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enius Youngest Son of the Righteous Sun Family RAW novel - Chapter (185)
의선명가 천재막내 185화(185/191)
제185화
대략 위지천이 어떤 마수를 준비 중인지 눈치챈 위지겸은 혀를 찼다.
‘의업계가 지각 변동을 일으키겠군.’
섬서의가는 지금과 같은 위상을 잃을 것이며, 의선의가는 의업계의 새로운 별이 되리라.
물론, 이건 위지천의 계략이 모두 성공했을 때의 이야기다.
다른 이가 이야기했으면, 헛소리하지 말라고 황당무계하게 여겼을 계략들이었지만, 위지겸은 저 어린 괴물이 실패할 것 같지 않았다.
“아, 하나 물을 게 있어요.”
“뭐냐?”
“반천회(反天會)에 대해 아시나요?”
“…그 이름은 어디서 알게 된 거냐?”
“숙부께서도 반천회에 대해 알고 있는 건가요?”
역시 신투!
누구도 모르던 반천회에 대해 알고 있었다!
위지겸은 침음을 삼켰다.
이야기를 꺼내기 망설여진다는 듯한 태도.
“넌 어디서 반천회에 대해 들었느냐? 그것 먼저 말해라.”
“빙학(氷鶴) 사마소 선생님께 들었어요.”
위지천은 사실대로 말했다.
천령고, 혈교 금제약까지 이중으로 먹였으니, 위지겸은 세상에서 누구보다 믿을 수 있는 상대였다.
“빙학이? 반천회에 관한 건 일개 낭의(浪醫)에 불과한 빙학이 알 수 있는 내용이 아닐 텐데?”
위지천도 의문이었던 내용이었다.
지금껏 온갖 대단한 이들에게 반천회에 관한 정보를 물었지만, 아는 이가 없었다.
그런데, 빙학 사마소는 어떻게 반천회에 대해 알고 있었던 걸까?
최근 빙학의 행방이 묘연한 것도 이상하다.
“빙학 선생님이 수상하다는 건가요?”
“글쎄? 모르지. 빙학이 베푸는 선행이 거짓인 건 아니야. 빙학이 천하에 보기 드문 의로운 의원인 것은 맞다. 하지만, 의협이자 차기 의성(醫聖)으로 소문난 네놈이 사실은 끔찍한 마인인 것처럼 세상일은 모르는 것 아니겠나?”
위지천의 정체를 소문만으로 간파한 위지겸답게 날카로운 지적이었다.
위지천도 일리가 있는 주장이라고 동의했다.
‘빙학 선생님이 만약 반천회의 주구라면? 왜 내게 반천회에 대해 알려준 거지?’
심지어 빙학은 위지천에게 활생심공이라는 절세의 신공까지 건네주었다.
‘…확인이야 해 봐야겠지만, 너무 깊게 의심하지는 말자. 근거 없는 추측일 뿐이니, 아닐 가능성도 높아.’
“숙부께서는 어떻게 알게 된 거죠?”
“도둑질하던 중 장물에 섞여 있던 서신에서 우연히 관련 내용을 보게 되었다.”
“누구의 장물에서?”
“신주육강 중 한 명의 장물이었다.”
“!!”
위지겸이 신투라는 명성을 얻게 된 건, 무림맹, 세가맹, 사도맹의 가장 엄중한 처소, 즉, 맹주의 처소를 도둑질하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무려 신주육강 중 셋의 처소를 턴 것이다.
“신주육강 중 누구?!”
드디어 ‘배후’를 알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위지천의 심장이 뛰었지만.
“패군(霸君)의 장물이었다.”
“…패군이요? 창왕이나 무황이 아니라?”
“창왕(昌王)? 그게 누구냐?”
“남궁세가주요.”
“창궁검(蒼穹劍)을 말하는 거냐? 창궁검은 십객일 뿐, 신주육강이 아니지 않으냐? 뭐, 창궁검도 십 년 뒤에는 화경 극에 오를지도 모른다는 소문이 있긴 하다만.”
위지천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패군이면 몇 년 뒤 죽는 놈이잖아.’
패군은 현 사도맹주다.
구태여 현(現)이란 표현을 쓴 것은 사도맹주가 몇 년 뒤 바뀌기 때문이다.
사도맹 내부에서 반란이 일어나고 패군의 목을 치고, 다른 인물이 새로운 사도맹주가 되었다.
그게 패왕(霸王)이었다.
