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greatest overpowered tycoon of all time RAW novel - Chapter (109)
역대급 먼치킨 재벌-109화(109/342)
# 109
109화 $$$ 자, 파종했다/고이즈미에게 받은 6년 약정 보험
심채희는 무슨 뜻인지 바로 알아듣지 못했다.
“채희랑 약혼식 올렸으면 해.”
“약혼식을요?”
“그래, 나랑 결혼해 달라고. 바로 결혼할 상황이 아니라서 약혼식부터 올리자는 거야.”
순간 그녀는 표정이 굳어지며 순식간에 얼굴빛이 발그레해졌다.
마치 잘 익은 토마토색처럼.
“지, 지금 프러포즈 한 거예요?”
“그래, 그거 한 거야.”
“저, 전 좋아…….”
심채희는 너무 긴장한 탓인지 끝말을 잇지 못했다.
분명 기다렸던 말이지만, 막상 듣게 되니 입이 굳어 버렸다.
아! 정말 내가 강혁 씨랑 결혼해도 될까.
네겐 너무 과분한 사람인데.
“12월 중에 날 잡아서 하면 좋을 것 같은데 어때?”
“좋아요.”
다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대답하는 심채희.
그 모습에 강혁도 만족한 미소를 지으며 그녀의 몸을 살며시 안았다.
* * *
콩고 현장.
벼와 밀과 옥수수의 파종을 끝냈다는 말에 콩고 현장에 들렀다.
마을 곳곳은 확실히 과거와는 몰라보게 달라져 있었다.
왕복 4차선을 사이에 두고 2층 집들이 나란히 들어서 있다.
나누어진 단지마다 경찰서도 자리를 잡고 있었다.
아파트는 5층까지 다 올라갔고.
내부 인테리어와 주변 마무리 공사로 한창이었다.
마을 안에 새로 들어선 떡 공장으로 들어가 보았다.
안 그래도 더운데 이곳은 말 그대로 찜통이었다.
오태식 차장이 강혁의 뒤를 따라서 공장 안으로 들어갔다.
그 더위에도 여러 사람이 바쁘게 오가고 있었다.
“주민들 반응은 어떻던가요?”
“너무 좋아합니다. 일 나갈 때마다 꼭 챙겨서 나갑니다. 특히 아이들에게 인기입니다.”
“배급은 어떤 식으로 합니까?”
“아침 점심으로 나눠서 하루에 두 번씩 하고 있습니다.”
“밀과 옥수수 수확을 하면 그것들도 쌀과 조화를 이뤄서 배급하라고 하세요.”
“네, 종류가 3가지로 늘면 주민들도 많이 좋아할 겁니다.”
떡 공장을 나와 학교에 들렀다.
운동장에서 뛰어노는 아이들의 모습이 저번과 많이 달랐다.
활력이 있었고 옷차림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그 모습에 강혁은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아이들이 많이 깨끗해진 것 같네요? 힘도 있어 보이고요.”
“굶는 아이들이 없다 보니 영양 상태도 좋아졌습니다. 그리고 부모님들이 월급도 받으니까 생활이 점점 나아지고 있습니다.”
“병원은 어때요? 새 장비를 보냈을 텐데 잘 쓰고 있나요?”
“네, 많은 혜택을 보고 있습니다. 의료 봉사를 나오는 세계 각국의 의사들뿐만 아니라 한국에서 파견 나온 의사들도 상당히 만족해합니다.”
작은 병인데도 치료를 받지 못해 목숨을 잃는 과거에 비하면 여긴 천국과도 같은 곳이다.
살 곳과 먹을 것 그리고 학교가 있고 병원이 있다.
그러니 유입되는 인구도 점점 늘고 있었다.
“인구는 얼마까지 늘었어요?”
“13,500명이 넘습니다. 느는 속도가 저번보다 더 빠릅니다.”
“추수가 끝나고 소문이 많이 났겠죠?”
“맞습니다. 의식주가 해결된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더 많이 유입되고 있습니다.”
“한글을 뗀 사람들이 많나요?”
“공부한 아이들은 거의 다 뗐습니다. 어른들도 쓰기에는 문제가 없는데 아직 한국말은 계속 가르치고 있습니다.”
마을 곳곳을 둘러본 강혁은.
경비행기를 타고 밀과 옥수수 파종이 끝난 지역으로 갔다.
기존 벼농사를 지었던 면적보다 더 넓은 지역에 두 작물이 심어졌다.
콩고 주민의 주식이 밀과 옥수수임을 생각하면 어쩌면 쌀보다 더 사랑받을 작물이었다.
“차장님의 역할이 큽니다. 여기 현장은 차장님이 책임지고 맡을 수밖에 없겠어요. 그러니까 필요한 게 있으면 뭐든지 바로 보고를 하세요.”
“감사합니다. 그리고 부탁드릴 게 있습니다.”
말할 기회를 엿보고 있었던 모양이다.
“말할 게 있으면 눈치 보지 말고 왔을 때 모두 말하세요.”
