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enius Youngest Son of the Righteous Sun Family RAW novel - Chapter (168)
의선명가 천재막내 168화(168/174)
제168화
장내가 고요해졌다.
“무슨?”
“고, 공 사제?”
‘공 사제’라 불린 이가 당한 게 형산파 제자들 사이에서 적지 않게 충격인 눈치.
하지만, 위지천은 그런 분위기를 전혀 못 읽은 것처럼 재차 주먹질, 발길질을 이어갔다.
퍼억! 퍼억!
‘공 사제’라 불린 이는 그 와중에 놀라운 모습을 보였다.
위지천에게 정신없이 공격당하면서도 최대한 피해를 줄이며 꿋꿋이 반격하려고 한 거다.
절정 중(中)은 아직 외기(外氣)의 수법을 펼치는 게 완숙하지 않다.
그래서 체기와 외기를 번갈아 쓰며 타격 부위를 방어했고, 그 와중에 화(化)의 기예로 최대한 충격을 흘렸다.
위지천은 피식했다.
‘역시 오룡(五龍)답네.’
그렇다.
이 젊은 청년의 정체는 정파 최고의 기재 중 하나로 꼽히는 투룡(鬪龍)이었다!
‘뛰어난 오성뿐 아니라, 탁월한 전투 감각으로 투룡이라 불리게 되었다지.’
오성(悟性)은 무공 성취를 얻는 재능이다.
실전 감각과는 다른 재능이다.
물론, 오성이 뛰어난 이들이 싸움 감각도 빼어나기 마련이다.
투룡은 오성도 뛰어나지만, 실전 감각으로 더 유명한 이였다.
십 대 시절 일류의 경지 때 타 문파의 절정 고수와의 비무에서 승리해 주목받았고, 절정에 오른 뒤에는 무려 절정 극의 고수와도 비등한 승부를 펼쳐 오룡의 하나로 꼽히게 되었다.
그래봤자지만 말이다.
퍼억!
퍼억!
위지천의 주먹, 발길질이 계속해서 작렬했다.
‘마음껏 두들겨 패도 되니 더 좋아.’
위지천은 의창에서 오랜 시간을 보낼 생각이 없었다.
신상약 출시를 섬서의가에서 가만히 보고 있을 리가 없으니, 여유 부릴 시간이 없었다.
최대한 빠르게 목표들을 달성할 계획이다.
‘투룡(鬪龍) 놈을 주워가려면, 한번 손을 봐주긴 해야 했으니까.’
아니.
솔직히 인정하자.
위지천은 조금 화가 났다.
고작 형산파 따위가 장삼을 죽이려고 하다니.
‘내가 지금껏 장가 놈에게 들인 공이 얼마인데.’
장삼을 때릴 수 있는 건 오로지 위지천, 본인뿐이었다.
빠각!
위지천의 각법이 정통으로 작렬했고, 결국 투룡은 버티지 못하고 쓰러졌다.
“공 사제!!”
“감히?! 사파의 무뢰배가?!”
형산파 제자들은 위지천이 ‘의선혜검’임을 알아보지 못했다.
원체 폭풍처럼 몰아쳐 자세히 위지천을 살필 경황도 없었고, 위지천이 전혀 검을 쓰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보고 사파라고? 사파는 네놈들이겠지.”
“우린 대형산파의 제자들이다!”
알고 있었지만, 위지천은 안 믿는 척 코웃음을 쳤다.
“거짓말하지 말아라. 형산파는 정파의 드높은 명문. 이딴 무뢰한 짓을 저지를 리가.”
“뭐, 뭐?”
“힘없고 죄 없는 이를 핍박하는, 사파의 무뢰배만도 못한 짓을 저지르면서 감히 형산의 제자를 사칭해?”
위지천은 검을 꺼내 들고, 기를 주입했다.
일류 수준 강검(强劍)의 기법이지만, 누가 봐도 맑고 현기 가득한 기운이었다.
정파의 기운이 분명한.
“나 위지천, 검선의 제자로서 너희 같은 무뢰배들이 형산을 사칭하는 걸 좌시하지 않겠다.”
“의선혜검!!”
형산의 제자들이 경악해 외쳤다.
목소리가 수그러졌다.
“강호에 명성 자자한 의선혜검을 뵙소. 우리는 형산파의 제자들이 정말 맞소이다.”
“진짜라고요? 정파의 명문이 힘없고 무고한 이를 핍박하다니. 믿을 수 없는데요.”
“힘없고, 무고한 이가 아니오. 저자는 사파의 주구로 최근 본문의 제자를 시해한 범인으로 의심되어….”
“증거가 있나요?”
“증거는 없지만, 정황상 가장 의심되오. 일단, 제압 후 제대로 심문할 생각이었소.”
“그런데, 왜 제대로 경칭을 쓰지 않나요?”
“…뭐라고 했소?”
