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enius Youngest Son of the Righteous Sun Family RAW novel - Chapter (61)
의선명가 천재막내 62화(62/138)
제62화
위지무의 발언에 장내가 싸하게 굳었다.
누군가가 멍하니 물었다.
“…그게 무슨 말이오, 형장?”
“아차차! 내가 무슨 망발을! 그냥 조카랑 한 잡담이니, 신경 쓰지 마시오!”
위지무는 다시 목소리를 낮추어 떠들었다.
물론, 이번에도 다 들리게.
“십봉(十峰)! 빙학(氷鶴)! 어르신이 감탄해 마지않은 천재인 네 생각에는 어떠냐? 내 말이 맞지 않느냐? 상현의가 놈들은 아예 의공의 기본도 모르는 것 같으니 언급할 가치도 없고, 백선의가는… 에잉.”
“…….”
“배울 거면 제대로 배워갈 것이지. 아니면, 잘 모르겠으면 종가인 우리한테 물어보기라도 하든지.”
…어둠의 흑상 위지무.
역시 보통 간담이 아니었다.
장내의 모두가 뚫어지라 쏘아보고 있는데, 태평한 것을 보면 말이다.
‘저 대머리가 뭐라는 거야?’
‘상현의가는 그렇다고 쳐도 백선의가의 장로도 치료하기 어려워하는데 지금 뭐라고? 종가(宗家)? 그게 언제 적 이야기라고?’
물론 위지무도 대책 없이 이러는 건 아니었다.
일단, 위지무는 가문의 보배인 위지천을 믿었다.
위지천이 방법이 있다고 했으니, 어떻게든 해낼 거다.
만약, 치료를 실패하면?
그래도 밑질 건 없었다.
“천아, 네가 처음부터 치료했으면 좋았을 텐데, 이미 앞에 두 놈이 잘못 손을 건드려 놓아서 쉽지는 않겠구나. 에잉, 실력이 없으면 손을 대지나 말 것이지.”
앞의 두 사람의 책임으로 떠넘길 밑밥까지!
‘정말.’
“숙부.”
“…크흠, 내가 조금 과했느냐? 괜히 흥이 나서.”
이번 건 위지천에게만 들리는 소리다.
위지천도 위지무에게만 들리게 속삭였다.
“아니요. 잘하셨어요. 판을 깔아 주셨으니, 이젠 제가 마무리할게요.”
위지천은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좌중을 향해 포권했다.
“소란을 끼쳐 죄송합니다. 숙부께서 환자를 안타까워하는 마음에 살짝 격앙되셨던 것 같습니다.”
“소협은 무당파의 도사를 치료할 수 있다는 말이오?”
“으음.”
위지천은 잠시 입을 다물었다.
말하기 곤란하다는 듯이.
이 자리에 모인 이들은 모두 의업계의 관계자들.
오늘 있었던 일을 신이 나서 소문낼 이들이니, 최대한 좋은 인상을 남기려는 거다.
“우리 의선의가의 비법 중 시도해볼 만한 방법이 있습니다만, 이 자리에 이렇게 선배님들이 많은데, 어찌 말학인 제가 함부로 나서겠습니까?”
장내가 웅성거렸다.
의원이라기보다는 사기꾼에 가까운 관상의 위지무와 다르게 위지천은 누가 봐도 참된 의원의 상이었다.
장삼이 들으면 또 ‘그놈의 관상!’ 하며 속 터져 할 이야기지만, 위지천은 도저히 허튼 말을 할 인물로 보이지 않았다.
“소협, 정말로 치료 가능한 겁니까?”
“네, 조현 소저.”
“그러면 지금 뭐 하고 계십니까?! 환자 숨이 넘어갈 판인데!”
조현이 덥석 위지천의 손을 잡고 단상 위로 끌고 갔다.
“사숙조, 이 소협이 치료할 수 있다고 합니다.”
“뭐? 무슨?”
조대진이 인상을 와락 찌푸렸다.
무당파 도사의 병세는 이미 그의 손을 떠났다.
하지만, 그렇다고 대문파의 어르신 된 처지로 어찌 저런 아해에게 치료를 맡기겠는가?!
차라리 환자와 같이 죽으면 죽었지, 그럴 수는….
“이 제자, 사숙조께서 최선을 다하신 것 압니다! 최선을 다하였지만, 결과가 좋지 않음은 천명(天命)에 의한 것이니 하늘에 우러러 거리낄 게 없다고 배웠습니다! 그러니 부끄러워하지 마시옵소서!”