“네, 저번에 판 지하수 파이프가 모자라서 더 많이 파 둬야 할 것 같습니다.”
“물이 제일 필요하겠죠. 위생과도 직결된 일이니까 본사 지원을 받아서 더 만드세요.”
“더 만들게 되면 이제 꼭 필요한 것은 모두 넉넉히 갖추게 됩니다.”
“그리고 주택가와 각 농사 현장이 너무 멉니다. 이동 시간이 너무 멀어서 지역마다 마을을 만드는 게 좋겠어요.”
확실히 이건 문제였다.
사람이 많기는 해도 지역마다 이동하려면 너무 많은 시간이 걸렸다.
급할 때는 천막을 이용해 벼 베기 현장에서 잠을 자기도 했다.
하지만 그걸 언제까지고 계속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지시대로 하겠습니다.”
“마을이 들어설 지역을 먼저 잡고 중심도로부터 닦아야 나중이 편할 겁니다. 그러니 그것부터 시작하세요.
“이건 계획을 잡아서 따로 보고 드리겠습니다.”
콩고 파종 현장을 모두 둘러본 강혁.
한국으로 가지 않고 일본으로 들어갔다.
* * *
일본 정계에 입김을 넣은 곳은.
현 총리 모리 요시로와 그 아래의 권력자들이다.
이 모리 요시로 총리는 2001년 4월 26일까지만 자리를 지킨다.
그 후엔 고이즈미 준이치로가 뒤를 잇는다.
그래서 오래전에 다음 정권의 총리인 고이즈미 준이치로와 그 아래 권력자들까지도 제대로 매겨 놓았다.
고이즈미 준이치로는 2006년 9월 26일까지 총리 자리를 유지한다.
그 뒤를 이어 아베 신조가 2007년 9월 26일까지 총리 자리를 지킨다.
강혁은 이 두 인물을 모두 만날 생각이었다.
일본은 다른 선진국과는 달리 총리가 자주 바뀌기 때문에 많은 변수가 생길 수 있었다.
그래서 그 변수를 최대한 줄여야 했다.
그러자면 더 많은 자금이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현재로선 수시로 관리를 해줄 수밖에 없었다.
한국과 일본은 너무 많은 일로 얽혀 있었다.
혹 잘못해서 작은 것이라도 놓쳤다간 계획에 큰 차질이 생길 수 있었다.
강혁은 현 총리는 만나지 않았다.
이제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고 그와 특별히 만나야 할 일거리가 없었다.
그래서 출발하기 전.
모리 요시로가 아닌 고이즈미 준이치로와의 만남을 신청해 놓았다.
그와 만나기로 한 일본의 고급 식당으로 들어갔다.
약속시각이 아직 10분이나 남아 있었지만, 그는 이미 나와 있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는,
내각총리대신(87, 88, 89대)
우정 대신(56대)
중의원 의원(12선)
자유민주당 총재(20대)
후생 대신(73, 74, 86대)를 지냈을 정도로 쉽게 만날 수 있는 인물이 아니다.
이 인물은 2차 대전 이후의 일본 정권으로는, 사토 에이사쿠와 요시다 시게루 다음으로, 두 번째로 긴 장기 집권(1,980일)을 하는 인물이다.
그랬기에 이 인물에게 들어간 돈도 보통이 아니었다.
물론 그 아래 권력자들까지도.
58살의 나이임에도 아직은 쌩쌩한 모습이다.
중간 가르마를 탄 머리가 특색 있게 보였다.
“먼저와 계셨습니까?”
하기 싫었지만 어쩔 수 없이 자신이 일어로 말할 수밖에 없었다.
“저도 금방 왔습니다.”
나이 차이가 부모와 자식같이 많이 나지만 깍듯하다.
그게 일본 특유의 손님맞이 문화인 건 알고 있었다.
하지만 겉으로의 미소와 친절함에 마음을 놓았다간 뒤통수 당하기에 십상이다.
이들은 앞에서는 웬만해선 NO! 를 말하지 않는다.
“젊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젊을 줄은 정말 뜻밖이군요.”
“그런 말을 자주 듣습니다. 만남에 응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그런 엄청난 자금을 쥐여주고 1년이 넘도록 한 번도 연락이 없다가 연락을 주셨는데 내가 더 만나고 싶었습니다.”
“일본에 자주 오는 게 아니라서 인사를 못 드렸을 뿐입니다.”
말 같지도 않은 이유에 고이즈미는 웃기만 했다.
음식이 들어오고 술이 몇 순배 돌자 경직된 분위기도 조금 풀렸다.
고이즈미는 여태껏 묻고 싶었던 것을 직설적으로 물었다.
그게 그의 성격인지 아니면 이 자리에서만 그런 것인지는 몰랐지만, 강혁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그 물음을 받았다.
“대표님이 그런 금액을 보냈을 땐 뭔가 원하는 게 있을 듯합니다. 그것도 대표님은 한국인데도 불구하고 말이죠.”
