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enius Youngest Son of the Righteous Sun Family RAW novel - Chapter (150)
의선명가 천재막내 150화(150/174)
제150화
당연히 반응은 좋지 않았다.
암천은 크게 분노했다.
상관없었다.
의도한 거니까.
그렇다.
위지천은 일부러 암천을 화나게 한 거다.
왜?
계획상 필요하니까.
그뿐이 아니다.
며칠 뒤.
위지천은 독류와 암류 공동의 적이 되었다.
암류는 위지천이 암천에게 저지른 사고가 있으니 그렇다고 쳐도, 독류는 어째서?
그럴 만한 일이 있었다.
“중원 최고의 내경(內經) 명의인 독선 선생님의 가르침을 듣게 되어서 기뻐요.”
“크흠, 그래.”
“혹시 제가 독각원(毒閣院)에서 진행하는 강의를 들어도 될까요?”
독류의 제자들이 독술 및 의술 수업을 듣는 배움의 장이다.
독선은 고개를 끄덕였다.
‘잘됐군. 모두의 앞에서 기를 눌러 주어야겠어.’
독선의 목표는 위지천이 독왕의 치료에서 손을 떼게 하는 거다.
모두의 앞에서 놈의 모자람이 드러나게 하면 절로 ‘저런 부족한 의원에게 가주의 치료를 맡길 수 없다.’라는 명분이 생기리라.
당가에 파다하게 소문이 퍼졌다.
“남양소선이 독각원의 강의를 청강한다고?”
“남양소선이 누구길래 이렇게 시끄러워?”
“최근 중원에서 소문이 파다한 어린 의원이라고 하던데?”
“지급 의가의 제자가 뛰어나봤자 얼마나 뛰어나겠나? 뜬소문이겠지.”
당가 의원들은 시큰둥한 반응이었다.
그들은 무려 천급 의원이었으니.
최근 유명세를 떨치는 위지천의 의재도 그렇게 높게 평가하지 않았다.
특히 사천은 중원과 떨어져 있어서 중원에서 도는 소식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었다.
먼 곳의 이야기이니, 제대로 와닿지 않는달까?
‘의선혜검의 무재는 강호의 온갖 이들이 인정한 것이니 거짓이 아니겠지만, 의술 쪽으로도 과연 그런 재능을 가지고 있을까?’
‘없는 소문이 퍼진 건 아닐 테니, 의재도 나름대로 뛰어나긴 하겠지. 그래봤자 또래와 비교해서 뛰어난 정도겠지만.’
‘의견례를 통과한 게 고작 작년이라는데, 벌써 신의가 될 재목 어쩌고 하다니. 중원 놈들도 허풍은.’
하지만, 당가의 의원들이 간과한 게 있었다.
의선의가가 일반적인 지급 의가가 아니란 것.
의선의가의 의원들이 보는 환자 수는 ‘고결한’ 당가 의원들에 비해 최소 열 배 이상이라는 것을.
그래서, 비록 위지천이 어리지만, 환자 경험이 무시하지 못할 정도로 쌓였다는 것.
그리고 하나 더.
위지천이 혼자 강의에 오지 않았다는 점이다.
비록 젊지만, 천하 명의들과 비교해도 부족하지 않은 의술을 지닌 빙옥절도(氷玉絶刀) 위지강도 위지천과 함께 강의에 참석했다.
“방금 설명한 환자에게 단맥(短脈)이 나타난 이유를 설명해 보겠나, 남양소선?”
독선이 물었고.
“선천적 음정휴(陰精虧) 환자로 기울혈체(氣鬱血滯)와 담식적체(痰食積滯)로 인한 단맥으로 보입니다. 또한, 심, 폐, 신기부족(腎氣不足)이 단맥을 악화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위지천의 답변에 당가 의원들이 살짝 감탄했다.
‘뛰어나긴 하구나.’
‘저 나이에 음정휴 환자의 병증을 꿰뚫어 보다니?’
처음에 위지천을 무시하던 것과 달라진 시선.
독선은 어떻게든 트집을 잡겠다는 듯이 위지천에게 끊임없이 어려운 질문을 했다.
지켜보던 당가 제자들조차 독선의 삿된 의도를 느낄 수 있을 정도로.
하지만, 위지천은 꿋꿋이 올바른 답을 하였고, 그런 위지천의 모습에 당가 의원들도 감탄한 거다.
비록 당가 의원들이 오만하다고는 하지만, 의술 실력이 부족한 건 아니니까.
