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enius Youngest Son of the Righteous Sun Family RAW novel - Chapter (43)
의선명가 천재막내 44화(44/138)
제44화
화산, 종남, 개방 인물들의 눈에 의심이 차올랐다.
확실히 지금껏 동행해봤던 다른 무의원들과 비교해 실력이 떨어지는 것처럼 보였지만, 의술에 문외한이라 트집을 잡지 못했는데.
“이렇게 떠들 것 없이, 한번 의낭(醫囊)의 내용물을 확인해보면 되지 않을까요? 무슨 약이 들었는지.”
“위지천 소의원의 말에 저도 동의합니다.”
“크흠, 이 홍개도 찬성입니다.”
청송과 홍개가 위지천을 두둔했고, 화산 무리와 종남 무리의 대표 현운과 장명이 고개를 끄덕이려는 순간.
“이 건방진 어린놈! 감히 다 된 밥에 재를 떨어뜨리려 하다니! 혈교 천세!!”
“위지천 소의원!!”
무의원, 아니, 혈교 놈이 위지천에게 번개처럼 달려들며 검을 날렸다.
화산, 종남의 제자들이 놀라 막으려 했지만, 혈교 놈이 더 빨랐다.
그런데.
슬쩍.
위지천이 발을 움직여 보법을 펼쳤다.
간단한 움직임.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
후웅!
“어?”
혈교 놈의 검이 허무하게 허공을 갈랐다.
모두 눈을 크게 떴다.
말도 안 되는 일이 펼쳐진 거다.
‘우연인가?’
아니, 우연이 아니다.
“이놈!!”
혈교 놈이 이를 악물고 다시 검을 휘둘렀다.
뒤의 화산, 종남, 개방은 무시하고 어떻게든 위지천이라도 죽이고 따라가겠다는 의지였지만.
후웅!
다시 시원한 헛휘두름.
결국, 놈은 사로잡혔고, 곧바로 독단을 깨물고 자결했다.
그렇게 사태가 마무리되자 장내의 모두 위지천을 경악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남양의 의선의가라고 했나? 얼핏 들은 적이 있는 것 같다. 과거의 천하제일의가라고 했던가? 잠룡(潛龍)이 자라고 있었구나. 청송 저 아이에게 이야기 들었을 때만 해도 반신반의했거늘.’
남양의선검(南陽醫仙劍).
서안에서 위지천이 혈교의 사자를 베고 얻은 별호다.
하지만, 그 별호를 진지하게 받아들인 사람은 별로 없다.
남양 의선의가의 검이란 뜻이었지만, 너무 거창하지 않은가? 별호에 신선(仙)이 들어가다니!
원래 남양같이 동네명이 붙은 별호는 과장되게 짓는 경우가 많았다.
장삼이 고작 남양의 남쪽 거리 하나 평정하고 남양남패란 별호를 얻은 것처럼.
그런데.
‘방금 움직임은 저런 어린 소년이 보여줄 수 있는 게 아니야.’
그저 몇 걸음의 보법이었지만, 깜짝 놀랄 만큼 깊은 이치가 깃들어 있었다.
화산의 제자들에게 보여주고 싶을 정도로.
저 어린 소년이 보법의 이치를 깨달았을 리가 없으니, 본능적으로 저런 움직임을 보인 것이리라.
천상 무재(武才)였다. 그것도 기재가 수두룩한 화산에서도 보기 힘든.
화산의 매화검수 현운이 감탄의 말을 꺼내려는 순간, 옆에 있던 이가 선수 쳤다.
“대단하군. 난 종남십팔수 장명이라고 하네. 나 장명의 눈을 트이게 할 정도의 무재라니. 우리 종남의 제자가 되는 건 어떻겠나?”
아니, 다짜고짜?
화산의 현운이 인상을 찌푸렸다.
손을 잡긴 했지만, 원래 화산과 종남은 서로 사이가 안 좋았다.
“그게 무슨 소리요? 저 소의원이 왜 종남의 제자가 된단 말이오? 우리 화산이 있는데.”
“흥, 화산은 이미 기회를 잃은 것 아닌가? 지난번 서안에서 속가 제자를 제안했다가 차였다면서? 저런 무재에게 속가 제자라니. 우습지도 않지.”
