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enius Youngest Son of the Righteous Sun Family RAW novel - Chapter (42)
의선명가 천재막내 43화(43/138)
제43화
화살이 아슬아슬하게 장삼의 이마 옆을 스쳐 지나갔다.
저 악마의 경고가 한 치만 늦었으면 목숨을 잃었을지도 모른다.
이런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물론, 저 악마 놈이 경고를 늦게 한 적은 없긴 하지만.’
기관을 맞닥뜨리면, 놈은 휘익 한눈에 기관의 이모저모를 파악한다.
악마 놈이라서 그런지, 파악하는 솜씨도 귀신같다.
그러고는,
-장삼 대협. 왼쪽으로 진입하면 될 것 같아요. 단, 하단을 신경 쓰면서. 다치지 않게 조심하세요!
장삼을 투입시켰다.
‘내가 네놈의 장기 말이냐?!’
마지막에 덧붙이는 ‘힘내세요.’, ‘조심하세요.’ 등이 장삼의 화를 돋웠다.
더욱 열 받는 건,
‘좀 자세히 알려달라고!’
기관은 보통 겉에 보이는 함정과 뒤에 숨은 진짜 함정의 이중 구조로 이루어져 있는 경우가 많다.
바닥이 꺼지는 함정을 경공으로 피했더니, 피한 방향으로 화살이 날아오는 식이다.
악마 놈은 이 비밀 함정을 일이 터지기 직전이나, 직후에나 장삼에게 알려주었다.
전음으로 불만을 토했더니.
-너 생각해서 일부러 그러는 건데.
-…뭐라고 하셨습니까?
-이 기회에 너 무공 수련도 하라고. 아차, 하면 목숨을 잃을 수련 기회가 쉽게 오는 게 아니잖아? 절정 얼른 뚫어야지?
‘그걸 말이라고 하는 거냐?!’
더 열 받는 건, 진짜 도움이 되긴 한다는 거다.
이런 식으로 목숨의 위험을 백 번쯤만 더 극복하면 정말 절정에 들지도….
‘그 전에 내 목숨이 날아가겠지!’
투덜거리긴 해도, 위지천을 만나기 전과 비교하면, 장삼의 무공 실력은 일취월장한 상태였다.
같은 일류나 절정의 경지라도 숙련도에 따라 실력은 천지 차이다.
보통 입(入), 중(中), 상(上), 극(極)으로 표현한다.
해당 경지에 처음 입문하면, 입(入).
숙련되면, 중(中).
완벽해지면, 상(上).
다음 경지에 반쯤 발을 걸치게 되면, 극(極).
장삼의 경우는 일류 중(中)에서 상(上)이었다. 엄밀히 말해 중에 가까운 상이었다.
그런데, 지금 그는 절정의 경지를 넘보고 있었다.
얼떨결에 일류 극(極)에 도달한 거다.
‘절정에만 도달하면, 저 악마 놈에게 한 방 먹여주겠다!’
그렇게 위지천의 명령에 따르며 기관을 돌파하는 중이었다.
화살이 날아왔다.
정면이었다.
‘흥, 이런 함정 따위! 이 장삼 님의 털끝 하나 건들 수 없다!’
좌측으로 몸을 비틀려는 순간.
“장삼 대협, 좀 더 아래쪽으로!!”
“?!”
이해할 수 없는 지시.
하지만, 위지천의 명령에 길들어진 장삼의 몸은 착실히 지시에 따랐고.
파앗!
아슬아슬하게 장삼의 어깨를 스치고 지나갔다.
장삼의 등골이 서늘해졌다.
‘뭐야? 왜?’
그가 눈으로 본 것과 함정의 궤적이 달랐다.
미세하지만.
아차 한 순간, 목숨을 잃게.
‘내가 헛것을 본 건가?’
그때, 위지천이 한숨을 내쉬더니, 정답을 말하였다.
“미혼독(迷魂毒)이군요.”
* * *
기관을 돌파하는 내내, 위지천은 의문이 들었다.
예상과 다르게 기관의 난이도가 그다지 높지 않았던 거다.
‘일류 고수 몇 명이 협력만 해도 충분히 파훼할 수 있는 수준이야.’
그런데, 왜 이렇게 많은 이가 죽었을까?
주검으로 변한 이 중 일류 고수의 숫자도 적지 않았다.
