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enius Youngest Son of the Righteous Sun Family RAW novel - Chapter (29)
의선명가 천재막내 30화(30/138)
제30화
‘내 수금 계획을 위해서는 최근 서안에 나타났다는 마두를 이용하는 게 필요해.’
위지천은 이 시기에 서안에 마두가 나타났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꽤 떠들썩했던 사건이라 남양까지 소문이 퍼졌던 탓이다.
‘서가장(庶家莊)에서 순순히 돈을 내놓으려고 할 리가 없으니까. 마두를 이용해야지.’
서가장.
이번에 위지천이 서안에서 돈을 수금하려는 목표 대상이었다.
‘수금(收金)’이라고 표현하는 건, 서가장이 의선의가에 빚이 있기 때문이다.
‘서가장주는 예전에 의선의가의 외당에서 일하던 외의원이었는데, 큰돈을 빼돌린 후 야반도주했어.’
위지천이 한참 어린 시절에 일어난 일이다.
당시 의선의가는 돈을 되찾지 못했다.
돈을 횡령한 게 서가 놈의 짓이란 증거가 없었던 거다.
덕분에 안 그래도 궁핍한 의선의가는 크게 곤궁을 겪게 되었다.
심지어 놈은 곤란을 겪는 의선의가를 비웃기까지 했다고 한다.
-세상 물정 모르는 바보들이니 이렇게 당하고 사는 거지.
안 그래도 위지천을 낳고 몸이 약해진 상태였던 어머니는 화병까지 앓았다고 한다.
위지천은 당시 놈이 빼돌린 돈을 회수할 생각이었다.
서가장주가 ‘기꺼이’ 당시의 돈을 이자까지 복리로 넉넉하게 쳐서 뱉어내게 하려면 계획이 필요했다.
“서안에 나타났다는 마두에 대해 들을 수 있을까요?”
“그건….”
“혹시나 저희가 도움이 될 일이 있을까 봐요. 장삼 대협도 사과를 받고 넘어가기보다 이번 일에 손을 보태는 걸 기쁘게 여기실 거예요.”
위지천이 장삼을 들먹이자, 청송은 더는 거절하지 못했다.
아까 그들이 장삼을 핍박한 건, 명백히 실수인 일이었으니까.
“원래 대외비라 발설하면 안 되지만, 특별히 이야기하겠소. 놈이 익힌 마공은 혈음(血陰) 계통으로 여겨지며, 아녀자나 동자를 납치해 죽여 생기를 채취하는 것으로 보이오.”
“놈이 범행을 일으킨 장소는 정확히 어디인가요?”
“놈이 주로 출몰하는 곳은 서안의 곡강로(曲江路) 주변으로… 그 밖에 이부장(二府庄) 근처에도.”
역시 화산파.
세세한 정보였다.
“혹시나 위험한 생각은 마시오. 저 장삼이란 흑도인은 몰라도, 소형제는 마두의 먹이가 되기에 십상일 터이니. 반드시 조심하시오.”
“네, 감사해요.”
“그러면 우리는 이만 가보겠소. 다시 당부하니 꼭, 꼭 조심하시오!”
화산파의 제자들이 사라졌고, 장삼이 꺼림칙한 얼굴로 위지천에게 다가왔다.
“무슨 꿍꿍이… 아니, 고견을 가지고 계신 겁니까?”
이 악마 놈이 무언가 또 흉악한 일을 꾸미고 있는 건 알겠는데, 정확히 무얼 어떻게 하려는 건지 도무지 짐작되지 않았다.
위지천은 그저 어깨만 으쓱해 보였다.
“일단, 본 식사를 하기 전에 잡일 먼저 처리할까?”
* * *
장삼은 위지천이 말하는 ‘잡일’이 무엇인지 금방 알게 되었다.
“끄읍!! 끄으읍!!!”
서안 곡강로 인근 폐가.
한 괴인이 눈에 핏발을 세운 채 괴로워하고 있었다.
아혈과 마혈을 짚였는지 끔찍한 고통 속에서도 몸부림조차 치지 못하는 모양.
한 소년이 물끄러미 그런 괴인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위지천이었다.
“이제 시작인데 벌써부터 힘들어하면 어떻게 해?”
“읍! 읍!!”
“살려달라고? 음, 네가 하는 것 봐서. 일단 대화를 나누기 전 분골착근(分骨錯筋) 한 번 더 갈까?”
“끄으으으읍!!!!!!”
우드드득.
뼈가 뒤틀리는 끔찍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
장삼은 모골이 송연해진 채 그 광경을 지켜보았다.
‘서안살귀가 무섭기는 개뿔. 저 악마 놈 앞에서는 살인마 마두도 복날 먹거리로 잡혀온 개새끼 꼴이 되는구나.’