“저에 대해서는 많이 알아보셨을 것 아닙니까? 제가 정치는 잘 모르지만, 다국적 기업인 우리 KH 인베스트먼트는 국적을 따지지 않습니다. 물론 투자에도 국적을 따지지 않고요.”
고이즈미는 투자라는 의미를 곱씹는 모양이었다.
낱말 하나하나에서 의미를 찾으려는 듯이 나름 시간을 할애했다.
“정치인으로서는 한국인과 얽혀서 좋지 않은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대표님은 예외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시다시피 저는 사업 하는 사람입니다. 즉 미래를 보고 이윤을 내기 위해 투자를 하는 것이죠. 그런 면에서 의원님께 투자를 했다고 생각하시면 편하실 겁니다.”
“대표님 말처럼 투자를 하셨으니 언젠가는 수익을 내려고 하시겠군요?”
“저도 그 시점이 언제인지는 모릅니다. 다만…….”
강혁은 말을 잠시 끊고 사케 한잔을 털어 넣었다.
음식을 먹고 마셨음에도 알싸한 느낌이 아래쪽부터 훅하고 올라왔다.
푸틴과 부시와의 예행연습이 있었던 때문인지 고이즈미는 대하기가 무척 쉬웠다.
그의 표정 행동 하나하나가 한눈에 들어왔다.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지.
이 타이밍에 어떤 말을 해야 할지 대본처럼 대사가 보이는 듯했다.
“의원님께서 언젠가 좋은 자리에 오르시면 우리 KH에 힘을 보태주셨으면 하는 것뿐입니다.”
“그거야 당연한 일이기는 하죠. 하지만 중의원 나부랭이가 무슨 힘이 있겠습니까. 솔직히 부담스럽습니다.”
“의원님의 말씀을 빌자면 그런 힘없는 의원님에게 제가 뭘 보고 투자를 했겠습니까? 저는 의원님의 능력을 높이 샀습니다. 저로서도 쉬운 결정은 아니었습니다.”
고이즈미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현재 일본 기업 중 그 어느 곳에서도 나에게 이런 대접을 한 곳은 없다.
정계에서도 찬밥신세를 근근이 면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데 이 강혁이라는 인물은 대체 뭐란 말인가.
내게 아무리 많은 돈이 있더라도 절대 이런 무모한 결정은 내리지 못한다.
그것도 벌써 1년도 훨씬 전에.
아무리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하지만 이건 상식 밖의 일이다.
하지만 내겐 전혀 해가 될 건 없다.
이자가 뭘 원하던 둘만이 아는 비밀이면 그 어떤 것이든 문제될 게 없다.
서로 무덤까지 가져가기로 하고 덮으면 된다.
그가 뭘 원하던 무덤까지.
마음을 정리한 고이즈미가.
사케 한 잔을 털어 넣으며 넌지시 물었다.
“이왕 절 돕기로 하셨으니 저도 약속을 하나 받았으면 합니다.”
“말씀하십시오. 전 이미 1년도 훨씬 전에 의원님과 함께하기로 한 몸입니다. 그건 의원님이 더 잘 아시지 않습니까?”
“그렇죠. 그 부분 때문에 제가 결정을 쉽게 내린 겁니다. 앞으로 제가 어떻게 될지는 모르지만, 만약 대표님이 원하는 인물이 되었을 때 제게 뭔가를 원하지 않겠습니까?”
잠시 강혁의 표정을 살핀 고이즈미는 계속 말을 이었다.
“그때 그 모든 것은 대표님과 저의 단둘만의 비밀로 해 주셨으면 합니다. 절대 그 누구에게도 발설해서는 안 됩니다.”
강혁은 대답을 망설이지 않았다.
“물론입니다. 절대 외부로 알려지는 일은 없을 겁니다. 특히 한국과 일본 관계를 보자면 절대 그런 일이 생겨서는 안 되겠죠.”
“맞습니다. 우리 일본 정계는 물론이고 일본인들은 한국이라면 유독 치를 떠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니 저와 대표님만 알고 무덤까지 가지고 가는 것으로 해 주셨으면 하는 겁니다.”
“의원님의 생각이 저와 같으니 저도 마음이 편합니다. 그럼 이제 할 말은 다 한 것 같습니다. 이런 자리 불편하실 텐데 이만 일어나시죠.”
고이즈미도 원하던 바였는지 망설이지 않고 일어섰다.
밖에서 작별 인사를 나누는 것도 조심스러워 안에서 인사를 마치고 고이즈미가 먼저 나갔다.
식당에 홀로 앉은 강혁은 남은 사케를 마저 비웠다.
그리고는 평소의 그 표정과는 달리 냉담한 표정으로 말했다.
“세상사 다 말로만 되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고이즈미 총리님. 6년 약정으로 확실한 보험 들어 놨으니까 앞으로 우리 잘해 보시죠.”
자리에서 일어나는 강혁은 자신의 가슴을 툭툭 치며 만족한 미소를 지었다.