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enius Youngest Son of the Righteous Sun Family RAW novel - Chapter (82)
의선명가 천재막내 83화(83/138)
제83화
위지천도 그간의 시간 동안 적지 않은 변화가 있었다.
앳된 티를 모두 벗어던지고 멋진 사내의 향취가 나기 시작…하지는 않았다.
여전히 앳되어 보이고, 해맑은 인상이긴 했다.
‘애초에 난 커서도 그다지 사내다운 인상이 되지는 않으니까.’
이전 삶, 장성한 위지천은 서생 같은 인상이었다.
좋게 말하면 선한, 나쁘게 말하면 대가 약하고, 유약해 보이는.
흉마가 되어 얼굴에 흉터 몇 개 생기고 난 다음에는 인상도 달라졌지만.
분위기는 이전이랑 비슷하게 맑고 순해 보였지만, 그래도 체격이 성장했다.
일 년 만에 훌쩍 장신으로 성장…한 건 아니다. 위지천은 다 성장한 다음에도 평범한 체격이었고, 성장이 늦되어 완전히 자라려면 약관(스물) 정도까지는 기다려야 했다.
그래도 그럭저럭 꽤 키가 자랐고, 일 년 전에는 어린 태가 많이 나 소년이란 표현이 살짝 어색했는데, 이제는 무리 없이 소년이라 부를 수 있게 되었다.
‘남들은 열여섯 살이면, 이미 장성한 성인 같은 경우도 많다던데.’
어쩔 수 없었다.
위지천은 타고나길 원체 동안이라 실제 나이보다 훨씬 어려 보였다.
어린애 취급하던 이가 많이 없어진 것만으로도 장족의 성장이었다.
물론, 의선의가의 가족들에게는 여전히 어리디어린 막내로만 보였지만 말이다.
가장 큰 변화.
과거의 위지천이 해맑은 어린 선동(仙童)처럼 보였다면, 지금은 귀하게 자란 귀공자처럼 보였다!
“크흠, 내 막내. 갈수록 잘생김이 심해지는구나. 누굴 닮았는지.”
“누굴 닮기는요. 형수님 닮은 것 아닙니까? 아니면, 내 잘생긴 외모가 천이한테도 내려갔나 보지요.”
“거울이나 보고 이야기하려무나, 무야.”
“내가 지금은 대머리가 되어서 그렇지, 원래 의선의가 역사상 최고로 곱상한 미소년으로 유명했던 것 모르시오?! 천이의 곱상함은 내게 물려받은 것이오!”
둘이 저렇게 주접을 떨 정도로 위지천의 외모는 한창 빛을 발하고 있었다.
‘이전 삶에는 안 이랬던 것 같은데.’
물론, 이전 삶에도 못난 얼굴은 아니었다. 의선의가의 선남선녀 핏줄이 어디 간 건 아니니까. 그때도 나름대로 미남이긴 했다.
단, 인상이 달랐다.
그때는 무언가 하려는 의지도 없고, 자신감도 없고, 줏대도 없고, 남들에게 휘둘리기만 하는 멍청이였다면, 지금 위지천의 내면은 완전히 달랐으니까 인상도 확 변하게 된 거다.
무공의 영향도 있었다.
‘환골탈태를 두 번이나 했으니까. 외모도 더 잘생겨지게 된 거지.’
처음 돌아왔을 때 한 번.
그리고 얼마 전 추가로 한 번.
두 번이나 환골탈태했다.
안 그래도 곱상한 인상이었는데, 환골탈태로 몸이 정화되며 더욱더 귀티가 흐르게 되었다.
추가로 외모에 큰 영향을 준 건, 활생심공(活生心功)이었다.
위지천은 지난 일 년간 의원으로서 성장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덕분에 활생심공의 성취도 깊어졌고, 그게 또 외모에 영향을 주었다.
종합하자면, 지난 일 년간 위지천은 맑고 선한 인상을 지닌 귀티 나는 곱상한 미소년 귀공자로 성장하게 된 거다.
“그래, 흰소리는 이만하고. 준비는 되었냐?”
“네, 형님이랑 누님, 단여 사매도 기다리고 있어요.”
“그래, 슬슬 동선의가로 출발하자꾸나. 그래도 바로 옆 이웃인데, 우리가 늦어서는 안 되겠지.”
오늘은 동선의가 유화 소가주의 가주 취임식이 있는 날이다.