도리어 위지천의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더욱 명확히 알아보았다.
‘저렇게 어린 나이에 저 정도면, 훗날 신의가 될 재목이란 소문이 허튼 이야기가 아니긴 하구나.’
상황이 뜻대로 흘러가지 않자 독선은 인상을 찌푸렸다.
‘보는 눈이 있으니, 이렇게까지 하지는 않으려고 했지만.’
“나쁘지 않은 접근이다. 하지만, 실제 환자를 보는 건, 의서와는 다르다. 이 환자는 심기음대허(心氣陰大虛)가 동반된 상태다.”
독선의 말에 당가 의원들이 살짝 웅성거렸다.
‘아니, 저걸 어떻게 알아?’
‘음정휴(陰精虧) 환자에 심기음대허라니. 저런 드문 사례를 이야기하면?’
트집 잡기다.
하지만, 독선의 말이 틀린 건 아니다.
의원이라면 아무리 어려운 환자의 병이라도 진단할 수 있어야 하는 법이니까.
“물론, 이만큼이라도 훌륭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네가 어리다고 해서 책임이 가벼워지는 건 아니다. 네 잘못된 판단으로 환자가 목숨을 잃을 수 있으며….”
독선이 신랄하게 위지천을 비판하려는 순간이었다.
“심기음대허 환자가 맞긴 합니까?”
“…뭐?”
위지강이었다!
가만히 듣고 있던 위지강이 싸늘한 얼굴로 말을 이었다.
“음정휴 환자에게 심기음대허가 있다면, 심경어혈(心經瘀血)이 동반되었을 텐데, 우촌(右寸)의 맥이 더 짧다고요? 그게 말이 되는 일입니까?”
“!!”
모두 숨을 들이켰다.
감히 천하의 독선에게 지적질이라니?
하지만, 위지강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아까 장맥에 대한 이야기도 말이 안 되지 않습니까? 양이 성해 열이 막혔는데, 생리적 장맥이라고요?”
“무슨…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가능이야 하겠지요. 천 명에 한 명도 있지 않은 일이겠지만. 그런 극히 드문 사례를 강조하는 게 올바른 교육입니까?”
“!!”
위지강이 잔소리쟁이라 나선 건 아니다.
위지강은 의선삼흉과 다르게 웃어른을 알아보는 예의와 경우가 있었다.
독선이면 의업계에서 명성과 별개로 까마득한 어른. 어지간해서는 나서지 않으려고 했지만.
‘어딜 감히 남의 집 귀한 자식에게.’
어떻게든 동생의 트집을 잡으려는 모습이 위지강의 심기를 거슬렀다.
위지강이 아무리 경우와 예의가 바르다고는 해도 가족이 우선이었다.
“지금 이건 교육이라고 할 수 없… 무릇 교육이라면….”
-형님, 성대!
위지강이 일장 연설을 시작하려고 해서 위지천이 다급히 전음을 보냈다.
위지강은 ‘할 말이 많지만, 내가 참는다.’는 표정으로 짧게 말했다.
“후우. 선생님께서는 교육의 의미에 대해 다시 곱씹어 보시는 게 좋겠습니다.”
“!!”
이게 바로 위지천과 위지강이 독류의 미움을 받게 된 이유다.
‘찔러 죽일 눈빛이네.’
독류든, 암류든 위지천, 위지강을 보는 시선이 살벌하기 그지없었다.
“흥! 우리가 잘못한 건 없다! 그런 게 무슨 십선이란 말이냐?!”
역시 겁쟁이 위지강.
무슨 마귀를 내쫓는 염주라도 건 것처럼 해독제를 종류별로 목에 줄줄이 건 채 벌벌 떨며 외쳤다.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당가가 우리를 독살하진 않을 거예요. 우리가 당가의 아무개를 해치기라도 한 건 아니잖아요. 당가가 아무리 악랄해도 그 정도로 경우가 없진 않아요.”
“…그러냐?”
“네, 그리고 의외로 당가인들 사이에서 우리에 대한 평이 나쁘지 않아요.”
의아한 이야기.
당가인들은 대부분 독류, 암류에 소속되어 있다.
머릿수로 따지면 칠 할 이상이라 할 수 있었다.
‘독류, 암류 안에서도 입장이 갈리니까.’
당가는 직계와 방계로 나누어진다.
직계 중에서도 핵심 권력과 가까운 직계, 먼 직계.
방계 중에서도 실권이 있는 방계, 도구처럼 부려지기만 하는 방계.