“제가 그쪽 분들보다 배분이 훨씬 높은 것 같은데요? 세속 문파면 모를까, 같은 도가 문파끼리는 예의를 갖추는 게 맞지 않을까요?”
“!!”
형산 제자들은 당황했다.
위지천은 검선의 제자이니, 각 문파의 장문인들과 같은 항렬이다.
원체 어리니, 실제 현실에서는 그 배분에 맞는 대접을 하기는 애매하지만, 대놓고 지적하면 뭐라 할 말이 없었다.
특히 도가 명문끼리는 항렬을 더욱 엄격히 따지는 경우가 있었다.
“…혹시 저 사파의 주구와 친분이 있어서 우리에게 이러는 것입니까?”
“제가 그런 소인배로 보이나요? 제 소문을 들은 적이 있을 텐데요?”
“…….”
누구보다도 의로운 어린 의협.
이게 위지천에 대한 평이다.
“제가 어리고 부족한 건 알아요. 그럼에도 지금 이러는 건, 여러분께 가르침을 드리기 위해서예요.”
“…가르침이라고 했습니까?”
“정파든, 사파든, 힘없고 무고한 이를 핍박하는 건 절대 저질러서는 안 되는 일. 제대로 사정도 따지지 않고 여기 장삼 대협을 핍박한 것 사과하세요.”
“!!”
형산파 제자들이 술렁였다.
사파에게 고개를 숙이라니, 다른 이들이면 몰라도, 형산파 제자들은 절대 따를 수 없는 이야기.
그때, 거친 음성이 들렸다.
“됐다. 뭘 그렇게 입 아프게 떠드는 거냐?”
콰앙!
용호였다!
이번엔 많은 이가 알아보았다.
“흑랑!!”
“칠조 중 최악의 망나니!”
용호가 형산파 제자들을 향해 도를 들었다.
“나 흑랑. 너희도 알다시피 진정한 사파의 무뢰배다. 사파, 정파 나누어서 싸우고 싶으면 저기 연약한 장 문주 괴롭히지 말고, 나한테 덤벼라.”
하지만, 누구도 선뜻 나서는 이 없었다.
흑랑의 악명을 모르는 이가 없기 때문이다.
특히 아비도 못 알아보고 누구든 가리지 않고 물어뜯을 것 같은 거친 인상은 더더욱 상대를 위축시켰다.
용호가 피식했다.
“상대를 가리는 건가? 위지천 놈의 말이 정확하군. 네놈들은 사파만도 못한 놈들이다.”
“!!”
형산파 제자들의 얼굴이 빨개졌다.
“가자!!”
형산파 제자들이 우루루 사라졌고, 장내가 조용해졌다.
위지천은 힐끗 장삼을 보았다.
“여긴 무슨 일이에요?”
장삼은 턱 가슴이 막혔다.
말만 존댓말이다 뿐, 저 악마 놈의 심기가 극도로 불편할 때 나오는 말투였다!
“여기 혈교 놈들 때문에 위험한 것 몰라요? 정신이 있어요, 없어요? 죽고 싶어요?”
“그, 그게….”
그때, 누군가 위지천 악마 놈의 머리에 겁도 없이 따악 알밤을 먹였다.
위지강이었다.
“이놈, 장 대협께 그게 무슨 싹수없는 말버릇이냐? 장 대협이 널 친구처럼 대해준다고 해서, 예의까지 잊은 거냐?!”
“…아니, 그게.”
“허어! 어서 장 대협께 제대로 사과하지 못할까?!”
“…….”
“나, 난 괜찮다.”
“장 대협께서 너무 오냐오냐 받아주시니 이놈이 더 그러는 겁니다. 제가 대신 사과드립니다. 이놈, 네놈도 얼른 사과하지 않고 뭐 하느냐?!”
“…죄송해요, 장 대협.”
“…아, 아니다.”
“…….”
“…….”
잠시 어색한 공기가 흘렀고, 위지강이 장삼에게 감사의 말을 하였다.
“저희를 염려하여 마중 오신 것 아닙니까? 최근 이 근방이 혈교도들 때문에 소란스럽다고.”
“그, 그렇다. 위지 가주께서 너희가 오는 길이 괜찮을지 걱정이 많으신 것 같아서 내가 온 거다.”
위지천이 위지강 몰래 황당한 시선을 보냈다.
‘누가 누구를 지킨다고?’ 하는 시선.
‘그래, 사실 네놈한테 자랑하려고 온 것 맞다!’
자랑은 개뿔.
벌벌 떨며 지른 호피는 갈기갈기 찢겼고, 위풍당당 흑룡대도 낭패를 겪어 초라한 행색이었다.
“맞다. 최근 이 근방이 원체 위험해야지. 장 대협께 감사드려라.”
겨울 한파 속에서도 반짝이는 정수리.
위지무였다!
“숙부께서는?”
“아, 난 너희 때문에 온 건 아니다. 의창에 따로 볼일이 있어서. 진짜다!”