“크어어억! 조현!!!”
왈칵!
조대진이 왈칵 피를 토하며 쓰러졌다.
의공 치료 중 분노하여 내상을 입은 거다.
‘어, 음. 무당파 도사나 치료하자.’
일단, 위지천은 무릎 꿇어 송인과 눈을 마주쳤다.
“송인 도장, 의선의가의 제자 위지천이라고 합니다. 제가 도장을 치료해도 되겠습니까?”
평소라면 ‘의선의가? 어딜 감히 듣지도 보지도 못한 의가의 의원이!’라며 화를 냈을 송인이다.
하지만, 그런 걸 따질 정신이 없었다.
그저 보이는 건 위지천의 맑디맑은 눈동자.
‘참으로 현기가 가득한 눈이구나. 세상에 어찌 저런 도기(道器)가?’
혼미한 와중에도 송인은 감탄했다.
송인이 위지천을 처음 만났을 때, ‘저런 인물이야 무당에도 많다!’라며 무시했다.
무당이 최고라는 자존심 때문에 스스로를 속인 거짓말이었다.
저렇게나 맑고 맑아 보는 이를 도리어 부끄럽게 만들 정도의 현기를 지닌 이가 무당의 제자 중 누가 있다는 말인가?!
‘부끄럽구나.’
…자신을 이런 꼴로 만든 진짜 범인이 누구인지 알면, 내상 따위가 아닌 완벽한 주화입마에 빠질 생각을 한 송인은 간절한 음성으로 말했다.
“…부탁하네.”
“네, 곧바로 치료를 시작할 테니, 저도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위지천은 송인의 정면에 가부좌를 틀고 앉았다.
다들 그 모습에 의아한 얼굴을 했다.
“뒤가 아니라, 정면에?”
“저러면 기의 인도가 더 어렵지 않은가?”
원래 내상 치료를 할 때는 등 뒤에서 혈맥에 접근하는 게 일반적이다.
그게 기의 인도에 쉽기 때문이다.
“허어! 천아, ‘그 비법’을 쓰려는 거냐?! 저게 바로 우리 대(大)의선의가의 치료이외다! 쉽게 오는 기회가 아니니, 다들 잘 보시오!”
사실 위지무도 위지천이 왜 저런 자세를 취한 것인지는 모른다.
그냥 ‘우리 천이가 어련히 다 생각이 있겠지~’ 하는 믿음으로 지르고 보는 거다.
‘하여튼 숙부.’
위지천은 웃음을 삼키고는 단전 인근 석문혈(石門穴)에 손을 가져다 댔다.
이제 집중할 때다.
‘원래 등 쪽에서 접근하는 건, 그쪽 혈맥이 기의 인도에 용이하기 때문이지만, 지금은 다른 게 더 중요해.’
위지천은 송인의 단전을 바라보았다.
무허단의 기운이 요동치고 있었다.
‘내가 준 조풍산(條風産)과 상승 작용을 일으킨 탓이야.’
내상을 가라앉히는 약은 기전이 몇 가지로 나누어진다.
위지천이 송인에게 준 조풍산은 약기운이 복용자의 단전과 혈맥을 보호하는 식으로 급한 위기를 넘기게 해준다. 의원들 사이에서는 이런 내상 치료제를 흔히 보호단(保護丹)이라고도 한다.
무허단은 방식이 다르다.
해로운 기운을 흡수해 정화하는 방식이다.
천(天)급 천봉의가가 심혈을 기울여 만든 영단이기에 가능한 신묘한 공능.
단, 하나 문제가 있었다.
‘몇몇 약과 함께 복용하면 잘못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어.’
사실 이건 어떤 약이든 다 마찬가지이긴 했다. 그래서, 환자에게 약을 처방할 때는 기존에 어떤 약을 복용했는지 면밀하게 살펴야만 했다.
조풍산이 그중 하나였다.
조풍산은 무허단의 약효를 증진시키는 상승 작용을 일으킬 수 있었다.
약효가 강해진다고 좋은 게 아니다.
뭐든지 딱 적당해야지 좋은 법이니까.
의공 치료를 위한 의원의 기운도 해로운 기운으로 인식하고 정화하려고 들어 사달을 일으키게 되는 거다.
‘물론, 이것도 해결책이 없는 건 아니지만.’
무허단을 복용해야 할 정도의 심각한 내상이면, 이미 내상 치료제를 여러 개 복용한 상황일 가능성이 높다.
