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enius Youngest Son of the Righteous Sun Family RAW novel - Chapter (95)
의선명가 천재막내 96화(96/138)
제96화
지난 일 년간, 위지천에게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마냥 어린애 같던 겉모습은, 소년이란 표현이 잘 어울리게 성장했다.
햇병아리 의술은 이제 어엿이 의원이란 칭호를 써도 될 만큼 괄목 성장했다.
외당의 일도 부쩍 익숙해졌다. 천성인지 서류 처리는 여전히 실수가 잦았지만, 위지무 없이도 혼자 외당 업무를 볼 수 있을 정도다.
하지만, 위지천이 지난 일 년간 가장 커다란 공을 들였던 건 외적 성장이나, 의술, 외의원의 업무 숙지 등이 아니었다.
무공이었다.
‘이제 초절정의 입(入) 정도는 꼼수 없이 정면으로 싸워도 제압할 수 있어.’
놀라운 이야기.
일 년 전만 해도 극진폭렬단을 복용해야 간신히 이길 수 있었다.
그런데 ‘고작’ 일 년 만에 본신의 힘만으로 압도할 수 있게 성장했다는 거다.
절정 이상의 고수에게 일 년이란 시간이 얼마나 짧은지.
한 걸음 경지를 나아가는데도 십 년, 이십 년이 허비되기 일쑤인 걸 생각하면, 어마어마한 성장 속도였다.
단, 그렇다고 위지천이 일 년 만에 초절정에 이른 건 아니었다.
‘아직 정기신(精氣神)의 조화를 완벽하게 이루지 못했어.’
어처구니없게 일 년 사이 또 성장한 신(神), 깨달음 때문이었다.
어쩔 수 없었다.
이미 한번 다 깨쳤던 거다.
과거 걸었던 길을 따라서 가기만 하면 되니 깨달음의 성장이 가장 빠를 수밖에 없었다.
‘심지어 일상생활을 하다가도 불현듯 깨달음이 성장하기도 하니.’
반면, 정기(精氣), 그러니까, 육체와 기운의 성장은 상대적으로 더뎠다.
느린 건 아니다.
도리어 어마어마하게 빠르다.
일류.
현재 위지천이 도달한 육체와 기운의 수준이었다.
고작 일 년 만에 일류의 수준까지 육체와 기운의 그릇을 만들다니.
강호에 내로라하는 기재들과도 비교도 되지 않을 속도였다.
‘이번에도 마극파혈비법(魔極破穴秘法)을 쓴 덕분이야. 아니면, 이렇게 빠르게 성장하지는 못했을 거야.’
지금 상태로도 억지로 초절정에 진입하려고 하면 가능은 할 거다.
다만, 그럴 경우 장기적으로 좋지 않아서, 조금 더 육체와 기운의 그릇을 완성 후 초절정에 도달할 생각이었다.
어쨌든, 지금 위지천의 경지를 흔히들 표현하는 식으로 말하면.
마공으로는 절정 상.
정도 무공으로는 일류였다.
“사숙 피하십시오!”
“이놈!!”
콰앙!
나한들이 필사적으로 유평을 막아섰다.
소용없었다.
지금 유평이 쓴 것은 진기를 폭사시켜 찰나 무시무시한 기운을 발휘하는 수법이다.
아무리 소림의 나한이라도 감당할 수 있었다.
다들 피를 토하며 튕겨 나갔다.
단, 의미가 없지는 않았다.
유평이 주춤한 거다.
그래봤자 잠깐이었지만, 천금 같은 시간이었다.
파앗!
위지천이 항적대사의 앞으로 경공을 펼쳤다.
혹시나 하는 상황을 대비해 근처에 있었기에 한걸음에 도착할 수 있었다.
“천아!!”
의선의가 가족들이 깜짝 놀라 외쳤다.
항적도 놀라 눈을 크게 떴다.
“소형제? 미친 거냐?! 앞날이 창창한 놈이 죽고 싶어서 환장…!!”
“괜찮습니다. 잠깐만 저 괴물의 틈을 만들어줄 수 있겠습니까?”
인제 와서 비켜라, 말라 할 틈이 없었다. 유평이 다시 달려들고 있었다.
항적은 이를 악물며 불경을 외웠다.
-크르륵!
유평이 고통스러운 듯 잠시 비틀했다.
‘술법의 수준이 약하군. 하긴, 항적 놈이 아직 사마외도에 빠지기 전일 때니.’
이전 삶 파마승(破魔僧)이 된 항적의 술법은 경악 그 자체였다. 괜히 십마의 하나로 꼽힌 게 아니다.
