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enius Youngest Son of the Righteous Sun Family RAW novel - Chapter (41)
의선명가 천재막내 42화(42/138)
제42화
위지천은 뭐라고 할 말을 잃고 단여를 바라봤다.
단여의 안색은 창백하게 질려 있었다. 위지천의 눈앞을 가린 손도 떨리고 있긴 매한가지였다.
‘어, 음.’
“저 괜찮아요, 사매.”
“괜찮긴!!”
“서안에서 제가 혈교 놈들 잡은 이야기 못 들었어요? 거뜬해요.”
진짜 위지천이 괜찮다는 걸 확인한 단여의 얼굴이 화악 붉어졌다.
“신경 써줘서 고마워요.”
“바, 방금 내가 그런 건 그냥 대사형이 울보처럼 주저앉으면 귀찮아지니까 그런 것이거든요?”
“네, 네. 오해 안 해요. 사매는 괜찮아요?”
“흥, 날 뭐로 보고. 화중의가에 있을 때 시신 처리는 다 내 담당이었거든요? 남양 땅에서 이 단여 님보다 시신을 많이 본 사람은 없단 말이야.”
단여는 구박데기 출신답게 강한 면이 있었다.
‘저, 저는 무서운데요, 대사형, 사저?’
얼떨결에 따라온 아섭만 뒤에서 울상을 지었다.
‘아니야. 정신 차리자, 아섭. 이건 의선의가의 실세가 될 기회야. 대사형, 사저에게 듬직한 모습을 보여주는 거야.’
둘 모두 열다섯, 열여섯 어린 소년, 소녀들.
연장자인 자신이 앞장서야 한다고 생각하고 걸음을 내디뎠지만,
물컹.
“어무니!!”
아섭은 혼이 나가 시골에 남아 있는 노모를 부르짖었다.
“괜찮아요. 해로운 것 아니에요. 평범한 시신이에요.”
“쯧, 아섭 사제. 돌아가면 정신 교육 각오하십시오.”
위지천과 단여는 시신들을 살폈다.
어떻게 죽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단여가 놀란 음성을 내었다.
“어, 대사형? 저 시신을 봐요.”
“!!”
위지천의 얼굴이 굳었다.
익숙한 복장.
아까 봤던 섬서의가의 무의원(武醫員) 중 하나였다!
의원복에 수놓아진 성(星) 자가 피로 물들어 있었다.
‘섬서 일성 의가의 무의원이 이렇게 허무하게 죽어 있다니?’
지금 죽어 있는 무의원의 경지는 일류였다.
무림인의 기준으로 봐도 고수의 수준.
거기에 무의원들은 적을 살생하는 것보다 본인과 환자의 생존이 우선이므로 경신술과 방어술, 암기 회피술 등을 중점적으로 익히는데?
‘인중에 화살을 맞았어. 저 무의원의 수준상 정면에서 날아온 함정을 피하지 못할 리가 없었을 텐데?’
위지천은 아리송한 얼굴을 했다.
혹시나 다른 요인이 있을까 살폈다.
하지만, 인중을 관통한 화살 외에는 특별한 이상 소견은 없었다.
‘독에 당한 흔적도 없어. 오장과 혈맥이 멀쩡해.’
아까 무덤 밖에 나와 사망한 이가 의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 말은 의원이 필요한 상황이 생겼다는 건데?
‘일단, 더 안으로 들어가 보자.’
하지만, 위지천은 곤란한 얼굴을 했다.
앞쪽에 기관이 놓여 있었다.
‘의가의 제자 위지천의 수준으로는 통과하지 못하는 기관.’
마인으로서는 뒤로 물구나무선 채로도 파훼할 수 있겠지만, 의선의가 막내 위지천으로서는 불가능했다.
지금 그의 정도 무공 수준은 아무리 높게 봐도 이류 정도였으니까.
물론, 무공에 대한 전반적 이해 덕분에 단순한 이류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이런 식의 힘으로 밀어붙이는 기관의 경우 무공의 깨달음만으로는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단여, 아섭 사제가 내 마공을 보면 곤란해. 갑자기 어디서 고독을 구해와서 먹일 수도 없고.’
방법은 하나였다.
기관을 돌파할 협력자를 구해야 했다.
‘이쯤 들어왔으면 생존자를 만날 법도 한데.’
