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enius Youngest Son of the Righteous Sun Family RAW novel - Chapter (179)
의선명가 천재막내 179화(179/191)
제179화
“절대 안 되네! 차라리 우리 형산의 모두가 옥사하면 옥사했지!”
흥분해 길길이 날뛰는 창호자에게 위지천이 가만히 고개를 저었다.
“이건 우리 의선의가를 위한 일이기도 한걸요?”
“무슨 말인가? 우리 형산파와 의선의가와 무슨 상관이 있다고?”
“오늘 이후로 형산파도 우리 의선의가와 깊은 친우가 될 것이잖아요.”
“!!”
“어라, 아닌가요? 전 앞으로 형산파가 우리 의선의가와 친해질 거로 생각했는데. 하긴 형산파에는 성급 의가인 소현의가가 있으니….”
“소현의가는 얼어 죽을! 우리 형산파는 앞으로 의선의가를 은인으로 여기며 정성을 다할 거다!”
“그러면, 형산파의 일을 남의 일이라고 할 수 없죠. 친구인걸요.”
이번 일로 형산파를 의선의가의 친구(라고 쓰고 호구라고 읽는다.)로 만들 수 있다면 어마어마한 이득이었다.
형산파의 대쪽 같은 기질상 한 번 친구가 되면 어떤 풍파가 다가와도 의선의가의 굳건한 한편이 되리라.
“그리고 저, 장문인께서 생각하시는 것만큼 마냥 착하지는 않아요. 흑심이 있어요.”
“흑심?”
창호자는 세상에서 흑심과 가장 어울리지 않는, 순수하고 착한 얼굴을 보며 고개를 갸웃했다.
“우리 의선의가의 이름을 높일 기회인걸요? 이번 일이 강호에 어떻게 퍼질지 상상해 보세요. 혈교를 상대로 굴복하지 않은 형산파와 더불어 의선의가의 이름도 널리 퍼지게 될 거예요.”
확실히 어마어마한 명성을 얻을 일이긴 했다.
강호가 다시 한번 의선의가의 의로움에 열광할 거다.
특히 위지천은 목숨을 걸고 형산을 구한 영웅이 될 것이다.
‘중요해. 의선의가의 가장 큰 힘은 강호의 지지이니까. 특히 조만간 시작할 섬서의가와의 다툼을 생각하면 더더욱.’
위지천은 눈빛을 가라앉혔다.
섬서의가는 곧 움직일 거다.
가만히 지켜보기에는 의선의가가 너무 급속도로 커지고 있다.
의선의가의 파죽지세 성장 속도를 고려하면, 일이 년 시간만 지나도, 섬서의가도 감히 함부로 의선의가를 건드리지 못하게 될 거다.
문제는 아직 의선의가는 섬서의가에 맞설 전력이 되지 않는다는 거다.
쥐가 고양이에 맞서려면 어떻게 해야 하겠는가?
‘최대한 치사하게 나가야지. 싸움의 규칙을 우리 의선의가에 유리하게 만들어야 해.’
위지천은 구체적으로 생각했다.
‘섬서의가의 손발을 최대한 묶어놔야 해. 그래서 우리 의선의가가 일방적으로 섬서의가를 물어뜯는 싸움이 되게.’
가능했다.
의가의 싸움은 무림 문파의 싸움과 다르기 때문이다.
싸우는 양상을 보면, 상계(商界)의 싸움과 비슷했지만, 본질을 살피면 상계와도 달랐다.
굳이 비교하면 정계(政界)의 권력 다툼과 가장 흡사했다.
세상에서 가장 추악한.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 정계의 싸움에도 눈치 봐야 할 규칙이 있다.
우스운 일이지만, 바로 ‘명분’이었다.
정계라고 명분을 얻는 자가 무조건 승리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명분’은 강력한 힘이 된다.
따라서 정계의 사람들은 어떻게든 ‘명분’을 자신 쪽으로 가져오려고 한다.
‘의가의 싸움도 마찬가지야. 명분을 얻은 자가 훨씬 유리한 싸움을 할 수 있어.’
단, 의원들과 권력자들의 다른 점은 의원 중 명분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는 이가 거의 없다는 거다.
아니, 알고는 있지만, 알고도 무시한다고 하는 게 옳겠다.
명분을 챙기려면 제약이 많아지니까. 원하는 대로 탐욕을 누릴 수가 없다.
