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enius Youngest Son of the Righteous Sun Family RAW novel - Chapter (205)
의선명가 천재막내 205화(205/244)
제205화
무적도제는 위지천의 말에 잠시 눈을 끔뻑였다.
그러다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물론, 의선의가의 의술이 대단함은 알고 있다. 특히 빙옥절도의 의도술 실력이 하늘에 닿아 있음도 알고 있고. 하지만, 우리 팽가의 의도술도 결단코 부족하지 않다.”
하북팽가는 성급 의가다.
팽가가 자리한 위치를 생각하면 참으로 대단한 일이다.
하북팽가의 위치는 하북성, 그것도 북경이다.
북경에는 백선의가가 있다.
그럼에도 성급 의가로 우뚝 자리하고 있는 거다.
팽가의 근본이 무림세가이기 때문이 아니다.
팽가 의원들의 의도술 실력 덕분이었다. 팽가의 의도술은 백선의가조차 뛰어넘었다.
‘뭐, 백선의가는 양생의 종문이라, 의도술이 장기는 아니긴 하지만.’
의도술의 종문은 천봉의가이지만, 팽가도 절대 부족하지 않다는 게 의업계의 평이었다.
“이미 난 종기를 제거하기 위한 의도술을 받았다. 하지만, 소용없었다. 이미 다른 장기에 저가 퍼진 상태였다.”
저(疽), 악성 종기의 치료법은 의도술로 제거하는 거다.
하지만, 원발 부위가 아닌, 다른 곳에 퍼지면 방법이 없었다. 전신 장기를 다 잘라낼 수는 없는 법이니까.
“의도술이 치료법이 아닐 수도 있죠.”
“뭐?”
“혹시 의도술로 떼어낸 후 종기가 어떤 형태였는지 알 수 있을까요? 단단했나요, 아니면 탄력이 있었나요?”
“…저이니 당연히 단단했다. 다만, 바위처럼 단단하지는 않았던 것 같구나.”
“종기가 비교적 온전한 형태를 이루고 있었나요? 아니면, 가운데가 움푹 파여 있었나요?”
“가운데가 절반 정도 파여 있었다.”
그 뒤 위지천은 이리저리 문답을 이어갔다.
“종기의 모양이 뭐가 중요하냐? 어차피 종기가 종기인 것을.”
종기는 혹이다.
혹은 두 종류가 있다.
그냥 단순 혹인 경우, 모양도 매끄럽게 균일하다.
저라 불리는 악성은 다르다.
괜히 악성으로 불리는 게 아니다. 떼보면 흉측하기 그지없다. 모양도 불규칙적이다.
“우리 의선의가는 최근 많은 단약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그중에 저를 단약으로 치료하는 것도 있습니다.”
“저를 약으로? 불가능할 텐데?”
“네, 성과가 부진하긴 합니다. 진행을 살짝 늦추는 것에 불과하고요. 그런데, 저 중에서도 간혹 약으로 크게 호전을 보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어르신과 같은 경우입니다.”
“!!”
무적도제가 눈을 크게 떴고, 위지천은 설명을 이어갔다.
“다 똑같은 저인데, 어떤 저는 약에 효과가 있고, 어떤 저는 그렇지 않아서 차이를 구별해 보았습니다. 다행히 우리 의선의가에 전해지는 자료 중에 저를 구분해 놓은 게 있어 도움이 되었습니다.”
천하제일의가 시절 의선의가는 참으로 거대했다.
의원들의 수도 많았고, 특이한 연구를 하는 의원도 많았다.
그중 하나가 저를 분류한 거다.
“이름 모를 선조께서는 저의 태생에 따라 종류가 다양할 거로 짐작했습니다.”
“태생?”
“저, 악성 종기는 몸의 장기가 사기에 침범되어 잘못 자라는 겁니다. 그런데, 어떤 장기에서 자랐느냐로 구분했습니다. 특성이 다르거든요.”
오장육부에서 자란 저.
뼈 같은 골격에서 자란 저.
담핵(痰核)에서 자란 저.
의원들은 의도술 중 몸에 콩알같이 작은 결절이 있는 걸 알게 되었다.
누군가 이 작은 콩알들이 몸 안의 혼탁한 물질을 정화하는 기관이라는 가설을 세웠으며, 담핵이라 부르게 되었다.