의선의가도 객으로 초청받았다.
밖으로 나오니, 위지강, 위지상아가 기다리고 있었다.
둘도 변했다.
위지강은 조금 더 잘생겨졌고, 위지상아는 조금 더 예뻐졌다.
‘형님은 이립(서른)에 가까워지는데, 왜 더 외모에 물이 오르는 거지.’
특히 평소의 의원복이 아닌, 예복을 차려입으니, 위지강은 외모에 빛이 나는 것 같았다.
도도한 인상도 한층 강해져, 그야말로 달빛 아래가 어울릴 것 같은 월하미남(月下美男)이었다.
‘형님의 명성도 높아졌지. 의명도 빙옥의(氷玉醫)에서 빙옥절도(氷玉絶刀)로 바뀌었으니까.’
위지강의 뛰어난 의도술을 칭송하는 의명이었다.
사검회의 소회주 혈검귀 한맥의 손가락을 접합해 주었다는 소문이 퍼진 덕이다.
물론, 변하지 않은 것도 있었다.
잔소리였다.
“천이, 너?”
“네, 형님?”
“예복 차림이… 어쩌구저쩌구.”
음, 이제 자동으로 위지강의 잔소리는 귀에서 거르게 된 위지천이었다.
“누님은 또 무공 수련하다가 오셨어요?”
“응, 천이 네가 너무 귀여워져서 또 납치당할까 봐 걱정돼. 앞으로 내가 지켜줄게.”
위지상아는 검군악과 위지천의 결투 사건 이후, 꽤나 침울해했다.
자신이 약해서 막내를 지키지 못했다고 자책한 거다.
그러던 차, 위지천 납치 사건이 일어났다.
납치.
거짓이 아니다.
그러니까, 웬 미친놈이 진짜 위지천 납치를 시도한 거다.
어리고 예쁜 소년, 소녀만 골라서 납치 살해하는 끔찍한 마인 놈이었는데, 위지천을 목표로 삼은 거다.
위지천 입장에서는 신기한, 기분 전환마저 되는 사건이었지만, 당시에 가족들은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특히 위지상아는 본격적으로 무공을 절치부심 연마하게 되었다.
수련 결과는 놀라웠다.
일 년도 안 되어 절정의 벽을 깨고, 벌써 절정 중(中)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의선의가 혈통, 너무 사기적인 것 아니야? 외모, 의술은 물론, 무공 재능마저 출중하다니.’
천선신공을 전달하지는 않았다.
천선신공은 신주육강조차 탐을 내는 마물.
누이에게 전달했다가 괜히 화를 입을까 염려되었다.
대신, 천선신공으로 개량한 무공을 전달해 주었다.
누이가 익힐 무공이니, 흉마로서의 깨달음까지 더해 심혈을 다해 개량해 가히 신공절학이라 불릴 만한 무공이었다.
보잘것없는 무공을 익히고도 발군의 성취를 보였던 위지상아이니, 더욱더 눈부신 성취를 보이게 될 것이다.
‘이대로라면 두 분 다 머지않아 의학의 기재인 칠학(七鶴)으로 꼽힐지도 모르겠네. 상아 누이는 무공 실력 때문에 사봉(四鳳) 쪽이 될지도.’
이전 삶, 둘은 다른 기재들을 압도하는 재능, 성취를 지녔음에도 의선의가의 위세가 한미한 탓에 칠학(七鶴)으로 꼽히지 못했다.
이번 삶은 다를 것 같았다.
“그런데 아섭 사제? 단여 사매는요?”
“…단여 사저는 환자 보느라 바쁘다고 쓸데없는 행사에는 안 간다고 전해달라고 했습니다.”
아섭이 식은땀을 흘리며 답했다.
의선의가의 삼대 제자 중 이인자, 단여는 여전했다.
호랑이 사저로 군림하고 있었다.
“음. 아직 시간 있죠? 저, 단여 사매 좀 보고 올게요.”
위지천은 활의각(活醫閣)으로 향했다.
환자 진료소인 활의각도 과거와 천양지차로 달라졌다.
훨씬 넓어지고, 수많은 환자가 북적거리고 있었다.
안쪽에 단여의 모습이 보였다.
‘음. 식사는 또 거른 모양이군.’
열일곱이 된 단여는 일 년 전에 비해 정말 많이 성장했다.
키도 훌쩍 컸다.