놀랍게도 지금 고통받는 괴인의 정체가 서안살귀란 뜻이었다!
위지천은 청송에게 들은 내용을 토대로 마두가 나올 만한 밤거리를 홀로 배회했고, 서안살귀는 현기가 가득해 먹음직스러워 보이는 위지천을 냉큼 자신의 근거지로 납치했다.
그리고 이런 꼴이 난 거다.
한참을 고통받던 마두는 위지천이 아혈을 풀자 허겁지겁 애원하기 시작했다.
“살려 주십시오. 살려 주십시오. 제가 마존(魔尊)을 몰라뵈었습니다. 성산(聖山)과 마전(魔殿) 어디서 오신 마존인지 모르지만, 저는 늘 마음속으로 교리를 외우고 있으며….”
“마교의 교리에 아녀자와 동자의 생기를 취하라는 내용은 없던 것으로 아는데?”
“끄으으으으읍!!!!!!”
위지천이 다시 아혈을 짚었고, 놈은 또 끔찍한 고통에 몸부림쳤다.
다시 아혈을 풀어주자, 놈은 입도 뻥끗할 생각 하지 못하고 위지천의 눈치만 살폈다.
서안살귀는 공포에 떨었다.
위지천의 해맑고 순해 보이는 얼굴을 보니 더 무서웠다.
‘나 같은 조무래기 따위가 아니라, 진짜 마존이야! 멀쩡해 보이지만 더 미친 것 같은 게 혈교보다는 분명 천마신교 쪽의 마존이야!’
참고로, 마공을 익힌 이들을 마인이라고 하니, 위지천도 마인이 맞았다.
단, 이전 삶 위지천은 마인보다는 사파쪽 고수로 여겨지는 경우가 많았는데, 위지천이 천마신교나 혈교 소속이 아니라, 사도맹에 몸담은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네가 익힌 마공이 무엇이지?”
“음혼마공(陰混魔功)입니다!!”
“구결을 말해봐.”
“네?”
놈이 멈칫했다.
왜? 라는 의문이 들었던 거다.
놈이 익힌 마공은 일류 근처에도 못 가는 허접한 마공에 불과했으니까.
위지천이 다시 손을 움직이려고 하자, 놈은 사색이 되어 허겁지겁 구결을 털어놓았다.
“…….”
위지천은 팔짱을 낀 채 구결을 들었다.
저열하기 짝이 없는 마공이었다.
제대로 된 마인이라면 절대 익히지 않을.
하지만, 위지천은 구결의 구석구석까지 놓치지 않고 꼼꼼하게 들었고, 살짝 눈을 감은 채 구결의 내용을 머릿속에서 되뇌어 보기까지 했다.
잠시 후.
위지천은 놈의 음혼마공을 완전히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었다.
파앗!
위지천의 손에서 음유한 마기가 피어올랐다.
혈선마공을 통해 쌓은 마기를 음혼마공을 통해 펼쳐낸 거다.
내공 심법마다 맞는 무공이 다르듯, 마기도 마공에 따라 성질이 달라 다른 유의 마공을 펼치면 문제가 생길 수 있지만, 천선신공의 공능이면 그런 걱정은 할 필요 없었다.
‘이 음혼마공이란 것도 부작용만 제거하면 나름대로 쓸 만하겠군. 애초에 혈선마공의 원천이 된 파혈진공도 대단한 마공이었던 건 아니니까.’
물론, 고작 마공 하나 얻자고 이런 난리를 부린 건 아니다.
위지천은 의아한 표정으로 자신을 보는 서안살귀의 맥에 손을 가져다 댔다.
“왜, 왜 그러십니까?”
위지천의 무감정한.
그래서 더욱 섬뜩하게 보이는 눈빛에 자신의 운명을 직감한 서안살귀가 미친 듯 비명을 질렀다.
“안 돼!! 살려 주십시오!! 크아아악! 네놈이 어디의 마존인지 몰라도 내 뒤에 누가 있는지 아느냐?!”
“네 뒤? 혈교?”
“어, 어떻게 그걸?”
“싸구려 마공으로 이딴 짓을 벌일 만한 놈들이 혈교 말고 더 있을 리가?”
위지천은 심드렁하게 답했다.
현 강호는 삼맹이교(三盟二敎)의 체제다.
무림맹, 세가맹, 사도맹.
마교, 혈교.
이 다섯 거대 세력이 힘겨루기 하고 있다.
서로의 힘이 워낙 강대해 도리어 정사대전(正邪大戰) 같은 눈에 띄는 큰 싸움은 일어나지 않는다.
