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enius Youngest Son of the Righteous Sun Family RAW novel - Chapter (141)
의선명가 천재막내 141화(141/174)
제141화
위지천은 의도적으로 당가의 인물이 탄 배를 골라 탑승했다.
낚시를 위해서다.
청성, 점창의 인물들도 한 배에 탄 건 예상하지 못했지만, 나쁠 건 없었다.
‘바람잡이 역할을 해줄 테니까.’
신이 난 위지천과 다르게 배의 분위기는 좋지 않았다.
세 문파의 사이 때문이었다.
당가, 청성, 점창은 정파다.
그렇다고 친한가?
그럴 리가.
‘사천 땅 안에서 치열하게 경쟁하는 관계이니까.’
원래 구파일방이든, 십대세가든 가까운 곳에 자리한 문파끼리 친한 경우는 드물다.
단순히 호승심 때문만이 아니다.
이권이 겹치기 때문이다.
특히 사천 무림은 명백히 정파의 영역이다. 위협하는 적이 없으니 정파끼리 경쟁한다.
‘그렇다고 적대 관계라는 건 아니지만, 종종 시비 정도는 일어난다는 말이지.’
위지천은 슬쩍 점창, 청성의 인물들을 보았다.
아니나 다를까, 서로 바라보는 시선이 사납기 짝이 없었다.
‘그런데, 생각보다 분위기가 더 안 좋네. 배에 타기 전에 싸우기라도 했나?’
정파가 어떤 이들인가?
서로 싫어해도 앞에서는 하하호호 웃으며 교양 있게 대하는 걸 미덕으로 여기는 이들이다.
저렇게 대놓고 싫은 티를 내는 건, 일반적이지 않았다.
‘뭐, 자세히 알 필요는 없겠지. 서로 사이가 나쁘면 더 이용하기 좋을 테니.’
그렇게 생각하며 웃고 있자, 용호가 와락 인상을 찌푸렸다.
“또 무슨 흉악한 생각을 하는 거냐?”
“장강의 물결이 멋지다고 생각하고 있는데요? 용이 형도 장강의 거대한 물결을 느껴보세요.”
“하! 장강의 물결은 개뿔! 그리고 그 이름으로 부르지 말라고 했다!”
“천이의 말이 옳다. 용이 너는 장강의 물결에서 차분함을 배울 필요가 있다.”
위지강이 나섰다.
참고로, 위지강은 아예 말을 못 하는 게 아니다.
잔소리만 불가할 뿐, 성대 쪽 혈이 무리하지 않을 정도로 일상적인 이야기는 가능했다.
‘평소였다면 저기서 대략 서책 두 장 이상의 잔소리를 퍼부었을 텐데. 지금 너무 훌륭합니다, 형님.’
물론, 그렇다고 위지강이 잔소리를 아예 안 하는 건 아니다.
어지간하면 참으려고 하지만, 이건 도저히 아니다 싶을 때는 짧게 한마디씩 했다.
주로 용호를 향해서였다.
“하! 형님은 왜 맨날 나한테만?!”
“네 책임이다.”
“내가 무슨 잘못을 했다는 말입니까?!”
“네 잘못을 네가 알아라.”
위지강은 ‘네 잘못이 무엇인지 두 시진 동안 떠들 수 있지만, 목이 아파 참는다.’란 얼굴로 입을 다물었고, 용호는 속이 터진다는 표정을 지었다.
뭐, 어쩔 수 없었다.
평소 위지천의 모습은 가식 그 자체여서 흠잡을 게 별로 없었다.
반면, 용호는 아비도 몰라보는 호로자식답게 잔소리할 거리가 한두 개가 아니었으니, 용호에게 잔소리가 집중되는 게 당연했다.
‘용호 데려오길 잘했는데?’
그때였다.
“세 분 소협을 뵙소이다. 이렇게 한 배에 탄 것도 인연인데, 인사를 나누어도 되겠소이까? 본 도장은 청성의 소운이라고 하외다. 여기는 내 사제들이오.”
한눈에 봐도 범상치 않아 보이는 위지천 일행에게 청성의 도사들이 접근한 거다.
“하! 청성 따위…!”
-닥치지 않으면 헤엄쳐서 오게 만든다?
용호가 또 용호 짓을 하려고 해, 위지천이 다급히 제지했다.
“청성 따위…?”
“아, 오해하지 마세요. 청성의 도사님들을 만나 감명 깊다는 의미예요.”
“…아닌 것 같은데?”
다행히 용호의 망언은 금방 잊혔다.
위지강이 나서서 이렇게 말한 덕이다.
