족한 걸 보하는 것보다, 체질을 강화하는 게 효과적이니.”
“약효를 제대로 흡수하려면 의선기공을 운용해야 해요. 제가 도와 드릴게요.”
“날 뭐로 생각하는 거냐? 네게 의선기공을 가르친 게 이 몸이다. 걱정하지 말아라.”
딱히 무공을 익히지 않더라도 몸에 내공을 쌓는 의원들이 종종 있었다. 기공 치료를 위해서다.
위지강도 꾸준히 의선기공을 수련해 몸에 내공이 쌓여 있다.
물론, 고수 수준은 아니다. 기공치료를 위한 목적이었으니까.
대충 이류 수준의 내공이었다.
“흡?! 이건?!”
“놀라지 마세요! 원래 당가에서 독으로 개발하던 약이라고 해요. 제가 말해주는 대로 진기운행 하면 영약으로 작용할 거예요!!”
독약은 종류가 여러 가지다.
출혈을 유발하는 독약, 내부 장기를 상하게 하는 독약, 닿은 피부가 썩게 하는 독약 등등.
진기를 상하게 하는 독약도 있다.
만들기도 어렵고, 해독도 어려워 악명이 높았다.
그중 가장 악독한 종류로 꼽히는 게 진기의 불균형을 유발해 상대를 주화입마에 이르게 하는 거다.
어린 시절 당혜는 청음폭단(靑陰暴丹)이란 이름의 독을 개발하는 데 성공해 단번에 당가 독류의 유망주가 되었다.
지금 위지강이 먹은 게 바로 그 청음폭단이다.
체내의 음기를 폭주시켜 치명상을 입게 하는 극독.
‘이런 종류의 독은 도리어 영약처럼 이용할 수도 있단 말이지.’
독을 치료하는 방법은 두 가지다.
첫째는 흔히들 생각하는 해독제.
의외로 실제 현장에서는 별로 쓰이지 않는 방식이다.
세상에 독이 얼마나 많은가? 새로운 독도 무수히 많이 생겨난다.
독의 정체를 밝히는 것도 난항이다. 비슷한 효과의 독이 원체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장에서는 주로 각각 증상에 맞춘 치료를 한다.
출혈 독은 출혈을 멈추게, 장기를 상하게 하는 독은 장기를 보하는 식으로.
진기의 균형을 흐트러트리는 독은?
‘균형을 다시 잡아주면 돼.’
잘 치료만 하면, 도리어 기연이 될 수 있었다.
이런 종류의 독은 영약을 과하게 먹은 것과 비슷했기 때문이다.
천선신공의 공능이면 간단했다.
“형님, 당황하지 말고, 제 이야기를 잘….”
그런데, 뜻밖의 일이 일어났다.
“흥! 이런 것 따위!”
파앗!
위지강이 알아서 진기를 운영하기 시작하더니, 폭주하는 음한진기를 갈무리한 것이다!
‘…저게 말이 돼?’
위지천은 입을 쩍 벌렸다.
그가 청음폭단(靑陰暴丹)의 치료를 걱정하지 않은 건, 이전 삶 흉마 시절 복용해본 적이 있어 어떤 식으로 진기를 운영해야 하는지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생전 처음 겪는 독이면서 저런 대처를 하다니?
심지어 위지강이 익힌 의공(醫功)은 천선신공이 아닌, 훨씬 열화한 의선기공이었다.
“너… 상한 약을 선물로 가져와?”
위지강은 일반 상식을 지닌 정상인.
설마 동생이 자신에게 일부러 독을 먹인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어쨌든, 위지천 덕분에(?) 위지강의 내공이 부쩍 늘어났다.
이 정도면 일류에 육박한 수준이니, 먼 길 다녀오는 데 큰 무리 없으리라.
그뿐이 아니다.
‘더 잘생기게 되셨군. 의도한 대로야.’
음한진기를 흡수한 탓에 백옥 같은 피부가 더욱더 하얘져 극강의 냉미남이 되었다.
또한, 가장 중요한 효과.
“너, 의원이 되어서 약의 상태도 제대로 확인하지 않는다니! 기본이…!!”
“형님, 잠시만요! 더 말씀하면 안 돼요!”
“뭐?”
“천돌(天突), 인영(人迎), 결분(缺盆) 쪽을 확인해 보세요. 음한진기가 강해지며 일시적으로 그쪽 혈 자리에 손상이 생긴 것 같아요.”