따라서, 의선의가가 지닌 명분이란 힘은 강력한 무기가 된다.
길게 이야기했는데, 축약하면,
특히 이번 일은 더더욱 그러했다.
다른 정파들이 형산파를 외면한 상황이다.
그런데, 홀로 의연히 목숨을 걸고 형산파를 구하면 얼마나 뜨거운 갈채를 받겠는가?(자작극이지만.)
‘아무리 섬서의가라도 의선의가에 추악한 수작을 부릴 엄두를 못 낼 거야.’
손발이 묶이게 되는 셈이다.
의선의가는 느긋하게 손발이 묶인 고양이인 섬서의가를 물어뜯으면 된다.
단, 이런 속내를 드러낼 수는 없으니 ‘표정 연기’를 했다.
“우리 의선의가에도 득이 될 일이니, 장문인께서는 부담 갖지 마세요.”
말은 그렇게 하지만, 표정은 오로지 형산을 위하는 척, 착하고 순수한 표정을 지었다.
-말로는 이기적인 척하지만, 부담 갖지 말라는 건 착한 거짓말일 뿐, 사실은 나는 순수하게 형산을 위하는 거다!
라는 고단수 연기였다!
성격이 대쪽 같은 만큼, 순진한 창호자는 홀딱 넘어갔다.
몇 번째일지 모를 감동에 울컥했다.
“그래도….”
“그만. 어차피 전 미끼가 되지 않아도, 이곳 형산에 끝까지 남아 친우의 의를 다할 거예요.”
“하아. 알겠네. 대신, 자네 혼자 그런 위험을 감당하게 할 수는 없어. 공진을 자네와 함께하도록 하겠네.”
창호자가 공진을 오게 했다.
공진은 위지천의 기공 치료를 받아 말끔히 나은 상태였다.
“공진, 네게 중요한 임무를 맡기겠다. 의선혜검 소협을 지켜라.”
“알겠습니다.”
“형산파의 명예를 걸고 맹세해라. 네가 죽기 전에는 혈교도들이 의선혜검의 털끝 하나 건들지 못하게 하겠다고.”
“맹세하겠습니다.”
위지천은 투룡의 동행을 반대하지 않았다.
생각하는 게 있었다.
‘바로 ‘치료’ 시작해야지.’
공진을 도와주겠다고 한 건, 빈말이 아니었다.
물론… 치료의 일환으로 공진은 열심히 의선의가를 위해 봉사하게 되겠지만, 결과적으로 모두 그를 위한 일이 되긴 할 거다.
공진은 대살성이 아닌, 천하 만민의 칭송을 받는 의협(義俠)이 될 거다.
‘그만큼 고생하겠지만, 다 너를 위해서인 거니 불만 갖지 말라고.’
한편, 그런 위지천을 보며, 공진은 고개를 갸웃했다.
‘장문인께서는 저 소년을 왜 저런 눈으로 보는 거지? 저 소년, 아무리 봐도 흑심이 가득해 보이는데?’
공진은 스스로가 다른 이들과 비교해 부족함을 인지하고 있었다.
남들은 자연스레 깨닫는 상식들이 그에겐 어려웠다.
단, 공진은 남들에게는 없는 장점이 있었다.
예민한 감이었다.
불편함, 편안함.
상대를 마주할 때 공진이 느끼는 감정이다.
처음에는 이 감정들이 무엇인지 몰랐다.
그에겐 상식이 부족했으니까.
한참 뒤 여러 교육을 받고 나서야 자신이 불편함을 느끼는 상대가 ‘악인(惡人)’이고, ‘선인(善人)’에게 편안함을 느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악인은 베어야 한다! 그게 협(俠)이다!
공진은 그 가르침에 따랐다.
단, 문제가 있었다.
그가 느끼는 감이 정확하지 않았던 거다.
분명 정파의 의협(義俠)이라고 알려져 있는데, 지독한 불편함이 느껴졌다. 이런 경우가 드물지 않았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흑도인인데, 편안함이 느껴지는 상대도 많았다.
사실 그의 감이 잘못된 건 아니다.
오히려 정확했다.
정파이지만, 속이 시커먼 위선자.
흑도인이지만, 오히려 존경할 만한 이.
이런 인간의 복잡함은 공진에게 너무 어려웠다.
누군가 끈기를 가지고 오랜 시간에 걸쳐 알려 주었으면, 공진도 인간의 복잡성을 이해했을 거다.