“무슨! 우리 화산 본산의 문은 활짝 열려 있네. 항렬도 뛰어넘어 곧바로 장문 대사형의 제자가 될 수 있게 하겠네!”
“우리 종남은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네! 뭘 상상하든 그 이상을 지원받게 될 거네!”
“그래봤자 종남 말코이지. 화산제일검이 되는 상상을 해보게. 종남제일검보다 화산제일검 아니겠나?”
“지금 뭐라고 했냐? 화산 신발 같은 놈아.”
현운과 장명이 옥신각신하였고, 옆에서 홍개가 헛기침을 하였다.
“그런 이야기는 나중에 따로 하고, 일단, 위지 소의원에게 받은 은혜에 감사를 표하는 게 먼저가 아닐까 싶습니다만.”
현운과 장명은 아차, 했다.
위지천의 무재에 홀려 이성을 잃어버렸다.
“추태를 보였군. 소의원이 아니었다면 저 혈교 놈의 수작에 계속 놀아날 뻔했네. 이 화산이 소의원에게 또다시 큰 도움을 받았군. 다시 감사의 말을 표하네.”
“종남도 마찬가지네. 정말 고맙네.”
“과찬입니다. 의원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입니다.”
위지천의 겸손한 답에 현운과 장명은 다시금 감탄하였다.
그들이 무인이다 보니 무재에 정신이 팔렸지만, 이 소년의 빼어난 점은 무재만이 아니었다.
단번에 혈교의 수작을 알아차리는 의술 실력에, 척 봐도 빼어난 인성.
둘의 마음에 다시 욕심이 차올랐다.
“크흠, 우리 화산 내의당에 자리가 있는데… 소의원이 우리 화산의 내의당을 맡는 걸로 해서 우리 화산의 본산 제자이면서, 의선의가의 제자를 같이 하는 건?”
“우리 종남에도 자리 있다!!”
두 이름 높은 도사가 다시 옥신각신하는 모습을 보며 장삼은 한탄했다.
‘강호의 미래가 암울하구나. 구파일방의 명숙이란 작자들조차 저 악마 놈에게 저토록 놀아나다니.’
위지천은 어색하게 웃으며 화제를 돌렸다.
“일단, 다친 부상자들 먼저 치료하겠습니다. 안내해주실 수 있겠습니까?”
미혼독에 당한 희생자가 많았다.
이미 죽은 이들은 어쩔 수 없고, 부상자들을 치료하기 시작했다.
“단여 사매?”
“알아요. 아섭 사제, 가요!”
“네, 사저!!”
위지천은 단여, 아섭과 함께 부상자 처치를 시작했고, 무림인들은 놀라 그런 셋을 바라보았다.
‘어린 의원들이 솜씨가 대단하구나.’
‘우리 문파를 전담하는 주치의원보다 더 뛰어난 실력인데?’
‘의선의가의 실력이 저 정도였다고?’
의아한 이야기.
위지천은 물론이고, 단여, 아섭 또한 이제 햇병아리 견습 의생일 뿐인데, 저런 극찬이라니?
이유가 있었다.
‘중상자 처치는 우리 의선의가의 주력 분야 중 하나라고.’
세상에서 죽고 다치는 이는 무림인뿐만이 아니다.
힘없고 가난한 이들은 이런저런 위험에 많이 노출되었고, 의선의가는 수많은 부상자를 치료해왔다.
‘물론, 외상을 전문적으로 치료하는 ‘의도술(醫刀術)’은 무림인을 전문으로 진료하는 의가 의원들의 실력이 우리보다 뛰어나겠지만, 지금 이곳은 의도술을 제대로 펼칠 수 있는 환경이 아니야.’
의도술.
중원의 의학의 원리는 음양오행을 기반으로 몸의 불균형을 회복해주는 거다.
단, 외상은 의원들의 난제였다.
배에 칼을 맞아 장이 갈라져 똥물이 새고 있는데, 음양오행의 원리로 몸의 불균형을 회복할 수 있을까?
과거에는 최대한 회복을 돕는 약재를 써서 몸이 균형을 찾을 수 있도록 조치한 후, 이후에는 하늘에 맡겼다.
