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enius Youngest Son of the Righteous Sun Family RAW novel - Chapter (74)
의선명가 천재막내 75화(75/138)
제75화
“그래서? 내게 바라는 게 뭐냐? 사검회 놈들의 목을 쳐주면 되는 거냐?”
용호가 살벌한 음성으로 말했다.
“너무 양심 없는 것 아니야? 막대한 빚에 중벌을 받을 것까지 막아주는데, 고작 그런 일 하나로 없던 일로 하게?”
“하! 그러면 의선의가로 돌아오라는 거냐? 차라리 죽으면 죽었지, 그럴 일은…!!”
“나도 너 같은 호로자식이 다시 가문으로 돌아오는 것 싫거든? 대신, 흑귀문에 입문해.”
“…뭐?”
“기한은 이 년. 그동안 흑귀문의 문도가 되어서 흑귀문을 위해 봉사해.”
“무슨?!”
용호가 버럭 소리를 질렀고. 장삼의 안색이 더더욱 파래졌다.
그렇다.
이게 바로 위지천의 계략이었다.
용호를 흑귀문에 집어넣어 의선의가를 위해 일하게 하는 것.
‘밖에서 보기에는 용호가 이전 가문의 연을 잊지 못하고 의선의가를 위해 일하는 것처럼 보이겠지.’
의선의가는 그만큼 안전해질 것이다.
더불어 용호에게 엿을 먹이게 되는 셈이니, 그것도 좋았다.
놈과 위지무와의 관계는, 추가로 뭐라 할 생각 없다. 이 년의 시간을 주었으니, 둘 사이에서 어떻게든 결말이 나리라.
“이익! 감히!!! 내가 그딴 이야기에 따를 것 같…!”
용호가 불같이 분노했지만.
타악!
위지천이 용호가 목에 쓴 칼에 발을 터억 올리더니 강하게 짓밟았다.
“크윽?!”
용호의 목이 억지로 꺾였다.
“뭔가 착각하는 것 같은데, 지금 내 말은 제안이 아니야. 협박이지. 아니면, 그냥 여기서 내 손에 단전 깨지고 폐인이 될래?”
“!!”
“왜? 못 할 것 같아? 난 별로 형을 애틋하게 생각하지 않아. 위지무 숙부만 아니었다면, 지금 당장에라도 아무런 거리낌 없이 형의 목숨을 거둘 수 있어.”
용호는 침을 꿀꺽 삼켰다.
위지천의 눈동자 깊은 곳에서 일렁이는 흉포한 기운을 느낀 거다.
과거 마주한 적 있던 십마(十魔)의 일좌 파혈진군(破血眞君)에게 느꼈던 것과 비슷한 느낌의, 아니, 어쩌면 그 이상으로 흉험한 기운.
‘내가 가문을 떠난 사이, 이놈한테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흑랑 용호는 분노 조절에 문제가 있다.
이런 이들이 으레 그렇듯 ‘진짜배기’ 앞에서는 또 분노를 나름대로 조절할 줄 안다.
슬그머니 위지천의 시선을 피하더니, 대신 만만한 놈에게 분노를 돌렸다.
“흥! 흑귀문이라니! 나보고 저딴 잡놈의 밑으로 들어가라는 거냐?! 장삼이라고 했나? 이놈! 네놈 따위가 감히 이 흑랑을 감당할 수 있겠냐?”
파아앗!
손발이 묶이고, 칼을 차고 있지만, 단전이 봉해진 건 아니다.
살벌한 기세가 몰아쳤다.
장삼을 기세로 굴복시키려는 것.
그런데, 장삼이 뜻밖의 모습을 보였다.
짜악!
장삼이 용호의 싸대기를 날린 거다.
“어?”
“어?”
용호도 놀라고, 위지천도 놀랐다.
쫄보 장삼이 저런 짓을?
심지어 장삼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이놈! 머리에 피도 안 마른 놈이! 내가 비록 무공은 네놈보다 못할지 모르지만, 흑도의 대선배다! 예의를 갖추지 못할까?!”
‘흥! 이놈이나 나나 어차피 위지천 악마 놈에게 목줄이 매인 신세인 건 마찬가지! 그렇다면, 서열은 내가 위다! 난 백흑침선이라고 불릴 만큼 위지천 악마 놈에게 총애받고 있으니까!’
만약, 흑랑이 진짜 또라이처럼 위지천에게 굴복하지 않았다면, 장삼이 감히 이러지 못했을 거다.
하지만, 장삼은 보았다.
흑랑 놈이 슬그머니 위지천의 시선을 피하는 것을.
그 순간, 서열 정리가 끝났다.
흑랑? 낭야회? 칠조?
