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enius Youngest Son of the Righteous Sun Family RAW novel - Chapter (155)
의선명가 천재막내 155화(155/174)
제155화
당가가 또 뒤집혔다.
이번엔 충격의 정도가 차원이 달랐다.
지금까지 중독된 이는 모두 당가 내부 인물들이었다.
당가 내의 일로 치부할 수 있었다는 거다.
그런데 개방과 사도맹의 인물들이 피해자가 되었다.
그것도 보통 거물이 아닌.
개방의 후개인 광봉이야 말할 것도 없고, 사망공자도 사도맹에서 보통 위치의 거물이 아니었다.
‘사실 언월운은 사도맹 안에서 적도 많지만, 중요한 건 그게 아니니까.’
무려 당가를 핍박할 기회다.
사도맹이 그냥 넘어갈 리가 없었다.
-언가의 소가주가 잘못될시 당가에 피 값을 묻겠다.
사도맹에서 보낸 서한이다.
개방도 비슷한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
정파답게 문구 자체는 정중했지만, 어쩌면 사도맹이 보낸 서신보다 더욱더 위협적이었다.
말미에 찍힌 인장의 주인이 이러했던 거다.
-걸왕(乞王)
-무림맹 총군사 사마수련
단순히 개방 혼자 당가를 질책한 게 아닌, 무림맹과 함께 움직인 거다!
이번 일은 명백한 당가의 잘못이었기에 세가맹도 당가를 도울 수는 없었다.
당가가 무사히 위기를 넘길 방법은 하나였다.
범인을 잡고, 희생자들을 치료하는 것.
불가능하다.
‘월면변독의 특성상 일반적인 해독제는 전혀 듣지 않으니까.’
참고로, 지금 중독된 이들 중 사망한 이는 아무도 없었다.
앞서 말했듯, 월면변독은 빠르게 죽음에 이르게 하는 독이 아니다.
다만, 독에서 완전히 회복한 이도 없었다.
당문의가의 의원들이 온갖 수단을 써서 해독을 시도했지만, 소용없었다.
이렇게 한탄할 정도.
-이 독은 하늘이 내린 저주라도 된다는 말인가?!
당가가 그나마 선택할 수 있는 ‘차선’은 다음과 같다.
어쨌든 당가 내의 인물이(?) 저지른 짓이니, 당가의 책임을 인정하고, 그에 맞는 보상을 하는 것.
이러면 큰 탈 없이 넘어갈 수 있다.
‘독선, 암천이 이런 선택을 할 리가 없지.’
당가의 체면이 문제가 아니다.
안 그래도 독선과 암천은 지금 범인으로 의심받고 있었다.
공교롭게 사망공자와 광봉이 독선, 암천과 만난 날 밤에 중독 증상을 보인 거다. 위지천이 일부러 그렇게 했다.
따라서 현재 둘을 향한 당가의 인심이 보통 흉흉한 게 아니었다.
둘은 사태의 책임을 인정하고 파벌의 종사 자리에서 물러나야 할 거다.
사실 이 정도만 되어도 위지천은 목적을 달성할 수 있었다.
독류, 암류는 최소 몇 년간 내홍을 겪으며 흔들리게 될 테니까.
하지만, 위지천은 독선, 암천이 순순히 책임을 질 리가 없다는 걸 알고 있다.
그러면, 당가에 남은 다른 선택지는 무엇이 있을까?
있었다.
가장 손쉽지만, 최악의.
추악한 선택이.
“잠시 시간이 되겠나, 남양소선?”
독선과 암천이 시뻘게진 눈으로 그를 찾아왔고, 위지천은 속으로 휘파람을 불렀다.
당가가 최악의 선택을 하였다.
* * *
“가주님을 치료하러 갈 때 동행하시겠다고요?”
“그래.”
“혹시 어째서인지 여쭈어도 될까요?”
“…당가를 이끄는 장로로서 가주님의 상세를 살피려는 거다.”
독선과 암천은 그렇게만 답했고, 위지천은 싱긋 웃었다.
‘어떻게 이렇게 예상과 한 치도 다르지 않게 움직이지?’
둘이 이러는 이유.
위지천이 독왕을 치료하는 틈을 노려 독왕을 제거하려는 거다!
그렇다.
당가에 남은 가장 손쉬운 선택은 바로 누군가를 지목해 죄를 덮어씌우는 거다.
단, 아무에게나 덮어씌울 수는 없었다.
누구도 믿지 않을 테니까.
다른 이가 봐도 고개가 끄덕여질 만한 이여야 했다.
독왕이 가장 적격이었다.
