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enius Youngest Son of the Righteous Sun Family RAW novel - Chapter (93)
의선명가 천재막내 94화(94/138)
제94화
사람들은 잠시 눈치를 살폈다.
그러다가 누군가 포문을 열었다.
“크, 크흠. 본인에게 좋은 생각이 있소이다. 저 유람선을 타고 강가 너머로 건너가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오!”
“조, 좋은 방법인 것 같소. 이곳에 있는 이들만으로는 강시에게 대적할 수 없으니 말이오.”
“그런데, 누가 그 역할을?”
사람들은 의선의가의 눈치를 살폈다.
의선의가가 빌려온 배이니, 의선의가에 우선권이 있었으니까.
“크흠, 이런 일은 우리 무림인이 맡는 게 낫지 않겠소이까? 한시라도 빨리 도움을 요청해야 하니 말이오.”
위지선은 눈썹을 꿈틀했다.
‘이것들이?’
시커먼 속이 훤히 보여 아니꼬웠다.
무엇보다.
‘우리 의선의가도 도망가고 싶거든?!’
“다들 헛소리 닥치시오! 우리 의선의가가 빌린 배이니 우리 의선의가가…! 크, 크흠!”
위지선은 위지천이 옆구리를 찌르자 화들짝 말을 바꾸었다.
‘처. 천아. 이 애비는 무서운데?’
하지만, 위지천은 고개를 저었다.
절대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함께 힘을 합쳐야 한다고.
그런 막내의 눈빛에 위지선은 어쩔 수 없이 따르기로 했다.
‘강시들이 무섭긴 하지만, 막내에게 부끄러운 모습은 보이지 않겠다!’
위지천이 사람들에게 말했다.
“선배님들, 지금은 모두 남아 힘을 합쳐야 할 때예요. 그래야 모두 살 수 있을 거예요.”
위지선도 마음을 굳히고는 근엄하게 말했다.
“우리는 의원. 이곳에 남아 피를 흘릴 이들을 치료하겠소이다!”
“흥, 가. 강시 따위. 우리 의선의가는 아랑곳하지 않는다.”
“강시 놈들 깍둑깍둑 썰어 버리겠음.”
위지강과 위지상아도 의연하게 외쳤고, (위지강은 살짝 목소리를 떨었다.) 그 모습을 본 사람들은 감탄했다.
‘역시 의선의가다. 도대체 윗대가리들은 저런 참된 의원들에게 무슨 추악한 누명을 씌우려고 한 건지.’
‘한때나마 의선의가를 의심했던 내가 부끄럽구나.’
반면, 의선의가를 모함하던 이들은 정반대의 모습을 보였다.
“쯧, 의선의가가 뭘 모르는구려. 무식하면 용감하다더니.”
“지금은 무모한 만용을 부릴 때가 아닌 터. 한시라도 빨리 도움을 구하러 가는 게 급선무요!”
힘을 합치자는 의선의가의 의견을 무시했다.
‘아주 좋아.’
위지천은 속으로 피식했다.
밖에서 도움을 요청해 온다는 이야기가 새빨간 핑계라는 건 저들 스스로도 알고, 여기 남을 이들도 다 알았다.
“크흠. 촌각을 다투는 일이니, 저 유람선에는 이 맹각이 타도록 하겠소이다.”
“아니, 그게 무슨 말입니까, 맹 회주? 우리 의가회의 의원들이 타야지요!”
“의원들은 남아서 부상자들을 치료해야 하지 않습니까?”
“우리가 남아봤자 강시들에게 단번에 찢겨 죽을 겁니다!”
“본인이 경공의 조예가 깊으니 유람선에 타서 구원을 요청하러 가겠소!”
“아니, 내가 타야 하오!”
무림회의 수뇌와 의가회의 수뇌는 서로 아웅다웅 자신이 타야 한다고 추레한 다툼을 벌였다.
나머지 이들은 말문을 잃고 그런 수뇌들을 바라보았다.
‘남은 이들이 죽는 건 아랑곳하지 않는 건가?’
‘저런 놈들을 지금껏 윗대가리라고 모셨다고?’
하지만, 회의 수뇌들은 그런 시선 따위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체면이 문제가 아니다! 강시 떼가 다시 몰려오면, 모두 죽은 목숨이야!’
특히 서협단가 멸문에 일조했던 각 문파 수뇌들은 확실히 죽음을 맞을 거다.