“저놈이 못 배우고 자라 종종 말실수하니 도장들께서 이해해 주시오. 의선의가의 위지강이라고 하오.”
“의선의가!!”
청성의 도사들이 깜짝 놀라 외쳤다.
배에 탄 다른 이들도 놀란 시선을 보냈다.
‘왠지 심상치 않아 보이더니, 의선의가의 의원이었어!’ 이런 수군거림이 들렸다.
“천하에 명성 높은 의선의가의 의원들을 뵈어 영광입니다.”
“우리 의선의가를 아십니까?”
“알다마다요. 천하에서 가장 의롭다고 유명한 의가 아닙니까? 이전부터 의선의가의 의기를 흠모해 왔습니다.”
원래 의선의가의 유명세가 이 정도까지는 아니었다.
이래저래 주목받긴 했지만, 중원 전체로 보면 고작 근방에서 잘나가는 지급 의가였으니까.
그런데 최근에 갑자기 주목받게 된 이유가 있었다.
-의선의가의 광기 어린 행보.
태화자가 최근에 새로 발간한 의협신보의 제목이었다.
-손해를 보면서도 환자들을 구제하는 걸 멈추지 않는 의선의가.
-심지어 마황 가격이 급등했음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은 가히 광기와도 같다.
-의선의가의 광기는 어디까지 계속될 것인가?
태화자의 신보는 하오문을 통해 중원 전역에 한꺼번에 발간된다.
중원인들 모두 경악했다.
‘우리 동네 의가는 열 배로 폭리를 취하는데, 도리어 손해를 보며 환자를 치료한다고?’
의선의가가 의로운 의가인 건, 다들 들어 알고는 있었다. 하지만, 이 정도로 심각(?)할 줄은 누구도 상상 못 했다.
이렇게 말하는 이들도 있을 정도다.
-저 정도면 의선의가를 광선의가(狂仙醫家)라 불러야 하는 것 아니야?
수많은 광인이 모인 의가.
‘광선의가(狂仙醫家)’란 별명이 처음 강호인들의 입에 언급되었다.
“혹시 의원께서는 의선의가 최고의 의도(醫刀) 명의로 소문난 빙옥절도(氷玉絶刀)이십니까?”
위지강의 입술이 씰룩거렸다.
위지강은 의외로 칭찬에 약하다. 아닌 척, 잔뜩 으쓱댄다.
다행히(?) 이번엔 성대가 안 좋아서 짤막하게 답했다.
“허명일 뿐입니다.”
그 기품 있는 답변에 청성의 도사들은 감탄했다.
‘과연 의선의가! 명불허전이구나!’
사실 별것 없는 응답이었지만, 위지강이 하니 왠지 모르게 그럴싸하게 느껴졌다.
괜히 위지천이 미남계, 미남계 한 게 아니다.
위지강은 주접만 떨지 않으면, 상대가 누구든 홀릴(?) 수 있었다.
“그러면, 여기 어린 소협께서는?”
“위지천이라고 해요. 청성의 도사님들을 뵈어 기뻐요.”
“의선혜검(醫仙惠劍)!!!”
청성파의 도사들은 위지강 때보다 더욱 깜짝 놀라 외쳤다.
대화를 엿듣던 다른 승객들도 놀라 웅성거렸다.
“의선혜검이면 무당의 도사들이 차대의 천하제일기재라고 입 모아 칭송한 천재 소년?”
“저 소년이 십객 태검진인의 검을 몇 번이나 회피했대!”
“아니, 고작 그 정도가 아니라고 하던데? 태검진인이 저 소협의 검을 보고 감격해 심마에서 깨어났대!”
“저 소협의 재능에 검선마저 감탄했다고 해!”
무려 남존무당에서 일어난 참사다.
그것도 십객 태검진인에게 큰일이 날 뻔한.
강호의 모두가 주목했고, 위지천의 이름도 강호 전역에 퍼졌다.
그것 말고도 또 사람들을 경탄하게 한 이유가 있었다.
“저 소협이 이번 한역 유행 때 가장 앞장서서 환자들을 치료했대.”
“환자를 끔찍하게 생각해 의선삼흉(醫仙三凶)의 으뜸으로 꼽힌다더군.”
“환자를 위하는데 왜 삼흉인가?”
“흉신악살처럼 병마와 싸워서 삼흉이라 부른다는군.”
“허어. 얼마나 환자를 위하면, 그런 별명이 붙는 건지.”
“그러게 말이야. 생긴 것만 보면, 벌레 하나 죽이지 못할 것 같은데.”
의선의가의 다른 제자들이 들으면 각혈할 이야기지만, 강호에는 소문이 이런 식으로 퍼졌다.