위지천의 기감에 한 기척이 잡혔다.
구석 쪽이었다.
‘겁나서 더 앞으로 나가지 않고 숨어 있는 건가? 현명하긴 하지만, 너무 겁쟁이면 장기 말로 부려 먹기에는 좋지 않….’
위지천의 표정이 오묘해졌다.
익숙한 기척이었던 거다.
화륵!
화섭자를 기척이 있는 쪽으로 내밀었고.
익숙한 얼굴이 드러났다.
장삼이었다.
“…….”
“…….”
참으로 민망한 상황.
“…장삼 대협?”
많은 것이 함축된 물음이었다.
여기서 겁쟁이처럼 뭐 하는 거냐?
남양검존이 되겠다는 포부는 어디 간 거냐?
맞고 싶냐.
죽고 싶냐.
오랜만에 분골착근 한번 가겠냐.
“흥! 잠깐 지쳐서 쉬고 있었을 뿐이다! 두고 봐라! 이 장삼의 도전은 끝나지 않았으니!”
장삼이 거칠게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척척 포부 당당하게 나아갔다.
반대쪽으로.
그러니까 들어온 입구 쪽으로.
“장삼 대협, 우리 잠깐 이야기 좀 할까요?”
“!!”
위지천이 해맑게 웃으며 그런 장삼을 불렀다.
기관을 대신 돌파해줄 장기 말 확보였다.
* * *
한편 그때, 무덤 밖.
의원들은 망연히 무너진 입구를 바라보고 있었다.
“바, 방금 의선의가의 제자들이 들어간 거지?”
“미, 미쳤어. 아무리 환자를 위해서라지만 자살행위라고!”
가장 가까이서 위지천과 단여, 아섭이 뛰어드는 모습을 목격한 화중의가의 가주 단소천은 탄식했다.
‘의선의가는 격이 다르구나.’
사실 화중의가의 제자들도 얼마든지 무덤 안으로 뛰어들 수 있었다.
입구가 막히기 전까지 시간이 있었으니까.
하지만, 아무도 그러지 않았다.
그래야겠다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아무리 의원이라도 남의 목숨보다 자신의 목숨이 소중한 게 당연했으니까.
하지만, 의선의가의 제자들은 달랐다.
‘위지천, 그 아이는 무덤에 뛰어들면서 일말의 망설임도 없었어. 어떻게 저럴 수 있단 말인가?’
위지천만이 아니었다.
단여.
그가 낳은 사생아.
그녀 또한 분연히 자신의 목숨을 던졌다.
‘변했어. 원래 단여는 저런 아이가 아니었는데.’
만약, 단여가 진짜 뛰어난 인재였다면, 화중의가에서도 중용했을 거다.
하지만, 그냥 공부 좀 잘하는 수재.
화중의가에 있던 단여의 수준이었다.
지금은 빛나는 보석 같았다. 장래에 어떤 명의로 성장할지 기대되는.
‘…위지천, 그놈 때문에 일어난 변화겠지.’
단소천은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졌다.
의선의가는 자신들 따위와는 달랐다.
그리고 지금 중요한 건 이런 승패 따위가 아니었다.
“다들 뭐 하느냐?! 입구의 돌들을 치워라! 의선의가의 제자들을 구해야 할 것 아니냐?!”
“네, 네, 가주님!!”
“철마의가도 어서 도와주시오!”
“알겠소!”
화중의가와 철마의가의 제자들이 허겁지겁 돌을 치우고 있을 때, 파랗게 질린 인물들이 도착했다.
배치상 가장 뒤쪽에 있던 의선의가의 무리였다.
특히 가주 위지선의 안색은 백지장 같았다.
‘그렇게나 애지중지하던 막내가 사지에 들어갔으니.’
단소천은 위로의 말을 건네려 했는데, 뜻밖에도 위지선이 냉철한 어조로 말했다.
“모두 멈추시오. 어차피 그런다고 치울 수 있는 수준이 아니오. 차라리 힘을 아끼고 있으시오. 안에 분명 대규모 사상자들이 있을 테니.”
“위지선 가주?”
“단소천 가주, 이 위지 모가 하나만 부탁을 해도 되겠소?”
“…말씀하시오.”
위지선이 뜻밖의 행동을 하였다.