특히 사인을 보면, 더욱 의문스러웠다.
희생자들의 무공 수준을 봤을 때 당연히 피하고도 남을 함정에 당했다.
‘무언가 이유가 있어.’
이윽고, 장삼의 이상 행동을 보고 원인을 알게 되었다.
“미혼독이라면?”
“환각을 보게 하는 독이에요. 사용하기에 따라 몸의 오감(五感)을 혼란하게 할 수도 있어요.”
장삼의 몸을 살폈다.
독에 당한 흔적은 없었다.
위지천의 추측이 틀린 게 아니라, 원체 극미량이어서 몸에 흔적이 남지 않은 거다.
‘잠깐 감각이 흔들리는 정도의 양이었으니까.’
미혼독이라고 하기도 민망한 수준이었지만, 실전, 특히 이런 기관 돌파 중에는 치명적이었다.
‘이건 검존의 시험이 아니야. 누군가 몰래 수작을 부렸어. 일부러 참사를 일으키려고.’
하나의 후보가 자연스레 떠올랐다.
혈교.
근거? 없다.
‘강호에 이유 모를 혈사가 일어나면, 대충 혈교를 범인으로 찍으면 절반은 맞는다고 하니까.’
물론, 혈교 측은 그런 편견이 억울하다는 입장이지만, 이번 일은 위지천의 짐작이 맞았다.
‘그런데 어떤 식으로 독을 살포한 거지?’
옆에서 단여가 간단히 답을 말하였다.
“이게 독이면, 저 앞에 독을 뿌린 범인이 있겠네요.”
“단여 사매?”
“뒤에서 따라오는 사람이 중독되게 앞에서 뿌리면서 간 것 아니에요? 동굴 속 바람 방향도 뒤에서 따라오는 쪽으로 흐르고 있잖아요.”
그럴싸한 추측이었다.
무리가 뭉쳐서 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으니, 앞에 선 이가 허공에 독을 뿌리면서 가면, 뒤에 있는 이들은 계속해서 중독될 수밖에 없다.
“허공에서 사라지는 비산독(飛散毒)일 테니, 지금 우리가 있는 뒤쪽은 독이 희박한 것도 설명이 되고요.”
“단여 사매가 독에 대해서도 이렇게 잘 아는지는 몰랐네요.”
“의, 의원으로서 기본 지식이거든요? 제가 따로 이런 종류의 독을 하독해본 경험이 있는 건 아니에요! 오라버니들이 기분 나쁘게 한다고 몰래 독을 쓰거나 하지는 않았어요! 정말로!”
위지천은 단여가 화중의가에서 자신을 구박하던 형제들에게 독을 하독해본 적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나도 단여 사매를 기분 나쁘게 하면, 독 공격을 당할 수 있는 건가.’
어쨌든, 위지천은 다시 고민했다.
“이상하네요. 앞에서 독을 살포하면서 갔다면, 주변에서 그걸 눈치채지 못할 리가 없었을 텐데.”
아무리 극미량씩 몰래 뿌렸다고 해도 한두 번이다.
참사 흔적을 보면, 계속해서 독을 뿌리고 간 게 분명하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
순간, 한 가지 생각이 번뜩 떠올랐다.
있었다!
이런 일이 가능한 인물이!
“장삼 대협, 혈교가 나타났다고 앞에 소리쳐 주세요.”
“소리… 말입니까?”
“네, 이 정도 왔으면 충분히 선두 무리와 가까워졌을 테니, 들릴 거예요.”
-혈교가 나타났다!
-혈교가 나타났…!!
-나타났…!!
좁은 동굴의 특성상 메아리가 거세게 울렸다.
잠시 후, 저 앞에서 이런 메아리가 들려왔다.
-뭐? 누가 나타났다고?
-혈교의 마인들이 나타났대!!
-혈교의 마두가!!
-마교와 혈교가 손을 잡고 마두 무리들이!!!
메아리가 여기저기 혼란스럽게 울리며 실시간으로 와전되었고, 가만히 기다리고 있자 저 앞에서 기척이 나타났다.
화산, 종남, 개방의 고수들이 온 거다!
진짜 혈교가 출현했다면 무덤 탐사가 문제가 아니니까.
“너희는?”
선두에 선 삼십 대의 남자가 의아한 듯 물었다.