그때, 무림회의 회주 맹각과 의가회의 신임 회주 호섭이 절충안을 내었다.
“자자, 진정하십시오. 문파마다 인원을 배정해 타면 될 것 아닙니까? 다행히 유람선이 작지 않으니 얼추 숫자가 맞을 겁니다.”
“선원들이 타지 않으면, 조금 더 많은 인원이 탈 수 있을 겁니다! 우리 수룡문(水龍門)이 배를 몰겠소이다!”
각각 문파마다 두 명씩.
문주와 이인자만 배에 타기로 결정했다.
심지어 그것도 모든 문파가 탈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무림회, 의가회에서 끗발이 떨어지는 문파는 탑승 자격도 주어지지 않았다.
거기에 처음 계약대로 의선의가를 데리고 가기 위해 뭍에서 대기하고 있던 선장과 선원들을 강제로 포박하기까지.
추레함의 끝을 보였다.
“이 무도한! 너희들이 그러고도 정파고 의원이란 말이냐?! 내 상인회에 일러 이번 일을 그냥 넘어가지 않겠다!!”
유람선의 선장이 울분에 차 외쳤지만, 회의 수뇌들은 뻔뻔스럽게 나왔다.
“쯧, 듣기 거북하군. 배를 정식으로 빌리는 걸로 하면 되지 않나?”
“누구 마음대로?!”
“닥쳐라. 배를 빌린 비용은 차후 섭섭지 않게 지불하도록 할 테니, 서운해하지 말아라.”
“이이익!!”
그때, 위지천이 선장의 손을 잡았다.
“죄송해요. 우리 때문에 이런 일에 얽히게 되어서.”
“아니, 소협이 잘못한 게 아니라…! 저 무도한 놈들이…!!”
“대신, 걱정하지 마세요. 선원분들은 저희 의선의가가 위험하지 않게 지켜드릴 테니까요.”
왜일까?
묘하게 가슴을 안정시키는 말이었다.
“그리고 혹시 모르잖아요. 전화위복이라고, 이곳에 남는 게 오히려 화를 피하게 되는 일이 될지. 그러니, 선장님은 나중에 저놈들한테 손해배상이나 잘 청구하세요.”
“…하. 하. 말이라도 고맙구려.”
하지만, 위지천은 빈말로 하는 말이 아니었다.
‘진짜 처음부터 끝까지 예상대로 움직이네. 덕분에 깔끔하게 마무리할 수 있겠어. 아니면, 선원들이 타지 못하게 따로 손을 써야 했을 텐데.’
위지천은 유람선 위에 올라탄 이들의 면면을 하나하나 바라보았다.
공교롭게 유람선에 탄 이들은 모두 앞장서서 의선의가를 해코지하던 이들이었다.
또한, 서협단가의 멸문에 손을 썼던 이들이기도 했다.
남은 이들이 망연히 멀어지는 유람선을 바라보고 있을 때였다.
돌연 이변이 일어났다.
촤악!
물살을 가르는 소리가 들렸다.
“저, 저?!”
“강시들이야! 강을 가로질러 유람선으로 향하고 있어!!”
유람선에 탄 이들에게는 애석하게도 유평은 일반 강시와 달랐다.
이지를 잃었지만, 누가 원수인지 정확히 인지하고 있었다.
원수들이 한곳에 모여 있으니, 그쪽으로 향하는 게 당연했다.
“안 돼! 수룡문주, 더 속력을 내시오!!”
“이익! 최선을 다하고 있소!”
금방 따라잡혔고.
콰직!
유람선이 산산이 조각났다.
‘음. 선장한테는 조금 미안하네.’
양심이 찔린 위지천은 하얗게 질린 선장에게 위로의 말을 건네었다.
“배가 부서진 건 걱정하지 마세요. 저들 문파에 청구하면 되니까. 혹시나 저들 문파에서 발뺌하려 들면 돈을 돌려받을 수 있게 우리 의선의가가 도와 드릴게요.”
“…소, 소협?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
선장은 덜덜 떨리는 눈동자로 강에서 벌어지는 일을 바라보았다.
“크아아악!!!”
퍼억!
서걱!
강 한복판에서 끔찍한 살육이 벌어졌다.
강에 빠져 허우적대며 실력을 발휘할 수 있을 리가.
반대로 강시들은 이미 죽은 이들이라, 숨을 쉬지 않아도 되었다.
