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enius Youngest Son of the Righteous Sun Family RAW novel - Chapter (40)
의선명가 천재막내 41화(41/138)
제41화
일성(一星) 의가.
각각의 성(省)마다 성(星)급 의가는 보통 두 개 정도다.
강호인들은 뭐든 분류하고 서열 나누기 좋아하는 족속들.
성(星)급 의가들을 또 줄 세워 순위를 나누었다.
두 성급 의가 중 더 뛰어난 곳을 일성(一星) 의가, 상대적으로 처지는 곳은 이성(二星) 의가라고 부른 거다.
‘일성 의가로 꼽히게 되면, 아예 그 지역의 성(省) 이름을 의가의 이름처럼 쓰게 되지. 섬서의가, 산동의가, 이런 식으로.’
참고로, 남양이 자리한 하남에도 일성 의가가 있는데, 원래의 이름 대신 하남의가라고 불리고 있다.
이러한 분류 때문에 일성 의가와 이성 의가 간에도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는데, 세인들은 이런 성급 의가 간 다툼을 ‘의성쟁투(醫星爭鬪)’라고도 한다.
‘성급 의가가 되려면, 아직 갈 길이 멀어.’
하지만, 위지천은 생각했다.
먼 거리이지만, 오래 걸리지 않을 거라고.
향(鄕)급 의가에서 지(地)급 의가가 되는 데 한 세대가 필요하고, 지(地)급 의가에서 성(星)급 의가가 되는 건 최소 두 세대가 필요하다고 한다.
의선의가에는 해당하지 않는 이야기다.
의선의가에는 위지천이 있으니까.
걸리적거리는 난관은 모조리 때려 부수면서 나아갈 거다.
“자, 모두 주목하시오! 난 개방의 오결개 홍개라고 하오! 이제 곧 무덤을 개방할 것이오! 우리 개방과 화산, 종남이 선두에 서겠소! 우리 개방이 장보도를 최초로 입수했으니, 불만은 없을 것으로 생각하오!”
무림인들이 웅성거렸다.
개방, 화산, 종남에서 가장 알짜배기를 독점하겠다는 의미였으니까.
하지만, 어찌 감히 항의하겠는가?
“우리는 검존의 심득 ‘유수검(流水劍)’ 말고는 관심 없으니, 나머지 보물은 당신들이 나누어 가지시오. 단, 무덤 안에서 허튼수작을 부리는 이가 있다면, 사문째 멸문당할 각오를 하시오!”
서슬 퍼런 경고에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이 자리의 모두를 살인멸구할 수 있지 않은 한 허튼수작은 무리였다. 한 명이라도 살아 나가 소문이 퍼지면, 개방, 화산, 종남의 공적이 될 테니까.
“이만 들어가는 게 어떻겠소, 홍개 대협.”
화산의 매화검수 현운이 말했고,
“네, 무덤을 개방하겠습니다. 개문!”
장보도에 적힌 대로 숨긴 기관을 조작하자 쿠르릉 거대한 소리와 함께 바위로 가려진 동굴의 입구가 드러났다.
마치 괴물이 입을 벌리고 있는 것만 같은 섬뜩한 느낌의 어둠에 무림인들은 자신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켰다.
“흥.”
매화검수 현운과 종남실팝수 장명이 앞장서 진입했고, 나머지 화산과 종남의 제자들이 뒤를 따랐다.
얼마 전 서안에서 연을 맺었던 청송이 동굴에 들어가기 전, 위지천을 향해 잠깐 반갑다는 시선을 보내고는 안으로 들어갔다.
‘음, 왜 이리 느낌이 좋지 않지.’
위지천은 인상을 찌푸렸다.
무덤의 입구가 열린 다음부터였다.
정체를 알 수 없는 꺼림칙함이 들었다.
아까 본 청송의 눈인사가 마치 마지막 인사가 될 것만 같은 느낌.
‘내 직감은 정확한 편인데. 예상치 못한 흉(凶)이 숨어 있는 건가?’
그때, 무덤으로 들어가는 무림인 중 뜻밖의 인물이 보였다.
‘나 흑도요.’라고 이마에 쓰여 있는 듯한 험악한 인상의 중년인.
“장삼 대협?”
움찔!
장삼이 천천히 위지천을 돌아보았다.
“장삼 대협께서도 검존의 무덤에 들어가려는 건가요?”