다들 상황과 입장이 다르다.
‘미운털이 박힌 건 직계 중 핵심 권력과 가까운 이들한테만이야. 나머지 이들은 도리어 우리의 행동을 좋게 생각하고 있어.’
정확히 말하면, ‘통쾌하다.’에 가깝겠다.
-우리 당가가 단체로 미친 건 맞지 않아?
-아무리 권력이 욕심난다고 해도, 가주님을 치료하는 걸 훼방하려 하다니, 독선이든, 암천이든 미친 것 아니야?
-솔직히 독선이 왜 십선(十仙)이야? 최근 몇 년 동안 환자를 본 적도 없는데.
이런 목소리는 당가의 하층으로 갈수록 커졌다.
‘뭐, 이런 이들의 목소리야 당장 큰 의미야 없겠지만.’
무림세가, 특히 당가는 철저히 가주를 위시한 최고 직계 혈통에 의해 좌지우지된다.
하지만.
‘때로는 생각지도 않은 구멍이 커다란 둑을 무너뜨리기도 하는 법이라서.’
더구나 이건 작은 구멍일 뿐이다.
앞으로 위지천이 당가에 뚫을 구멍들은 이런 사소한 것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흉험한 것들이었다.
‘당가가 어떤 ‘선택’을 할지 궁금하네. 뭐, 어찌 되어도 상관없지만. 당가가 어리석은 선택을 해 치명적인 상처를 입어도 의선의가 입장에서는 나쁜 것은 없으니까.’
그때였다.
“조금 자중하는 게 좋겠어요.”
당화가 염려 어린 충고를 하였다.
위지천은 아무것도 모르는 척, 눈치 없는 척 되물었다.
“아, 혹시 제가 당가에 무슨 결례를 저질렀나요? 그런 게 있다면, 죄송해요.”
“아니, 그런 게 아니라… 소협이 잘못한 건 없죠. 하아.”
당화는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 엄밀히 말해 위지천과 위지강이 잘못한 건 없다.
그저 당가가 못난 탓이다.
둘에게 부끄러울 지경이었다.
“…두 분께 우리 당가는 어울리지 않아요. 가급적 빨리 떠나도록 하세요.”
“아, 제가 무언가 당가에 잘못한 게 맞는 거군요. 죄송해요. 무엇인지 알려주면….”
“그런 게 아니라… 하아.”
당화는 짙은 한숨을 내쉬고 솔직히 말했다.
“우리 당가가 얼마나 추악한지 소협도 느끼셨잖아요. 당가는 두 분처럼 올곧은 분이 계실 곳이 아니에요.”
위지천은 고개를 저었다.
“그래도 지금 떠날 수는 없어요. 소저의 치료가 끝나지 않았는걸요.”
당화는 위지강에게 의도술을 받았고, 현재는 회복 중이었다.
참고로, 의도술은 완벽히 성공했다.
“의도술 후 회복 치료는 우리 당가의 의원들에게 받으면 돼요.”
“또 독에 당할 수도 있잖아요.”
“…….”
당화는 독술 훈련 중 상박에 독이 깃들었다.
그런데, 이번에 의도술 중 다른 진실이 밝혀졌다. 그녀가 독술 훈련 때 쓰던 독과 다른 독이 검출된 거다.
즉, 그녀가 독에 당한 건 단순한 훈련 때문이 아닌, 누군가의 수작이었다.
“하아, 알겠어요. 대신, 누군가 두 분을 위협하면 반드시 저한테 알려줘야 해요. 제가 무슨 수를 써서라도 두 분을 지킬 테니.”
빈말이 아니었다.
당화는 둘에게 크게 경탄하며 감동했다.
‘날 이렇게나 순수하게 위해준 이들이 있었나? 아버지조차 내게 목적이 있으셨는데.’
특히 그녀는 위지천이 계속 눈에 밟혔다.
‘저런 동생이 있었으면, 내 삶도 그렇게 외롭지 않았을 텐데.’
위지천은 그런 독화의 속마음을 눈치채고 속으로 이렇게 생각했다.
‘내가 원체 착하게 생겨서 누님들에게 먹히는 인상이긴 하지.’
어쨌든.
‘이 정도로 넘어왔으면 슬슬 손을 써도 되겠네.’
며칠 뒤 저녁.
당가가 발칵 뒤집혔다.
독화가 쓰러진 거다.
원인은 중독(中毒)이었다.
누군가 그녀에게 독을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