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enius Youngest Son of the Righteous Sun Family RAW novel - Chapter (37)
의선명가 천재막내 38화(38/138)
제38화
이후, 서금은 위지천과 깊은 ‘면담’을 가졌다.
“못 하겠다고? 의지가 없다고? 다시 도박에 빠질 것 같다고? 괜찮아. 내가 다 해결해줄 테니.”
“어떻게?”
“간단해. 자, 이 병 안에 들어 있는 약 먹으면 네 의지박약도 한 번에 해결이야. 서안에서 열리는 흑시에서 힘들게 구해왔어.”
서금의 안색이 파래졌다.
“흑시? 도대체 무슨 약이길래? 또 독약?!”
“에이, 그런 것 아니야. 고독(蠱毒)이야.”
“…뭐?”
“아, 혹시 몰라? 고독이 뭐냐면….”
“안다! 그런 끔찍한 걸 나보고 먹으라고?!”
“에이, 설득하기 귀찮네. 그냥 먹어.”
파앗!
혈도를 짚어 몸을 마비시킨 후, 고독을 입에 집어넣어 삼키게 했다.
“웁웁!! 이 죽일 놈아…!! 크아아악!”
“고독 효과 좋네. 사기일까 걱정했는데. 자, 이렇게 의지박약 해결. 쉽지?”
장삼은 기가 질린 얼굴을 했다.
위지천 저 악마 놈의 사악함은 양파 껍질처럼 까도 까도 끝이 없었다.
장삼은 위지천이 자신에게도 고독을 먹이기 전에 충성을 다하자고 다짐했다.
“그, 그러면 상단의 운영은 어떻게?”
“나도 모르지.”
“뭐?”
“난 의원인데, 상단의 일을 알겠어? 사업은 형이 알아서 해야지.”
“그, 그런….”
“형 옆에 도와줄 사람 많잖아. 총관도 충성심이 깊어 보이던데.”
“…그렇기는 하지만.”
서금은 자신감 없이 말을 흐렸다.
“못해도 괜찮아.”
“뭐라고?”
“어떻게 처음부터 잘하겠어? 중요한 건, 실수하더라도 올바르게 앞으로 한 걸음씩 나아가는 거야.”
사실 위지천도 큰 기대는 하지 않고 있었다.
어제까지 망나니였던 서금이 해봤자 얼마나 잘할 수 있겠는가?
그저 과거의 인연 때문에 기회를 준 것뿐이다.
‘뭐, 서호 전 장주가 기반을 잘 닦아놔서 어지간해서는 서가장에 문제가 생길 일은 없겠지.’
가장 큰 위험은 서금이 과거의 망나니 버릇을 버리지 못하고 재산을 말아먹는 경우였는데, 고독을 먹였으니, 그럴 걱정은 없을 거다.
“…너 재수 없어. 지금 내가 해낼 리 없다고 생각하고 있지?”
“으음.”
“두고 봐. 반드시 성공해 서가장을 지금의 몇 배로 키워 네 콧대를 눌러줄 테니.”
서금은 씩씩거렸고, 위지천은 웃음을 지었다.
어느 정도 도움을 주기로 한 거다.
“주안술(朱顔術)이라고 알아?”
“당연히 알지. 젊어 보이게 하는 무공이잖아.”
“곧 고관대작들 사이에 주안술이 유행하게 될 거야.”
서금은 눈을 끔뻑거렸다. 무슨 이야기냐는 듯이.
“부자들과 고관대작들이 무림인을 가장 부러워하는 것 중 하나가 무림인들의 젊음이야. 절정 이상의 무인들은 노화가 현격하게 느려지니까.”
젊고 오래 사는 건, 무림인만이 지닌 특권이다.
아무리 돈이 많고 권세가 높은 이도 누릴 수 없는.
“권세 높은 이들의 젊음과 장수를 향한 갈망은 상상 이상이야. 오죽하면 진시황이 불로초를 찾아 헤맸겠어?”
“그래서? 그 이야기를 갑자기 왜?”
“백선의가에서 젊어지는 영약을 개발했어.”
“뭐?!”
사실이다.
정확히는 젊어 보이게 하는 약이다.
기의 순환을 돕는 식으로 주름을 펴게 하고, 얼굴의 광택을 맑게 하고, 검버섯 등을 옅게 해주는.
‘그것만으로도 폭발적인 인기를 끌지. 백선의가는 이 영약으로 어마어마한 돈방석에 앉게 돼.’
상상만으로도 속이 쓰린 이야기다.
백선의가는 오랜 시간 동안 부자를 진료해온 경험이 쌓여 이런 양생(養生) 종류의 의술에 독보적인 위치에 자리하고 있었다.
의선의가가 아무리 뛰어나도 그런 백선의가를 당장 따라잡는 건 무리였다.