위지강은 인상을 찌푸렸다.
위지천의 말이 맞았다.
심각한 건 아니었다.
대략 달포 정도만 잘 관리해주면 별 탈 없이 완치할 정도.
문제는 이 혈 자리들의 위치였다.
성대의 혈 자리였다.
즉, 달포 가까이 말을 아껴야 하는 거다!
‘형님의 입을 봉인해야 해.’
최소 달포 이상은 걸릴 일정.
내내 저 잔소리를 들을 수는 없었다!
…꼭 그런 이유 때문만은 아니고, 원래 위지강은 입을 다물고 있을 때 가장 빛이 나는 인물이다.
‘이번 기회에 형님의 잔소리 습관을 고치겠어. 저 잔소리를 어떻게 해야 장가를 가지.’
위지강은 이립(서른)에 가까운 나이다.
일반 중원인들 기준으로 결혼할 나이가 한참 지났다.
즉, 이건 모두 형을 걱정하는 동생의 우애 넘치는 마음으로 저지른 짓이다. 진짜로.
그렇게 모든 준비가 끝났고, 위지천, 위지강, 용호가 사천으로 출발했다.
훗날, 호사가들이 이르길, ‘의선의가의 옥선(玉仙)들이 사천당가를 꾸짖었다.’라는 당가교화(唐家敎化)의 시작이었다.
* * *
사천(四川).
중원의 변방이라고 불린다.
거리도 거리인데, 가는 길이 지극히 험하기 때문이다.
얼마나 험하냐면, 육로로 갔다가는 목숨을 걸어야 할 정도다.
과장이 아니다.
육로로는 섬서성 한중을 통해 산맥을 넘어야 했는데, 절벽의 잔도를 지나다가 목숨을 잃는 이들이 한둘이 아니었다.
그나마 나은 건 수로였다.
장강을 이용해 사천에 도착하는 거다.
이것 역시 쉬운 길은 아니다.
장강삼협(長江三峽) 때문이다.
원체 협곡이 험준해 풍랑이 거세거나 강의 수위가 높은 시기에는 무척이나 위험했다.
하지만, 장강삼협의 진짜 위험함은 그런 지리적 요소가 아니었다.
장강수로채(長江水路寨) 수적들의 상습 출몰 지역이다.
“요즘 수적 놈들의 패악질이 보통 흉흉한 게 아니라던데. 괜찮을까?”
“걱정하지 말게. 이 배에 누가 탔는데? 아무리 수적 놈들이라도 당가의 무인이 탄 배를 건드리지는 않을 거네.”
장강수로채는 장강의 폭군이다.
단, 이런 이들이 으레 그렇듯이 패악질도 상대를 가려가면서 한다.
사천당가는 장강수로채가 절대 건드리지 않는 일순위 존재였다.
오죽하면, 사천당가의 인물이 타는 배라고 소문이 나면 그 배의 뱃삯이 폭등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 배에 당가의 누가 탄 거지?”
“그거야 모르지. 괜히 쓸데없는 호기심 가지지 말게. 당호대(唐虎隊)가 호위하는 걸 보니 보통 신분의 인물이 아닌 것 같으니. 자칫 잘못하면 경을 칠 수도 있네.”
목소리를 낮춘 경고에 듣는 이는 조심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사천에서 당가의 위명은 두 번 말해 입 아프다.
사천의 왕.
그게 바로 당가였다.
“그나저나 이 배에 뭐가 있는 건가? 저기 저 헌앙한 청년들은 청성의 도사들 아닌가?”
“저기 저 무서운 인상의 도사들은 점창파야.”
청성파, 점창파!
구파일방의 두 문파였다.
한 배에 사천당가와 구파일방 중 두 문파의 인물들이 모이다니.
예사롭지 않은 일이다.
그뿐이 아니다.
청성, 점창, 당가 이상으로 이목을 끄는 인물들이 있었다.
“저 세 남자는 누구인가?”
“도도한 옥면의 미남자와 아비도 몰라볼 것처럼 거친 늑대 같은 미남자, 온화하다 못해 자애롭게 느껴질 정도로 착한 인상의 귀공자를 말하는 건가?”
위지강, 용호, 위지천이었다.
위지천은 장강을 바라보며 기분 좋게 콧노래를 불렀다.
‘당가, 점창, 청성이 한 배에 있다니. 시작부터 이렇게 운이 좋을 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