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enius Youngest Son of the Righteous Sun Family RAW novel - Chapter (65)
의선명가 천재막내 66화(66/138)
제66화
호북 일성의가 의원들의 치료보다 위지천의 치료가 더 낫다니?
놀라운 이야기.
‘…그건 아닐 것 같은데.’
위지천은 머리를 긁적였다.
물론, 기를 다루는 솜씨 자체는 위지천을 따라올 자가 없을 거다.
최소 화경급 고수는 되어야 견줄 수 있지 않을까?
하지만, 기공 치료는 단순히 기를 다루는 솜씨 말고도 다른 의술적 요소가 작용한다. 햇병아리인 위지천으로서는 아직 따라잡기 어려운.
그럼에도 송인이 이렇게 평하는 것은,
‘이 아저씨 성격이 예민해서 괜히 그렇게 느끼는 것 같은데?’
딱 보면 알 수 있듯이 송인은 딱히 성격이 좋은 인물이 아니다.
성품이 악하다는 게 아니다.
송인은 선(善)과 악(惡)을 나누면, 명백히 선 쪽에 서 있는 인물이다.
단, 오만하고 깐깐해 주변을 불편하게 하는 성격이다.
이런 이들은 매사 불만족하며, 의원들의 치료에도 트집을 찾아 불평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에 이런 성격은 한번 마음을 주면, 계속 신뢰하는 경우가 많아.’
그러니, 구태여 위지천을 찾아온 것이리라.
어쨌든 좋은 기회였다.
“안쪽으로 오십시오. 제가 상태를 봐 드리겠습니다.”
치료 자체는 어려울 게 없었다.
이미 대부분 회복했고, 자잘하게 남은 후유증을 다스리는 단계였으니까.
“일월혈(日月穴) 쪽이 불편하실 것 같은데, 맞습니까?”
“맞네! 역시 소의원이군! 에잉, 호북의가 놈들은 이런 것도 못 찾고!”
“아마 기경팔맥(奇經八脈) 쪽과 떨어진 족소양담경(足少陽膽經) 쪽이라 소홀했던 것 같습니다. 치명적인 혈은 아니니까요. 다만, 방치하면 보법을 펼치는 데 불편할 수 있으니, 치료토록 하겠습니다. 송인 도장 정도의 고수이면, 미세한 불편이 큰 영향을 줄 수도 있으니까요.”
은근히 호북 일성의가를 깎아내리면서, 자신의 치료 효과를 강조하고, 송인도 기분 좋게 하는 내용.
그야말로 고단수 화법이라고 할 수 있었다.
참고로, 이런 화법은 위지선이 가르쳐준 거다.
-천아, 환자를 볼 때 제일 중요한 게 무엇인지 아냐?
-의술 실력 아닌가요? 아니면 환자를 위하는 마음?
-그건 의서에 쓰여 있는 고리타분한 이야기일 뿐이다. 의원에게 제일 중요한 건 화법이다.
-…화법 말인가요?
-그래, 너도 이제 어엿한 의원이니 슬슬 알 때가 되었지. 우리 의선의가의 비기, ‘천선풍둔구술(天仙風遁口術)’을.
하늘의 신선이 바람처럼 주둥이를 놀린다는 의미의 이름이었다.
-…….
-어허! 그게 무슨 눈빛이냐?! 같은 치료를 해도 의원이 어떤 식으로 말하냐에 따라 환자의 반응은 천차만별로 달라지는 것을!
결국, 종합해보면, 자신의 치료를 치켜세우고, 다른 의원의 치료는 깎아내리고, 환자를 기분 좋게 만들라는 거다.
-뭐? 왜? 다른 의원들은 안 이러는 줄 아느냐?! 강이 저놈도 저 도도 차가운 얼굴로 얼마나 환자를 잘 구슬리는지 아냐?
이게 맞나?
싶었지만, 위지천은 착실히 아버지의 가르침에 따랐다.
활생심공을 연마한 덕에 보는 것만으로도 상대방에게 신뢰를 주는 위지천이 이빨을 터니, 효과는 최고였다.
“고맙네. 이 무당의 송인, 소의원께 또다시 은혜를 입었네! 앞으로 자주 찾아오겠네!”
송인은 치료에 대만족해 환한 얼굴로 떠났다.