유람선에 타고 있던 이들 모두 제대로 저항도 하지 못하고 한 줌의 핏물로 변했다.
“…….”
모두 등골이 서늘해져 그 광경을 지켜보았다.
위지천은 그저 어깨를 으쓱했다.
‘유평 전 가주 덕분에 손쉽게 제거했어. 아니면, 이런 식으로 말끔히 치우지 못했을 텐데.’
방금 살육으로 단강의가회 의가들의 가주와 이인자들이 모두 사라졌다.
그것도 부끄럽게 혼자 살겠다고 도망가다가.
안 그래도 기울어가던 처지였는데, 대폭 무너지게 되리라.
‘그러니까 착하게 살았어야지.’
다 인과응보였다.
서협단가에 그런 끔찍한 짓을 저지르지 않았다면.
추레하게 혼자 살려고 내빼지 않았다면.
무엇보다 의선의가를 건드려 위지천을 적으로 돌리지 않았다면, 저런 일을 당하지 않았을 테니까.
물론, 위지천은 겉으로는 가증스럽게 탄식하는 척했다.
“…온다.”
누군가 떨리는 음성으로 말했다.
유평은 수뇌를 말살하는 것만으로 만족하지 않았다.
서협단가 멸문과 연관된 문파의 말살!
그게 유평의 목표일 테니.
지금 이 자리에 모인 이들을 모조리 죽일 때까지 멈추지 않으리라.
‘이 이상은 곤란하지. 이 정도로 만족하라고.’
위지천은 남은 무림인들을 보았다.
각 문파의 수뇌들이 몰살당한 탓에 전력이 대폭 깎여 있었다.
위지천이 마인으로서 힘을 드러내지 않는 한, 승산이 없었지만.
‘슬슬 도착할 때가 되었는데?’
그와 동시에.
“갈!! 그만 멈추어라!”
쩌렁쩌렁한 사자후(獅子吼)!
“스님들?”
“소림이야!!!”
“저 산발의 머리는? 소림 최고의 항마승(降魔僧) 항적대사야!!”
“와아아!! 우리는 살았어!!”
소림이 정확히 필요한 시간에 도착할 수 있었던 건, 장삼이 위지천이 보낸 신호에 따라 수면 독의 해독제를 뿌린 덕이다.
만약, 소림승이 일찍 도착하면, 아까 수뇌들이 추레하게 도망치지 않았을 테니, 특별히 시간 조정에 신경을 썼다.
“…네가 남양소선이냐?”
“네, 소림의 대사를 뵈어요.”
“흥. 그깟 예는 필요 없다. 네가 함께 힘을 합치자고 외치던 것 들었다. 어른이란 놈들은 다들 도망갈 생각만 하던데, 어린놈이 대단하구나.”
…추레한 선택을 부추기려고 한 이야기였을 뿐이다.
하지만, 항적대사는 위지천의 속내는 상상도 못 하고, (자신들을 습격한 괴인이 위지천이었다는 것 역시 상상도 못 했다.) 탄식했다.
“이렇게 많은 이가 있는데, 가장 어린 시주만이 올바르게 행동했으니. 이 항적, 오늘 작은 시주를 보고 많이 배웠느니라. 아미타불.”
위지천은 얼떨떨하게 마주 미소를 지었다.
‘역시 미래의 파계승 아니랄까 봐. 땡중이네.’
항적은 유평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일단, 저 마귀들을 처리한 후 다시 이야기하자. 불선심자개래회궤(不善心者皆來胡跪)라, 사제포악패역지심(捨諸暴惡悖逆之心)이니!”
항적이 항마진언(降魔眞言)을 외웠다.
‘항마진언은 강시술이나, 흡혼술 같은 사악한 주술에 특약이야.’
그런데.
퍼억!
“크윽?!”
“사숙!!”
소림승들이 깜짝 놀라 외쳤다.
항마진언이 전혀 통하지 않은 거다!
그때, 항적이 영문 모를 이야기를 하였다.
“여기 의원이 있는가?!”
…갑자기 의원?
이름 모를 의가의 누군가가 엉거주춤 손을 들었다.
“여, 여기 의원들이 있습니다만.”
“갈! 저 강시들을 무력화하려면 너 같은 돌팔이 말고, 육경(六經)과 천지상응(天地相應)의 이치를 꿰뚫는 천하 명의(名醫)의 도움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