하지만, 물밑에서는 치열하게 다툼을 벌이는 중이다.
‘혈교 놈들이 서안에서 무언가 노리는 게 있어서 이딴 일을 벌인 거겠지.’
혈교의 수작 중 가장 흔한 건, 어떤 가문이나 집단에 자신의 첩자를 심으려고 밑 작업을 벌이는 경우다.
혈교는 직접 대놓고 세를 확장하기 어려우니 가문이나 집단의 수뇌부를 몰래 자신의 교도로 만드는 식으로 세력을 확장하고는 했다.
‘뭐, 혈교가 무슨 수작을 부리든 의가의 의원인 내가 알 바는 아니지. 서안의 일이니 근처 화산이나 종남에서 알아서 처리하겠지. 어차피 혈교 본단이 아닌, 밑의 것들이 벌인 일일 테고.’
혈교의 교주 혈마도 의선의가를 몰락시킨 배후 후보 중 하나이긴 하다.
하지만, 글쎄.
위지천은 혈마가 배후일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봤다.
아무리 백선의가가 막장이어도 혈교와 손을 잡는 건 상상하기 어려웠으니까.
‘백선의가와 손을 잡았다는 걸 고려하면 배후는 세가맹의 창왕(昌王)이나 무림맹의 무황(武皇), 검선(劍仙)이 훨씬 더 가능성이 높아. 창왕이나, 무황, 검선 모두 겉으로 봐서는 그런 일을 벌일 위인들로 보이진 않았지만.’
위지천의 눈빛이 낮게 가라앉았다.
얼마 전 사마소에게 들은 반천회(反天會)의 이야기가 떠오른 거다.
의선의가에 앞을 가로막은 난관이 새삼 무겁게 느껴졌다.
답은 늘 같았다.
‘의선의가가 강해져야 해. 의선의가를 위해서라면 내가 기꺼이 마귀가 되겠다.’
위지천은 서안살귀의 맥에 마기를 주입했다.
“!!!”
서안살귀는 비명조차 지르지 못한 채 몸부림치며 죽어갔다.
어찌나 고통스러운 죽음인지 지켜보던 장삼의 등골이 서늘해질 정도로.
‘…앞으로 조심하자.’
최근 조금 위지천이 편해지며 해이해졌던 장삼의 마음에 충성심(?)이 바짝 피어올랐다.
그때, 위지천이 장삼을 돌아보았다.
“장삼 아저씨.”
“그냥 편하게 장가 놈이라고 불러주십시오! 전 장가 놈입니다!”
“그래, 장가야. 이놈의 시체를 살펴봐라.”
장삼은 꿀꺽 침을 삼키며 서안살귀에게 다가갔다.
흑도의 무사로 산전수전 다 겪은 장삼조차 흠칫할 정도로 서안살귀의 얼굴은 고통에 일그러져 있었다.
“뭐가 보여?”
“…공자의 하늘의 경지에 닿은 마공의 흔적이 보입니다. 천마신교의 마존들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절륜한….”
“…….”
싸한 시선에 장삼은 나불거리던 입을 멈추었다.
‘아니, 내가 악마인 네놈의 속마음을 어떻게 알아?!’
위지천은 고개를 절레절레 젓더니 툭 서안살귀의 기괴하게 꺾인 팔, 다리를 건드렸다.
“이거 보고도 생각나는 게 없어?”
‘어?’
한 가지 떠오르는 기억.
얼마 전 화산파의 제자에게 들었던 이야기다.
-서안살귀 놈에게 당한 희생자들은 팔다리가 기묘하게 꺾여 있었소. 놈이 익힌 마공 특성으로 보이오.
즉, 위지천은 서안살귀가 저지른 살행을 그대로 구현한 거다.
“내가 왜 이랬는지 알겠어?”
“서안살귀를 모방해 살인을 저지르려는 겁니까?”
“무슨 이야기야? 이래 뵈어도 난 선량한 의원인데. 함부로 사람을 죽이지 않아.”
장삼은 욱하고 발끈할 뻔한 걸 초인적인 인내심으로 참았다.
“그, 그렇죠. 공자께서는 의가의 자제분이시죠. 그런데 왜?”
“병 주고 약 준다는 이야기 알아?”
위지천은 저 멀리 서가장이 있다는 방향 쪽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서가 놈이 과거 의선의가에 저지른 죄가 있으니 의선의가의 핏줄로서 벌을 내리는 건 마땅한 일이니라.
다만, 위지천은 벌만 내리는 게 아니라, 약도 함께 줄 것이다.
위지천도 명색이 사람 살리는 의원이니까.
“단, 약을 공짜로 주진 않으려고, 약값이 조금 많이 비쌀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