남존무당의 도사답게 통 큰 치료비를 냈음은 물론, 송인의 방문은 커다란 도움을 주었는데, 대거 소문이 퍼진 거다.
-호북 일성의가도 치료 못 한 무당의 도사를 의선의가의 위지천이 치료하다!
-무당십이검 송인 도장, 위지천이야말로 최고 명의라고 감탄해!
원래 소문은 전달될수록 와전되는 법.
안 그래도 한창 뜨겁게 기세를 타던 의선의가의 활황에 더욱 기름을 부었다.
거기에 의선의가는 또 다른 경사를 맞았다.
“급보입니다요! 급보입니다요!!”
장복이 헐레벌떡 뛰어왔다.
“태화자(太話者)의 의협신보(醫俠新報)가 발간되었습니다요!”
태화자.
강호의 기인이다.
무려 십악(十惡)에 속하는 사파의 절대 고수.
단, 태화자는 악행을 저지르기보다는 기행에 집중했는데, 바로 강호의 온갖 곳을 들쑤신 후 신보(新報)를 발행하는 거다.
과거보다 어마어마하게 거대해진 의업계는 태화자의 관심 분야 중 하나.
태화자는 주기적으로 의업계의 동태를 조사해 의협신보(醫俠新報)를 발표했다.
‘신보에 실린 당사자들은 대체로 별로 안 좋아하지. 숨기고 싶은 내용까지 적나라하게 기재하니까.’
태화자가 신보에 좋은 내용을 기재하는 일은 별로 없었다.
주로 신랄하게 비판하고 고발하는 내용이었다.
태화자가 십악에 속하는 화경의 고수가 아니었다면, 원한을 품은 이들에게 진즉 암살당했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
다행히 이번에는 아니었다.
-최근 의협강호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의가, 의선의가!
-의선의가를 왜 주목해야 하는가?
-의협강호에 몸담은 이라면, 의선의가의 이름을 기억하는 이들이 많을 거다. 본 화자가 이미 진즉 몰락해 과거의 망령이 된 의선의가의 이름을 왜 꺼낸 것인지 다들 의아해할 거다.
-의선의가의 화려한 부활. 다시 전설이 시작되는가?
-그 중심에는 남양의선검, 남양소선이라고 불리는 위지천이 있다.
-의선의가의 다음 행보가….
“극찬이네요.”
“그래, 극찬이구나. 또 난리가 나겠어.”
“숙부께서는 안 좋으세요?”
“이놈아. 어딜 이 숙부를 떠보려고 하느냐? 이래 뵈어도 이 숙부가 흑시의 흑선(黑仙)이거늘. 이게 마냥 기뻐하기만 할 일이 아니란 건 안다.”
위지천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
태화자의 신보는 양날의 검이었다.
“너무 급하게 주목받았어. 뭐든지 급하면 탈이 나는 법인데.”
“그렇긴 하죠.”
환자가 늘어나는 것은 걱정할 게 없다.
기쁨의 비명을 지를 일이다.
정 여력이 안 되면, 외부 의원들이라도 영입하면 될 일이고.
문제는 다른 쪽이었다.
“이렇게 되면 분명 속이 시커먼 놈들이 꼬일 거다. 특히 우리 의선의가는 제대로 된 의검대(醫劍隊)가 없으니 만만하게 볼 거야.”
태화자도 지적한 내용이다.
의선의가의 활약과 성장은 괄목할 만하나, 아직 아쉬운 점이 여럿 있다고.
대표적인 게 의검대의 부재였다.
어느 정도 규모가 되는 의가면 의원과 환자들을 지킬 의검대가 필수였다.
‘그래서 장삼을 절정 고수로 만들어 남양의 흑도를 주름잡게 한 건데. 부족해. 내 예상보다 유명세가 더 심하게 퍼졌어.’
기존에 위지천이 생각한 속도대로라면, 남양 흑도의 거두가 된 장삼을 뒷배로 두는 것만으로도 누구도 섣불리 의선의가를 건드리지 못했을 거다.
최근 의선의가가 유명세를 떨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남양 인근에 국한되어 있으니까.
하지만, 태화자가 발표한 신보 때문에 상황이 달라졌다.
장삼 따위는 거들떠보지도 않을 존재들이 흑심을 품고 의선의가에 기웃거릴 가능성이 커졌다.
‘물론, 화산, 종남, 무당과 연을 맺은 게 있으니, 정 상황이 급하면 도움을 받을 수야 있겠지만.’