위지무는 용호 놈의 눈치를 보며 극구 부인했다.
‘…용호가 걱정되어서 온 것 맞는구먼.’
평소 용호는 위지무가 자신을 신경 쓸 때마다 극렬히 분노한 반응을 보였기에, 위지무는 필사적으로 아닌 척하였다.
그런데, 용호의 반응이 이상했다.
“흥.”
이러고 만 거다.
원래의 용호라면, ‘이 대머리가 짜증 나게!’로 시작해서, 자신이 어째서 호로흑랑으로 불리는지 보여줬을 텐데.
“그런데, 의창에는 거래처가 없지 않나요?”
“이번 기회에 뚫어보려고 했지. 앞으로 섬서 쪽 거래가 쉽지 않을 것 같으니.”
“벌써 섬서의가에서 움직였나요?”
“당장 아직은. 중원 모두가 우리 의선의가를 주목하고 있으니 섬서의가도 눈치가 보이겠지. 다만 시간의 문제일 거다.”
위지천은 고개를 끄덕였다.
강호인들의 관심은 영원하지 않다. 오래가지도 않는다.
중원에는 매일매일 수많은 사건, 사고가 터지니 금방 다른 곳으로 시선을 옮길 거다.
섬서의가가 수작 부리는 건 그때부터이리라.
“하남의가(河南醫家)는요?”
“하남의가는 도리어 호의적이다. 자신들 쪽으로 다 거래처를 옮기라고 적극적으로 제안하고 있다. 하남의가의 의목(醫木)이 직접 우리 의선의가에 방문했을 정도야.”
의목(醫木)은 성급 의가의 내의원(內醫員) 중 가장 높은 이를 말한다.
성급 의가에는 무수히 많은 거물이 있기 마련인데, 그중에서도 다섯 손가락에 드는 최고 거물이었다.
특히 의목이면 내의원의 총수라 쉽게 밖으로 발걸음 하지 않는데, 대단히 신경을 쓴 거였다.
‘하남의가의 의목은 우리 의선의가와 연이 있는 인물이니. 그래서 보낸 것이겠지.’
위지천은 힐끗 위지무의 안색을 살폈다.
하남의가의 의목은 위지선, 위지무 형제와 관련 있는 이였다.
위지무가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으니, 위지천도 넘어갔다. 때로는 알고도 모른 척해야 하는 일이 있는 법이니까.
“하남의가는 우리를 이용해 섬서의가를 견제할 생각이군요.”
하남의가와 섬서의가는 같은 일성의가(一星醫家)이지만, 의업계에서 위치가 달랐다.
하남의가는 십천성(十天星) 중 오성(五星)에 속하는 곳이었다.
하늘에 떠 있는 별 가운데 가장 찬란하게 반짝이는 다섯 별 중 하나.
즉, 섬서의가가 하남의가에 도전하는 처지였다.
‘우리 의선의가가 아무리 두각을 드러내도 십천성인 하남의가에 위협을 줄 수 없다고 여기니 조금 더 관대하게 나오는 거겠지.’
물론, 단순한 강자의 아량이 아니었다.
의업계는 그런 자비로운 곳이 아니다.
“우리를 통해 섬서의가를 견제하면서 동시에 우리에게 목줄을 채울 생각이겠지.”
위지천은 고개를 끄덕였다.
당장 하남의가와 적대할 수는 없다.
하지만, 하남의가에만 의존했다가는 하남의가에 종속될 거다.
위지무가 의창에 온 이유였다.
“무한의 제갈세가의 도움을 받아도 되겠지만, 아무래도 사천에서 들여오는 약재를 더 빠르고 싸게 구하려면 의창을 통하는 게 더 유리하니 말이다.”
사천은 천하의 험지답게 무수히 많은 약재가 나왔다. 추운 지방에서 나는 약재를 제외하면 대부분 구할 수 있었다.
현재 의선의가의 여력상 사천과 직거래하기는 어려웠다. 아직 의선의가는 직계 상단도 보유하지 못하고 있으니.
지금까지 많은 걸 이루었지만, 아직도 갈 길이 멀다는 생각이 들었다.
“성과는 조금 있나요?”
“전혀. 텃세가 심하구나.”
“소현의가 때문인가요?”
위지무가 맞는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의창을 근거지로 하는 성(星)급 의가.
소현의가와 의선의가는 영역이 겹치지 않는다. 그래도 기회가 있으면 상대가 누구든 짓밟는 게 의업계의 미덕이니, 어깃장을 넣는 것이리라.
“그 문제는 제가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어떻게?”
“저기에 우리 의선의가를 도와주실 분이 있어요.”
“??”
‘난 너희와 그렇게 친하지 않다.’라고 말하듯 멀찍이 떨어져 어색하게 서 있는 인물.
천(天)급 사련의가의 소가주로서 이곳 의창에 막 새로운 분가(分家)를 개척한 사망공자 언월운이 고개를 갸웃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