‘이런 정도의 사건을 일으킬 만한 능력이 있는 이는 독왕 정도밖에 없으니까.’
심지어 독왕은 주화입마에 빠진 상태다.
이지가 흐려져 이런 참사를 일으켰다고 덮어씌우면 그만이다.
참으로 추악한 작태.
더욱 우스운 건.
‘이놈들 서로 등을 치려고 하고 있어.’
위지천의 눈에 훤히 보였다.
궁지에 몰려 억지로 손을 잡았지만, 그 와중에도 서로 배신할 생각이 만만인 듯했다.
독왕과 싸우는 중 틈을 노려 서로의 등을 칠 작정인 게 분명했다.
‘결국, 두 파벌의 전쟁으로 번지겠지.’
위지천은 혀를 찼다.
‘이러니 당가가 천하제일세가가 못 되지. 잊을 만하면 서로 피 튀기게 싸우며 제 살을 깎아 먹으니.’
어쨌든,
“알겠어요. 대신 며칠만 시간을 주시겠어요?”
“시간?”
“네, 최근 가주님의 상세가 좋지 않아 치료 약을 바꾸려고요. 약재를 구해 올게요.”
“약재는 우리 당가에 없는 게 없다.”
“시중에서 사용되는 일반 약재가 아니어서요. 우리 의선의가만의 비방이라서 자세히 설명하기 어려운 점 죄송해요.”
독선과 암천은 더 묻지 않았다.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둘은 여전히 위지천을 조금도 의심하지 못했다.
위지천은 당당히 당가타를 나섰다.
쫓는 이는 없었다.
괜히 섣불리 미행을 붙였다가 독왕의 치료에 둘을 따라오지 못하게 하면 더 곤란하니, 놔둔 거다.
둘의 치명적인 실수였다.
‘뭐, 미행을 붙인다고 해서 달라질 건 없겠지만.’
성도로 향했다.
사천 최고의 도시답게 커다랗게 번화한 모습이었다.
그런데, 위지천은 예상 밖의 인물들을 만났다.
“의선혜검을 뵙소이다!”
“도사님들?”
일전 함께 배에 탔던 청성의 소운 도장이었다!
점창의 오맹도 있었다.
“청성의 샌님아, 걸리적거리니 비켜라. 의선혜검, 반갑소이다.”
“이 무뢰배가? 의선혜검은 나와 인사하고 있었다!”
“저런 놈은 무시하시오. 이렇게 다시 뵙게 되어 기쁩니다, 하하.”
여전히 사이가 나빠 보이는 두 사람이었다.
‘아니, 친한 것 같기도?’
둘은 위지천을 보며 반가워 어쩔 줄을 몰라 했다.
일전 사해도와 맞설 때 위지천이 보인 희생(?)과 용기(?)에 워낙 크게 감명해서다.
오죽하면 당시 둘은 이렇게 다짐했을 정도다.
‘앞으로 내 목표는 의선혜검을 닮은 의협이 되는 거다!’
더구나 최근 사천에는 이런 소문이 파다했다.
-의선혜검이 당가에서 선행을 베풀고 있다!
그 소문을 들은 둘은 더더욱 위지천을 향한 동경(?)을 불태웠다.
위지천은 그런 둘이 귀찮다는 마음이 들었지만, 곧 생각을 바꾸었다.
‘얘네들 내 계획에 이용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그런데 두 분은 왜 문파로 돌아가시지 않고? 혹시 당가 때문에?”
“맞소. 당가의 동태를 살피라 명을 받았소.”
“그렇군요. 하긴. 당가의 상황이 지금 보통 심각한 게 아니니…”
“혹시 지금 당가 내부 상황이 어떤지 이야기해줄 수 있소?”
“하아. 두 분이니 말씀드릴게요. 당가인들끼리 전쟁이 일어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
위지천은 일부러 솔직히 털어놓았다.
둘은 침음을 흘렸다.
“그럴 수가.”
“하. 당가 놈들은 도대체 매번 왜 그러는 건지.”
의외로 아주 놀라지는 않는 반응.
당가인들끼리 칼부림을 하는 건, 당가의 유구한 전통이었으니까.
혹자는 서로 저렇게 자주 싸우는데, 가문이 몰락하지 않고 저력을 유지하는 게 당가의 가장 무서운 점이라고 할 정도다.
둘은 위지천을 염려스럽게 보았다.
“당가에 계속 있어도 괜찮은 거요? 지금에라도 당가에서 나오는 게 안전하지 않겠소?”
“전 괜찮아요.”
“하지만? 휘말리기라도 하면? 설마, 소협?”
위지천의 속마음(?)을 눈치챈 둘의 눈이 커졌다.
