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enius Youngest Son of the Righteous Sun Family RAW novel - Chapter (167)
의선명가 천재막내 167화(167/174)
제167화
위지천이 사천으로 떠난 후, 장삼은 어떻게 지내고 있었느냐.
무척이나 잘 지냈다.
-장복아, 내가 누구?
-흑도 영! 웅! 장삼 대협이십니다요!
-장복아, 내가 누구?
-무교회 우승자 하! 남! 흑패 장삼 대협이십니다요!
-장복아, 내가 누구?
-대(大)흑선문(黑仙門)의 문주님이십니다요!
의선의가의 종복 장복은 장삼과 죽이 잘 맞았다.
장복은 원래도 틈만 나면 흑귀문에 놀러 와 장삼을 비롯한 여러 문도와 노닥거렸는데, 요즘엔 조금 노는(?) 양상이 달라졌다.
-허어! 여기가 감히 어디라고 함부로 오려고 하는 것이오? 이곳 대(大)흑선문은 흑도의 영웅 하남흑패 장삼 대협이 문주로 계신 곳! 입문하고 싶다면 예의를 갖추시오!
-…네놈은 누구길래?
-내가 누구냐고 물었습니까요? 장삼 대협의 친구이오…!
-아니, 내 친구는 위지천, 그놈인데….
-대협, 친구는 원래 여러 명을 사귀는 것입니다요!
-그, 그래. 나도 친구 많다!
장복은 장삼의 위세를 빌려 호가호위(?)하기 시작했다.
여러모로 놀라운 점을 시사하는 내용이다.
장복이 갑질하는 상대는 무려 흑도인들!
하지만, 흑도인들은 장삼과 친하다는 것만으로도 장복에게 해코지할 생각을 하지 못했다.
장삼의 위세가 흑도인들 사이에서 그만큼 높아진 거다!
또, 놀라운 점.
장복이 저런 갑질을 할 정도로 흑선문에 수많은 흑도인이 몰려들었다.
-흑선문? 이름이 왜 그런가?
-의선의가의 의기를 함께하겠다는 뜻이라는데?
-하, 흑도가 쪽팔리지도 않나?!
라는 반응이 대다수였지만.
-…역시 범상하지 않군.
-괜히 ‘영웅(英雄)’이라 불리게 된 게 아니야.
-흑도도 흑도만의 의기(意氣)가 있어야지.
흑도는 악인이고, 범죄자고, 나쁜 놈이다. 이게 당연한 상식이다.
그러면 정파는 모두 착한 놈이고, 의로운 협객인가?
정파의 모두가 그렇지는 않다는 걸 다 안다.
모두가 존경하는 소림조차 잊을 만하면 큰 죄를 저질러 파계당하는 스님이 종종 나올 정도다.
흑도인도 다양하다.
천성적으로 악한도 많지만, 본인의 뜻과 상관없이 흑도에 발을 들이게 된 이도 적지 않다.
세상이 그만큼 더러우니까.
괜히 흑도의 유래가 불합리한 세상에 대항하는 의적(義賊)들인 게 아니다.
무엇보다 장삼이 의선의가와 뜻을 함께하기로 했다는 데서 많은 이가 고개를 끄덕였다.
-의선의가면 납득할 만하지.
-웬만한 흑도보다 미친 의가 아닌가?
-아니, 의선의가는 마교보다 미친 놈들일지도 몰라.
겨울이 깊어지며 한역(寒疫)이 온 중원을 강타하던 중이다.
올해 한역은 유달리 독한 탓에 수많은 희생자가 나왔다.
‘우리 의가는 더는 한역 환자를 받지 않소!’ 이렇게 두 손 두 발 드는 의가가 속출했다.
물론, 진짜 환자를 받지 않는 게 아니다.
힘 있고, 권세 높은 이들만 치료하겠다는 거다.
일반 민초들은 평소의 열 배, 스무 배, 심하면 서른 배가 넘는 진료비를 가져가야 선심 쓰는 척 봐주었다.
이런 의가가 온 중원에 넘쳐났고, 의가들이 배를 불리는 동안 수많은 이가 죽어갔다.
반면, 의선의가는 어땠는가?
-내가 쓰러져 죽기 전에 의가의 문을 닫는 일은 없다. 의선의가의 제자가 한 명이라도 남아 있는 한, 환자를 저버리는 일은 없다.
의선의가도 환자들을 제한해야 하지 않냐는 의견이 나오자, 가주 위지선이 선언한 이야기다.
물론, 의선의가도 환자를 제한하긴 했다. 일손에 한계가 있으니까.
-죄송하지만, 급하지 않은 분들은 나중에 와주십시오.
