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enius Youngest Son of the Righteous Sun Family RAW novel - Chapter (39)
의선명가 천재막내 40화(40/138)
제40화
검존의 무덤!
남양은 물론, 인근 무림이 발칵 뒤집혔다.
“검존이면 팔무존(八武尊) 중에서도 손에 꼽는 절대 고수 아닌가?”
“활존에게 무릎 꿇은 것 외에는 무패의 전설을 자랑했어.”
팔무존은 검존이 활동할 당시에 천하에 손꼽는 절대 고수들을 칭한다.
위지천이 익힌 정도 심공인 활생심공의 주인인 활존도 같은 팔무존 중 하나였다.
공교롭게, 검존과 활존은 연이 깊은 사이였다.
악연이었다.
“그런데 검존이 왜 이런 무덤을 만들었지? 무언가 목적이 있어서 이런 무덤을 만들었을 텐데?”
“검존이 활존에게 패한 충격으로 심마에 빠져 정신이 미쳤다는 설이 있던데, 그거랑 연관이 있는 건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이미 죽은 지 한참이나 지난 검존의 속마음이야 중요한 것도 아니고.
무림인들의 관심사야 하나였다.
검존의 무덤에 어떤 보물이 잠들어 있을지!
장보도에 이런 내용이 적혀 있었다.
-오너라, 삶과 죽음의 갈림길을 걷는 자여. 내 무덤을 정복하면, 내가 남긴 모든 것을 가지리니.
검존의 모든 것이라니.
무림인들의 눈이 돌아가고도 남았다.
“그런데 삶과 죽음의 갈림길을 걷는 자라니? 무슨 의미지?”
“당연히 우리 무림인을 말하는 거겠지.”
“가자고 검존의 무덤으로!”
“가자!!”
“가자아아!!”
들뜬 건 무림인들만이 아니었다.
남양의 의가들도 엉덩이가 들썩였다.
위지천은 다급히 위지선을 찾아갔다.
“아버지! 검존의 무덤…이?”
‘어서 검존의 무덤으로 제자를 파견해야 합니다!’라고 말하려던 위지천은 우뚝 입을 다물었다.
위지선이 이미 행낭을 꾸리고 있었던 거다.
위지선이 도리어 위지천을 향해 버럭 목소리를 높였다.
“뭐 하느냐?! 너도 얼른 짐 안 싸고!”
“아…버지?”
“대목이다! 우리 의선의가는 검존의 무덤에 가운(家運)을 걸겠다! 온 강호에 우리 의선의가의 위대함을 알리자!!”
검존의 무덤은 ‘기관 유적’이다.
안으로 들어가면 온갖 함정과 난관이 기다리고 있는.
수많은 부상자가 나올 터.
이들을 누가 살리겠는가?
의원들이 살려야지.
“망할, 부자 놈들! 뭐? 우리 의선의가보고 뭐라고? 돈 많으면 다냐?! 반드시 대박 지(地)급 의가가 되어서 환자로 찾아오면 ‘아이고, 안 온다더니, 오셨어요?’라며 거들먹거려 주마!!”
…영업 중 설움을 많이 겪은 모양이다.
“최고로 목 좋은 자리 차지하러 가자!!”
까칠 도도(이하 생략) 위지강도 외쳤다.
“가자아!!”
번개처럼 검존의 무덤을 향해 달려갔지만, 이미 선객들이 있었다.
화중의가와 철마의가였다.
“이게 누구십니까? 남양 의견례 장원에 빛나는 의선의가 아닙니까? 뭐, 요즘은 환자가 없어서 파리만 날린다고 하지만. 하하!”
화중의가의 가주 단소천이 이죽거리며 선전포고 했다.
“이번 사태에서 가장 많은 환자를 살리는 건, 우리 화중의가입니다.”
“…우리 철마의가도 지지 않겠소.”
파지직.
다들 알고 있는 거다.
이번에 어떤 활약을 벌이느냐에 따라 지급 의가 선발이 결정될 것이란 것을.
가장 뒤처져 있는 철마의가라도 구파일방에 은혜를 입혀 추천서를 받으면 일발 역전하는 것도 불가능하지 않았다.