하지만.
‘다 된 밥에 재를 뿌리거나, 수저를 얹을 수는 있겠지.’
“내가 얻은 정보에 따르면 그 약에 석령황(石嶺黃)이 대규모로 필요하다고 해. 약 하나에 몇 가마씩은 되는 석령황을 정제해야 한다나?”
“석령황이면?”
“응, 이곳 서안의 특산물이야.”
서금의 눈빛이 변했다.
위지천의 말뜻을 이해한 거다.
“하지만, 네 말을 어떻게 믿고?”
“좋은 자세야.”
“뭐?”
“무턱대고 남의 말을 믿지 않는 건, 상인으로서 가져야 할 기본 소양이라고. 서가장이면 의련에 연줄이 있을 테니, 한번 확인해봐.”
“가르치려 들지 마라! 내 등에서 소피나 싸던 오줌싸개 주제에!”
위지천은 쿡쿡 웃었다.
“정보를 알려준 대신 조건이 있어.”
“뭔데?”
“석령황을 독점하게 되면, 석령황을 일부만 남기고서 폐기 처분해.”
“…그게 무슨? 설마?”
“응, 뭐든 희소해야 더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는 법이잖아.”
위지천은 해맑게 웃으며 말했다.
“최소 백배는 이문을 남겨 먹어야지.”
백선의가를 털어먹을 생각을 하니 신이 났다.
* * *
그렇게 서안행이 마무리되었다.
많은 것을 얻은 서안행이었다.
서가장의 사건을 해결하며 의선의가에 이름을 높였으며, 화산파와도 연이 생겼다. 덤으로 자소단도 얻었고.
‘돈도 벌었지.’
원래 계획했던 것처럼 서가장을 뼛속까지 발라먹지는 않았다.
그래도, 이번에 새로운 장원을 구하며 낸 대출 빚을 일시금으로 갚을 수 있을 정도의 금액은 ‘후원’받기로 했다.
드디어 남양에 돌아왔고.
쫘악!
등짝을 얻어맞았다.
“누님!”
“너 위험한 짓 했어. 혼나야 해.”
원래 발 없는 말이 더 빠르다고 의선의가에 이미 위지천이 벌인 활약이 쫘악 소문이 퍼진 상태였던 거다.
“상아, 너무 뭐라고 하지 말아라. 그래도 천이가 가문의 이름을 드높이지 않았느냐?”
“강 오라버니가 천이 대신 매타작?”
“…천이, 이놈! 네 누이가 얼마나 걱정했는지 아느냐?!”
참고로, 위지강은 무공을 전혀 익히지 않은 나약한 의원.
일류 수준의 무공을 익힌 위지상아에게 한주먹거리도 되지 않았다.
“오라버니도 매일 천이 걱정에 눈물 흘렸음.”
“내, 내가 언제 그랬냐?!”
“오라버니, 천이 걱정에 보름달에 소원 비는 것 내가 봄.”
“그, 그냥 달이 밝아서 바라보고 있었을 뿐이다! 흥, 천이 너도 다 컸으니, 당연히 잘 다녀와야지! 만약 다치기라도 했다면, 아주 혼쭐이 났을 줄 알아라! 고생해서 살이 빠진 것 같은데, 주방에 삶은 돼지를 준비해 놓으라고 할 테니, 먹든지 말든지! 어쩌고저쩌고, 저쩌고어쩌고…!!”
끝없이 이어지는 위지강의 잔소리에 위지천은 어색한 얼굴을 했다.
오랜만에 본 가족들의 모습에 저 잔소리조차 정겹게 들리…지는 않고, 힘들었다.
어째 위지강의 잔소리 신공의 경지가 갈수록 깊어지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다들 조용하여라. 먼 길 갔다가 오느라 고생했다.”
위지선이었다!
그런데 표정이 이상했다.
딱딱하게 굳어 있었다.
단순히 걱정 때문이 아니라, 다른 이유가 있어 보였다.
위지선 옆의 위지무도 비슷한 얼굴이었다.
“천이는 날 따라오너라.”
“…네.”
아버지의 이런 모습은 거의 본 적이 없어서 위지천은 긴장하여 따라갔다.
이윽고 가주 집무실인 의선당(醫仙堂)에 들어가자.
와락.
“아, 아버지?”
위지선이 위지천을 꽉 끌어안았다!
위지천은 당황해 버둥거렸다.
‘왜, 왜 이러시지?’
위지천이 어리다고 하지만, 그래도 지학(15세)이다. 이런 포옹을 받을 나이는 한참이나 지났다.
곧 이유가 밝혀졌다.
“이놈, 천아. 이 아비의 가슴에 쌓인 한을 그토록 풀어주고 싶었던 거냐?”