환자를 너무 위해 흉신악살처럼 싸우는 미래의 어린 신의!
…뭐 아예 틀린 이야기는 아니다.
속내가 어떻든 위지천이 환자들을 위했던 건 사실이니까.
“의명도 의선혜의(醫仙惠醫)라고 불러야 하는 것 아닌가?”
“그러게. 남양소선이란 의명은 너무 부족한 것 같은데?”
사람들의 시선은 의선의가 일행의 마지막 인물인 용호에게 향했다.
앞선 두 명이 대단했던 만큼 기대감이 서렸다.
“크흠. 난 흑랑 용호다!”
용호가 콧대를 세우며 나섰다.
으스댈 생각이 만만이었지만.
사람들의 반응은 위지강, 위지천 때와 달랐다.
“…….”
장내가 고요해졌다.
청성의 도사들은 못 볼 인물을 만났다는 듯이 인상을 찌푸렸고, 엿듣던 승객들은 목소리를 낮추어 속삭였다.
‘흑랑이면 호로흑랑?’
‘왠지 아비 몰라보게 생겼다 했어.’
용호는 원래 강호의 유명인이다.
강한 무공으로?
아니, 만나면 피하는 게 상책인 개차반으로.
“이놈들…!!”
“쉿! 용이 형, 그러면 안 돼요!”
-하아. 피곤하게 할래? 머리 식히게 장강 좀 들어갔다 나올래?
“!!”
위지천의 협박에 용호는 우뚝 굳어 강제로 성질을 삭일 수밖에 없었고, 사람들은 그 모습에 다시 감탄했다.
‘의선의가에서 흑랑을 교화하고 있다는 소문이 사실이었어.’
‘저게 바로 덕(德)으로 악(惡)을 제압한다는 건가?’
‘천둥벌거숭이 제천대성을 교화하던 삼장법사와도 같은 모습이구나.’
사람들의 그런 반응에 용호는 주화입마가 올 것 같다는 표정을 지었다.
청성의 도사들은 크흠 헛기침을 하고는 용호를 무시하고 위지천에게 계속 말을 걸었다.
“그런데, 소협께서 검선의 제자가 되었다는 소문이 있던데 사실입니까?”
검선이 입을 싸게 놀린 모양이다.
위지천은 민망한 표정을 지었다.
“검선께서 절 과분하게 여겨주셔서, 부족한 몸임에도 가르침을 받기로 했어요.”
“허어!! 대단하군요!!”
“그러면, 소협께서 항렬이 우리 윗배분이 되는?”
검선은 태검진인보다 한 배분 높으니, 제자인 위지천은 각 문파의 일대 제자와 같은 항렬이 되는 셈이다.
원래는 족보가 꼬이기에 이런 식으로 제자를 받지 않지만, 검선이 상식과 동떨어진 인물이라 깊은 고려 없이 위지천을 제자로 받은 거다.
‘나야 좋지. 강호 어딜 가나 대접받을 수 있을 테니.’
애초에 이런 혜택(?)을 바라고 검선의 제자가 된 거다.
“편하게 대해주세요. 제가 도사님들보다 훨씬 어린걸요.”
“그래도 강호의 배분이란 게 있는 법인데….”
청성의 도사들은 곤란한 얼굴을 했지만, 위지천이 재차 말하니 결국 서로 공대하기로 했다.
그 과정에서 위지천의 성품에 다시 한번 감탄했음은 물론이다.
‘저만하면 오만해질 법도 하건만, 전혀 그런 기색이 없구나. 무재뿐 아니라, 성품조차 천하제일의 기재로다.’
그렇게 화기애애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였다.
돌연 끼어드는 음성이 있었다.
“그런 샌님들 말고 우리와 교분을 나누는 게 어떻겠소?”
깍듯한 청성의 도사들과 다르게 거친 분위기의 음성.
점창의 제자들이었다!
“지금 우리보고 샌님이라고 했소?”
“샌님보고 샌님이라고 한 게 무슨 문제이오? 아니면, 서생이라고 불러주길 바라오?”
“하! 예의를 배우시오!”
서로 험악하게 으르렁거리는 청성, 점창 도사들의 모습에 위지천은 속으로 생각했다.
‘귀엽네. 좋을 때다.’
청성, 점창 도사들은 모두 이십 대의 파릇파릇 젊은 삼대 제자들이었다.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니까, 내가 조금 고생시켜도 괜찮겠지?’
그때였다.
냉랭한 음성이 들렸다.
“이게 무슨 소란이죠?”
“!!”
청성, 점창 도사들과 확연히 다른 기세.
당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