“끄응. 무덤 입구랑 가장 가까운 목 좋은 자리를 차지해야 했는데. 제일 뒤쪽이라니.”
의원들이 무덤에 같이 들어가진 않는다. 들어가봤자 순식간에 목숨을 잃을 테니까.
대신, 무덤 입구에 진을 치고 있다가 부상자가 빠져나오면 재빨리 치료하게 된다.
따라서 무덤 입구에 가깝게 진을 칠수록 더 많은 환자가 오게 된다.
‘물론, 난 밖에서 기다리고만 있을 생각 따위 없지만.’
그런 식으로 해서 무슨 큰 활약을 할 수 있겠나?
적당히 눈치를 봐서 무덤 안으로 들어갈 생각이었다.
‘그런데, 장보도에 적힌 문구는 무슨 의미이지?’
-오너라, 삶과 죽음의 갈림길을 걷는 자여.
삶과 죽음의 갈림길을 걷는 자.
수많은 해석이 가능했다.
무림인이라고 생각하는 게 일반적이겠지만.
‘…혹시 저거, 활존의 활생심공을 이야기하는 건 아니겠지?’
활생심공은 활인(活人)을 통해 삶과 죽음의 이치를 깨닫는 심공이다.
과거 검존과 활존의 악연을 생각하면, 아예 근거 없는 추측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전 삶에서 전해 듣기로 검존의 무덤에 활생심공과 관련한 내용은 없었다고 했는데?’
잔뜩 긴장하고 들어간 것이 무색하게 무덤의 함정은 크게 위험하지는 않았다고 한다.
단, 아무도 예상 못 한 함정이 있어서 대참사가 일어나긴 했지만, 그것도 대비만 했다면 충분히 극복 가능했다고.
‘검존이 남긴 유품도 예상과 다르게 별 볼 일 없었다고 했지. 명검 한 자루만 나왔다나? 그것도 반 토막 나서 세월에 다 녹슨. 오죽하면 이번 사태가 끝난 후, 사람들이 이곳을 검존의 허풍, 검존의 낚시터라고 했을까?’
위지천은 생각을 멈추고 고개를 저었다.
어차피 위지천의 목적은 무덤 정복이 아니라, 의원으로서 대참사를 막아 이곳 무림인들의 은인이 되는 것이다.
그러니, 대참사를 막은 다음에는 사람들을 설득해 무덤에서 빠져나올 계획이었다.
그때, 단여가 위지천에게 다가왔다.
“대사형, 각오하십시오.”
“각오?”
“이번에 가장 많은 부상자를 치료하는 건, 이 단여입니다. 절대 대사형한테 지지 않을 겁니다!”
노예가 자발적으로 저렇게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니.
흐뭇하지 않을 수 없었다.
‘부상자도 많이 나올 테니. 다른 사제들의 역할도 중요해.’
위지천은 단여를 격려해 주기로 했다.
“네, 단여 사매.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하지만, 너무 무리하진 않으셔도 돼요.”
“흥, 저한테 무리 따위는 없습니다!”
“제가 사매가 걱정되어서 그래요. 어제도 축시(새벽 1시~3시)까지 공부하다가 잠들었던데.”
“거, 걱정은 무슨…! 쓸데없는 이야기 하지 마십시오!”
“여러 번 말했지만, 제가 단여 사매를 제일 믿고 의지하고 있는 것 아시죠?”
“미, 믿고 의지!”
위지천은 단여의 약점인 칭찬 공격을 마구 퍼부었고, 단여가 고장 난 기관처럼 버벅거렸다.
그러다가.
“내 밑으로 집합!!”
“지, 집합?”
“복창한다! 한 명의 부상자도 놓치지 않겠다!”
“하, 한 명의 부상자도 놓치지 않겠다?”
“더 크게! 만약, 부상자를 치료하지 못하면 사제들도 죽고, 이 사저도 같이 죽는 겁니다. 알았습니까?”
“알겠습니다!!”
분명 무리하지 말라고 했는데, 왜 더 저러는 건지 알 수 없었지만, 다들 단여가 단여하는 거니, 하고 그러려니 하였다.
의지를 다지는 건 의선의가뿐이 아니었다.
“의견례 때의 설욕을 갚아야 한다!”
“화중의가야말로 남양의 새로운 지(地)급 의가다!”