당시에 비하면 못하지만, 지금 항적의 술법을 얕볼 수 있다는 건 아니다.
맑고 정명(正明)했다.
사이한 존재에게 치명적인 틈을 만들고도 남을 정도로.
‘이 정도면 충분하지.’
위지천의 검이 움직였다.
사르륵.
유형화된 검기도 아닌, 고작 검에 기를 두르는 체기의 단계.
전신으로 진기가 폭사하고 있는 유평에 비하면 참으로 보잘것없으나.
위지천의 검이 움직였다.
일직선의 선을 그리며.
의선유수검(醫仙流水劍).
일초식 유선낙화(流仙落花).
지난 일 년간, 위지천은 단순히 정기의 그릇만 단련한 게 아니다.
의선유수검을 완성했다.
의선검법과 검존의 유수검, 활생심공, 그리고 검법의 일대 종사 위지천의 식견을 집대성한 신공절학.
마치 꽃이 떨어지듯 탄성이 나오는 아름다운 선이 허공을 갈랐고.
파앗!
유평의 몸이 우뚝 멈추어 섰다.
항적이 경악해 읊조렸다.
“파사현정(破邪顯正)…?”
그렇다.
방금 위지천의 일 검에는 짙은 정기가 깃들어 있었다.
의선유수검의 공능이었다.
쿠웅!
유평의 신형이 천천히 쓰러졌고, 그렇게 파란만장했던 회합이 마무리되었다.
* * *
강호가 발칵 뒤집혔다.
강시가 나타나고, 아무리 중소 문파라지만, 수많은 문파와 의가의 수장이 몰살당한 일이니까.
사람들은 도대체 이게 대관절 무슨 연고로 일어난 일인지 진상을 궁금해했고, 놀라운 사실들이 밝혀졌다.
-혈겁을 일으킨 유평은 과거 단강무림회의 음모에 몰살당한 서협 단가의 생존자다!
-정당한 피의 복수를 한 거다!
-의선의가는 이번 일에 무고하다. 단강의가회와 무림회가 손을 잡고 누명을 씌운 거다!
의선의가를 옹호하는 내용은 물론, 과거 단강무림회가 서협단가에 저질렀던 만행까지 속속들이 퍼진 거다!
덕분에 의선의가는 완전히 혐의를 벗었고, 사람들은 단강의가회와 무림회를 욕했다.
“하여튼 가식적인 놈들. 근처에서 으스대며 왕처럼 행패 부리고 다닐 때부터 알아봤지. 사파만도 못한 놈들이야.”
“강시를 만든 게 잘한 건 아니지만. 저런 복수는 정당하지.”
“의선의가는 괜히 또 억울하게 휘말렸구먼.”
“의선의가가 대단한 게, 그런 건 아랑곳하지 않고, 혈겁 때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활약했다는군. 덕분에 피해자가 최소화되었다고.”
“괜히 우리 남양의 자랑인가?”
“우리 의선의가 좀 가만히 놔둬라! 이 나쁜 놈들아!!”
사람들은 의선의가를 목소리 합쳐 칭찬했고, 반면 이번 일에 가담한 의가들의 명성은 시궁창에 빠졌다.
‘순조롭군.’
위지천은 남몰래 콧노래를 불렀다.
소문?
당연히 위지천이 손을 쓴 거다.
최대한 의선의가에 유리한 소문이 퍼지게.
어려운 것은 없었다.
이미 놈들이 저질러놓은 짓거리가 있으니, 부채질만 해주면 되었으니까.
‘그런데, 너무 순조로운데?’
위지천은 고개를 갸웃했다.
부채질 수준이 아닌, 무슨 기름이라도 들이부은 것처럼 소문이 퍼지고 있었다.
그것도 의선의가를 과하게 금칠하는 소문이.
‘내가 소문을 조작하긴 했어도, 이 정도로 심하게 조작하지는 않았는데?’
-남양소선 위지천이 ‘모두 다 함께 하나로 힘을 합쳐야 해요!’라며 혼비백산한 사람들을 하나로 뭉치게 했다!
-의선의가 의원이면 한눈에 강시의 약점을 꿰뚫어 보는 것 정도는 기본! 의선의가는 진짜 의선들이 득실거리는 신의들의 가문인가?!
-위지천이 신선의 검을 펼쳐 진천강시의 목을 일수에 베었다! 위지천, 그는 미래의 신의(神醫)인가, 신검(神劍)인가?!