‘미래 신주칠강의 구성원은 지금 시대의 신주육강과 조금 다르니까.’
대부분은 같다.
검선, 무황, 천마, 혈마는 지금이나 미래에나 신주칠강으로 꼽힌다. 물론, 혈마는 누구인지 실체를 모르니 그사이 바뀌었는지, 아닌지도 알 수 없긴 하지만.
바뀐 건, 세가맹, 사도맹 쪽이다.
현시점 세가맹 최고 고수는 무적도제(無敵刀帝)다.
무적도제가 세가맹주인 건 아니다. 무적도제는 정치에 관심이 없어서 세가맹의 일에 깊게 관여하지 않았다.
세가맹의 맹주는 남궁세가주인 창궁검(蒼穹劍)이다.
몇 년 뒤 무적도제가 갑작스러운 와병으로 강호에서 은퇴하였고, 때에 맞추어 세가맹주 창궁검이 화경 극에 오르게 되어 새로운 신주육강 창왕(昌王)으로 추대되었다.
‘내가 창왕을 가장 의심하는 이유 중 하나야.’
정정하기로 유명했던 무적도제의 이해할 수 없는 와병.
무적도제의 와병에 맞추기라도 한 것처럼 빠르게 화경 극의 성취를 얻은 창궁검.
우연일까?
석연치 않았다.
‘패왕은 창궁검처럼 의심스러운 면이 있는 건 아니지만.’
어쨌든 종합하자면 무적도제가 창왕으로, 패군이 패왕으로 교체되고, 여기에 흉마 위지천이 추가된 게 미래의 신주칠강이다.
의선의가를 멸문시킨 배후는 ‘현재’의 신주육강이 아닌, ‘미래’의 신주칠강에 해당할 거다.
백선의가의 가주 조백일에게 들은 이야기에 따르면, 흉마 위지천이 죽음을 맞이할 당시에도 배후는 버젓이 건재한 상태였으니까.
즉, 머지않아 죽음을 맞을 패군은 의선의가 멸문의 배후가 될 수 없었다.
‘그런데, 반천회 관련 내용이 패군이 소유한 서신에서 나왔다고?’
몇 가지 사실을 짐작할 수 있었다.
패군이 반천회 소속이 맞는다면, 패군 말고도 또 다른 신주육강이 반천회에 몸을 담고 있을 것이라는 점.
‘놀랄 일은 아니야. 배후가 한 명이 아닐 거라는 건 짐작하고 있었으니까.’
더욱 중요한 점.
‘패군이 반천회 소속이면, 패왕은 반천회 소속이 아니란 뜻이야.’
같은 반천회 소속이면 패왕이 패군을 죽이지는 않았을 것이다.
‘패왕이 패군을 제거한 건, 반천회랑 상관없이 사도맹 내 내분 때문이었을 뿐이고, 패왕은 반천회의 존재 자체도 모르고 있을 가능성이 높아.’
위지천은 작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패왕은 신주칠강 중 나름대로 가장 친분이 깊었던 이였다.
패왕이 배후였다면 마음이 썩 좋지 않았을 것 같았는데, 다행인 일이었다.
‘패왕과 손을 잡아야겠어. 반천회에 맞서는 데 커다란 도움이 될 거야.’
오리무중이던 반천회의 실체 일부를 알게 된 것도 어마어마한 소득이었다.
위지천은 반천회를 무너뜨릴 일차 목표로 사도맹의 패군을 노리기로 했다.
“서신에 정확히 무슨 내용이 적혀 있었나요?”
“대계를 위해 탈혼희(奪魂姬)를 제거하는 데 협력하겠다는 내용이었다. 무슨 대계인지, 왜 사금방주 탈혼희를 제거하겠다는 것인지는 모르지만, 허튼 내용은 아니었던 것 같다. 탈혼희가 그 뒤 적잖은 곤란을 겪고 있으니 말이다.”
“탈혼희가 곤란을 겪고 있다고요?”
“남궁세가와 사금방이 최근 계속 충돌하고 있지 않으냐?”
“그거랑 패군의 서신이 무슨 상관인데요?”
“패군에게 그 서신을 보낸 이가 현성(賢星)이니까. 남궁세가는 현성의 사주를 받고 사금방을 핍박한 거다.”
“!!”
위지천은 흠칫했다.
현성은 세가맹을 뒤에서 쥐락펴락하는 배후의 총군사였다.