“담핵에서 자란 저가 약물에 잘 반응하였습니다. 담핵에서 자란 저는 구별되는 특징들이 있는데, 어르신에게 생긴 저와 무척 유사합니다.”
“어떤 면에서 그렇지?”
“일단, 급속도로 자란 게 그렇습니다. 만약, 일반 오장육부에서 생긴 저라면 자라는 데 최소 몇 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니, 어르신께서 이렇게 악화하기 한참 전에 눈치채셨을 겁니다.”
“…그래도 믿기지 않는군. 저를 약으로 치료하겠다니.”
“치료를 시도해볼 만한 가치는 있지 않습니까?”
“!!”
무적도제는 입을 다물었다.
그렇긴 했다.
어차피 이대로 두면 죽음을 맞을 뿐이니.
‘의재도 천하제일이라더니?’
그가 위지천을 만난 목적은 가공할 무재 때문이었다.
하지만, 의재 또한 경탄이 나왔다.
“좋다. 의선의가의 치료를 받겠다. 단, 치료가 어떻게 될지 모르니, 내 용무는 지금 보는 게 좋을 것 같구나.”
“가르침을 내려 주십시오.”
공손히 답했지만, 위지천은 딱히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위지천의 공부 깊이는 도제보다 못할 게 없으니까.
무엇보다 초절정 이상의 경지에 오르면 스스로의 싸움이지, 남의 가르침이 중요한 게 아니다.
‘약간 도움이 되는 정도에 그치겠지.’
그런데, 도제가 뜻밖의 말을 하였다.
“네 생각은 안다. 가르침 따위가 무슨 소용이냐고.”
“…그건.”
“클클, 괜찮다. 맞는 이야기이니까. 나도 무황이 무도회를 만들자고 했을 때 코웃음을 쳤지. 우리만 한 경지에 서로 무도를 교류하는 게 무슨 도움이 되겠냐고.”
생각해보니 이상했다.
무적도제는 무황에게 커다란 도움을 받았다고 했다.
무황은 어떻게 무적도제만 한 이가 성취를 얻게 도움을 줄 수 있었을까?
“실제로 교류회를 거듭해도 아무런 도움이 안 됐지. 의미도 없는 짓 때려치우자고 성질을 내자, 무황이 내게 선물을 하나 주었다.”
“선물이요?”
“괴존(怪尊)의 유품이다.”
위지천은 고개를 갸웃했다.
전 세대의 절대자들인 팔무존의 일인이다.
“괴존이 왜 괴존이라 불렸는지는 아느냐?”
“온갖 기이한 방식을 사용해 무공 수련을 해서 그런 것 아닌가요?”
참고로, 흑랑이 과거 익힌 수라공혈대법도 괴존이 남긴 수련법이다.
“괴존이 훗날 광존이라 불리게 된 이유는?”
“결국 미쳐 커다란 혈겁을 일으켰기 때문 아닌가요? 광존을 잡기 위해 팔무존 셋이 나서야 했다고.”
“이게 바로 괴존을 미치게 만든 물건이다.”
무적도제가 헝겊에 싸인 물건을 꺼냈다.
낡은 검이었다.
어딘지 불길한 느낌이 드는.
“마검(魔劍)인가요?”
“틀리다. 요마검(妖魔劍)이다.”
위지천은 고개를 갸웃했다.
수많은 피를 머금어 불길한 기운이 깃든 검을 마검이라고 한다.
단순히 기분의 문제가 아니라, 주인을 불운으로 몰고 간다.
다른 일반 명검과 궤를 달리하는 위력을 지니고 있어, 수많은 이가 불나방처럼 마검의 주인이 되길 바란다.
‘마검이면 마검이지, 요마검은 뭐야?’
“총천마검(總天魔劍)의 전설은 아느냐?”
“먼 옛날의 전설 아닌가요?”
역사상 강호 최고의 명검.
너무나 뛰어났기에 수많은 피를 머금게 되었고, 결국 천고의 마검이 되어 어딘지 모를 곳에 봉인되었다고 한다.
“총천마검을 주술로 제련한 게 이 요마검이다.”
“!!”
위지천은 의아한 얼굴을 했다.