“우리 철마의가(鐵馬醫家)도 본때를 보여주자.”
“철마가 달린다!”
“철마! 철마!”
몰려든 무림인들까지.
열기가 터질 듯 달아오르던 중, 갑자기 장내의 분위기가 싸하게 가라앉는 일이 벌어졌다.
일단의 무리가 등장한 거다.
“구파일방!”
“화산, 종남, 개방이야!!”
모두 침을 꿀꺽 삼켰다.
숫자가 많지는 않았다.
화산, 종남, 개방마다 각각 서너 명씩?
하지만, 이들이 풍기는 기세는 여타 다른 이들에 비할 바가 아니었다.
“화산소룡(華山小龍)이야!”
“매화검수(梅花劍手)도 있어!”
“종남십팔수(綜南十八手)도 한 명 왔어!”
“개방 방주의 제자 홍개 대협이야!!”
위지천은 구파일방 제자들의 면면을 하나씩 살펴보았다.
‘문파마다 이대(二代) 절정 고수가 한 명, 뒤를 받쳐줄 삼대(三代)의 일류 고수들 두세 명 정도씩 참전했나 보군.’
참고로, 문파, 지역마다 다른데, 보통 장문인, 장로들과 같은 항렬을 일대(一代).
그 밑의 문파의 주축을 이루는 전력을 이대(二代).
후기지수 세대를 삼대(三代).
파릇파릇한 어린 새싹 세대를 사대(四代)라고 한다.
‘이대 제자 중 정예인 매화검수와 종남십팔수를 한 명씩. 이 정도면 화산과 종남에서도 꽤 신경을 쓴 셈이군.’
구파일방 같은 명문 대문파는 장보도가 출현했다고 호들갑을 떠는 일이 드물었다.
자기들 무공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자부심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저런 전력을 보낸 건, 검파(劍派)들 사이에서 검존의 위상이 그만큼 높기 때문이었다.
‘뭐, 화산, 종남, 개방에서 누가 오든 중요한 건 아니지. 어차피 누가 오든 결말은 정해져 있으니까.’
화경의 고수라도 왔으면 모를까.
무덤 안에서 일어날 참사는 무인이 막을 수 있는 게 아니었다.
위지천이 신경 써야 할 이들은 따로 있었다.
화산과 종남의 무인들 옆에 조용히 자리한 이들이었다.
‘무의원(武醫員)들이야.’
의가의 의원은 보통 두 부류로 나누어진다.
의가 내에서 환자 진료에 집중하는 내의원(內醫員).
의가 밖을 돌아다니며 진료 외적인 업무를 담당하는 외의원(外醫員).
이 두 부류 말고 다른 특이한 부류가 있었다.
전장을 따라다니는 무의원(武醫員)들이었다.
‘전장의 한 줄기 생명수 같은 이들이야.’
의가들이 검존의 무덤 밖에 진을 치고 있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의원이 전장에 직접 따라다니는 건 불가능하다. 싸움에 휘말리는 순간 바로 목숨을 잃을 테니.
하지만, 만약 의원들이 전장에 따라온다면?
그래서 부상자들을 즉각 치료할 수 있다면?
생존율을 극단적으로 높일 수 있을 거다.
그래서 탄생한 게 무의원들이었다.
‘의술과 무공을 함께 익혀야 무의원이 되는 게 가능해. 그것도 둘 다 상당한 수준으로.’
무의원들이 치료하는 건 생명이 위험한 중상자들이다.
따라서 어쭙잖은 실력이어 봐야 방해만 된다.
무의원들은 중상 처치가 가능할 정도의 의술과 전장에서 안전하게 살아남을 수 있는 높은 수준의 무공을 동시에 익혀야 한다.
쉬운 일이 아니다.
어지간한 의가에서 무의원을 양성하는 건 상상도 못 할 일.
저들 무의원들도 평범한 의가 소속이 아니었다.
‘섬서의가(陝西醫家). 섬서 최고의 일성(一星) 의가의 제자들이야.’
남양의 의원들은 침을 꿀꺽 삼키며 무의원들 의복에 수놓아진 성(星) 글자를 바라보았다.
성(星)급 의가 의원들의 의복에만 허락된 문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