-의선의가는 ‘우리는 그저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며 겸양해. 의선의가는 인품까지 갖춘 완벽한 곳!
…진실이긴 한데, 묘하게 과장이 섞인 소문들.
소문이 퍼지다 보면 확대 재생산되는 경우가 많다고는 하지만, 이번에는 무언가 이상했다.
‘누가 뒤에서 일부러 손을 쓰고 있는 것 같은. 그것도 이런 일에 익숙한.’
강호에는 이런 일을 밥 먹듯이 하는 곳이 몇 군데 있다.
그중 하나가….
“감사의 선물이란다.”
무림맹의 비각.
첩보, 비밀 특수 작전 등을 맡은 전문 기관.
그 비각을 한 손에 쥐락펴락하는 무림맹의 최고 실세 총군사 사마수련이 소문 조작의 범인이었다!
사마수련은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너와 의선의가가 아니었다면, 큰 사달이 날 뻔했어. 고맙구나. 쳇.”
“…쳇?”
“잘못 들은 거란다.”
‘…잘못 들은 게 아닌 것 같은데?’
사마수련은 심기가 불편해 보였다.
‘의선의가를 무림맹의 그늘로 끌어들이는 계획은 완전히 실패야.’
곤경에 처한 의선의가에 은혜를 베풀어 무림맹의 그늘로 끌어들이려고 했는데, 역으로 커다란 도움을 받았다.
빚만 생긴 거다.
‘그래도 의선의가, 아니, 저 소년이 아니었다면 정말 큰일이 날 뻔했어.’
저 소년과 의선의가가 없었다면 항적대사와 나한들만으로는 역부족이었을 거다.
그래서 더 아쉬웠다.
사마수련은 이번 일을 지켜보며 분명하게 직감했다. 의선의가가 이제 갓 승천하기 시작한 용이라는 것을.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의선의가는 전혀 다른 위치에 자리하게 될 것이다.
저 하늘 위에 떠 있는 별(星)이 될 것이다.
그것도 그냥 별이 아닌, 주변의 어떤 별보다 찬란하게 빛나는 별이.
‘아니, 어쩌면 하늘 자체가 될지도 몰라. 천(天)급 의가라니. 시기상조인 생각이지만.’
한 세대 만에 천(天)급 의가라니.
유례가 없는 일이다.
하지만 사마수련은 눈앞의 소년을 보고 있으면, 충분히 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회합의 수뇌들이 물 위에서 몰살당한 것. 어쩌면 이 아이의 의도일지도 몰라.’
물론, 이건 너무 나아간 짐작이었다.
사마수련은 위지천의 해맑은 얼굴을 보았다.
개미 하나 밟아 죽이지 못할 것처럼 선한 인상.
그 누가 이런 아이를 의심할까?
하지만, 만약 그녀의 짐작이 맞는다면?
저 선하고 맑은 얼굴 뒤로 흉심을 숨기고 있다면?
전율이 돋았다.
‘아아. 더 마음에 들어. 더 탐나.’
“꿀꺽. 추릅.”
“…왜 절 그렇게 보세요?”
“후후, 아무것도 아니란다. 우리 앞으로 친하게 지내지 않을래? 이 누님은 동생과 앞으로 가깝게 지내고 싶구나.”
“…저 아무나 누이로 삼지 않는다니까요?”
“나 사마수련인데? 나 돈 많고 능력 좋고 권력도 있어. 네 어떤 누이보다 더 잘해 줄 수 있단다.”
“동경이나 보고 말씀하세요. 지금 표정 되게 무서운 것 아세요? 눈동자가 살짝 돌아가 있어요.”
…어쨌든 사마수련과는 훗날을 기약하고 헤어졌다.
앞으로도 의선의가에 도움이 필요한 일이 있다면, 전적으로 협조해 주겠다고 했다.
‘무림맹에 끈을 만들어둘 필요가 있었으니 잘됐어. 좀 상태가 안 좋아 보이긴 하지만. 뭐, 원래 제정신이 아닌 건 알고 있었으니까.’
지금이야 지화(智花)로 불리지만, 나중에 그녀의 별호는 광군사(狂軍師)였다.
무림맹의 미친 군사.
지금도 끼가 보였다.
새로 생긴 인맥은 사마수련만이 아니었다.
“어쩔타불, 저쩔타불. 도탄에 빠진 사바세계에 의선의가 같은 곳이 있다니. 소형제, 이 항적에게 가르침을 줄 수 있겠나?”
미래의 십마(十魔) 항적대사가 위지천에게 가르침을 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