그들에게 도움을 청하는 건, 신중해야 했다.
강호에 공짜는 없다.
아무리 저들 문파가 위지천과 의선의가에 호의를 가지고 있다고 해도 그렇다.
“우리 가문에 강력한 고수라도 있으면 좋을 텐데. 상아가 무공의 천재이니, 집중해서 익혔으면, 지금쯤 오룡사봉(五龍四鳳)에 버금가는 고수가 되었을 텐데 말이다.”
위지천은 위지무가 아쉬워하는 게 위지상아가 아니라는 걸 눈치챘다.
“용이 형 때문에 그러세요?”
“!!”
위지무가 흠칫했다.
위지천이 꺼낸 이름, ‘위지용’ 때문이다.
“흥, 갑자기 무슨 헛소리냐. 이미 의절한 놈 따위.”
“…….”
“됐다! 생각도 하기 싫으니 그놈 이름 따위 다시는 꺼내지 말아라!”
‘그렇게 눈시울을 잔뜩 붉힌 채 화난 척해 봤자 설득력이 없잖아요.’
사실 의선의가의 최고 무재는 위지상아가 아니었다.
위지무의 아들인 위지용이 의선의가의 최고 무재였다. 구파일방의 최고 수준의 기재들과 비교해도 뒤처지지 않는 성취를 보였다.
위지용은 의선의가의 전직 의검대주이기도 했다. (위지용 말고 제대로 된 대원은 아무도 없었지만.)
그런데 왜 지금껏 아무도 언급한 적이 없었나?
위지무의 아들, ‘위지용’의 이야기는 의선의가에서 금기였기 때문이다.
위지무의 부인이 병으로 사망한 뒤 위지용은 아버지 위지무와 의절 후 의선의가를 떠났다.
“용이 형이 어디서 어떻게 지내는지 소식은 아세요?”
“모른다! 관심도 없다! 그 썩을 놈이 떠돌이 생활을 하며 어디서 어떻게 고생을 하고 있는지!”
‘아시는구나.’
위지천은 혹시 위지무가 흑상이 된 게 아들 위지용의 행방을 듣기 위해서가 아니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흑상들은 소식에 빠르니까.
물론, 위지무는 극렬 부정하겠지만.
‘음. 위지용, 그 짐승 새끼를 의선의가에 다시 데려오는 건 쉽지 않은데.’
가문의 사촌 형에게 짐승 새끼라니?
하지만, 그럴 만했다.
‘그 새끼는 의선의가가 멸문한 다음에도 눈 하나 꿈쩍하지 않은 놈이니까. 심지어 숙부의 사망 소식을 듣고도.’
이전 삶, 흉마가 된 이후 재회한 적이 있다.
당시 위지용은 강호에서 상당한 거물이 된 상태였다.
‘지금도 명성을 상당히 떨치고 있긴 하지. 어릴 적 무재가 어디 가지 않았으니.’
어느 정도냐면, 이곳 남양까지 종종 이름이 들려올 정도다.
다만, ‘위지용’이란 이름으로는 아니다. 위지용은 이미 의선의가의 성을 버린 지 오래이니까.
솔직히 위지천은 위지용과 엮이고 싶지 않았다.
이전 삶에 재회했을 때도 거의 죽기 직전까지 두드려 팼다.
위지용은 위지천과 재회한 자리에서 본인의 아비 위지무를 모욕했다.
하지만.
‘저렇게 숙부가 그리워하는 모습을 보니 모른 척하기도 그렇고.’
위지무는 아닌 척하지만, 당장에라도 눈물을 뚝뚝 떨어뜨릴 모양새였다.
아무리 불효자라도 부모에게는 소중한 자식. 아들 이야기가 나오니 더욱 그리운 마음이 드나 보다.
갈등하고 있을 때였다.
“도, 도, 도련님!! 크, 크, 큰일입니다!”
“왜 그러냐?”
“무, 무서운 손님이 왔습니다!!”
“무서운 손님?”
위지천은 싸하게 가슴이 굳었다.
느낌이 좋지 않았다.
과연.
“사검회(蛇劍會)에서 온 손님입니다!”
“!!”
구파일방에 버금가는 사파 최고의 문파들.
구주칠패(九州七覇)의 일문이었다.
늑대가 의선의가에 이빨을 들이밀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