성인 여성과 차이가 나지 않게 성장했고, 가장 꽃다운 나이라는 방년(芳年)에 가까워지며, 외모도 만개하였다.
위지상아와 더불어 의선의가의 두 꽃이라고 부르는 이들도 있었다.
의술 실력도 괄목할 만한 성장을 보였다.
‘순수한 의술은 나보다 훨씬 뛰어나.’
물론, 환자를 치료하는 면에서는 위지천을 따라갈 수 없다.
위지천은 화경의 극에 달했던 경험으로 의도술, 긴급 처치, 침술, 기공술 등에서 여러 이점을 보니까.
하지만, 의술의 지식적인 면에서는 단여의 압승이다.
위지천이 지난 일 년간 나름대로 부단한 노력을 해왔음에도 그렇다.
‘문제는 노력이 너무 과하다는 거지만.’
단여는 절대 기재가 아니다.
잘 쳐주어 봐야 평범한 수재 수준이다.
그럼에도 피나는 노력으로 의술 실력을 이렇게 끌어올린 거다.
기특한 일이었지만, 내심 걱정하는 이가 많았다.
지나친 과함은 사달을 일으킬 수도 있는 법이니까.
“단여 사매.”
“안 가요. 그런 쓸데없는 자리 참석하는 것 시간 아까워요. 그럴 시간에 의서나 한 자 더 읽지.”
“…이제 웬만한 의서는 달달 외워서 더 읽을 만한 의서도 없지 않습니까? 됐고. 얼른 와요.”
“흥, 싫은….”
“제가 사매가 걱정되어서 그래요.”
“…그게 무슨 말이에요.”
“또 밥도 제대로 안 먹고 환자 보고 있잖아요. 이런 잔치라도 가야 배불리 먹을 것 아니에요.”
“…그런 참견 필요 없는.”
“필요 없지 않아요. 단여 사매는 제 소중한 사매이니까요.”
“소, 소중한? 흐, 흥. 꼬, 꼬맹이 대사형 주제에!”
단여가 일 년 전과 변하지 않은 것.
낯간지러운 말에 약했다.
빨갛게 달아올라 말을 더듬었다.
위지천은 슬쩍 미소 지었다.
“그냥 하는 소리가 아니에요. 단여 사매가 우리 의선의가의 자랑인 것 아시죠? 지금만으로도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하니, 무리하지 마세요.”
“…알겠어요.”
단여의 얼굴이 살짝 어두워졌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당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요. 가면 되잖아요, 가면. 배 터지게 먹어야지.”
“네, 네.”
“오늘은 잠깐 쉬지만, 대사형에게는 절대 지지 않을 거예요. 두고 보세요. 우리 의선의가의 삼대 제자 하면, 남양소선이 아닌 이 소독선(小毒仙) 단여를 떠올리게 해줄 테니까.”
참고로, 소독선은 단여 스스로가 본인에게 지은 별명이다.
위지천이 남양소선이란 의명을 얻은 걸 보고, 자신은 소독선이란 의명을 얻어야겠다나?
이후 꾸준히 본인을 소독선이라 칭하는 단여였다.
‘저런 것 보면 아직 애라니까.’
위지천은 살짝 염려의 얼굴을 했다.
단여가 본인을 몰아치는 이유가 단순히 경쟁심 때문이 아님을 알기 때문이다.
화중의가에서 버림받은 상처.
그게 단여의 정신을 좀먹고 있었다.
‘괜찮아질 거로 생각했는데, 점점 악화하고 있어. 아예 심마(心魔)가 되었어.’
심마가 으레 그렇듯이 이건 단여 스스로 극복해야 한다.
위지천은 일단 단여 옆에서 의지가 되는 버팀목이 되어주기로 했다.
‘단여 사매는 우리 의선의가 최고 등급 호구이니, 절대 심마에 잡아먹히게 놔두지 않아.’
“가요. 동선의가의 잔칫상을 털어먹으러.”
그렇게 의선의가의 일원들은 동선의가의 가주 취임식장으로 향했다.
그런데, 뜻밖의 인물들을 만나게 되었다.
사련의가(邪聯醫家).
천봉의가(天峯醫家).
두 천(天)급 의가의 인물들이 동선의가 가주 취임식에 참석했던 거다.
의선의가에 새로운 소용돌이가 다가오기 시작했음을 알리는 장면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