위지천 앞에서는 아무런 의미 없는 단어일 뿐이다.
파악!
장삼은 흑랑 놈이 찬 칼을 발로 걷어찼다.
…그래도 직접 때리는 건, 아무래도 무서우니, 대신 칼을 찼다.
“앞으로 본좌가 누구인지 똑똑히 기억하도록! 본좌는 남양의 백흑침선(白黑針線) 중 검은 실, 흑선(黑線)을 담당하는 장삼이다! 참고로, 백침(白針)은 내 망년지우이신 위지천 공자님이시다!”
바드드득.
흑랑은 당장에라도 장삼을 씹어 죽일 것처럼 이를 갈았지만,
“…….”
뒤에서 위지천이 팔짱을 낀 채 빤히 바라보자, 결국 시선을 내리깔 수밖에 없었다.
확실하다.
위지천 저놈이 품은 흉포함은 십마 파혈진군(破血眞君) 이상이었다.
‘빌어먹을!!!’
그렇게.
흑랑 용호.
장삼의 흑귀문에 입문!
* * *
파앗!
위지천은 다시 남양으로 돌아왔다.
갈 때는 장삼과 둘이었지만, 돌아올 때는 셋이었다.
용호는 의외로 순순히 위지천의 말을 따랐는데, 완전히 굴복해서…가 아니라.
‘망할 놈. 내게 감히 고독을 먹여?!’
-분노 조절 치료제야.
확실한 걸 좋아하는 위지천이다.
흑랑 용호가 혹시나 분노 조절에 실패해 미쳐 날뛸 때를 대비해 예방약을 주었다.
이윽고, 남양 안에 들어갔고, 그들은 일단 의선의가가 아닌, 흑귀문으로 향했다.
용호가 고독이고, 뭐고, 의선의가는 죽어도 가지 않겠다고 고집부렸기 때문이다. 위지천도 용호를 굳이 억지로 의선의가로 끌고 갈 생각은 없었고.
그런데, 뜻밖의 인물이 흑귀문에 있었다.
위지무였다.
“…….”
“…….”
위지무, 용호.
둘이 뚝 마주쳤다.
‘이런. 너무 빨리 만났어.’
위지천은 곤란한 얼굴을 했다.
둘의 관계가 어떻게 되든 상관없다는 마음이지만, 아무래도 잘 풀렸으면 하는 마음이 있긴 했다.
위지무를 위해서.
‘저놈의 자식이 숙부한테 좋은 말을 할 리가 없을 텐데.’
과연, 위지무를 마주한 용호의 얼굴이 사나워졌다.
반면, 위지무는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오랜만에 마주한 아들을 향한 반가움, 벅참, 동시에 과거의 잘못에 대한 죄책감 등이 몰아치는 듯했다.
“너….”
“…….”
저벅.
위지무가 용호에게 다가갔고, 용호의 얼굴이 더욱더 포악해졌다.
커다란 사달이 일어날 것만 같은 분위기.
위지천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안절부절못했다.
용호의 인성과 별개로 둘 사이에서 잘못한 건, 위지무가 맞긴 하니까.
아무리 가문의 일 때문이라고는 해도 위지무가 용호 모자(母子)에게 아버지로서 책무를 다하지 못한 건, 용호 입장에서는 한이 맺힐 일이다.
만약, 용호 놈이 지나치게 패륜적인 작태만 보이지 않았다면, 위지천도 용호의 마음을 이해했을 거다.
‘용호 놈이 선을 넘으려고 하면 말려야?’
그런데.
와락!
위지무가 용호의 머리끄덩이를 잡아챘다.
그러니까.
위지무가 용호의.
“??”
“??”
위지천은 잠시 상황 파악을 못 하고 눈을 껌뻑했다.
머리채가 잡힌 용호도 상황 파악이 안 된 건지, 눈만 껌뻑거렸다.
“이, 이, 이…!! 이게 무슨 짓이냐, 대머리야?!”
“대머리?! 이놈의 자식이! 지금껏 가출해놓고 이 아비에게 한다는 소리가?! 나도 젊은 시절에는 풍성했다! 네놈은 나처럼 안 될 것 같으냐?!”
“뭐, 뭐, 뭐?!”
“내가 네놈한테 잘못한 건 안다! 입이 백 개라도 너와 약매에게 할 말 없는 것 안다는 말이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가출을 해?! 아니, 가출까지는 괜찮다! 낭인이 되어서 그딴 식으로 살아?! 네놈이 죽음의 위기를 넘겼다는 소식을 들을 때마다 내가 얼마나 가슴을 졸였는지 아느냐?!”
“하! 네놈이 무슨 자격으로 그딴 이야기를!!”