“네놈이 무슨 상관이냐? 이 어린놈아.”
“…네?”
위지천은 멍하니 반문했다.
자신의 귀가 고장 났거나, 장삼이 미쳤거나, 둘 중 하나가 아니면 들릴 수 없는 소리였다.
위지천의 귀는 멀쩡하니, 장삼이 미쳤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대협… 괜찮으세요? 혹시 어디 편찮으신 건?”
‘너 미쳤냐? 죽고 싶냐?’란 의미의 물음.
평소라면 찰떡같이 알아들었을 장삼이지만, 코웃음만 칠 뿐이었다.
“괜찮다. 큭큭, 당연히 괜찮고말고. 검존의 무공은 바로 이 남양남패 장삼의 것이니, 오욕의 세월을 청산할 날이 다가왔다!”
-검존의 무공을 익혀 위지천, 네놈을 가만히 두지 않겠다!
라고 말하는 외침이었다.
“…….”
위지천은 황당함에 입을 벌렸다.
“저기, 장삼 대협? 저 무덤 위험할 것 같은데요?”
쌓인 정을 생각해 해주는 충고였다.
위지천의 직감이 알려주고 있었다.
장삼 따위는 저 무덤에서 순식간에 쓱싹 당할 것이라고!
“흥, 수작을 부리려는 걸 보니, 내가 무섭긴 한가 보구나! 각오하고 있어라! 앞으로 이 장삼은 남양검존(南陽劍尊)이 될 것이니! 물론, 가증스러운 악마 놈 하나를 짓밟고 말이다!”
장삼은 씩씩거리며 무덤 안으로 들어갔고, 이윽고 들어갈 사람이 다 들어가고 나자 사위가 조용해졌다.
무림인들이 이제 막 무덤에 진입했으니, 밖에 진을 친 의가들은 당장은 할 게 없었다.
‘난 언제쯤 들어가야 하려나.’
지금 당장 서둘러 들어갈 필요는 없었다.
참사가 벌어지는 건 시간이 조금 지난 후이니까.
안에 들어간 무림인들이 함정과 흉흉한 기관들을 어느 정도 정리했을 즈음 진입하는 게 좋으리라.
그래도 왠지 마음이 불편해 위지천은 입구 근처에서 어물쩍거렸다.
왜 거기서 그러고 있냐고, 다른 의가의 제자들에게 눈초리를 받았지만, 무시했다.
“뭐 하고 있어요?”
“아, 단여 사매. 그냥 안에서 사람들이 피를 흘리고 있을 걸 생각하니, 마음이 불편해서요.”
단여는 흥, 했다.
“너무 마음이 약하신 것 아니에요? 대사형은 가끔 보면 너무 착해서 문제인 것 같아요.”
“…제가 착하다고요?”
위지천은 단여의 정신 상태를 의심하는 시선을 보냈고, 뒤에서 조용히 따라온 아섭 사제도 단여에게 뜨악한 시선을 보냈다.
하지만, 단여는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하는 건지, 말을 더듬었다.
“치, 칭찬 아니니, 착각하지 말아 줄래요? 원래 의원은 냉철한 마음을 지녀야 하는데, 대사형처럼 마냥 착하기만 하면 그것대로 문제인 거예요.”
“…단여 사저, 위지천 대사형이 마냥 착하지는….”
“지금 뭐라고 했어요, 아섭 사제?”
“아닙니다. 사저의 말씀이 다 옳습니다. 위지천 대사형의 선함은 하늘의 선인들도 울고 갈 정도입니다.”
풍운의 꿈을 안고 의생의 길을 걷기 시작했지만, 막상 의원의 재주보다 눈치 하나로 사형제들 사이에서 서열 삼 위가 된 아섭은 냉큼 어린 사저의 말에 동의했다.
그때였다.
위지천의 얼굴이 굳었다.
무덤 안에서 기척이 느껴진 거다.
누군가 안에서 나오고 있다!
‘부상자?’
지금 시점에 밖으로 빠져나오는 이면 그렇게 큰 부상은 아닐 것이다.
진짜 위험한 함정들은 좀 더 안쪽에 자리한 게 보통이니까.
그런데.
쿠웅!
“!!”
모두 경악했다.
밖으로 나온 이는 전신이 피에 흠뻑 젖어 있었다.
‘이런. 늦었어.’