“제련했다기엔, 고물처럼만 보이는데요?”
“살상용으로 제련한 게 아니니까. 저주가 깃들게 했다. 소유한 이가 끔찍한 심마에 빠지게 하는.”
“그러면 괴존이 미친 건, 설마?”
“그래, 이 요마검 때문에 심마에 빠져서다.”
“괴존은 왜 이런 검을 가지게 된 건가요? 괴존 정도 되면 딱히 명검의 날카로움에 의존하지 않아도 될 텐데.”
마검의 유혹에 빠지는 건 초절정 정도까지다.
“괴존이 왜 괴존으로 불렸겠냐? 요마검의 심마를 통해 벽을 넘으려 한 거다.”
“!!”
“심마를 극복하면 커다란 성취를 얻기도 하니까.”
위지천은 입을 벌렸다.
미친 짓이었다.
“특히 이 요마검은 소유자가 지금까지 이룩한 무공의 가장 약한 부분을 파고든다. 치명적이지만, 극복만 하면 이보다 더한 기연은 없는 셈이지.”
“…설마, 어르신께서는?”
“그래, 나도 똑같은 짓을 했다.”
“…….”
위지천은 뒷걸음질 쳤다.
아까까지만 해도 멀쩡해 보였는데, 이제는 미친 노친네로 보였다.
“이놈! 무턱대고 한 건 아니다! 대책을 마련했다.”
“…무엇인가요?”
“내가 심마에 빠져 미치면 무황이 날 죽여주기로 했다.”
위지천은 더욱더 뒷걸음질 쳤다.
“이놈! 이 정도 각오도 없이 신주에 오를 수 있을 것 같으냐?!”
“…아니, 전 딱히 그런 위험한 짓 하지 않아도 충분히 신주에 오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위지천은 질색한 얼굴을 했지만, 어느 정도 무적도제와 광존이 이해가 되기는 했다.
위지천도 경지를 올리기 위해 자신보다 강한 이에게 도전해 숱한 죽음의 고비를 넘겼으니까.
탈혼희도 이전 삶 모든 걸 잃고 나서야 신주에 오를 수 있었고.
검선처럼 아주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신주에 오르는 건 그만큼 어렵다.
“…혹시 성공하신 건가요?”
“안 그러면 지금껏 내가 살아 있었겠냐? 무황 놈이 뎅겅 목을 잘랐겠지.”
‘…저주가 생각보다 별것 아닌가? 무적도제가 딱히 대단한 무재를 지닌 것 같지는 않은데?’
신주육강 중 천마, 무황은 물론이고, 검선, 탈혼희보다 무재가 처져 보였다.
그런 위지천의 생각을 눈치채고 무적도제는 다시 버럭 화를 냈다.
“그래, 무황 때문에 요마검의 저주가 약해져서 간신히 성공할 수 있었다!”
“무황 때문이라는 말씀은?”
“무황이 이 방법을 나보다 먼저 시도했으니까. 무황은 요마검의 심마를 단순히 극복한 수준을 넘어, 무참히 꺾었다고 하더군. 그때, 요마검의 저주도 크게 약화하였다고 한다.”
무적도제는 한숨을 내쉬었다.
“강요는 하지 않겠다. 사실 네놈 정도면 이딴 괴상한 방법을 쓰지 않아도 얼마든지 벽을 넘을 수 있겠지.”
“아니, 하겠습니다.”
“진심이냐?”
위지천은 고개를 끄덕였다.
‘시간을 크게 줄여줄 거야.’
무적도제의 말처럼 위지천은 반드시 신주에 오른다.
문제는 시간이다.
삼 년 동안 ‘고작’ 초절정 상이 되는 것에 그쳤다.
‘무황이 이전 삶처럼 느긋하게 움직인다는 보장이 없어. 특히 무황이 준비한 수가 적잖이 무산되었으니까.’
활생심공이란 천고의 심법이 있으니 광존처럼 미칠 가능성은 극히 희박했다.
무엇보다.
‘무적도제가 성공했으니, 나도 성공할 수 있을 거야. 하지 않을 이유가 없어.’
“…네놈, 강호의 이름난 의협이라더니, 눈빛이 좀 불손한 것 같다?”
무적도제가 떨떠름하게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