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enius Youngest Son of the Righteous Sun Family RAW novel - Chapter (145)
의선명가 천재막내 145화(145/174)
제145화
탁.
마지막 수적을 치료하였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이 은혜는 절대 잊지 않겠습니다, 신선님들!!”
수적들이 눈물을 흘리며 위지천과 위지강에게 감사를 표했다.
물론, 이들은 관아에 끌려가 죗값을 치르게 될 거다.
“앞으로는 절대 나쁜 짓은 하지 마세요.”
“이를 말씀입니까?! 감옥에서 나오면 장강 쪽으로는 쳐다보지도 않겠습니다!”
“사해도 놈들만 아니었다면, 이번 일 같은 짓은 저지르려고도 안 했을 겁니다!”
원래도 장강수로채의 가장 중요한 강령은 ‘선을 넘지 말자.’였다.
앞서 말했듯 장강의 중요성상 조금만 선을 넘어도 토벌군이 몰려올 테니까.
흉흉한 악명과 다르게 수로채의 악행이라고 해봤자 통행료를 뜯어내는 게 대부분이었다.
“그런데, 사해도가 언제부터 장강수로채를 장악한 건가요?”
“저희도 정확히는 모릅니다. 얼마 전 갑자기 본부에서 사해도 놈들의 지시를 따르라는 연락이 온 거라.”
수적 중 가장 높은 간부가 허겁지겁 답했다.
위지천이 당화에게 물었다.
“소저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무슨 말인가요?”
“장강수로채의 본부는 동정호(洞庭湖)에 있어요. 사도맹이 몰랐다는 게 이상하지 않나요?”
“!!”
동정호와 사도맹의 본부가 있는 호남성 장사(長沙)는 코앞이다.
장강수로채도 사도맹 소속. 사도맹에서 변고를 모르고 있는 건 말이 안 되었다.
“독화 소저께서 세가맹 측에 이야기하는 게 좋지 않을까요?”
“제가 말인가요?”
“네, 평범한 일개 의원인 저보다는 소저께서 이야기하는 게 더 효과적일 것 같아서요.”
‘굳이 내가 참견할 일은 아니니까. 어차피 알려준다고 참사를 막으려고 들지도 않을 거고.’
막지 않는다.
못 막는 게 아니다.
안 막는 거다.
이전 삶 때도 사해도가 벌이는 참사를 막을 충분한 여유가 있었다.
하지만, 무림맹이든, 세가맹이든, 사도맹이든 움직이지 않았다.
왜?
‘사해도가 벌이는 일이 오히려 자신들에게 이득이 될 거라고 여겼으니까.’
작금의 강호는 지나치게 사분오열되어 있다.
사해도의 영역은 동쪽 바다다.
내륙의 무림맹과 멀었다.
사해도가 사고를 쳐도 세가맹과 사도맹의 문제였다. 그러니, 무림맹은 크게 관심을 두지 않았다.
세가맹과 사도맹은 사해도를 도리어 자신들의 칼로 이용하려고 했다.
‘그러다가 세가맹, 사도맹 모두 거하게 뒤통수를 맞게 되지만.’
사해도가 아무리 대단하다고 해봤자 중원 무림에 비할 수 있겠는가?
하지만, 중원 무림인들은 모두 각자의 입장만 생각했고, 사해도는 그 빈틈을 절묘하게 노렸다.
이전 삶 강호인들이 이렇게 통탄했을 정도다.
‘강호의 도의가 땅에 떨어진 탓에 이런 참사가 일어났구나!’
무림맹, 세가맹, 사도맹의 이기심은 위지천이 어떻게 하더라도 바꿀 수 없는 일이다.
위지천은 그저 의선의가에 이득이 되게 행동할 계획이었다.
‘나도 의선의가의 입장만 생각하는 건 마찬가지이니, 무림맹, 세가맹 등을 비난할 자격은 없지.’
그런 이유로 일을 떠넘긴 거지만, 당화는 그런 위지천의 속마음도 모르고,
‘저 소년은 명예욕도 없단 말인가?’
…황당하게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
‘이번 일은 모두 저 소년의 공. 그런데, 내게 주목받을 기회를 양보하다니?’
속물적인 욕심 중 강호인이 가장 갈망하는 게 무엇인지 아는가?
돈? 아니다.
명예다.
이름 석 자 알리기 위해 목숨을 거는 게 강호인이다.
물론, 이번 일의 공훈은 모두 저 소년에게 돌아갈 거다.
그래도 무려 세가맹의 중역 앞에서 직접 사해도의 만행을 보고하며 이름을 떨칠 기회다.
그런 기회를 아무렇지도 않게 포기하다니?
어떤 강호인이 저럴까?