-…나 정사품 지부(知府)인데?
-…나도 첨사(僉事)인데?
도리어 높은 분들의 진료를 제한한 거다!
어쩔 수 없었다.
높은 분들을 치료하려면 얼마나 많은 손이 가는지 아는가?
그래도 너무 무리수 아니냐고?
하지만, 위지선이 누구인가?
처세의 달인이다.
위기를 기회로 삼았다.
-우리 의선의가는 대인들의 덕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현판을 만들겠습니다.
-현판?
-네, 대인들께서 역병에 맞서 민초들을 위해 어떤 양보를 했는지, 도움을 주었는지 기록해 의선의가 대문 앞에 게시하겠습니다.
-!!
환자들을 위해 진료를 양보한 이.
기부금을 낸 이.
기부금을 많이 낸 이.
기부금을 아주 많이 낸 이.
이런 식으로 기록해 민초들을 위한 높은 분들의 덕(?)을 칭송하기로 했다.
높은 분들의 경쟁심을 자극한 거다.
덕분에 높은 분들은 의선의가에 앙심을 품기는커녕 도리어 경쟁적으로 기부금을 투척하게 되었다.
-뭐, 금 통판 놈이 얼마를 기부했다고? 난 두 배로 간다!
-난 세 배로 간다!
-쯧, 내 품계가 있는데, 밑의 것들이랑 비슷한 기부금을 낼 수 있나?
기부금 순위 일위는 영친왕(英親王)이었다.
영친왕은 아예 왕부의 이름으로 상패를 내렸다.
-의선의가의 의로움을 치하하며.
참고로, 위지선을 비롯한 이들이 이를 악물고 환자들을 위하는 건 막내 위지천 때문이었다.
그들이 사랑해 마지않는 귀염둥이 막내가 당가의 무뢰배들 사이에서 어떤 고생(?)을 하고 있는지 들은 탓이다.
막내가 가문을 위해 먼 타향까지 가서 저리 고생하고 있는데, 자신들도 지지 않겠다는 마음이었다.
한편, 그런 의선의가의 행보를 보면서 중원인들은….
-진짜 미친 건가?
전율했다.
따라서, 의선의가를 따르기로 한 장삼의 선언은 흑도인들 사이에서 생각보다 나쁘지 않은 반응을 보였다.
새로운 삶을 살고자 하는 적잖은 흑도인들이 흑선문에 몰려들었고, 그 결과, 장삼은 벼락출세하게 되었다.
-…삼류 문파의 문주였던 내가 이제 대문파의 문주?
…는 당연히 아니다.
참고로, 무림 문파는 의가들처럼 딱 등급을 나누진 않는다.
‘우리 문파가 고작 중형이라고?’라는 식으로 자존심을 상하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대략 알음알음 나누는 기준이 있다.
크게 일반 문파와 대문파로 나누었고, 일반 문파는 다음과 같이 나눈다.
삼류문파
중소문파
중형문파
중견문파
절강문파
기존 흑귀문은 중소문파와 중형문파 중간쯤이었는데, 이번에 확 중견문파 수준으로 세를 확장한 거다.
참고로, 이전 단강무림회의 터줏대감이었던 태화문이 중견문파급이었다.
절강문파(絶强門派)는 일반 문파보다 압도적인 저력을 지녔으나, 아직 대문파로 칭하기에는 세력 면에서 부족한 곳으로, 평범한 무림인들 사이에서는 중견문파만 되어도 굉장한 위세의 문파였다.
-장 대협의 영웅적인 면모에 감동하여 찾아왔습니다!
-이 귀 모. 앞으로 장 대협 같은 흑도인이 되겠습니다!
몰려든 흑도인들이 자신을 추켜세우자, 장삼의 콧대는 더더욱 올라갔다.
그래서였다.
장삼이 위지천을 마중하기 위해 의창으로 걸음 한 것은.
‘난 이제 놈에게 핍박받던 장가 놈이 아닌, 흑도의 영웅! 내 달라진 모습을 위지천 놈에게 똑똑히 보여주겠다!’
절대로.
의창 쪽에 혈교 놈들이 활개 치고, 혈교 놈들이 위지천을 노릴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 걱정되어 가는 게 아니다. 진짜로.
번쩍번쩍 호피와 보석 장신구에 흑선(黑仙)이라 쓰인 영웅건까지 두르고 나루에서 기다리고 있을 때만 해도 좋았다.
웬 희끄무레한 정파 놈들이 주변을 얼쩡거리기 전까지만 해도.
“네놈은 누구냐?”
“네놈? 나보고 말한 거냐?”