“확실한가요? 그런 서신에 발신인을 적어놨을 리가?”
“당연히 발신인은 안 적혀 있었지. 하지만, 현성의 필체였다. 현성의 장물도 여러 번 털어본 적 있어 필체가 어떤지 확실히 알고 있다.”
강호의 흑막이라고까지 불리는 현성의 처소도 도둑질한 적 있다니.
신투의 재주가 대단하긴 했다.
-현성 노야는 강호에 알려진 것처럼 마냥 좋은 사람이 아니다.
과거 제갈각이 해주었던 경고.
‘반천회의 실체는 패군과 창왕인 것인가?’
현재까지 드러난 정보만 보면 그렇다.
하지만, 위지천은 속단하지 않기로 했다.
직접 확인해야 했다.
“더 아는 건 없나요?”
“없다. 사실 호기심을 느끼고 더 파보려고 했는데, 제지당했다.”
“패군에게요?”
패군도 서신을 도둑질당한 사실을 알았을 테니, 신투에게 접근했을 거다.
그런데, 위지겸은 고개를 저었다.
“패군은 아니다. 다른 인물이 내게 접근했다.”
“누구죠?”
“그건… 말할 수 없다.”
위지천은 천령고를 움직였고, 위지겸은 바닥에서 춤을 추기 시작했다.
“끄아아아아악! 지, 진짜 말할 수가 없다!”
“누가 그러더라고요? 고문을 했는데 입을 열지 않으면, 고통이 모자란 거라고. 한번 누가 이기나 해보자고요.”
“진짜 죽어도 말할 수가 없다고!”
“혈교 금제약은 어떻게 발동시키더라? 다루는 게 익숙하지 않아서 백치가 될 수도 있으니 감안해 주세요?”
하지만, 놀랍게도 위지겸은 어떤 고통을 주어도 버텼다.
진짜 백치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아 일단 멈추고 물었다.
“그렇게 무서운 상대예요? 지금 저한테 죽으면 상대가 누구든 무서워할 필요 없지 않아요?”
“…무서운 게 아니다. 도리어 반대다.”
“반대?”
“내가 아끼는 이라서 그렇다. 내가 네게 그자의 정체를 말하면, 그자는 반드시 죽게 될 거다. 차라리 여기서 네 손에 죽으면 죽었지, 내 입으로 아끼는 이를 죽음으로 몰고 갈 수는 없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답변에 위지천은 침묵했다.
거짓말은 아닌 듯했다.
천령고는 숙주가 하는 말의 진위를 감별할 수 있다.
“혹시 고모인가요?”
“!!”
“맞군요.”
“…어떻게 안 거냐?”
“당신 같은 이가 다른 이를 목숨보다 아낀다는 건 말이 되지 않으니까.”
“…망할. 그 이상은 알려고 하지 말아라. 누님… 그러니까, 네 고모는 반천회에 몸담은 건 절대 아니다. 그저 누님의 위치상 이런저런 소식을 쉽게 들을 수 있어 날 염려해 경고해준 것일 뿐이다.”
위지천은 고개를 갸웃했다.
“고모는 뭐 하는 분이신데요? 고모가 반천회가 아니라는 건 어떻게 확신하고요?”
의선의가를 떠난 가족 중 소식을 아는 이가 있고, 모르는 이가 있다.
고모가 강호 어디서 뭘 하고 사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누님은 의선의가를 그리워하고 있으니까. 반천회처럼 의선의가를 해코지하려는 단체에 몸을 담을 분이 절대 아니다.”
“…하?”
위지천은 실소가 나왔다.
그토록 의선의가를 아끼면, 어째서 의선의가가 멸문할 때 코빼기도 비치지 않았다는 말인가?
“사실 누님은 의선의가로 돌아오고 싶어 한다. 하지만, 그럴 수가 없는 처지다.”
“어째서죠?”
“누님은 적이 많다. 매일 사선을 걷는 처지라 언제 목이 떨어져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다. 누님이 의선의가 출신이란 게 알려지면 의선의가에 해가 될 가능성이 높아 철저히 숨기고 있다. 내게 반천회에 관련해 경고한 것도 본인의 목숨을 걸고 나선 거다.”
위지천은 더더욱 의문이 들었다.
도대체 무슨 일을 하고 있길래?
‘…고모가 의선의가 멸문 때 나서지 못했던 건, 혹시 그 전에 목숨을 잃어서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