혈교가 아니라, 이상한 조합의 네 명이었으니까.
“아, 이 홍개가 말씀드리겠습니다, 현운 도장. 저 소년은 남양의선검이라 불리는 위지천 소의원이며, 저 옆에 있는 중년인은 남양남패 장삼 대협입니다. 흉악한 인상과 다르게 흑도인치고 드물게 협의심을 가진 대협이지요. 나머지는 의선의가의 제자들입니다.”
“남양의선검? 청송아, 네가 얼마 전 은혜를 입은 의원이 맞느냐?”
“네, 사숙. 저 소년이 이 모자란 사질의 목숨을 구해준 의원이 맞습니다.”
현운을 비롯한 화산, 종남 무리의 시선이 부드러워졌다.
“화산의 매화검수 현운이라고 하네. 사질의 목숨을 구해주어서 고맙네.”
“아닙니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입니다.”
“눈에 현기가 가득한 것을 보니, 의선의가의 대단함을 알겠군. 제대로 감사의 인사를 드려야겠지만, 상황이 이러니 이해 부탁하네. 혈교가 나타났다니 무슨 말인가?”
“이곳 무덤에 미혼독이 뿌려져 있음은 알고 있습니까?”
“알고 있네. 무량수불. 안타깝게도 미혼독 때문에 수많은 동도가 목숨을 잃었지. 검존은 어찌 이런 사악한 수작을 부린 것인지.”
“미혼독은 검존이 파놓은 함정이 아닙니다.”
“무슨 말인가?”
“도장께서는 이곳 무덤에서 독이 살포되는 장치를 본 적이 있습니까?”
“그건… 없네. 은밀히 숨겨져 있는 것 아닌가?”
“검존은 일평생 독이라고는 손에 건드려본 적도 없는 검치입니다. 그런데, 미혼독 같은 치졸한 수작을 쓴다는 게 이상하지 않습니까?”
“그렇긴 하지만, 누가 독을 살포했다는 말인가? 독을 살포한 흉수가 있다면, 우리가 눈치채지 못했을 리가 없네.”
“이곳에 한 명 있습니다. 누구의 의심도 사지 않고 독을 살포할 수 있는 인물이.”
“…무슨?”
위지천은 시선을 돌렸다.
화산, 종남, 개방의 고수들과 동행 중인.
무의원이었다.
참고로, 처음에 두 명의 무의원이 무덤에 진입했는데, 한 명은 입구 근처에서 죽고, 저기 한 명만 살아남아 있었다.
“저 무의원이 독을 살포한 흉수입니다.”
“!!”
그렇다.
무의원은 아무런 의심 없이 독을 살포할 수 있었다.
환자를 치료하는 척 약을 다루면서 독을 뿌리면 되니까.
‘두 명의 무의원 중 한 명은 진짜고, 한 명은 위장한 가짜였겠지. 진짜가 눈치채기 전에 무덤 입구에서 먼저 죽게 만든 거고.’
다들 황당한 반응이었다.
갑자기 성(星)급 의가의 의원을 흉수로 지목했으니까.
무의원이 헛웃음을 흘렸다.
“우습군. 고작 향급 의원 나부랭이 따위가.”
“청양(淸揚), 탁음(濁音), 지기(地氣), 천기(天氣)가 상행(常行)한다는 게 무슨 뜻이지? 고명한 성급 의원이니 이 정도야 당연히 알겠지?”
무의원은 꿀 먹은 벙어리가 되었다.
“나는 외상 전문이라….”
“결분(缺盆)의 관통상 시 수양명대장경(手陽明大腸經)을 어떻게 조처해야지?”
“그건… 우리 섬서의가의 비전이라 외인에게 말해줄 수 없다.”
“그러면, 왜 아까 결분이 상한 환자를 그런 식으로 처치했지? 천정(天井)과 거골혈(巨骨穴)을 짚었던데. 이게 섬서의가의 비전인가?”
옆에서 단여도 한마디 했다.
“우와. 사람 잡으려고 환장했나. 결분 부상 환자에게 천정과 거골혈을 짚어? 저거 내 밑의 사제였으면 손가락 부러뜨렸다. 아섭 사제?”
“대, 대사형과 사저의 말이 맞습니다!”
장내가 싸하게 굳었다.
화산, 종남, 개방의 인물들이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른 무의원을 바라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