단소천에게 고개를 숙인 거다!
“지휘사(指揮使) 나리와 긴급 만남을 주선해 주시오. 저 무더기를 치우려면 관군의 도움이 필요하오.”
“!!”
“내 이 은혜는 잊지 않겠소. 지(地)급 의가 선발도 다 양보하겠소!”
놀라운 이야기.
그런데 단소천이 뜻밖의 대답을 하였다.
“그 이야기는 받아들일 수 없소.”
“뭐라고? 단가, 이 죽일 놈아! 너 죽고 나 죽…!!”
“그런 일은 위지 가주가 부탁하지 않더라도, 남양 의업계의 일원으로 마땅히 해야 할 일… 방금 뭐라고 하셨소?”
“단소천 가주, 감사하오! 이 위지 모, 평소부터 단소천 가주의 인덕을 존경하고 있었소!”
“…….”
위지선의 얄미운 모습에 단소천은 이마에 힘줄이 빠직 돋았다.
‘참자. 이번 일을 모른 척하면, 내 꿈자리가 좋지 않을 것 같으니.’
사실 단소천은 이런 인물이 아니었다.
화중의가 또한 깨끗하기만 한 의가는 아니었으니까.
그저.
아까 분연히 무덤 안으로 들어간 위지천, 단여의 모습이 그의 마음을 움직였다.
그들이 잘못되면 크게 후회할 것 같았다.
단소천과 위지선이 다급히 위지휘사사(衛指揮使司)로 향했고, 다른 의원들은 초조한 표정으로 남았다.
그때, 스르륵 은밀히 무리를 빠져나가는 이가 있었다.
위지상아였다.
“어딜 가느냐?”
“!!”
위지강이 위지상아를 막았다.
“산책.”
“하? 웃기지 마라. 혼자 저 무덤 안으로 들어가려는 것 아니냐? 도대체 장보도는 언제 손에 넣은 거냐?”
그렇다.
위지상아의 손에는 장보도가 들려 있었다.
“거지한테 받았어.”
“받았다고? 뺏은 거겠지?”
“나 장보도 해석의 천재야. 여기에 비밀 통로가 있어. 시간 없으니, 말리지 마. 약골 오라버니는 꿈나라 갈 시간이잖아?”
파앗!
위지상아가 위지강의 수혈을 짚으려 했고, 위지강은 대경해 나려타곤을 펼쳤다.
“잠깐!! 무슨 짓이냐?!”
“오라버니가 피해?”
“나도 가겠다!”
“헛소리하면 쓱싹한다?”
“맨날 뭔 놈의 쓱싹이야! 천이를 기껏 찾았는데, 천이가 중상을 입은 상태면 어떻게 할 거냐?!”
“내가 치료하면 돼.”
“상아 넌 약제 실력 말고, 실제 환자 치료는 떨어지잖아! 내 의술 실력이 필요할 거다.”
“하지만, 오라버니는 약골이잖아? 멸치보다 약해.”
“그건 괜찮다. 내게는 무공 천재 누이동생이 있으니.”
무공 천재.
맞는 말이다.
틈틈이 취미 삼아 익혔을 뿐인데 일류의 경지에 도달했으니.
만약, 위지상아가 본격적으로 무공을 익혔으면 진즉 절정의 경지에 도달해 강호 최고의 후기지수라는 오룡사봉(五龍四鳳)의 한자리를 차지했을 거다.
위지강이 상아의 어깨를 두드리며 든든한 어조로 말했다.
“난 걱정할 필요 없다. 네 뒤에 얌전히 따라가기만 할 테니. 앞장서라.”
“…….”
위지상아는 위지강을 삐뚜름하게 바라보더니 휙 등을 돌렸다.
“오라버니는 아버지와 닮았어.”
“뭐?!”
“천이가 제일 귀여워. 천이 보러 갈래.”
그렇게.
위지강, 위지상아! 막내를 구하기 위해 출격!!
* * *
의선의가 온 가족의 걱정을 한 몸에 받는 귀염둥이 막내 위지천은 지금 뭘 하고 있냐면,
“장삼 대협, 오른쪽 위! 힘내세요!!”
‘이 빌어먹을 악마야!! 귀신은 뭐 하나, 저 악마 안 잡아가고?!’
장삼을 부려먹으며 기관을 돌파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