위지천은 일부러 결연한 표정을 지어 보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미약한 몸이지만, 싸움을 말려보려고 해요.”
“위험하오!”
“당가 놈들이 말을 들을 리가?!”
“저도 당가인들이 무도한 건 알아요. 하지만, 그래도 노력해보려고 해요. 이대로 모른 척 외면하면 후회가 남을 것 같아요.”
둘은 또 감동했다.
‘의선혜검의 의로움은 도대체 끝이 어디란 말인가?!’
‘의로움이 봐도 봐도 끝이 없구나!’
“나도 돕겠소!”
“아니, 내가 돕겠소!!”
둘은 앞다투어 말했고, 위지천은 감사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부려 먹을 호구 확보였다.
“그런데, 지금 어디로 가는 거요?”
“암흑투왕투기장(暗黑鬪王鬪技場)에 가는 길이에요.”
“아니, 소협께서 그런 더러운 곳에 왜?”
“흑랑이 투기장에 있다고 해서요.”
“아… 흑랑이 또 흑랑 같은 짓을 했나 보구려.”
“흑랑 때문에 고생이 많소이다.”
“흑랑이 소협의 마음을 알아주어야 할 건데 말이오.”
두 도사는 흑랑 때문에 고생하는 위지천을 안타까운 시선으로 보았다.
용호가 들었으면 울컥 각혈했을 이야기.
“투기장은 위험한 곳! 우리도 함께 가겠소!”
“사양하지 마시오! 그런 추잡한 곳에 소협 혼자 보낼 수 없소!”
둘은 열렬한 추종자처럼 위지천을 경호하며 투기장으로 향했다.
유용하긴 했다.
이곳 사천에서 청성, 점창의 위용은 보통이 아니니까.
투기장 사람들은 둘을 보며 쩔쩔맸다.
“아니, 청성, 점창의 도장님들께서 이런 누추한 곳에는 어쩐 일이십니까?”
“여기 소협께서 투기장에 용무가 있다고 한다!”
“의선의가의 위지천이라고 해요. 찾는 사람이 있어서 왔어요.”
“의선의가면? 혹시? 그 미친 망종놈을 찾아온 겁니까?”
“…아마 그 망종이 제가 찾는 사람이 맞을 거예요. 안내해주세요.”
“알겠습니다!”
“용이 형한테는 저 혼자 가볼게요. 여기까지 같이 와주셔서 감사해요, 두 분.”
그런데, 위지천은 예상하지 못한 곳으로 안내받았다.
투기장에 마련된 감옥이었다.
“…용이 형, 왜 이런 곳에?”
위지천은 얼떨떨하게 물었다.
상태도 이상했다.
얼굴이 퉁퉁 부어 있었다.
누군가한테 흠씬 두들겨 맞기라도 한 것처럼.
‘용호 놈 실력이면, 당연히 투왕이 되어서 거들먹거리고 있을 줄 알았는데?’
투기장에 절정 이상의 고수가 선수로 참여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감옥에는 왜 갇혔단 말인가?
“스스로에게 돈을 걸고 참여했다가 계속 연거푸 패배해 우리 투기장에 막대한 빚을 지게 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역은 여기 있습니다.”
“…….”
용호 놈, 입이 떡 벌어질 금액을 빚졌다.
“우리 가문 사람 아니니, 알아서 갚으라고 하세요.”
“하지만, 저놈이 본인 입으로 의선의가 일원이라고 했습니다만?”
“…저놈이요?”
“네, 저희가 추가 대출을 안 해주니까, 의선의가의 이름을 댔습니다.”
…평소에는 그렇게 의선의가를 부정하다니, 필요할 때만 의선의가의 이름을 팔다니.
참으로 용호다운 작태였다.
“의절한 지 오래예요. 낭야회에 연락해보세요.”
투기장 관계자는 투덜거리며 나갔고, 위지천은 한심한 눈으로 용호를 내려다보았다.
“…왜 왔냐.”
용호는 지은 죄가 있어서인지, 평소처럼 성질머리를 부리지 못했다.
의기소침한 얼굴로 시선을 피했다.
그런데, 왜일까?
위지천은 사람 마음이 참 묘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잔뜩 얻어맞아 퉁퉁 부은 용호의 얼굴을 보니, 슬그머니 화가 났다.
“어떤 놈이야?”
“…뭐?”
“어떤 놈이 너 이렇게 팼냐고.”
“…그건 왜?”
“착각하지 말래? 만나면 잘했다고 칭찬이라도 해주려고 그러는 거니까.”
위지천은 화난 마음을 숨기려 퉁명스럽게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