…위지천에게 단단히 세뇌(?)된 독화는 밑도 끝도 없이 오해했다.
‘하긴. 다른 이들을 위해 목숨까지 선뜻 버릴 각오까지 하는데, 명예욕 따위 관심 있을 리가.’
추악한 자신과는 너무나 다른 소년의 모습에 당화의 가슴이 무겁게 가라앉았다.
“혹시 바라는 게 있나요? 제가 개인적으로라도 소협께 사례하고 싶군요.”
사실 이번 일에 당가가 직접 은혜를 입은 건 없다.
위지천이 구한 건, 당가와 상관없는 일반 승객이었으니까.
원(怨)은 굉장히 넓게 보면서, 은(恩)은 밤톨만큼 좁게 보는 게 당가식 은원관(恩怨觀)이었다.
하지만, 당화는 사재를 털어서라도 보답하고 싶었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부끄러움을 씻고 싶었다.
“사례라. 음. 소저께서는 형님의 의도술을 어떻게 평가하시나요?”
“…훌륭한 것 같습니다. 빙옥절도라는 의명이 허명이 아니더군요.”
수적들을 치료할 때 가장 활약한 건, 위지강이었다.
모두 검상으로 인한 외상 환자였으니, 위지천의 기공 치료 솜씨는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았다.
위지강의 의도술이 빛을 발했고, 위지천은 옆에서 위지강을 돕는 보조 역할을 했다.
위지강의 의도술 솜씨가 아니었다면, 수많은 수적이 목숨을 잃었을 거다.
‘우리 당가에도 저만한 솜씨를 지닌 의도 명의는 없어. 의도술의 종문인 천봉의가의 명의에 필적할 만한 솜씨야. 성격은 마음에 안 들긴 하지만.’
당화는 약한 체력 탓에 치료 후 지쳐 구석에 기대 색색 잠들어 있는 위지강의 얼굴을 보고 인상을 살짝 찌푸렸다.
인정하기 싫지만, 절로 호감이 돋는 얼굴이다.
백 마디 말을 면상 하나로 갚는 얼굴이랄까?
특히 진지한 표정으로 환자를 치료하는 모습은 한 폭의 화첩과도 같았다.
물론, 그렇다고 무슨 사적인 감정이 생겼다는 건 절대 아니다.
잘생기긴 했지만, 그녀의 취향은 아니었다.
도리어.
‘…차라리 의선혜검이 훨씬 나아.’
당화는 실소했다.
당연히 이성적인 호감을 말하는 게 아니다.
애초에 나이 차가 너무 많이 났다.
다만.
‘당가의 내 동생들이 저 소년의 반의반이라도 닮았으면.’
당가는 혈족 집단.
그녀는 형제가 무수히 많다.
하지만, 서로 경쟁자일 뿐 단 한 명도 형제다운 형제는 없었다.
귀엽고, 착한 동생.
상상 속의 존재였다.
애초에 그녀 본인 또한 누이답지 않은 누이였으니까.
괜스레 이런 생각이 나는 건, 위지천과 위지강 둘이 서로를 아끼는 장면을 본 탓이다.
‘당가에 내가 죽는다고 눈물 흘려줄 형제가 한 명이라도 있기는 할까?’
고개를 돌려 씁쓸한 생각을 떨치고는 물었다.
“빙옥절도의 의도술 솜씨는 왜 묻는 건가요?”
“소저께서 형님의 치료를 받았으면 해서요.”
“!!”
“물론, 염려되시는 것 알아요. 하지만, 병환을 이대로 두면 크게 악화할 것 아시잖아요. 저희가 도와드리고 싶어요.”
아.
또 그 눈빛이다.
순수한.
오로지 상대를 위하는 듯한 올곧은 눈빛.
이미 위지천에게 완벽히 홀린 당화는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독화가 위지천의 올무(?)에 걸려들었다.
* * *
한편, 그때였다.
위지천 말고 당가로 향하는 인물들이 또 있었다.
첫째는 광봉 당혜.
“…진짜 당가에서 그런 짓을 하겠다고?”
“죽어도 제가 죽으니 사형은 걱정하지 마세요.”
“아니, 하.”
남양 개방 분타의 분타주 홍개가 한숨을 내쉬었다.
“나도 간다.”
“사형은 진짜 죽을 수도 있는데요? 사형이 개방 방주의 제자라고 당가에서 신경 쓸 것 같아요?”
“그러는 너는?”
“저도 당씨예요. 복수가 목숨보다 중요한. 독갈, 그것에게 복수만 할 수 있다면, 죽어도 상관없어요. 그러니, 괜히 저 때문에 목숨 걸 필요 없어요.”
“…목숨 걸 생각은 없다. 의선혜검이 있으니까.”