입구 옆에 있던 위지천이 가장 먼저 상태를 살폈고, 뒤이어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 진을 치고 있던 화중의가의 의원들이 달려와 상태를 살폈다.
모두 결론은 같았다.
늦었다.
“상처가 이렇게 심하다니?”
“안에 어떤 함정이 있길래?”
부상을 살핀 의원들이 핼쑥한 얼굴을 했다.
전신이 난도질당해 있었다.
여기까지 온 게 신기할 정도의 끔찍한 부상.
그때, 부상을 입은 이가 입을 열었다.
“아, 안은… 지, 지옥….”
“!!”
“더, 더 늦기 전에 의원이 필요….”
그 말을 마지막으로 투욱, 목을 떨구었다.
죽은 거다.
“…….”
사위가 고요해졌다.
뜻밖의 사태에 모두 할 말을 찾지 못했다.
“도, 도대체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거지?”
“의원이 필요하다고?”
“부상자들이 그만큼 많은 건가?”
그 순간이었다.
쿠르르릉!!!
동굴 입구가 진동하기 시작했다.
“기관의 입구가 무너지고 있어!!”
“뒤로 피해라!!”
화중의가의 가주 단소천이 다급히 지시했다.
이대로 근처에 있다가는 떨어지는 바위에 휩쓸려 크게 다치거나 압사할 터이니 당연한 지시였다.
그런데 그때였다.
“단여 사매, 뒤로 물러나요.”
“대사형?”
“위험하니 어서!!”
위지천이 휙 안으로 들어갔다.
‘무언가 변고가 일어났어. 가만히 놔두면 안에 들어간 이들이 모두 죽을 거야!’
다른 의원들이 그런 위지천의 행동에 깜짝 놀라 외쳤다.
“안 돼! 위험!!”
“돌아와라!!!”
그때, 단여가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아섭 사제, 뒤로 물러나요.”
“사, 사저, 설마?”
단여는 의가의 내문제자 출신.
조예가 깊지 않지만, 기본적인 무공을 익혔다.
떨어지는 바위들을 피해 위지천을 따라 무덤 안으로 들어갔다.
‘대사형 혼자 잘난 척하게 두지 않겠어!!’
그리고 아섭은,
‘으아아아!! 난 왜 따라가고 있는 거야?!’
머리를 손으로 감싸고 허둥지둥 위지천과 단여를 따라서 안으로 들어갔다.
이유? 별것 없었다. 눈치의 달인답게 같이 있던 둘의 분위기에 휩쓸린 거다.
“다들 위험!!!”
콰아앙!!!
아섭까지 들어간 이후, 커다란 바위가 무덤의 입구 앞에 떨어졌다.
입구가 완전히 폐쇄되었다.
* * *
‘아니, 둘은 왜 따라온 거야?’
위지천은 골치 아픈 얼굴을 했다.
위지천 자신이야 안에 어떤 위험이 있든 걱정이 없었다. 하지만, 단여와 아섭은 아니었다.
위지천의 속마음도 모르고, 단여가 버럭 목소리를 높였다.
“위지천 너, 지금 제정신이야?!”
“…단여 사매?”
“꼬맹이 주제에 대사형은 개뿔! 아무리 환자를 위한다고 해도 이런 무모한 짓을 하다니! 죽고 싶어 환장했어? 어?! 이 누나한테 뒤지게 맞아볼래?!”
“…일단 진정하고 주변을 살펴봐요.”
느낌이 좋지 않았다.
미리 챙겨온 화섭자를 꺼냈다.
화악.
불을 켜고 안쪽으로 걸어갔다.
얼마 걷지도 않아서였다.
비릿한 냄새가 화악 밀려오더니 단여와 아섭의 안색이 파랗게 질렸다.
저 앞쪽에 사람들이 죽어 있었던 거다.
‘역시. 무언가 사달이 일어났어.’
위지천은 속으로 혀를 차고는 단여와 아섭을 살폈다.
충격이 클 것 같았다.
닳고 닳은 의원도 저런 참혹한 광경을 보기 힘들어하는데.
위지천이야 뭐, 저것보다 끔찍한 광경도 본인 손으로 직접 많이 연출해봤다.
그런데.
휙.
단여가 손을 들어 위지천의 눈앞을 가렸다.
단여가 덜덜 떨리는 음성으로 말했다.
“보지 마.”
“…사매?”
“눈 감고 뒤로 물러나 있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