불행히도 그 역할을 해줄 사람을 만나지 못했다.
-이놈! 이게 무슨 짓이냐?! 저분은 정파의 명숙이거늘!!
몇 번 자신의 감을 믿고 행동했던 공진은 크게 혼이 났고, 결국 스승의 가르침에 따르기로 했다.
자신의 감을 무시하고, 정파는 존중하고, 사마(邪魔)는 베는 것으로.
‘이번에도 내가 잘못 여긴 것이겠지.’
공진은 그렇게 생각하고 위지천을 보았다.
그런데 왜일까?
“잘 부탁해요, 공진 도장. 전 괜찮으니, 공진 도장도 스스로의 안전을 우선적으로 챙기도록 하세요. 절대 무리하지 마시고요.”
움찔!
소년의 따뜻한 말을 듣는데, 확 불편한 마음이 들었다!
‘…장문인께서 다 속고 계신 건 아니겠지?’
하지만, 공진은 과거 자신의 감만 믿고 저질렀던 사고들을 떠올리고는 고개를 저었다.
이번에도 그가 틀렸을 거다.
…아마도?
“…….”
공진은 그저 입을 다물었고, 위지천은 어깨를 으쓱했다.
작전을 시작할 차례다.
마침, 혈교도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죽을 준비는 충분히 하였느냐?!”
쩌렁쩌렁한 음성.
장삼… 아니, 화난 가면의 마인이었다.
“제가 이야기해 볼게요.”
위지천이 장삼… 아니, 화난 가면 마인 앞으로 나섰다.
“당신들에게 제안할 게 있어요. 이틀만 시간을 더 주세요.”
“흥, 너희는 버림받았다! 이틀을 더 주어도 구하러 오는 이는 없을 거다!”
“아니, 제가 직접 무당으로 구원을 요청하러 갈 거예요. 대신, 당신 혈교도들은 절 쫓아도 돼요.”
“뭐?”
“내기를 제안할게요. 제가 과연 무당에 무사히 도움을 청하러 갈 수 있을지, 아니면, 당신들이 절 잡는 데 성공할지.”
“!!”
모두가 헉 경악했다.
지금 위지천은 형산파를 위해 스스로가 혈교도들의 사냥감이 되는 걸 감내하겠다는 거다!
미리 계획을 들었던 창호자는 질끈 주먹을 움켜쥐었고, 형산의 제자들은 왈칵 눈시울이 붉어졌다.
“안 됩니다! 어찌 우리를 위해?!”
“그만! 이미 끝난 이야기다!”
창호자가 충혈된 눈으로 외쳤다.
“나 창호자, 이 자리에서 천지신명 앞에 맹세하겠다! 만약, 의선혜검이 잘못된다면, 우리 형산도 최후의 한 명까지 혈교도 놈들과 함께 지옥에 가겠다고! 너희도 나와 함께 맹세할 수 있겠느냐?!”
“네, 저희도 맹세하겠습니다!! 의선혜검이 잘못되면, 우리도 같이 죽겠습니다!”
“좋다. 모두 의선혜검이 우리에게 베푼 은을 잊지 말아라. 우리 형산파는 앞으로 대를 이어서도 의선혜검과 의선의가의 은혜를 영원히 잊지 않겠다!”
“잊지 않겠습니다!!”
형산 모두(공진 제외)가 눈시울을 붉히며 그렇게 외쳤다.
한편, 그 모습을 보고 있는 화난 가면의 마인 장삼은 혀를 찼다.
‘…참으로 위지천 악마 놈의 농간이 무섭구나.’
위지천의 이번 수작으로 몇 명이 넘어간 건가?
혈교도 속고, 사망공자도 속고, 형산파는 훌러덩 문파째 위지천의 손아귀에 넘어갔다.
위지천, 저 악마 놈의 진짜 무서움은 무공이 아닌, 간계(奸計)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정도.
‘…그래도 난 저 악마 놈의 친구이니까, 다행이지.’
장삼은 본인도 위지천의 간계에 훌러덩 넘어가 완벽 호구가 된 처지란 걸 자각하지 못하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제 이번 일을 마무리할 차례였다.
‘이대로 끝내면 조금 싱거우니.’
위지천은 옆의 공진을 보았다.
이번 일을 더욱더 화려하게 마무리 짓기 위해서는 공진의 도움이 필요했다.
“공진 도장께서는 저를 싫어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