홍개가 머리를 긁적였다.
“넌 미덥지 않지만, 의선혜검은 믿는다. 의선혜검이 무슨 계략을 꾸미고 있는지 모르지만, 의선혜검이 가르침을 내리기로 한 이상, 천하의 당가도 당해내지 못할 거다.”
터무니없는 믿음.
“…그러니까, 절 위해서가 아니라, 공을 세우기 위해 함께 가겠다는 거군요?”
“크흠, 너야 장래가 창창하지만, 난 아니란 말이다! 노후 대비를 위해서는 기회가 있을 때 최대한 공을 세워놓아야 한다고!”
무려 천하의 사천당가를 상대로 공적을 세울 기회였다.
…당가가 무섭지 않다면 거짓말이겠지만, 의선혜검을 믿고 도박을 걸기로 했다.
“그런데 괜찮겠어요?”
“뭐가?”
“저 앞뒤 안 가리고 제대로 난장을 부릴 건데요? 당가에 쌓인 게 많은지라.”
“뭘 걱정하는 거냐? 나도 개방도다.”
홍개가 씨익 웃었다.
“의선혜검이 완벽하지만, 원체 순하고 착해 손속이 무른 감이 있지.”
…장삼이나 용호가 들으면, 누구 이야기 하는 거냐고 반문할 평가.
“제대로 난장을 부려 개방이 얼마나 지독한지 당가에 알려주도록 하자.”
개방도들만이 아니었다.
뜻밖에.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인물이 당가로 향했다.
“이… 밀서는 뭐지?”
차가운 인상의 깍듯한 미남.
천(天)급 사련의가의 소가주 사망공자(死亡公子) 언월운이었다.
“…당가에 재미난 일이 벌어질 거라고?”
발신인 불명의 서신.
평소라면 무시했을 거다.
하지만, ‘당가’라는 이름 때문에 언월운은 쉽사리 서신을 버리지 못했다.
정확히 이렇게 쓰여 있었다.
-조만간 당가에 재미난 사달이 일어날 터. 축제에 참여하고 싶다면, 당가로 오라.
‘…이거 ‘그놈’이 보낸 것 같은데? 맞지?’
언월운은 떨떠름한 표정을 지었다.
발신인이 적혀 있지 않으며, 은은한 독향이 나는 걸로 볼 때 당가 내부인이 보낸 서신일 것 같지만, 언월운은 다르게 생각했다.
의선의가의 무시무시한 꼬맹이!
그놈이 사천당가로 향하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한 탓이다.
‘이건 그 꼬마 놈이 내게 보낸 ‘초청장’이야. 왜 굳이 당가에서 보낸 서신인 척 위장한 건지 모르지만.’
정확히는 꼬맹이가 자신의 계획에 ‘사망공자’인 그를 이용하려는 의도이리라.
‘발칙한 놈.’
하지만.
‘당가 놈들에게 엿만 먹일 수 있다면, 한 번쯤 이용당해줄 만하지.’
언월운은 의술로 범죄자를 추적하는 시진의(屍診醫)로서 평소에도 당가에 이를 갈아왔다.
사도맹에서 가장 흔하게 일어나는 범죄가 독살이었다.
당가의 독이 가장 많이 애용된다.
사도맹에서 항의해봤자, 당가는 이렇게 나올 뿐이다.
-우린 독을 팔았을 뿐, 귀맹의 희생자들에게 아무런 책임도 없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자신들의 독이 어떻게 사용될지 뻔히 짐작하면서도 판매했으면, 당가도 책임이 없다고 할 수는 없지 않을까?
무엇보다.
“당가가 숨기고 있는 잘못이 얼마나 많을지 궁금하군.”
당가의 잘못을 찾아내 징치하면, 그는 명실공히 천하에 손꼽는 시진명의(屍診名醫)로 명성을 떨칠 수 있으리라.
당가가 만만하지는 않겠지만, 그 발칙한 꼬마 놈과 함께라면 얼마든지 가능하리라.
그렇게 당가에 시커먼 암운이 몰려왔다.
* * *
‘광봉이랑, 언월운 놈은 잘 오고 있나?’
사천에 도착한 위지천은 속으로 생각했다.
‘이번 당가의 일에 우리 의선의가는 철저히 좋은 역할을 맡아야 해.’
구태여 광봉과 언월운을 꼬신 이유였다.
‘내 목적은 의선의가와 당가가 우호적인 협력 관계가 되는 거니까.’
원래 서러울 때 손을 내미는 이가 더욱 기억에 남는 법.
나쁜 역할은 그들에게 맡기고, 의선의가는 처음부터 끝까지 ‘착하고 의로운’ 역할을 담당할 생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