“그래, 내가 아비 노릇 할 자격 없는 것 안다! 그래도 걱정이 되는 걸 어떻게 한단 말이냐?! 비록 자격 없는 아비라도 걱정된단 말이다! 아비긴 아비이니까!”
“!!”
“가출했으면 버젓이 잘 살기라도 할 것이지! 흑랑은 무슨 거지 같은! 어찌나 사고를 쳐대는지 이곳 남양까지 네놈 악명이 하늘을 찌르는데, 내가 어떻게 네놈을 걱정하지 않아!!”
‘…아니, 숙부. 걱정하는 건 좋은데, 머리채는 조금 놓고 말씀하는 게 좋지 않을까요?’
위지천은 얼떨떨하게 그 광경을 지켜보았다.
위지무의 기선에 제압(?)당한 건지, 용호는 뭐라 제대로 화도 내지 못하고 머리채가 흔들렸다.
그것도 잠시.
“에이, 짜증 나게!”
“아이구!!”
파아앗!
용호가 기세를 내뿜었고, (어둠의 흑상이지만) 무공은 별 볼 일 없는 위지무는 버티지 못하고 나가떨어졌다.
위지천이 다급히 가서 위지무를 살폈다. 다행히 별달리 다친 데는 없어 보였다.
‘아버지라고 나름대로 손속을 조절한 건가? 혹시 용호 놈도 나름대로 숙부를 향한 마음이 남아 있는 건?’
음.
아닌 것 같다.
용호가 활활 타오르는 눈빛으로 위지무를 노려보았다.
오금이 절로 저릴 정도로 강한 분노가 담긴 눈빛이다.
“난 네놈 같은 아비 둔 적 없어. 그러니, 다시는 아비 노릇 하려고 하지 말도록. 죽여버릴 테니까.”
“!!”
위지무는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그러더니, 뭐라고 몇 번이나 말을 하려다가 결국 내뱉지 못하고, 고개를 떨구었다.
“…흥.”
용호는 흉흉한 기세로 시선을 돌리더니 장삼을 바라보았다.
“어이, 장 문주. 내가 머물 처소는 어디지?”
“장 문주?”
“…….”
“최, 최고로 넓고 좋은 방을 내어주마!! 이, 이 장삼! 마음이 넓은 문주이니, 호칭도 편히 해도 좋다!”
흑도의 현자 장삼.
다리를 뻗을 시기를 구별할 줄 알았다.
누가 살짝 건들기만 해도 곧바로 피를 볼 것 같은 용호의 분위기에 급하게 태도를 바꾸었다.
그때였다.
“분위기가 어수선하군. 떠날 준비는 잘하고 있나?”
“!!”
흑랑 용호와 비교해도 부족하지 않은 기세.
혈검귀 한맥이 나타났다!
사검회의 검귀 몇몇과 전 삼패문주 강량이 뒤를 따르고 있었다.
장내에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기 시작했다.
“호오? 이게 누구야? 낭야회의 망나니 아닌가?”
“꺼져라.”
“…뭐?”
“지금 기분이 좋지 않으니, 꺼지라고 했다. 당장 꺼지지 않으면 죽인다.”
“이 검은 멍멍이 자식이….”
혈검귀의 눈동자가 가라앉았다.
혈검귀 또한 사파의 망나니로 유명했다.
단, 결이 달랐다.
흑랑이 폐기물 같은 인성의 망나니라면, 혈검귀는 잔인한 손속 때문에 망나니로 꼽혔다.
혈검귀가 분노하자 싸늘한 피 냄새가 풍기는 듯했다.
그때, 갑자기 예상 못 한 난입이 있었다.
“이 미친 자식아! 겁을 상실하고! 죄송합니다, 혈검귀 대협! 저놈이 말이 싹수가 없어서 그렇지, 진심으로 저러는 건…!!”
위지무가 용호를 감싼 거다.
둘 중 기세만 보면, 혈검귀가 더 살벌했으니, 싸우면 용호가 다칠까 염려되어서.
실제로 강호에서의 평도 흑랑 용호보다 혈검귀 한맥을 조금 더 윗줄로 쳤다.
단, 위지무의 개입은 좋은 결과를 낳지 못했다.
용호의 얼굴이 더욱 사나워진 것은 물론.
“이 대머리는 뭐야? 죽고 싶나?”
혈검귀 한맥이 손가락을 그었다.
위지천은 눈썹을 꿈틀했다.
한맥이 손가락으로 검기를 날린 거다.
‘이 미친놈이?’
목숨을 노린 건 아니지만, 단순한 위협도 아니었다.
어깨를 향하고 있었다.
가만히 놔두면 적지 않은 상처를 입을 상황.
그런데, 그때 또 예상 밖의 일이 일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