“흉악하게 생긴 걸 보니, 분명 천하의 악한일 터! 정체를 밝혀라!”
장삼이 외모 때문에 오해를 받는 건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이제 흑도의 영웅이 된 장삼은 품위 있게 대응했다.
“본좌는 대흑선문의 문주인 하남흑패 장삼이다. 흑도의 영웅에게 마땅한 예를 취해라, 애송이들아.”
장삼은 당연히 상대가 숙일 거로 생각했다.
최근 장삼을 대한 이들 대부분이 그랬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파의 주구가 감히 의창에?!”
“강 사형을 습격한 놈이 네놈이었구나!!”
“어?”
장삼은 당황했다.
“나 하남흑패다! 흑도의 영웅이다!”
“닥쳐라!!”
“강 사형의 원한을 갚아주마!”
그렇게 된 게 현재 상황이었다.
“강 사형이 도대체 뭐 하는 놈이냐?! 난 모르는 놈이다!”
“하, 간악한 놈! 시치미 떼지 말아라! 네놈의 짓인 것 알고 있다!”
강 사형은 형산의 제자다.
얼마 전 정체 모를 흉수에게 죽었다.
혈교의 짓인가 했는데, 혈교 마기의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뜻밖에 사파 무공의 흔적이 남아 있었다. 그것도 권각술의 고수의.
의창에 나타난 권각술의 사파 고수인 장삼이 의심받게 된 거다.
물론, 증거가 확실하지도 않은데 의심된다고 이렇게 다짜고짜 검을 휘두르는 건 불합리한 일이지만, 의외로 무림에서 흔하게 일어나는 일이다.
특히 형산파처럼 악에 받친 놈들이면.
“이! 더는 본좌의 자비를 기대하지 말아라! 흑룡대(黑龍隊), 모두 놈들을 쳐라!”
“존명!!”
장삼은 혼자 오지 않았다.
위지천에게 자랑할 목적으로 새로 창설한 전투 부대와 함께 왔다.
참고로, 따로 전투 부대가 있는 건, 저력이 있는 문파나 가능한 것이다.
싸움은 장삼 쪽이 유리하게 전개되었다.
장삼의 무위 때문이다. 절정 극을 코앞에 둔 장삼은 일반 무인 중에서는 적수를 찾기 어려웠다.
그러니까, ‘일반 무인’ 중에는.
한 청년이 나타나자, 전장의 분위기가 돌변했다.
‘저, 저놈 뭐야?’
장삼은 흠칫했다.
어렸다.
기껏해야 이십 대 초반?
눈동자가 텅 비어 있었다.
섬뜩한 인상.
그뿐이 아니다.
‘왜 엎드려 싹싹 빌어야 할 것 같은 느낌이?’
장삼의 위기 감지 경보가 울렸다!
이상한 일.
놈의 경지는 절정 중(中) 정도로만 보였다. 확실히 장삼보다 하수였다.
그런데, 두려움이 들었다.
평소라면, 장삼은 자신의 직감을 무시하지 않았을 거다.
하지만, 흑도의 영웅으로 칭송받은 탓에 오만함이 눈을 가렸다.
‘저런 어린놈 따위!’
장삼이 귀혼신공(鬼魂神功)의 각법을 펼쳤다.
그런데, 놈은 슬쩍 피해버렸다. 가볍게.
‘어?’
장삼은 이번엔 천변난무(千變亂舞)를 펼쳤다.
악사검조차 곤란하게 했던 절기!
그런데, 천변난무가 제대로 전개도 되기 전에.
서걱!
장삼의 호피가 잘려 나갔다.
“!!”
장삼의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그제야 깨달은 거다.
무공 경지가 문제가 아니었다.
‘이놈, 위지천 놈이랑 같은 부류야.’
천재.
경지를 뛰어넘는 무위를 보이는 이들.
‘엎드려 빌어야!’
체면이 문제가 아니다.
하지만, 엎드리기는커녕 무릎 꿇을 틈도 없었다.
파밧!
검이 수없이 날아들었다.
정파의 검이라고는 상상하기 어렵게 살기(殺氣) 가득한 검.
‘허억, 죽는다!’
장삼의 눈이 캄캄해졌다.
‘크아아악, 위지천 이놈! 친구 놔두고 치사하게 혼자 사천 가니 좋더냐?! 네 친구는 여기서 죽는다!’
그런데 그 순간.
퍼억!
누군가 휙 매처럼 날아들더니 장삼을 몰아붙이던 놈의 머리를 후려 찼다.
위지천이었다.
위지천은 잠시 놈을 싸늘히 보더니 비틀거리는 놈의 머리에 재차 발차기를 작렬시켰다.
빠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