“아.”
“왜 서안에 직접 가겠다고 고집부리나 했더니, 이 아비를 위해서였다니.”
옆에서 위지무가 붉어진 눈으로 말했다.
“천이가 참 효심이 깊습니다. 천아, 네 효심 덕분에 형님은 가슴에 맺힌 한을 풀었다.”
‘아니, 내가 서안에 간 건 돈 때문에… 으음.’
아니, 뭐, 아버지의 한을 풀어주려는 목적도 없었던 건 아니니, 아예 헛짚은 건 아니었다.
마음을 진정시킨 위지선은 위지천을 놓아주고, 한숨을 내쉬었다.
“서호, 그 친구는 잘 떠났느냐?”
“…네, 편히 눈을 감으셨습니다.”
편한 죽음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장자인 서금이 정신을 차렸으니, 서호 입장에서 최악은 피한 것이리라.
“네 아비를 향한 마음은 고맙지만, 너무 위험했다! 약속하여라. 위험한 강호행 따위는 다시는 하지 않겠다고.”
아니, 그건 좀.
위지천이 아무리 막내라지만, 가족들의 과보호가 심했다.
“아버지, 들어 보십시오. 제가 서가장에 베푼 은혜에 감사하여 신임 장주인 서금 형이 우리 의선의가를 후원하기로 했습니다.”
“흥, 네가 위험했는데, 그깟 후원금이 문제냐?! 얼마이길래?”
“그게….”
위지천이 구체적인 액수를 이야기하자, 장내가 정적에 잠겼다.
“어, 얼마라고?”
“이건 초기 후원금이고, 앞으로 사업이 잘되면 계속 비율에 따라 후원금을 주기로 했습니다.”
“꺼, 꺼억. 갑자기 심장이…!”
“형님, 아무리 기뻐도 갑자기 등선하면 안 됩니다!”
위지무가 덜컥 위지천의 어깨를 잡았다.
“다음 강호행은 언제냐?! 지금 당장 떠나도 괜찮다! 행낭은 내가 대신 싸주마! 이 보물 같은 녀석! 넌 앞으로 보배천이다!”
“아니, 아무리 그래도 성을 바꾸는 건….”
“그러면 이름을 위지금(金)으로 하여라! 이 황금 같은 녀석!”
위지천은 쿡쿡 웃었다.
시끌벅적 환영을 받으니 가족의 품에 돌아온 게 다시금 실감이 났던 거다.
좋았다.
이 시끄러움이.
그렇게 위지천은 아비를 위해 서안까지 간 효자이자, 가문의 이름을 높인 영웅, 거기에 커다란 돈까지 벌어온 보물덩어리가 되어 금의환향(錦衣還鄕)했다.
위지천은 가족들에게 한참이나 어화둥둥 받느라 정신이 없었다.
이후 며칠간의 시간이 지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온 다음이었다.
위지천은 가문에 무언가 문제가 생겼음을 눈치챘다.
의선의가에 환자가 뚝 끊겨 있었다.
* * *
위지천은 위지강에게 물었다.
“왜 이렇게 환자가 준 것입니까?”
“성장통이다.”
“그게 무슨 말입니까?”
“의가의 모습을 봐라.”
“??”
위지천이 서안에 가 있는 사이 의선의가는 새로운 터전으로 이사한 상태였다.
부자 환자들도 걸음 할 수 있게 크고 번듯한 외관이었다.
“훨씬 좋아지지 않았습니까?”
“그게 문제다.”
“네?”
“너무 장원의 외관이 번듯해지니 가난한 이들은 오기가 부담되는 것 같구나. 그렇다고 부자 환자들이 발걸음 하는 것도 아니고. 너무 걱정은 말아라. 시간이 지나면 자리가 잡힐 테니.”
하지만, 그렇게 말하는 것과 다르게 위지강의 얼굴에는 수심이 가득했다.
상황이 여의치 않다는 뜻.
“화중의가와 철마의가의 움직임은 어떻습니까?”
“…신경 쓰지 말래도.”
위지강은 대답을 피했지만, 위지천은 대충 짐작이 되었다.
‘의선의가가 흔들린 틈을 타, 두 의가에서 환자를 빼앗아가고 있구나. 부자 환자들은 화중의가가, 가난한 환자들은 철마의가가 흡수하는 식으로.’
손 놓고 있으면, 지(地)급 의가 선정에 떨어짐은 물론, 의선의가는 막대한 타격을 입게 될 거다.
‘괜찮아. 생각해둔 계획이 있으니까.’
위지천은 지(地)급 의가 선발전의 대미를 장식할 ‘장보도 계획’을 떠올렸다.
계획이 성공하면, 의선의가는 몰려드는 환자를 감당하지 못해 비명을 지르게 될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