조풍산은 쉽게 구할 수 있는 내상 치료제이니, 조풍산 또한 복용한 상태일 가능성이 높다.
그런 경우 천봉의가에서는 무허단 사용을 포기하나?
아니, 그냥 쓴다.
방법이 있으니까.
‘의공으로 무허단의 폭주를 잠재우면 돼. 승화(昇華)의 방식으로.’
의공은 단순히 내상 치료만 하는 기법이 아니다.
무수히 많은 치료에 응용된다.
그중 약의 부작용을 달래는 것도 있었다.
약의 기운이 폭주할 때 쓰는 방식이 승화(昇化)였다.
‘쉽게 말해 의공으로 약의 기운을 소진하게 하는 거야.’
어떻게?
위지천은 기를 움직였다.
무허단이 깃든 단전의 근처로.
화악! 흡인력이 발현되려고 할 때 위지천의 기가 단전에서 벗어나 다른 방향으로 향했다.
위지천은 비슷한 행동을 몇 번이나 반복했다.
무허단의 흡인력에 잡힐락 말락 하게.
즉, 흉포한 짐승의 기운을 빼듯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극도로 정교한 기의 운용력이 필요했으니까.
‘왕일이나, 조대진이 기공 치료에 능숙했다면, 나처럼 할 수 있었겠지.’
왕일은 몰라도, 조대진은 사실 무능한 의원은 아니다.
아무렴 천(天)급 의가의 장로가 무능할까.
다만, 전문 분야가 달랐다.
의술은 최근 기백 년간 비약적인 발전을 하였다.
그 말은 의원이 익혀야 할 의술의 지식도 방대해졌다는 뜻이다.
자연스레 의원마다 전문 분야가 생겼고, 의양진인이란 의명에서 알 수 있듯이 조대진은 양생(養生) 전문이다.
‘의공에 특화한 의원이었다면, 나처럼 치료를 시도했을 거야.’
위지천은 무려 화경의 극에 달했던 절대 고수.
기의 운용력 측면에서는 어떤 의공 전문 의원보다 뛰어났다.
마치 희롱하듯 무허단을 농락했고, 이윽고 무허단의 흡인력이 잠잠해지기 시작했고.
‘지금이야!’
무허단은 단순히 침범한 사기만 흡수해 정화하는 약이 아니다.
이후 압도적인 영약의 기운으로 단전과 혈맥의 상처를 회복하게 한다.
이 과정에서 복용자는 커다란 내공을 얻게 된다.
문제는 여러 차례 내상을 반복해 입은 탓에 송인의 단전과 혈맥 상태가 무척이나 안 좋다는 것이지만.
‘오히려 더 큰 기연이 될 거야. 더욱 강하게 거듭나게 될 테니까. 모두 내 덕분이니, 감사해도 된다고?’
“송인 도장, 이제 제 인도에 잘 따라와 주셔야 합니다.”
위지천은 의선기공, 아니, 천선신공을 이용해 무허단의 기운을 이끌었다.
천선신공은 원래 의공이다.
그것도 너무 뛰어나다는 이유로 폐기되었던.
화경의 극에 달했던 기의 운용력과 천하제일의 의공이 합쳐지니 거칠 게 없었다.
상처 입은 혈맥과 단전이 회복되기 시작했다.
송인의 안색에 혈색이 돌았다.
고비를 넘긴 거다!
그뿐이 아니다.
단전과 혈맥의 상태도 이전과 비교할 수 없게 강해지리라.
‘초절정은 강기공의 경지이니, 초절정에 오르는 데 커다란 도움이 될 거야.’
눈앞에서 남이 기연을 얻는 걸 보니, 살짝 배가 아프긴 했지만, 송인도 위지천의 수작에 휩쓸려 고생했으니, 이 정도 기연은 얻을 자격이 있으리라.
그런데, 그때 뜻밖의 일이 일어났다.
‘무허단의 기운이 왜 나에게?’
위지천은 살짝 당황했다.
갑자기 기운 일부가 위지천에게 향했다.
‘무허단의 영기(靈氣)가 내 활생심공에 반응하는 건가?’
-극순(極純)의 기운은 영기를 이끄는 법이니.
활생심공의 구절 중 하나였다.
무슨 뜻인지 의아했는데, 설마 이런 공능이 있었다니.
“송인 도장, 무허단의 기운이 너무 강해 일부 기운을 제 쪽으로 도인해 외부로 배출해야 할 것 같습니다.”
‘조금 나누어 가져도 괜찮겠지. 어차피 내가 준 기연이니, 내 지분도 있는 것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