당연하지만, 수많은 부상자가 회복하지 못하고 죽었다.
진인사대천명이라,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여겼지만, 시대가 달라졌다.
의가의 주 고객은 무림인이 되었고, 무림인은 부상에서 자신들을 살려줄 의술을 원했다.
그래서 탄생한 게, 외상을 전문적으로 치료하는 의술, 의도술(醫刀術)이었다.
의도술이라고 부르는 건, 치료에 칼을 쓰기 때문이다.
‘관우 어깨의 독을 칼로 긁어낸 화타의 의술에 창안한 치료술이니까.’
의도술의 기본 개념은 이러하다.
외상으로 몸의 균형이 급격히 깨지면 회복에 한계가 있으니, 칼(刀)로 과도한 사기(邪氣)를 잘라내 환자가 회복할 상황을 만들어 준다는 거다.
장이 칼에 관통되어 썩었다?
기존에는 약을 쓰면서 회복을 기다렸다.
의도술은 썩은 장을 잘라낸 후 이후에 약을 써서 회복하게 하는 거다.
‘위지강 형님이 의도술은 전문인데.’
위지천, 단여, 아섭은 이제 햇병아리로, 의도술은 언감생심 무리였다.
물론, 위지천의 경우, 화경의 극에 달했던 경험 덕에 의도술을 익히는 것도 남들보다 훨씬 유리하겠지만, 아직은 무리였다.
그런데, 사람들이 왜 감탄하는가?
‘의도술은 마비약, 독기(毒氣)를 없앨 정화산(淨化産) 등 치료 준비가 완벽히 된 의가 안에서나 할 수 있는 거고, 이런 환경에서는 긴급 의술이 훨씬 중요해.’
“이, 이 환자는 복부 자상이 너무 심한데, 어떻게?”
“흠, 아섭 사제? 제가 뭐라고 했죠?”
“헉! 사매, 죄송합니다! 지혈만 해도 충분하다고 했습니다!”
“그래요. 달밤에 제 밑으로 단체 집합하기 싫으면 정신 차려요. 우리의 역할은 부상자들을 완전히 치료하는 게 아니에요. 긴급 처치로 버틸 수 있게만 해주어도 충분해요.”
제대로 된 치료는 의가로 이송된 후 시행할 거다.
현장에서는 긴급 처치만 해줘도 생존율은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간다.
이러한 긴급 처치는 이들의 전문이었다. 의선의가에 몰려드는 환자들에게 최초로 긴급 처치를 하는 게 이들 새내기 의생의 역할이었기 때문이다.
‘대단하구나. 냉철히 필요한 처치만 하고 있어.’
‘상황 판단을 못 하고 무리한 치료를 한답시고 시간을 끌었다면, 희생자만 늘어났을 텐데.’
무림인들의 감탄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부상자 처치가 끝나고, 다시 기관 앞을 나아간 후였다.
“관이다!! 관 위에 검존의 반검(半劍)이 있어!”
다들 기쁨의 함성을 질렀다.
화산, 종남, 개방의 인물들도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고맙네. 위지천 소의원 덕에 무사히 올 수 있었네. 혈교의 수작을 재빨리 알아차린 덕에 피해가 이 정도로 그쳤지, 아니었다면 놈들이 계속 어떤 수작을 부렸을지.”
“화산은 비키시오. 위지천 소의원에게 꼭 감사의 사례를 하고 싶으니. 종남에 와줄 수 있겠나?”
“종남 말고 우리 화산으로 오게. 화산의 정취가 끝내준다네.”
“정취가 아니라, 지랄맞은 거겠지. 강호에서 가장 지랄맞은 다섯 개의 산(五岳) 중 하나가 화산이거늘.”
다시 파지직 시비가 붙으려는 순간.
위지천이 손을 들었다.
“잠깐, 기다려 주십시오.”
“왜 그러나?”
“무언가 이상합니다.”
“흠?”
다들 고개를 갸웃했다.
기관의 최종 종착지이니 혹시나 함정이 있는지야 다 확인했지만, 특별한 위험은 보이지 않았다.
‘보이는 게 다가 아니야.’
위지천은 이전 삶 들었던 정보를 떠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